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의 역사·문화·관광자원이 한옥의 전경과 어우러지는 공간 속에서 미디어 기술을 활용한 색다른 콘텐츠로 새롭게 제작된다. 수원문화재단은 5일 미디어 기술을 적용한 신규 관광콘텐츠 제작 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해당 사업은 문화체육관광부 공모사업인 ‘수원시 계획공모형 지역관광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되며 총 사업비 13억원 규모로 지역관광 활성화를 목적으로 한다. 새롭게 제작되는 미디어 기술 활용 콘텐츠는 ▲화성성역의궤를 활용한 실감미디어 ▲국가유산 미디어아트 상연작 아카이빙 전시 ▲관람객과 상호작용하는 체험형 콘텐츠 등으로, 이는 내년 상반기 내 수원시미디어센터에 새롭게 조성되는 전시관에서 만날 수 있다. 전시관에는 화성성역의궤(프랑스판 채색본) 등 그간 개발되지 않은 수원의 역사문화자원을 활용해 수원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마련한다. 또 지난 2021년부터 2024년까지 국가유산 미디어아트 수원화성의 상연작을 실내용으로 다시 제작한 아카이빙 전시를 통해 시민에게 지난 축제의 모습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도록 한다. 관람객과 상호작용하는 반응 및 체험형 콘텐츠, 한옥의 전경과 함께하는 미디어아트 작품 등 다양한 콘텐츠가 제작될 예정이다. 해당 관광콘텐츠는 수원시미디어센터 3층을 중심으로 전 층을 잇는 스토리텔링 및 공간기획을 통해 관람객에게 몰입감을 전하게 된다. 한편 수원문화재단은 수원시 계획공모형 지역관광개발사업의 일환으로 행궁마을 내 다양한 지역관광 활성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화성행궁과 화홍문 인근 행궁사랑채와 화홍사랑채 두 곳에서 ‘여행자 라운지’를 운영해 관광객에게 여행 정보와 휴식 제공, 팝업스토어 등 즐길거리를 제공한다. 아울러 행궁마을의 역사와 정서를 담는 가게를 발굴하고 공동브랜딩하는 ‘행궁가게’를 추진하며 ‘행궁가게’ 상인과 함께 마켓을 개최해 소비자와의 접점을 확대하고 있다. 오영균 대표이사는 “연중 만날 수 있는 수원만의 미디어 기술 활용 콘텐츠로 수원화성을 방문하는 관광객에게 새로운 즐길거리와 볼거리를 제공하고자 한다”며 “기존 수원시미디어센터에 새로운 관광콘텐츠 더해 지역관광 활성화를 도모하는만큼 수원시민을 비롯한 관광객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과 기대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남한산성은 조선과 청 사이에 벌어진 ‘병자호란’의 중심에 있던 곳이다. 조선의 자주·독립을 지키려 했던 상징적인 공간이자, 국제전쟁을 통해 무기의 발달을 이끌던 곳으로 의미가 깊다. 남한산성역사문화관은 지난 달 31일 개관을 기념해 남한산성에서의 ‘47일간의 항쟁’을 되돌아보는 기획전 ‘병자호란의 기억’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이번 전시는 조선이 병자호란을 통해 청나라 군대와 무기를 교류하고, 축성술을 발달시켜 국방력을 강화한 부분에 대해 세세하게 풀어냈다. 이는 남한산성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될 수 있었던 조건 중 하나인 ‘인류가치의 중요한 교류의 증거’였기 때문이다. 전시에선 조선시대 병사들이 사용했던 실제 무기 등 유물 66점을 전시해 당시 전투의 긴박감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전시는 1부 ‘홍타이지의 조선 침략’과 2부 ‘남한산성과 병자호란’으로 구성됐다. 1부에서는 지도 맵핑 영상과 인터랙티브 자료를 통해 병자호란 발발 당시의 국제 정세와 청나라의 침략 상황을 생생하게 재현했다. 또 항전 당시 벌어졌던 ‘척화론’과 ‘주화론’ 논쟁을 조명했다. 