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가루 날리는 봄 ‘알레르기’ 괴로우시죠”

늦게까지 이어지던 꽃샘추위가 물러나고 이번 주부터는 평년 기온을 회복하고 완연한 봄이 찾아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새싹이 돋아나고 만물이 소생하는 봄을 맞아 겨우내 움츠렸던 기운을 벗어내고 산과 들로 나들이를 계획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알레르기성 질환을 겪고 있는 환자들에게는 이런 봄이 오히려 괴롭고 고통스럽기만 하다. 봄철 알레르기성 질환을 효과적으로 극복하기 위한 방법을 알아본다.45월은 꽃가루 절정, 알레르기 주의보각종 나무에서 나오는 꽃가루는 3월부터 날리기 시작해 4월과 5월에 절정을 이룬다. 대표적인 나무로는 오리나무, 자작나무, 참나무, 버드나무, 소나무, 포플러 등이 있다. 꽃가루는 대도시보다 농촌지역에서 증가하며 환자수도 이에 비례한다. 버드나무에서 나오는 솜털과 같은 씨주머니는 실제로 알레르기를 직접 유발하지는 않으나 기관지천식 환자들의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눈, 코, 기관지 점막에 예방약 뿌려 치료감기나 독감은 발열, 인후통, 전신통증, 기침, 객담, 콧물 등이 수반된다. 알레르기에 의한 증상이 코에 생기면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재채기를 계속하고, 수도꼭지를 틀어 놓은 것 같이 맑은 콧물이 줄줄 흐르며, 코가 막히기도 한다. 기관지천식의 증상으로는 기침, 객담, 호흡곤란, 쌕쌕거림을 호소하게 된다. 이 밖에 눈이 충혈되거나 가렵기도 하고, 아토피성 피부염이나 두드러기가 생기기도 한다. 알레르기 질환의 하나인 건초열은 호흡기 증상과 감기몸살 증상이 함께 나타난다.알레르기성 호흡기 질환은 특징적인 증상과 계절에 따른 뚜렷한 차이로 인해 진단이 어렵진 않다. 알레르기 질환이 의심되면 피부반응검사, 항체검사 등을 통해 원인 알레르겐을 찾아 제거하고 증상 치료를 병행한다.꽃가루 알레르기는 대기 중의 꽃가루를 모두 제거할 순 없어 생활 터전을 옮기지 않는 한 근본적인 원인 치료는 안된다. 이때는 꽃가루가 날리기 약 2주 전부터 눈과 코, 기관지 점막에 예방약을 뿌려 치료한다. 심한 알레르기인 경우 면역주사로 치료가 가능하지만 대부분 4~5년에 걸쳐 장기치료를 받아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노약자, 아이는 봄철 외출 자제해야분진이 날리고 오존 농도가 높아지는 34월 전후에는 야외운동을 줄이는 게 바람직하다. 사람은 휴식 상태에서 하루 1만ℓ의 공기를 호흡하는데 운동을 하게 되면 더 많은 공기를 호흡하기 때문이다.부유분진과 아황산가스 등 자동차 배기가스는 오전 6시를 기준으로 서서히 오염농도가 올라간다. 아황산가스는 오전 8~10시, 부유분진은 오전 9~11시, 오존은 오후 2~4시 사이에 하루 중 농도가 가장 높다. 대기 상황만을 고려한다면 강수량이 많아 분진이 적게 날리고 대기 순환이 잘되는 여름과 가을철이 운동하기에 가장 좋은 계절이다.황사현상 및 대기오염물질에 대한 특별한 대비책은 없다. 따라서 노약자, 어린이, 흡연자, 오염된 환경에서 일하는 생산직 근로자, 호흡기 및 알레르기 질환을 앓았던 사람은 각별히 건강에 주의해야 한다. 노약자와 유소아는 봄철에 외출을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외출 후에는 반드시 노출 부위를 깨끗이 씻는 것이 필요하다.도움말=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오상용 한림대 한강성심병원 산업의학센터 교수 /윤철원기자 ycw@ekgib.com

