조선시대 서예가인 한호(호 석봉)는 서예 솜씨 하나만으로 벼슬에 올랐다고 할 정도로 실력이 뛰어났다. 가평군은 가평군수였던 ‘한석봉’을 브랜드화해 공공시설 곳곳에 ‘한석봉’의 이름을 쓰고 가평군 서체로 ‘가평한석봉’을 지정해 사용 중이다. 한석봉 이야기를 배경으로 재탄생 한호는 김정희와 함께 우리나라 대표 서예가로 손꼽힌다. 호인 석봉으로 더 친숙한 그는 조선 중기 가평군수였다. 비록 서예 솜씨에 비해 군수로서의 행정력은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지만 완벽에 가까운 그의 서체는 지금까지도 회자되고 있다. 1985년 개관했던 가평중앙도서관을 신축하고 2018년 재개관하며 붙여진 이름 ‘가평한석봉도서관’은 조선 명필 ‘한석봉’의 이름이 갖는 이야기를 도서관에 담고 가평의 자연과 지식의 조화로움을 담고자 새롭게 태어났다. 부지면적 7천485㎡, 연면적 3천602㎡, 지하 1층, 지하 3층으로 건립된 한석봉도서관은 1층엔 한카페, 열람실, 어린이자료실, 유아자료실로 구성돼 있다. 2층은 문헌정보실, 디지털자료실, 정기간행물 코너가 이으며 3층은 문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문화교실과 사무실, 누리홀 등이 자리하고 있다. 가평군도서관은 한석봉도서관을 개관하면서 가평군만의 차별화된 브랜드 경험을 전달하기 위한 통합브랜드를 개발했다. 한석봉의 역사적 자료를 바탕으로 손글씨를 써내려 가는 듯한 느낌을 표현한 한글 자음 ‘ㅎ’을 이용해 독자적인 정체성을 구축했는데 다양한 브랜드로의 확장성을 인정받아 한국산업디자인협회가 주최하는 2017년 핀업디자인 어워드에서 1위로 선정됐다. 가평군도서관 통합브랜드(BI)는 도서관 전체적인 디자인 외에도 도서관 내부 인테리어 등에 적극 활용됐다. 홍보용품, 행사 배너 등에도 활용돼 가평군도서관의 차별화와 통일성을 이뤘고 복합문화공간으로의 도서관 이미지를 구축했다. 자연 친화적인 인문학특화 도서관 한석봉도서관은 인문학 특화도서관으로 이용자들에게 인문학 북 콘서트, 작가초청 강연회, 독서모임 활성화 지원, 아동과 청소년을 위한 토론형 독서프로그램 개발 등 다양한 특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인문학 도서를 소개하는 북큐레이션 공간 또한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올해는 지역주민들의 잠재된 인문학적 소양을 발굴할 수 있는 기회를 적극 제공하고자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는 ‘길 위의 인문학’ 공모사업에 선정됐다. ‘역사와 문학이 만나는 곳, 가평 인문학 산책’을 주제로 총 10회 운영된다. 수강생들은 가평의 문학과 역사를 통해 가평의 정체성, 가평의 전적지 탐방 등을 경험하고 공공도서관이 단순히 책을 보관하고 읽는 공간에서 지역의 정체성과 인문학적 가치를 발견할 수 있는 ‘문화와 교육 복합공간’이라는 인식을 갖는다. 특히 가평의 자연환경과 조화를 이루며 설계된 건물과 야외 공간(담소마당)은 이용자들이 누릴 수 있는 한석봉도서관만의 가장 큰 장점으로 손꼽힌다. 한석봉도서관은 2023년부터 정기적으로 작가와의 만남을 기획해 다양한 명사를 초청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 자리를 마련하고 있다. 특히 도서관의 위치적 특징을 고려해 여행, 자연, 문화 등 인문학 기반의 다양한 주제의 작가 손미나, 김영하, 유홍준 교수 등 굵직한 연사들을 초청한 바 있다. 인문학특화 도서관의 특성을 반영해 지난 3월 ‘시작해 봄’을 시작으로 4월 ‘다정한 숲’을 주제로 도서 추천 및 전시를 진행했다. 8월에는 ‘여행의 바다’를 주제로 여행서적을, 9월에는 가을의 시 등 계절적 변화에 걸맞은 주제를 선정해 운영할 예정이다. 한석봉도서관은 가평군민의 독서량 증진을 최우선으로 두고 ‘올해의 책’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 일반 부문에서 선정한 ‘반려의 말들’(김소연 외 4인) 등 선정 도서의 작가 초청 강연과 도서관 주간 및 독서의 달 행사 등 연중 다양한 도서관 독서문화 행사와 연계할 계획이다. ‘책’이 포함된 가평 관광 한석봉도서관은 가평군 내 조성된 음악역1939 공원 등 야외 공간에 공유서가와 북카페를 운영해 도서관이 아닌 장소에서도 독서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 새롭게 시작한 공간적 경계를 허물기 위해 지역 카페에 서가와 기증도서를 비치하는 ‘카페애(愛)서(書)’ 사업을 추진 중이다. 가평읍, 설악면, 청평면, 조종면 내 카페 여섯 곳에 서가 운영을 지원해 보다 풍부한 도서 자료를 보유할 수 있도록 돕고 지역 전반에 책 읽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한석봉도서관을 비롯한 가평군 내 4개 공공도서관의 일반열람실 개관시간은 오전 7시부터 밤 12시까지다. 