전시에선 ‘전쟁을 피하고 평화롭게 지내자’고 주장했던 주화파를 대표하는 최명길의 ‘지천선생집’, ‘침략에 항복할 수 없다’고 주장한 척화파를 대표한 김상헌의 ‘청음선생문집’, 석지형의 ‘남한해위록’ 등을 볼 수 있다. 당대 인물들의 저술과 유물을 통해 조선의 운명을 놓고 벌어진 격렬한 논쟁을 확인할 수 있다. 2부에선 청나라 침략에 맞서 조선이 보여준 저항의 역사를 살펴본다. 병자호란 이전부터 외세 침략에 대비해 구축됐던 조선의 군사제도와 포수·사수·살수로 구성된 삼수병 체제를 보여준다. 특히 조총, 삼안총, 별승자총통 등 다양한 화포와 함께 조선 관제 창, 훈련도감 제조 환도, 활과 화살 등 조선 병사들의 무기를 볼 수 있다. 이와 함께 역사문화관의 ‘보이는 수장고’에는 ‘산성의 시작’ 전시가 마련됐다. 7세기부터 19세기에 이르는 축성술의 시대별 발달단계를 통해 남한산성의 유네스코 등재 기준 중 나머지 하나였던 ‘건축, 기술의 총체’를 풀어냈다. 신라시대 초대형 기와 유물을 유리스크린 영상과 함께 감상하며, 1천년이 넘는 시간 동안 군사적 요충지로 역할을 해온 남한산성의 오랜 역사를 느낄 수 있다. 김엘리 남한산성역사문화관 학예연구사는 “남한산성은 조선의 자주권과 독립성을 지키기 위한 방어 시설로 구축됐기 때문에 이 같은 의미가 전달될 수 있도록 전시를 구성했다”며 “특히 청나라 군대와 조선 군대의 무기, 군사 등을 유물과 숫자 등으로 직접 비교해 볼 수 있어 의미있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시는 내년 8월30일까지. ●관련기사 : 세계유산 남한산성, ‘남한산성역사문화관’ 개관으로 새장 열다 [남한산성을 돌아보다①] https://www.kyeonggi.com/article/20241104580053
“원더풀 원더풀~아빠의 청춘!” 음악에 대한 열정, 낭만 가득한 청춘에는 ‘나이 제한’이 없다. 최고령 85세, 음악을 사랑하는 60~80대 시니어 정통 빅 밴드 ‘사운드파파’가 창립 15주년을 기념해 관객에게 처음으로 단독 연주회를 선보인다. 버드내예술단 ‘사운드파파’ 빅밴드는 오는 9일 오후 3시 수원 남문로데오아트홀에서 제1회 연주회를 개최한다. 지난 2010년 창단한 ‘사운드파파’는 색소폰, 베이스와 기타, 드럼, 트럼펫과 트롬본, 클라리넷 등 다양한 섹션이 앙상블을 펼치는 정통 빅밴드를 추구한다. 김진제 단장(73)은 “다양한 섹션의 악기로 구성된 이들이 함께 어우러져 음악의 화합을 이뤄내는 게 ‘빅 밴드’의 매력”이라며 “‘사운드파파’는 지금은 잊혀가는 정통 빅밴드를 우리가 다시 한번 살려보자는 취지로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음악에 대한 열정을 펼치고자 하는 ‘아빠’들의 연주모임으로 시작한 사운드파파는 창단 당시 10명의 단원에서 어느새 25명의 단원이 함께하는 대규모 혼성 밴드로 성장했다. 젊은 시절 각자의 일에 집중하며 밴드에 대한 꿈을 잠시 내려놓거나, 일에만 집중했던 단원들은 매주 월요일 모여 정기적으로 서로의 합을 맞춰가며 연주 실력을 갈고닦아, 지난해에는 ‘홍천 전국연주인 경영대회’에서 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사운드파파는 요양원 공연 등 연주를 통한 봉사 나눔 활동 등을 이어갔다. 이번 공연에서 사운드파파는 지난 15년간의 기록을 관객 앞에 처음으로 단독 공연으로 선보인다. 이들은 ‘sky high’ 등 영화 속 음악부터 차이콥스키, 애커 빌크의 연주곡 ‘해변의 길손’, 유익종의 ‘그저 바라볼 수만 있어도’, 김희갑의 ‘향수’ 등 영화 주제가부터 고전, 가요, 팝 등 다양한 장르로 구성된 16곡을 연주한다. 김 단장은 올해 연주회를 시작으로 매년 정기 연주회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김 단장은 “나이가 들어서도 밴드 활동과 음악을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며 “15년간의 여러 우여곡절과 눈물, 행복한 기억을 음악에 담아 전 출연진이 오랜 시간 땀 흘려 연습했으니, 무대를 즐기며 행복한 시간을 보내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국서정문인협회는 최근 서울 종로 3가 한일옥에서 ‘2024년 봄 여름호 신인문학상 시상식’을 열었다고 4일 밝혔다. 