방사선치료 방해 유전자 발견

암환자에게 시행되는 방사선치료의 효과를 방해하는 유전자가 발견됐으며 이 유전자를 억제하면 치료효과가 촉진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영국의 BBC 인터넷판이 4일 보도했다. 영국 옥스퍼드 대학 그레이 방사선종양학-생물학연구소(Gray Institute for Radiation Oncology and Biology)의 제프 히긴스(Geoff Higgins) 박사는 손상된 DNA를 수리하는 POLQ유전자의 활동을 차단하면 항암 방사선치료의 효과를 크게 높일 수 있다고 밝혔다. 히긴스 박사는 방사선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는 표적유전자를 찾아내기 위해 DNA 손상 수리와 관련된 200개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POLQ 유전자가 방사선치료를 방해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밝혔다. 이어 췌장암, 후두암 등 여러 종류의 암세포에 있는 POLQ 유전자의 활동을 차단하고 방사선을 조사한 결과 암세포를 그대로 방사선에 노출시켰을 때보다 더 많은 암세포들이 죽었다고 히긴스 박사는 말했다. 그의 연구팀은 건강한 정상세포에 대해서도 같은 실험을 했지만 POLQ 유전자의 차단이 방사선에 대한 정상세포의 민감성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전에 발표된 다른 연구결과에 따르면 POLQ유전자는 정상조직에서는 크게 발현되지 않는 것으로 밝혀진 바 있다. 이 발견으로 방사선치료의 효과를 높일 수 있는 새로운 치료제의 개발이 가능할것이라고 히긴스 박사는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암연구학회가 발행하는 '암 연구(Cancer Research)' 최신호에 발표되었다.

요통에 대한 단상(斷想) - 진화의 대가

아프리카는 여러 가지 이유로 신비와 미지의 대륙으로 많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 자리잡고 있다. 의료 봉사의 상징인 슈바이처 박사나 노예 사냥 등의 역사적인 매개체가 없어도, 그리고 간혹 TV에서 보는 건기의 척박한 벌판이나 앙상하게 말라버린 아이와 같은 감성적인 매개체가 없어도 아프리카라는 어휘가 주는 아련한 느낌은 56억 인구를 가진 현생 인류의 조상이 그곳에서 태어났다는 인류학적 사실에 의한 향수일 수도 있겠다.1974년 에티오피아의 하다르에서 미국과 프랑스 학자들이 지금까지 발견된 것 중 가장 오래된 인류의 화석을 발견했다. 발견 당시, 라디오에서 흘러나온 비틀즈의 노래 때문에 루시라는 이름이 붙은 이 화석은 나중에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파렌시스라는 학명이 정해지는데, 뇌의 용량은 400g으로 침팬지와 크게 다르지 않으며, 1m 정도의 키에 원숭이의 특징을 많이 가지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루시가 인류학적으로 중요한 이유는 인간만이 가지는 특징인 직립 보행이 가능했던 첫 영장류이기 때문이다.대륙이 갈라지고 단층이 솟아 오르는 등, 지구의 환경이 불안정하였던 수백만년 전에 다수의 영장류들은 사멸했으며, 생존한 몇몇의 영장류만이 숲과 평야로 흩어져 생활을 하게 된다. 문제는 급격한 기후변화로 인해 아열대 기후의 숲이 사라지면서 평야라는 새로운 환경에 노출된 무리들에게 닥치고 있었다. 식량이 부족해지고, 멸종의 위기를 맞게 된 그들은 위기를 본능적으로 감지하고 새로운 세계에서의 모험을 시작한다.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 더 멀리 보고 자세히 볼 필요가 있기에 네 발로 걷던 그들은 뒷발로 몸을 받치고 머리를 들고 먼 곳을 바라 본다. 이들에게 직립보행은 첫 시도였기에 힘겨웠지만 그래도 참고 전진했다. 이 위대한 광경이 바로 루시로 대변되는 최초의 직립원인(Orrorin Tugenensis, 처음 두발로 직립보행을 한 영장류)의 모습이다. 직립보행은 그들에게 두 손을 자유롭게 하여 도구를 사용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고, 이는 다른 포식동물에 비해 열등한 신체를 극복할 수 있는 결정적인 인류학적 전환점이 됐다.하지만 직립보행은 의학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사건으로, 현대인에게 관절염과 척추 디스크 등 많은 고통을 안겨 주기도 하는 계기가 되는 사건이다. 이족보행(二足步行)은 생존에 적응하기 위해서 시도된 것이지만, 이것은 생물학적으로는 매우 번거롭고 고통스러운 생존 전략이었다. 척추와 골반이 예전에 겪지 못했던 엄청난 부담을 지탱할 수 있어야만 했기 때문이다. 생역학적인 관점에서 보면, 직립보행 시에 척추에 가해지는 압력은 네 발로 기는 것보다 3배 이상이다. 게다가 도구를 사용하고 움직이며 척추에 가해지는 굴곡, 신전, 회전 등의 움직임으로 인해 체중보다 훨씬 큰 하중이 관절면에 전달되면서 척추 관절의 퇴행성 변화를 재촉한다. 평균 수명이 80세를 넘어가는 시대에 사는 현대인들은 반복되는 작업과 생활패턴으로 인해 척추의 퇴행성 질환이 더욱 빈번해지며, 척추를 포함한 사지 관절의 노화로 인한 질병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른 합병증과 그로 인해 급증하는 치료비용은 건강보험의 재정(財政)을 위협할 정도가 됐다. /홍재택 성빈센트병원 신경외과 교수