신정, 설·추석 연휴를 제외하고 휴관일이 없는 도서관은 도내에서 가평군 공공도서관이 유일하며 문헌정보실 등도 오후 10시까지 운영해 이용의 편의를 높였다. 가평군 공공도서관은 주거지이자 관광지인 가평의 지역적 특색을 살려 관광 코스에 도서관을 넣을 수 있도록 가평군 4개소 도서관, 공유서가, 스마트도서관, 카페애서, 작은도서관 등과 연계해 ‘가평군 도서관 스탬프 투어’ 행사를 운영해 도서관 방문을 촉진하고 있다. 가평한석봉도서관 이용 시간 일반열람실: 오전 7시~밤 12시 어린이자료실·키즈잼·디지털자료실: 평일 오전 9시~오후 6시· 주말 오전 10시~오후 6시 문헌정보실: 평일 오전 9시~오후 10시· 주말 오전 10시~오후 6시 휴관일 신정, 설·추석연휴
효모증후군이 무더위 속 장마철 갱년기 여성에게 증상이 도드라질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 6일 대한갱년기학회에 따르면 김기덕 학회 총무이사(선병원 건강검진센터장)는 지난 1일 서울 건국대학교병원 대강당에서 열린 춘계학술대회에서 ‘갱년기 여성을 괴롭히는 효모증후군’을 강의하며 주의사항 등을 알렸다. 효모증후군은은 장내에 살고 있는 효모군에 의해 발생한다. ▲복부 팽만감 ▲어지럼증 ▲피로감 등의 증상을 일으킨다. 장내 효모균이 과도하게 증식한 경우, 알코올이 생성돼 숙취와 같은 어지럼증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는 술을 만들 때 효모를 사용하고, 빵을 만들 때 이스트를 넣으면 빵 속에 당분이 이산화탄소로 바뀌면서 빵이 부풀어 오르는 원리와 비슷하다. 김 총무이사는 “이 외에도 당분이 분해되면서 장내 가스가 발생해 소화불량 또는 복통이 빈번하게 발생한다”며 “특히 습도와 기압에 민감한 효모균은 장마철이 되면 대사가 증가해 독소가 많아져 증상이 더 두드러지게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장내 효모균을 줄이기 위한 성분으로는 베르베린(Berberine)이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르베린은 매자나무, 황련, 골든씰 등에 들어있는 알칼로이드 성분으로 장내 유해균 제거, 항산화, 체지방 분해 및 혈당 조절 등에 효과가 있다. 다만 자궁 수축 유도의 가능성이 있어 임산부는 섭취하지 않아야 하며 약물 복용에 주의가 필요하다. 김 총무이사는 “밀가루의 글루텐이나 우유의 카제인 등은 소화 능력을 감소시킬 수 있어 섭취에 주의하거나 이를 분해하는 효소를 병행하는 것이 좋다”며 “당분 섭취를 줄이고, 양질의 유산균을 섭취하는 등의 식습관 개선도 효모균 증식 억제에 도움 된다”고 조언했다.
경기지역 예술인으로 구성된 (사)경기민예총(경기민족예술인총연합)이 제21대 대통령 선거에서 이재명 정부의 출범을 축하하며 예술기본법 제정 등 법·제도의 정비와 문화예술 융성을 위한 공약 이행을 당부했다. (사)경기민예총은 4일 “새로운 세상을 향한 갈망이 모인 ‘사필귀정’”이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발표하고, “온 국민이 내란성 불안장애에 시달려 왔던 지난 6개월의 과정이 사필귀정으로 마무리됐다”며 “국민들이 선택한 정권교체의 결과에 대해 경기도의 예술인들은 모두가 한마음으로 뜨겁게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은 지난 6개월간 광장에서 ‘진짜 민주주의’를 외쳤고, 경기민예총의 예술인들도 춤과 노래로, 글과 그림으로, 풍물을 울리며 함께했다”며 “광장에서 외친 ‘진짜 민주주의’는 헌법을 함부로 유린하면 안 된다는 것에서 시작해 사회 곳곳에 존재하는 모든 차별과 혐오를 넘어서는 ‘국민이 주인’이 되는 세상이 만들어져야 한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경기민예총은 새 정부에 사회 대개혁을 중요한 과제로 해결하고, 문화예술에 관한 지난 약속이 이행되는 것을 역설했다. 이들은 “내란 세력에 대한 엄중한 처벌을 통한 내란 종식과 함께 ‘사회 대개혁’을 중요한 과제로 세워 완성해 가야 한다”며 “그것이 온몸으로 민주주의를 지켜온 국민들의 진정한 바람”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앞으로의 세상은 모든 국민이 안심하고, 평화롭고 아름답게 자신의 일상을 영위할 수 있는 사회여야 한다”며 이를 위한 문화와 예술의 역할을 강조했다. 이들은 “‘예술기본법’ 제정 등 법·제도의 정비와 문화예술계 내 내란 청산, 전체 예산 대비 문화예술 분야 예산 3% 증액 등 지난 대선 과정에서 약속이 지켜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이 원하는 ‘새로운 세상을 향한 갈망’의 뜻을 잘 헤아려 꼭 성공하는 정부가 되기를 기원한다”고 당부했다.