총회에선 박종문 한국서정문인협회 이사장의 축사와 김학규 회장의 인사말에 이어 대상과 신인문학상 시상이 이어졌다. 향원문학 대상은 주희숙 시인(한국서정문학 이사)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우수상은 이민영 수필가에게 돌아갔으며 신인문학상은 정문식 시인 외 7명이 수상했다. 김학규 한국서정문인협회장은 “한국서정문인들도 노벨문학상 후보가 될 수 있다는 큰 꿈을 갖고 작품 창작에 전념해 국내 뿐만 아니라 세계에 빛을 발하는 K-문학의 발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남한산성이 걸어온 길을 만나고, 기억하고, 유산으로서의 가치를 담는다’. 한국의 11번째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남한산성’이 ‘남한산성역사문화관’ 개관으로 역사를 보존하고 전통을 계승하는 길이 열렸다. 지난 2014년 남한산성이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뒤 2020년 첫 삽을 뜬 역사문화관이 4년 만에 문을 연 것이다. 경기문화재단은 지난달 31일 광주시 남한산성역사문화관에서 개관식을 열고 상설전시인 ‘인류의 공동 유산, 남한산성’과 기획전시 ‘병자호란의 기억’을 선보였다. 남한산성은 서울의 중심부에서 남동쪽으로 25km 떨어진 산지에 있다. 백성과 나라를 지키던 군사 요새이자 비상시에는 임시 수도, 평상시엔 읍치의 기능을 하는 계획도시였다. 특히 7세기부터 이어져 온 축성 기술의 발달 단계를 잘 보여주는 곳으로 의미가 있다. 이에 역사문화관의 상설전시는 남한산성의 탁월함과 우수성을 보여준다. 통치경관, 군사경관, 민속경관 등 3가지 관점에서 남한산성의 세계유산적 가치를 풀어냈다. ‘통치 경관’에선 행궁, 인화관, 지수당, 영고 등 ‘남한지도’ 속 주요 시설을 살펴볼 수 있게 해 동아시아의 도시계획 원리를 풀어냈다. 고지도 속 남한산성의 모습은 벽면의 프로젝터를 통해 영상으로 상영, 통치경관 요소를 파악할 수 있게 했다. 또 7세기부터 19세기에 이르는 축성 기술과 무기류의 변화를 통해 군사·지리적 요충지였던 남한산성의 ‘군사 경관’을 담아냈다. 남한산성은 해발 280m 이상의 산세를 따라 11km의 둘레로 세워졌다. 7세기 신라 주장성 옛터에 세워진 산성은 조선시대만 해도 인조 대 병자호란을 전후로 한 축성 방법, 숙종·영조 대의 축성 방법이 모두 나타나 축성술의 변천을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유산이다. 전시에선 축성의 과정을 담은 영상과 함께 남한산성을 축조한 벽암대사의 진영 ‘국일도대선사벽암존자진영’도 살펴볼 수 있다. 해인사 국일암 성보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벽암대사의 진영은 1624년 축성된 뒤 400년 만에 남한산성을 찾아 의미를 더했다. 이와 함께 호패·산가지·부부합궁첩 등의 유물을 전시해 조선시대부터 4천여명의 사람들이 거주한 산성마을의 ‘민속 경관’을 만날 수 있다. 특히 상설전에선 지난 2007년 ‘남한산성 행궁지 발굴조사’ 당시 출토됐던 초대형 기와를 실물로 전시했다. 이는 남한산성의 기초가 신라 주장성이라는 기록의 증거가 된 것으로 의미가 있다. 이 밖에 전시에선 남한산성이 등장한 핸드릭 하멜의 ‘하멜표류기’, 1954년 남한산성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뒤 경기도가 국외 홍보를 위해 발행했던 영문 안내서 원본 등을 볼 수 있다. 이지훈 경기역사문화유산원장은 “많은 직원들의 노고, 관심과 기대 속에 몇달 전 경기문화재단이 역사문화관을 위탁 경영하게 됐다. 만감이 교차한다”며 “역사문화관이 산성도시로서의 세계유산적 가치와 경관을 널리 알리는 역할을 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경기도는 지난 2014년 남한산성의 세계유산 등재 당시 ‘남한산성역사문화관’ 건립 계획을 발표했다. 도는 250억원(국비 125억원, 도비 125억원)을 들여 지하 1층, 지상 2층에 연면적 2천963㎡ 규모로 역사문화관을 지었다. 지하 1층에는 ‘보이는 수장고’가 마련됐고, 지상 1층에는 상설전시실·기획전시실·다목적홀·강당, 지상 2층에 하늘정원 등이 있다.