봄철 짙어지는 검은 그림자 ‘우울증 ’

이상한 일이다. 봄이 되어 생명이 약동하면 없던 병도 낫는데, 이 병은 꽃이 피는 봄에 더 문제가 된다. 바로 우울증이다. 최근 몇 년간 국내 유명인들이 우울증으로 고통 받다가 스스로 죽음을 택한 시기가 대부분 봄이다. 딱히 봄에만 문제가 되는 건 아니지만 겨울에서 이어지는 봄철에는 확실히 발현율이 높아진다. 우리 사회에서 지명도 높은 인사의 자살 소동이 빚어질 때마다 호명되곤 하는 우울증의 실체를 전문의를 통해 알아본다.◇죽음 위의 병, 우울증살다 보면 누구나 슬프거나 고통스럽고 실망스러운 일을 겪게 된다. 그 때는 마음이 울적해지지만 시간이 지나면 다시 정상으로 회복되곤 한다. 이와 달리 우울증은 기분을 조절하는 신체기능에 이상이 생겨 오랫동안 우울한 기분이 지속되는 상태를 말한다. 이로 인해 수면이나 식사행동생각신체까지 영향을 받는 등 개인의 생활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는 질환이다.우울증은 전 인구의 약 15%가 한번 이상 경험할 정도로 흔한 질병으로 여자에게 더 많은 경향을 보인다. 우울증 환자 중 10%가 자살로 생을 마감하기 때문에 매우 심각한 질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도 우울증을 비롯한 정신과 환자들은 선뜻 병원을 찾기가 쉽지 않다. 주위의 시선이나 편견이 두렵기도 하고, 치료는 약물치료만 하는 것으로 잘 못 알고 있거나, 정신과 약은 중독된다는 오해 때문이다.◇검진에도 안나타나는 우울증, 전문가 상담 필수우울증은 다양한 증상으로 나타난다. 우울하고 무기력하고 아무 것도 하기 싫고, 때로는 죽고 싶은 생각이 들어 실제로 시도하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사소한 일에도 신경질만 내거나 만사가 귀찮다는 느낌이 자주 든다.쓸데없는 고민거리나 죄책감이 들고 괜히 짜증이 나기도 하고, 여기 저기 몸이 아프고 개운치 않으며 피로가 쉽게 쌓인다. 불면증과 식욕부진이 대다수의 환자에게 나타나며, 정신집중이 되지 않고 건망증도 심해진다. 소화불량, 초조, 가슴 답답함, 두통 등의 다양한 신체증상도 자주 나타나지만, 검진을 해봐도 아무런 신체적 이상이 없다고 답답해 하는 경우가 많다.◇우울한 기분 지속되면 우울증 의심우울한 기분이나 의욕 저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기간이 2주 이상 지속되면 우울증을 의심해 볼 수 있다.우울증에는 몇 가지 판단 기준이 있다. ▲거의 매일 우울한 기분(우울, 슬픔, 공허감 등)이 들거나 ▲일상생활에 대한 흥미나 즐거움이 감소했다거나 ▲최근 한 달 동안 식욕부진(증가)이나 체중감소(증가)가 있거나 ▲불면 또는 수면과다에 시달리거나 ▲불안, 초조하거나 의욕이 없거나 ▲무기력하거나 피곤하거나 ▲존재감이나 가치감 상실, 지나친 죄책감이 들거나 ▲사고력이나 집중력이 떨어지고, 우유부단해 지거나 ▲반복되는 죽음에 대한 생각, 자살사고, 자살기도를 했거나 등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증상이 나타나더라도 스스로 판단하지 말고 반드시 전문가의 상담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예방엔 스트레스 관리가 최선우울증은 매우 다양한 원인이 작용하고, 개인마다 증상과 경과에 큰 차이가 있기 때문에 전문가의 정확한 진단이 중요하다. 또 진단 후에는 항우울제를 포함한 약물치료와 정신치료를 꾸준히 받아야 하며, 필요한 경우 광치료자기자극치료를 병행하기도 한다.우울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스트레스 관리가 가장 중요하다. 그러기위해서는 자신에게 닥친 스트레스가 무엇인지, 그 스트레스를 피할 수 있는지, 피할 수 없다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스스로 할 수 있는 스트레스 해소법은 무엇이 있는지 등을 정확히 알아야 한다. 또한 규칙적인 생활, 충분한 수면, 적절한 운동, 긍정적인 사고 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특히 재발한 우울증의 경우에는 장기간의 꾸준한 약물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흔히 우울증 환자들은 무슨 일 때문에, 또는 누구 때문에 자신이 이렇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때로는 남을 용서하거나 자신 스스로 변하는 것이 정신건강에 좋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도움말=전덕인 한림대성심병원 정신과 교수/윤철원기자 ycw@ekgib.com