AI 기술도입 시대가 도래했다. 과연 교육현장에서 법과 제도는 준비돼 있는가? 사회전반에 AI가 깊숙히 침투하면서 종전 모든 분야를 혁신하고 있다. 우리 사회 가장 근간이 되는 교육현장도 예외는 아니다. AI가 교육현장 전반에 걸쳐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가운데, 교육과 AI기술의 접점에서 생기는 다양한 법적 윤리적 쟁점을 심층적으로 조명한 ‘인공지능 교육과 법’이 출간됐다. 이 책은 AI로 인한 교육의 변화 가운데 개인정보 보호와 저작권 그리고 공정한 교육평가, 이에 따른 교사의 역할변화 등 교육현장에서 직면하게 될 주요 법적 제도적 이슈 등 우리가 교육현장에서 일어나는 이슈를 입체적으로 분석했다. 또 교육관련 법령이 AI시대의 흐름을 왜곡하지 않고 제대로 반영하고 점검할 뿐더러 AI교육의 정의와 범위, 거버넌스, 품질관리 그리고 교사연수와 재정확보 등 핵심사항들을 완벽하게 정리했다. AI기술을 적용하며 교사의 반복 업무를 자동화 하고 학생 개별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맞춤형 교육이 가능해진 시대다. 하지만 동시에 학생 개인정보 보호와 데이터 활용의 경계 설정, AI 평가의 공정성 문제, 교사의 전문성 변화 등 새로운 법적·윤리적 논의도 불가피하다. 저자는 “AI기술이 교육 현장에 가져올 변화는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는 만큼, 이를 뒷받침할 법적·제도적 준비가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밖에 주목할 점은 ‘AI 디지털교과서’ 도입에 따른 정책적·재정적 쟁점이다. 이 책은 구독료 체계, 기존 디지털교과서와의 차이, 정책 도입 과정에서의 경험과 보완점 등 실질적인 현장 문제를 면밀히 짚었다. 또 AI기술이 학교교육 현장의 특성에 맞는 기준이 필요하다는 점을 지적한다. 그 해결책으로 저자는 (가칭)‘인공지능 교육기본법’ 제정을 제안했다. 그는 교육의 공공성과 기회균등을 지키면서도 에듀테크 산업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고 설명했다. ‘인공지능 교육과 법’은 AI 시대를 살아가는 교사, 교육 정책 담당자, 법조인은 물론, 교육과 기술의 접점에 관심 있는 이들에게 실질적이고 균형 잡힌 시각을 제공한다. 저자 이영호 변호사(법무법인 LKB소속)는 경제학을 전공하고, 정보학(데이터사이언스) 석사를 취득하고 인수합병 전문 변호사 자격을 갖춘 전문가로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상, 서울지방변호사회 공로상을 수상했다. 저자는 “현장의 목소리와 법적 시각을 모두 반영해, AI 시대 교육의 미래를 제안하고 싶었다”며 “교육의 혁신과 공정성, 그리고 학생의 권익 보호가 균형을 이루는 법적 기반의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한다.