치나 옹성을 성 밖에서 볼 때 위에서 아래로 길게 파인 홈을 볼 수 있다. 이것을 현안이라 한다. 성 밖 적군의 처지에서 보면 긴 홈의 맨 위에 상대방의 눈이 있으므로 ‘성 위에 매달린(懸) 눈(眼)’에서 ‘현안’이라 이름 지었다. 정약용의 현안도설을 참고하면 “현안이란 적을 감시하기 위해 만든 성의 부속적인 장치”라고 정의하고 있다. 또 “적병이 성벽 밑에 바짝 붙어 괭이를 가지고 구멍을 뚫어 성벽을 헐거나 사다리를 사용해 성을 올라와도 아군은 아래를 내려다보지 못하니 어찌 방어할 수 있겠습니까. 이러한 까닭에서 현안이 만들어지게 된 것입니다”라고 필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이로 미뤄 현안은 성벽 가까이 접근한 적군을 감시하는 장치임이 분명하다. 현안도설에도 ‘적지부성(성에 붙어 있는 적군)’, ‘적도성하(성벽 아래까지 도착한 적군)’으로 표현하고 있다. 즉, 현안은 성벽 가까이 있는 적군을 감시하는 기능이 확실하다. 그런데 현안의 이런 목적과는 달리 실제 보이는 범위가 매우 멀다. 지난편에 시설물 유형별로 하나씩 계산한 결과 최대 가시거리가 5.1m, 8m, 12.3m, 13m, 13.8m, 14.5m로 나왔다. 예상을 뛰어넘는 거리다. 이 결과를 보고 두 가지 의문이 생긴다. 하나는 현안의 목적은 성벽 가까이에 붙은 적을 감시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왜 불필요하게 멀리까지 볼 수 있도록 설계했을까, 다른 하나는 왜 측면은 설치하지 않고 전면에만 설치했을까다. 이런 의문을 풀어보자. 먼저 왜 좌우 측면은 설치하지 않았을까에 대해 살펴보자. 현안의 주목적은 감시 사각지대를 관찰하기 위함이다. 거꾸로 말하면 사각지대가 아닌 곳에는 설치할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좌우 측면이 이 경우가 된다. 치성의 측면은 감시 체계가 이중으로 갖춰져 있다. 하나는 인접한 원성이 담당한다. 바로 옆의 원성에 있는 타구와 총안을 통해 돌출된 측면에 가까이 붙은 적군을 감시하거나 공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른 하나는 이웃하는 맞은편 치가 담당한다. 돌출된 맞은편 치에서 감시와 공격을 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철성(凸城), 즉 치를 돌출시킨 목적이다. 현안도설에도 “치가 서로 마주 보게 돼 있어 탄환이나 화살이 서로 미칠 수 있으므로 적병이 감히 성벽 밑으로 가까이 접근하지 못할 것입니다”라고 말한다. 또 화성을 건설하기 200년 전에도 류성룡은 ‘일치포루 불수현안’, 즉, 포루가 하나 있으면 현안이 필요하지 않다고 했다. 맞은편에 치가 있으면 측면에 현안을 설치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포루의 당시 의미는 돌출된 치성과 그 시설물을 말했다. 따라서 정약용은 최종적으로 ‘전면에만’, ‘각각 몇 개씩’, ‘옹성과 여러 치성’에 현안을 두는 것을 제안한다. 여기서 여러 치성이란 원성에서 돌출된 인공으로 만든 치성을 의미한다. 이제 왜 불필요하게 멀리까지 볼 수 있도록 설계를 했을까에 대해 살펴보자. 만일 현안을 설치하지 않는다면 치, 포루, 적대, 옹성 경우에는 치성 위에 설치된 여장의 타구, 총안이 감시를 담당해야 한다. 공심돈의 경우에는 포혈(공안·空眼)이 맡는다. 공심돈의 경우 공안이 어느 정도 감시할 수 있는지를 계산해 봤다. 공심돈 공안의 본래 기능은 포를 쏘는 구멍이다. 하지만 어두운 내부에 빛을 받아들이는 채광창의 기능을 했고 그 구멍으로 공심돈 밖의 적군을 감시하는 기능도 했다. 