청소년 우울증, 관심·이해만으로도 큰 도움

Q 저는 중2 여학생 자녀를 둔 엄마입니다. 초등학교 때까지는 모범생에 성적도 좋았던 아이가 중학교 입학 이후로 성적도 많이 떨어지고 공부에 흥미를 잃은 것 같습니다. 매사 의욕이 없어 보이고 학교 친구들과도 잘 어울리지 못하네요. 학교도 가기 싫어하고 짜증이 많고 우울하다는 말을 자주 합니다. 혹시 저의 딸, 우울증이 아닐까요?A 청소년기 우울증의 증상은 성인에게서 보이는 증상(우울함, 흥미감소, 몸무게의 증감, 무가치감, 집중력 저하 등)이 동반되는 경우도 있으나 성인과 구별되는 몇 가지 특징들이 있습니다. 청소년기 우울증은 두통이나 복통과 같은 신체증상, 불안, 집중력 저하, 부모님에 대한 지나친 집착, 등교거부 등의 증세로 표현됩니다. 또한 일반적인 우울증상과는 반대되는 과잉행동, 비행행동, 알코올 남용, 성적인 문제 등과 같은 증세로도 나타납니다. 이러한 청소년기 우울증의 특성으로 부모님이 자녀의 우울증세를 눈치 채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소아청소년들 중 10~15%는 우울증 증상을 경험합니다. 청소년기의 우울증은 본인 스스로도 잘 인식하지 못하고 부모님도 사춘기의 정상적인 반응으로 생각하고 간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많은 경우에서 행동상의 문제(학교 부적응, 등교거부, 반항적인 언행 등)를 동반하기 때문에 상담이나 치료로 연결되는데 어려움이 있습니다. 따라서 부모님께서는 평소 자녀의 마음상태에 관심을 보이고 갑작스럽게 달라진 행동변화에 민감하게 대처해야 합니다. 우선 아이가 부모에게 자신의 기분상태를 잘 표현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십시오. 혹시 오늘 아침 학교로 나서는 혹은 집에 들어온 아이의 얼굴표정을 떠올려 보십시오. 아이의 얼굴 표정은 무엇을 이야기하고 있을까요. 부모님께서는 성급하게 무엇을 해주려고 하기 전에 자녀의 힘든 상태를 잘 파악하고, 그 기분과 감정을 이해하고 공감해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아이의 말에 귀를 기울이기, 적절한 칭찬과 스킨십 등과 같은 부모님의 관심과 이해만으로도 상당수의 우울증은 회복됩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상담이나 치료를 병행할 필요가 있습니다. /수원시청소년상담센터 장은용 장안분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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