인간은 왜 ‘일’을 하는가에 대해 수많은 학자가 연구한 공통의 결론은 단지 ‘먹고 살기 위해’서만은 아니라는 점이다. 보상이 주어지지 않음에도 노동의 행위를 이어가는 여러 사례를 분석하며 학자들은 ‘일’이란 인간에게 생계의 수단일 뿐만 아니라 자아실현과 자기 효능감, 행복함과 성취감을 주는 존재라고 말한다. 한 인간의 정체성을 구성하는 ‘일’, 노동이란 무엇인가에 관해 들여다보면 자신과 주변에 관한 이해도도 높아질 것이다. ■ 보이지 않는 노동자들 각종 지표는 한국인이 세계인의 평균에 비해 많이 일하고, 사망 등 치명적인 산업재해에 자주 노출된다고 말한다. 미숙련의 청년·비정규직·하청업·소규모 노동 현장 등에서 반복되는 사고는 때로 뉴스조차 나오지 않을 정도로 빈번하다. ‘보이지 않는 노동자들’은 편리함으로 무장한 기술의 발전이 초래한 어둠에 주목한다. 저자인 이승윤 교수는 불안정노동과 사회보장 연구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은 연구자로, 책에는 그가 목격한 현실을 각종 데이터와 실제 사례가 촘촘히 연결돼 있다. 저자는 디지털 전환 시대 등장한 ‘불안정노동’에 주목한다. ‘불안정노동’이란 청소 노동자, 콜센터 노동자, 플랫폼 노동자, 새벽 배달 노동자 등 우리가 채 인식하지 못하는 수많은 하루에 존재하며 갈수록 그 대상은 확대된다. 저자는 이들이 언제든 쓰다 버릴 수 있는 ‘티슈’와 같은 일회용 노동력이 된 현실을 지적한다. 1부에서 그는 ‘불안정 노동자’를 전통의 노동자와 비교하며 ‘시간’과 ‘소득’에서의 ‘이중 빈곤’ 문제를 겪는다고 말한다. 근로 시간은 늘어나지만, 소득은 그만큼 발생하지 않으며 시간과 소득 어디에서도 자율성을 갖지 못한다. 2부에서는 과로사 등 산재 문제를, 3부에선 청년 세대 절반가량이 비정규직에 해당하는 청년 노동 문제를 짚는다. 4부와 마지막 ‘연구 노트’ 파트에서 그는 학문적 성찰을 솔직하게 드러낸다. 저자는 동아시아 사회정책 국제학술대회 등 국제적으로 주목받은 자신의 ‘액화(melting) 노동’ 개념을 소개한다. 노동은 근로기준법에 규정된 일의 방식, 작업장 범위, 정해진 노동시간, 고용주와 노동자의 명확한 관계에서 벗어나며 ‘액화’하는데 제도는 여전히 경직돼 현실을 따라오지 못하며 그 간극에서 노동자를 보호하지 못하는 현실을 지적한다. ■ 안녕하세요 한국의 노동자들 골프장에서 ‘골퍼’의 존재는 필수다. 게임이 원활히 돌아가도록 코스 정보를 제공하고, 때로 말동무가 되어 주는 동반자 겸 전문가다. 이들은 대개 골프장 업체와 개인 사업자처럼 계약을 맺지만, 한 업체에서 이들에게 잔디밭부터 휴지통 정리, 꽁초 줍기 등 잡다한 일을 시키며 직원처럼 이용했다. 벌칙 당번 캐디는 그날 수입도 ‘제로’였다. 여기에 성희롱까지 더해진 각종 갑질에 시달리던 한 캐디는 온라인에 비판의 글을 올렸다가 해고에 해당하는 강제 퇴실을 당했고, 결국 극단적 선택을 했다. 윤지영 변호사는 유족들과 함께 소송을 진행하며 1, 2심을 거쳐 대법원에 이르렀다. 그보다 더 전엔 서울 강남구에서 한 아파트 경비원이 자살한 사건이 있었다. 5층에 사는 한 입주민 할머니는 마치 동물을 대하듯 경비원에게 먹을 것을 던져주거나 아파트 내 청소 및 화단 정리를 하지 않았다며 업무 지시도 내렸다. 우울증에 걸린 경비원에게 욕설도 했다. 경비원은 5층에서 잘 보이는 위치에서 분신자살했다. 윤 변호사는 해당 사건을 맡으며 동료 경비원 및 유족과 함께했다. ‘안녕하세요, 한국의 노동자들’은 15년이 넘는 세월 노동인권 변호사로 활동한 윤지영이 그가 맡은 사건 가운데 노동의 현실을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11개의 사례를 담아냈다. 휴대전화 판매노동자의 족쇄 계약, 방송국 비정규직 PD의 부당해고, 현장실습생의 노동 착취, 이주노동자 노예제도 사건 등 현실을 극복하려는 노동자와 그들을 돕는 변호사의 투쟁은 한 편의 드라마처럼 펼쳐진다.
인천문화재단이 지역 문화예술교육의 성장과 신규 주체 발굴을 위한 공모에 나섰다. 4일 인천문화재단에 따르면 ‘2025 지역 문화예술교육 성장 지원–인천문화예술교육 스위치 온(Switch on)’ 참여 모임 및 단체를 모집한다. Switch on 사업은 문화예술교육을 이끄는 사람들의 실력을 키우고, 새로운 교육 단체를 찾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이 사업은 문화예술교육 활동을 더 잘하고 싶거나, 다른 단체와 교류하고 싶은 모임이나 단체를 대상으로한다. 이번 공모는 문화예술교육 지원사업 신규 진입을 희망하는 단체뿐만 아니라 단체 설립 목적이 있는 3인 이상의 개인(모임)도 지원 가능하다. 지원 규모는 9개 내외 모임 및 단체로, 선정 뒤 워크숍 및 전문가 멘토링과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 실행비(강사비, 재료비 등) 최대 200만원을 지원한다. 개인(모임)의 경우 구성원 가운데 2인 이상 인천 연고여야 하며, 단체의 경우 공고일 이전 인천에 소재한 단체로 지난 2010년부터 올해까지 인천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 지원사업에 참여 경험이 없는 단체만 지원 가능하다. 공모 접수는 오는 12일까지이고, 자세한 공모 안내와 지원 서식 및 신청 방법은 인천문화재단 홈페이지 공지사항에서 확인 가능하다.