화성사업소 서북공심돈 실측조사보고서에 실린 ‘공안의 응사각(應射角) 범위도’를 활용했다. 계산해 보면 성벽으로부터 11.5m 지점 바깥이 응사 범위가 된다. 이 말은 11.5m 지점 이내 공간은 응사 범위가 아니라는 의미다. 즉, 치성의 전면 성벽에서 11.5m까지는 포를 쏠 수도, 적을 볼 수도 없다는 말이다. 치성 전면에 11.5m까지 감시 사각지대가 생긴 것이다. 타구, 총안, 공안으로는 치성의 전면에 감시할 수 없는 공간이 발생했다. 감시 사각지대에 대한 대책이 필요했다. 정조는 현안을 눈여겨봤다. 성벽 바로 앞까지 접근한 적군을 감시하던 현안 기능에 먼곳까지 감시하는 역할을 추가한 것이다. 그것도 감시 사각지대인 11.5m까지 볼 수 있도록 현안을 만들었다. 이것이 현안 본래 목적보다 더 멀리 볼 수 있게 설계한 이유다. 서북공심돈은 전면 성벽에서 11.5m까지는 현안이, 11.5m 밖은 공심돈의 공안(포혈)이 감시를 분담하는 체계가 이뤄진 것이다. 멀리 볼 수 있게 설계한 자초지종을 알게 되니 잘못 복원된 점이 더욱 아쉬워진다. 잘못된 작은 부분이 현안의 감시 범위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영향을 끼친 게 아니라 존재를 무시한 느낌이다. 정리하면 치의 측면에 현안을 설치하지 않은 이유는 맞은편 치와 바로 옆의 원성이 감시와 공격을 이중으로 담당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본래 목적과 달리 멀리까지 볼 수 있게 한 이유는 감시 사각지대를 현안에 담당시켰기 때문이다. 현안에 대한 필자의 평가는 이렇다. 현안은 돌출된 치의 전면에 설치한 “돌출되지 않은 또 하나의 치와 같다”고 평가한다. 치 한 개와 맞먹는 가치를 지녔다고 본다. 현안의 전면 설치 이유와 역할 추가에 대해 살펴봤다. 감시 사각지대까지 담당할 수 있게 가시권을 확장한 현안을 보면서 류성룡과 정조의 지혜를 엿봤다. 글·사진=이강웅 고건축전문가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을 받았습니다.
㈔한국영화평론가협회(회장 박태식)가 주최하는 제44회 영평상을 받는 영광의 얼굴들이 정해졌다. 1일 협회에 따르면 제44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영평상) 시상식이 오는 20일 오후 7시 서울 중구 KG타워 KG하모니홀에서 개최된다. 매 해 협회 회원들은 부문별 시상뿐 아니라 작품의 미학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한 해 동안 눈에 띄는 작품들 열 편을 골라 ‘영평 10선’을 선정해왔다. 지난 달 23일 본심사 회의를 거쳐 결정된 수상자(작)은 다음과 같다. ▲최우수 작품상 영화 ‘괴인’ ▲감독상 ‘서울의 봄’ 김성수 감독 ▲각본상 ‘막걸리가 알려 줄거야’ 김다민 감독 ▲남우주연상 ‘핸섬가이즈’ 이희준 배우 ▲남우조연상 ‘빅토리’ 현봉식 배우 ▲여우주연상 ‘그녀에게’ 김재화 배우 ▲여우조연상 ‘시민덕희’ 염혜란 배우 ▲신인감독상 ‘너와 나’ 조현철 감독 ▲신인남우상 ‘파묘’ 이도현 배우 ▲신인여우상 ‘화란’ 김형서 배우 ▲기술상(미술) ‘거미집’ 정이진 미술감독 ▲촬영상 ‘세기말의 사랑’ 박 로드리고 세희 촬영감독 ▲음악상 ‘탈주’ 달파란 음악감독 ▲공로영화인상 문희 배우 ▲신인평론가상 이승희씨 등이다. 국제영화비평가연맹 한국본부(FIPRESCI KOREA)상의 국내영화 부문은 ‘딸에 대하여’(감독 이미랑)에 돌아갔고 국외영화 부문은 ‘프리철수 리’(감독 줄리 하·이유진)가 차지했다. CJ CGV, 백두대간(아트하우스 모모), 엣나인(아트나인), 인디스페이스, 오오극장 등 기업과 극장이 협의해 결정하는 독립영화지원상은 극영화 부문 ‘정순’(감독 정지혜), 다큐멘터리 영화 부문에는 ‘수카바티:극락축구단’(감독 선호빈·나바루)가 각각 수상했다. 올해의 ‘영평 10선’에는 ‘거미집’, ‘괴인’, ‘딸에 대하여’, ‘막걸리가 알려줄거야’, ‘서울의 봄’, ‘세기말의 사랑’, ‘잠’, ‘장손’, ‘파묘’, ‘핸섬가이즈’가 선정됐다. 