A는 B소유의 주택에 임차해 거주했고, 차임을 2기 이상 연체함에 따라 B는 계약을 해지했다. A는 보증금 반환을 청구했으나 B는 반환을 지연했다. 이에 A는 새로운 주택으로 이사하면서 임차권등기명령을 신청했다. 이후 B가 A를 상대로 연체 차임 청구 소송을 제기했는데, 이 경우 A는 임차권등기명령 신청에 따른 비용을 B의 연체 차임 청구금과 상계할 수 있는가. 주택임대차보호법은 임차인이 전입신고와 실제 거주를 통해 대항력을 갖도록 한다. 하지만 임차인이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채 이사를 하게 되면 기존에 갖고 있던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을 상실할 수 있다. 이럴 때 임차인이 취할 수 있는 조치가 ‘임차권등기명령’이다. 이는 법원의 결정에 따라 임대차가 종료된 집에 대해 임차인이 임대차목적물에 관한 임차권을 등기해 두는 것으로, 집을 비우더라도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을 유지할 수 있게 해주는 장치다. (이때 임차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경우란 임차보증금의 전액을 돌려받지 못한 경우는 물론, 일부라도 돌려받지 못한 경우도 포함한다) 임차인은 관할 법원에 ‘임차권등기명령 신청’이 가능하며, 법원은 임차권등기명령의 신청에 대한 재판으로 이를 결정한다. 위와 같이 임차인이 임차권등기명령의 신청에 따라 임차권 등기를 마치는 경우 임차인에게는 임차권등기명령의 신청에 대한 재판절차에 관한 비용(인지대, 송달료 등)과 임차권등기에 관련한 비용(등기촉탁 수수료 등, 이하 각 비용을 통틀어 ‘임차권등기 관련 비용’이라고 한다)이 발생한다. 다만 최종적으로 이는 임차인이 부담하는 것이 아니라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3 제8항에 따라 임대인에게 이를 청구할 수 있다. 일반적인 민사소송 비용은 ‘소송비용액 확정 신청’이라는 절차를 거쳐 소송비용을 상대에게 청구한다(민사소송법 제110조). 그래서 임차권등기 관련 비용도 이처럼 확정 절차를 거쳐 상대방에게 지급을 청구할 수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대법원은 최근(2025년 4월24일 선고 2024다221455 판결)에서 임차권등기명령 비용은 소송비용 확정 없이도 바로 상대방에게 청구하거나 상계할 수 있는 청구권이라고 판단했음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임차인 A는 소송비용 확정 신청 없이도 임대인 B에게 임차권 등기 관련 비용을 청구할 수 있고, B의 연체 차임 청구권에 관해 위 비용의 상계를 주장할 수 있을 것이다. 즉 A가 B에게 지급해야 할 연체 차임이 있다면, A는 임차권 등기 관련 비용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만 지급하면 되는 것이다.
■ 우리 집에 놀러와 “우리 집에 놀러 와 // 감자밭 가장자리를 지나 / 시냇물 돌징검다리 건너 / 조팝꽃 쪼르르 피어 있는 오솔길 // 혼자 오지 말고 / 근처를 어슬렁거리는 고양이 / 심심한 구름을 데려와 / 정처 없이 나풀거리는 나비 / 맑고 서늘한 새소리와 함께 와”(시 ‘초대’ 중) 올해 등단 23년차를 맞은 박설희 시인이 네 번째 시집 ‘우리 집에 놀러 와’를 펴냈다. 박 시인은 경기민예총, 한국작가회의 경기지회 창립에 앞장선 수원지역 대표 시인 중 한 명이다. 57편의 시가 수록된 이번 시집은 생명과 죽음, 자연과 인간, 역사와 공동체 등 일상의 희로애락에 대한 폭넓은 시선을 세밀한 시적 언어로 엮어냈다. “한 생명이 가고 한 생명이 왔다”는 시인의 말처럼 존재의 순환, 삶과 죽음의 교차, 그 사이를 머무는 간절함 등 인류 공동의 감성을 섬세하게 포착해냈다. 박 시인의 시는 풍부한 감각적 이미지와 밀도 높은 서정성이 특징이다. 시인은 일상과 자연, 가족을 언어의 재료로 삼아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삶의 순간을 시적 공간으로 소환했다. 특히 산문적인 흐름과 내레이션, 대화체를 자연스럽게 녹여내 서정적이면서도 자유로운 시적 언어를 완성했다. 이번 시집 전체에 흐르는 주된 정서는 노동, 공동체, 역사적 상처 등 사회적·시대적 문제의식이다. ‘법과 편’, ‘명령’ 등에서는 노동자와 민중의 삶에 대한 감각이 두드러지고, ‘지바현 능소화’ 등에서는 사회적 비극에 대한 인간의 내면이 뚜렷하게 드러난다. ■ 우리들의 금강경 강의 수원대 등에서 오랫동안 후학을 양성한 김해영 교수와 40여년간 불교 공부와 수행을 한 김동숙 불자가 ‘우리들의 금강경 강의’를 펴냈다. ‘금강경’은 불교의 주요 경전 중 하나로, 그 깊이와 가르침이 시대를 초월해 많은 이들에게 깨달음을 주고 있다고 평가받는다. ‘금강’은 단단하고 변하지 않는 진리를 상징하는데, 모든 존재의 본질을 꿰뚫는 깊은 가르침을 뜻한다. 이에 ‘금강경’은 불교의 철학과 사상적 핵심을 다루면서 특히 ‘공(空)과 무상(無常)’의 개념을 통해 ‘인간의 삶과 우주의 본질’을 전달한다. ‘우리들의 금강경 강의’는 학문적인 해설을 넘어 수행의 현장에서 우러나온 통찰을 담았다. 이에 계태사 회주인 혜담 스님은 “책은 고전을 오늘의 언어로 다시 이야기하려는 진지한 시도이자 일상과 수행 사이에 놓인 다리 위를 함께 걷자는 따뜻한 초대”라며 “(이번 신간이) 독자들에게 경전의 새로운 문을 열어주고, 가르치는 이들에겐 성찰의 거울이 돼줄 것”이라고 평했다. 총 32분으로 구성된 책은 ‘금강경’의 철학적인 뜻을 일상 속에서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 풀어냈다. 세상에서 겪는 고통과 번뇌를 초월하는 방법에 대한 실용적인 가르침, 실천적인 길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이 책의 특징이다. 김해영·김동숙 저자는 “책은 불교에 대한 지적 역량을 충분히 가지고 있는 독자들에게도 유용한 학습서가 될 것”이라며 “책을 통해 독자들이 불교에 대한 더 깊고 다양한 이해와 통찰을 얻고, 지혜로운 삶을 이어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곡선사박물관은 놀라움의 연속이다. 박물관 주변에 활짝 핀 인동덩굴 꽃향기를 맡으며 반짝이는 유선형의 박물관을 살펴본다. 아득한 선사시대를 다루는 박물관의 디자인이 예사롭지 않다. 세계 공모로 당선된 두 명의 프랑스 건축사가 선사시대로 떠나는 우주선을 상상하며 설계한 것이라고 한다. 풍광이 빼어난 한탄강 가까이에 자리 잡은 연천 전곡선사박물관(관장 이한용)은 선사시대와 오늘을 잇는 흥미로운 역사 공간이다. 박물관 주변 수십만평의 드넓은 대지 위에 ‘전곡리 유적’과 ‘구석기체험숲’이 펼쳐진다. ■ 선사시대로 떠나는 행복한 시간여행 “전곡선사박물관은 동아시아 최초의 아슐리안형 주먹도끼 발견으로 세계 구석기 연구의 역사를 다시 쓰게 만들었던 역사적 현장에 건립된 유적박물관입니다. 경기도가 세계적인 문화유산이자 국가사적 제268호로 지정 보호되고 있는 전곡리 유적의 영구적인 보존과 활용을 위해 설립한 것이지요.” 박물관 출입구를 장식한 별자리 장식을 보며 동굴을 찾고 잠들었을 선사시대 사람들의 하루를 생각해 본다. 관람객을 원시인들이 살았던 선사시대로 데려가는 박물관은 동굴처럼 아늑하다. 상설전시실 입구에 설치된 모니터에 이한용 관장의 얼굴이 비친다. 놀랍게도 이 관장이 유창한 프랑스어로 박물관을 소개한다. “하하, 제가 말하는 것이 아니고 인공지능(AI)으로 처리한 것입니다. 구석기박물관이지만 가장 첨단의 매체를 활용하는 박물관입니다.” 최첨단 기술인 AI로 영어와 일본어까지 4개국어로 박물관을 소개하는 것은 선사박물관이 전국에서 최초다. 상설전시관 전체 전시의 주제는 ‘시간여행’이다. ‘시간의 선’을 따라 전시실로 들어서면 처음 마주하는 유물이 1978~1979년 연천 전곡리 유적에서 발견된 최초의 주먹도끼들이다. 전곡리에 살았던 사람들이 사용했을 주먹도끼를 둥근 유리관에 전시해 자세히 살펴볼 수 있다. ‘인류 진화의 위대한 행진’은 약 700만년 전 유인원 ‘투마이’로부터 약 1만년 전 평양 인근에서 발견된 ‘만달인’까지 총 14개체의 화석인류가 전시돼 있다. 가죽옷을 입고 창을 든 만달인은 구석기에서 신석기로 넘어가는 시기의 사람이다. 평양 인근의 용곡동굴에서 발견된 호모 사피엔스 ‘용곡인’은 만달인과 함께 북한 고고학을 대표한다. 만달인을 우리 한반도의 직접 조상이라고 주장하는 북한 고고학계는 전곡선사박물관에 전시된 만달인의 존재를 알고 있을까. 나무에서 초원으로 내려온 ‘사바나의 최초 인류’부터 아프리카에서 아시아로 터전을 옮긴 ‘최초의 아시아 이주인’도 함께 만난다. ■ 돌멩이에 새겨진 동물과 인간의 역사 작은 동산처럼 꾸민 공간에는 어떤 동물이 숨어있을까. 나무와 바위에 몸을 살짝 가린 독수리는 박제된 것이지만 살아 있는 듯 당당하다. 성격이 예민해 망원경으로나 관찰해야 하는 두루미를 바로 곁에서 자세히 살펴볼 수 있다니 감동이다. “멧돼지와 고라니 등 연천군에서 기증한 것을 박물관에서 박제한 것입니다. 경기도에서 매년 상설전의 콘텐츠를 보강하는 예산을 지원하고 있지요.” 상설전시실의 작은 변화를 찾아내는 것도 관람의 재미를 더해준다. 알타미라 동굴 벽화를 재현해 놓은 공간은 몇 차례 찾았으나 여전히 감탄을 자아낼 만큼 훌륭하다. 온라인으로 즐길 수 있는 전시도 여럿 마련돼 있다. 나무를 마찰시켜 불을 피우고 돌멩이를 깨뜨려 돌도끼를 만드는 ‘고고학 체험실’과 약 250만년 동안 이어진 인간 육식의 증거 및 의미를 살펴보는 기획전 ‘고기’와 개관 10주년을 맞아 준비한 ‘오! 구석기’도 구석기시대의 의식주 생활을 살펴볼 수 있는 흥미롭고 알찬 전시다. ■ 아름답고 슬픈 멸종동물 이야기 ‘아름답고 슬픈 멸종동물 이야기’에는 어떤 동물이 등장할까. 기획전시실로 연결되는 통로가 지하동굴처럼 재미있다. 8월까지 열리는 이 기획전은 인간의 탐욕과 무지로 많은 생명이 지상에서 사라져가는 안타까운 현실을 성찰하도록 만든다. 평소 우리가 만나기 힘든 동물들이 주인공이다. 동물을 소개하는 그림에 동물이 처한 상황을 알려주는 부호를 살펴본다. 현재 위기에 있는 동물들은 어떤 종일까. 사라져 가는 동물을 소개하는 그림도 수준 높은 작품이다. “46억년의 역사를 가진 지구에는 공룡을 포함한 수많은 종이 멸종하고 새로 태어났습니다. 공룡이 사라진 마지막 대멸종이 있은 지도 어언 6천600만년이 돼갑니다. 이후에도 지구에서 멸종은 계속돼 매머드와 털코뿔소, 검치호 같은 동물들이 멸종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동물들이 사라졌기에 지금의 동물을 만날 수 있게 된 것이라니 자연의 질서가 오묘하다. 인류 또한 마찬가지다. 돌도끼를 비롯한 도구를 사용하며 지구를 지배하기 시작한 인류는 산업혁명 이후 지구의 생태계를 위협하기 시작한다. 기획전 ‘아름답고 슬픈 멸종동물 이야기’는 우리가 만날 수 없는 털매머드, 검치호, 네안데르탈인, 도도새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환경과 자연의 소중함을 차분하게 들려준다. 전시물을 관람하다 재미있는 것을 발견한다. 매머드 상아를 전시한 곳에 붙은 안내문이다. “진짜 매머드의 상아를 만져 보세요!” 조심스럽게 매머드의 상아를 쓰다듬어 본다. 귀중한 유물을 관람객이 직접 만져 볼 수 있도록 전시한 박물관의 결단과 배려가 고맙다. ■ 연천 전곡리 구석기 축제의 탄생기 “1978년 전곡리 유적을 발견한 다음 해에 발굴 조사가 시작되면서 곧바로 약 80만㎡(24만평)의 유적 일대가 국가사적 제268호로 지정됐습니다. 세계 고고학계를 놀라게 한 중요한 발견으로 세계적인 지질학자와 고고학자들의 방문이 끊임없이 이어졌지요. 그러나 당시 전곡리 유적에 대한 지역민의 인식은 매우 낮았고 지역 개발의 장애물로 취급받는 형편이었습니다.” 1993년 4월 전곡리 구석기 유적관(현 유적관리사무소)이 건립됐을 때 기념 공연이 펼쳐진다. 이날 펼쳐진 원시인 퍼포먼스와 석기를 만드는 행사는 어린이를 비롯한 참가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겨 1994년 어린이날에 구석기 축제일로 지정된다. 2000년 제8회 전곡리구석기축제부터 행사를 주관한 연천군은 2011년 전곡선사박물관이 개관하면서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축제로 발전시킨다. 축제와 함께 전곡선사박물관의 대표 교육프로그램 ‘1박 2일 캠프’의 인기는 매우 놀랍다. “개관 당시부터 진행했던 것으로 선사 체험의 종합선물 세트 같은 프로그램입니다. 모집 공고 1~2분 만에 마감될 정도로 경쟁률이 치열해 올해부터는 선착순에서 추첨식으로 바꿨습니다.” ■ 선사시대는 남북 화해와 협력의 창 전곡선사박물관의 전시 방식도 실험적이며 도전적이다. 전시를 기획할 때 가장 집중하는 것은 무엇일까. “우리 박물관에서 강조하는 것은 ‘생각하고 상상하는 힘’입니다. 관람객들이 시간여행을 떠날 수 있도록 감정이입을 돕고 있습니다.” 박물관은 얼마 전부터 ‘선사 차력쇼’라는 재미난 이름의 시연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직접 불을 피우고 돌을 깨 도끼를 만드는 연기를 보여주는 사람은 다름 아닌 이한용 관장이다. 관람객을 향한 박물관의 노력은 전시실과 체험장 곳곳에서 발견된다. 전시실 곳곳에 배치돼 관람객을 안내하고 궁금증을 풀어주는 어르신들은 연천지역의 노인대학생들이다. 박물관의 회의 공간을 지역과 군부대 등 공공 기관에 개방하고 있는 점도 칭찬할 만하다. 연천 전곡선사박물관의 역할은 앞으로 더욱 커질 것 같다. 76만㎡(23만평)에 달하는 드넓은 부지와 세계자연유산인 한탄강을 끼고 있으며 북한과 가까운 인문지리적 조건은 앞으로 강점이 될 것이다. 장래 한반도의 번영은 남북 화해와 협력으로 가능할 것이기 때문이다. 선사시대는 이념에서 자유로운 남북 공통의 역사다. “한반도의 선사시대를 공동 연구하는 날이 오기를 기다립니다. 용곡인과 만달인은 남북 교류의 상징적인 유물이 아닐까 싶습니다. 두 분을 평양박물관에 전시해 북한 주민들이 관람하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한탄강이 싸고 있는 전곡선사박물관의 풍경은 사계절 모두 좋다. 무더운 여름철에 찾으면 더욱 좋은 박물관이 연천에 있다. 김영호(한국병학연구소)
노작홍사용문학관(관장 손택수)은 오는 10월까지 매월 1회 ‘영화로 떠나는 세계문학 여행’을 개최한다. 시민을 대상으로 선보이는 특별한 영화 프로그램으로 명작을 문학관 스크린에서 만날 수 있다. 지난달 17일 ‘어린왕자(2015)’ 애니메이션을 상영한 데 이어 이달 28일엔 ‘세 가지 색: 블루(1993)’를 선보인다. 이어 ‘일 포스티노’(7월 26일 오후 2시), ‘현기증(1959)’(8월 23일 오후 2시), ‘길(1954)’(9월 25일 오후 7시), ‘84번가의 연인(1987)’(10월 18일 오후 2시) 등을 관람할 수 있다. 스크린은 1950년대부터 2010년대까지 폭넓은 시대를 다양한 테마로 아우른다. ‘현기증’에선 스릴러의 진수를, ‘일 포스티노’와 ‘84번가의 연인’에선 감동 드라마를, ‘세 가지 색: 블루’에선 삶의 철학적 깊이를, ‘어린 왕자’에선 동화적 상상력을, 페데리코 펠리니의 대표작 ‘길’에선 고전영화의 깊이를 엿볼 수 있다. 명작 특유의 섬세한 미장센과 배우들의 명연기, 시간을 초월하는 보편적인 메시지를 소극장에서 경험할 수 있다. 프로그램은 ▲1부 영화 상영 ▲2부 박균수 시네필과의 대화로 이어진다. 2부에선 영화를 학술적으로 탐구하며 즐기는 박균수 작가와 함께 영화에 대해 심도 깊은 이야기를 나눈다. 박균수 시네필은 1997년 ‘조선일보’의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돼 등단했고, 시집 ‘소멸의 산책(2022)’과 ‘적색거성(2019)’이 있다. 시카고예술 대학원에서 영화를 전공(M.F.A.)했다. 손택수 노작홍사용문학관장은 “올해는 문학관의 소극장 ‘산유화극장’을 활용한 영화 프로그램을 풍성하게 기획했다”며 “시민들이 문학작품과 영화를 함께 즐기고, 삶의 감동과 지혜를 나누기를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