박태식 회장은 “그간 협회가 선정한 수상작들과 수상자를 비롯한 영평 10선은 한국 영화의 지형도를 가늠하게 하고 비평의 시야를 보여주는 척도로 기능해왔다”며 “한국영화계의 발전과 확산을 위해 보탬이 되는 협회가 될 수 있도록, 비평의 교류와 연구 및 인적 자원 발굴 등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국레인보우선영 대표 겸 공예 작가 김선영이 광명 충현중학교 학생들과 지역 사회 어르신을 위한 친환경 공예 작품을 제작, 전달하며 나눔의 연대를 강화했다. 한국레인보우선영은 지난 28일 오후 4시 광명 소하동 소하 노인복지관 3층에서 김선영 작가와 충현중 1~6반 143명의 학생들이 함께 만든 작품 123점에 대한 기증식을 진행했다. 앞서 지난해 7월 김 작가는 충현중 3학년 207명과 여름철 곰팡이 제거, 공기 정화 등에 효과가 있는 이끼류의 일종인 스칸디아모스의 재료를 지원해 액자를 제작해 주거 사각지대에 놓인 취약 계층의 주거 환경 개선을 돕는 ‘모스나무 액자 만들기’ 봉사활동을 진행한 바 있다. 김선영 작가는 지난 2012년부터 학부모와 학생들을 대상으로 친환경 재료를 이용한 공예 수업을 전액 무료로 진행해 왔다. 지난해에는 개인전을 열고 자신의 작품을 소외계층에 기증했다. 현재는 2024년 개인 전시회를 준비 중이다. 이날 화분 제작 및 기증에 참여한 1학년 3반 김무성 학생은 “소하 노인복지관의 어르신들께 정성과 사랑을 담아 만든 작품을 기증하니 좋아해 주셔서 기뻤다”며 “마을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할 수 있어 뿌듯하고 행복했다. 앞으로도 이런 나눔에 참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서은경 소하노인종합복지관장은 “광명시 어르신들을 위해 정성스러운 나눔을 실천해 준 충현중학교 1학년 학생들에게 감사드린다”며 “앞으로도 우리 기관은 지역 어르신들과 따뜻한 마음을 나눌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기아 AutoLand 화성과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경기지역본부가 2024년에도 어김없이 ‘기아챌린지 ECO 서포터즈’와 함께 친환경 교육, 환경 이슈 캠페인 등 환경 보호의 중요성을 알리는 데 힘쓰고 있다. 여덟 번째로 소개할 팀은 구현석(24), 김효연(23), 이서빈(24), 임준서(23), 한이지(23) 학생으로 구성된 ‘에코불망’이다. 이들은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등 4차산업의 기반인 ‘데이터센터’가 극복해야 할 환경문제와 이에 대한 대안으로 ‘그린 데이터센터’를 제시하고 있다. 이하 ‘에코불망’ 팀이 작성한 글. 데이터센터는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기술의 발전으로 현대 사회의 필수 인프라로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그에 따라 전력 소비와 자원 사용이 폭증하면서 환경적 부담도 커지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기업이 친환경 기술을 도입하고 있으며, 시민들도 그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 ■ 현대사회 필수 ‘데이터 센터’, 환경훼손 우려에 주민 반발 잇따르기도… 데이터센터는 대규모 디지털 정보를 처리하고 저장하는 필수 인프라이다. AI, 빅데이터, 클라우드 서비스의 확산으로 인해 데이터센터의 필요성은 급격히 증가하고 있으며, 현대 사회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됐다. 하지만 데이터센터 설립에 대한 환경 우려 등으로 시민들의 반발이 적지 않다. 고양시 일산서구에서는 지난해 건축 허가를 받은 지하 2층, 지상 5층 규모의 데이터센터 건설 계획이 주민들의 강한 반발에 부딪혔다. 주민들은 전자파와 화재 피해를 우려하며 반대를 표했다. 또한 안양, 용인, 양주 등 수도권 내에서 진행 중인 33곳의 데이터센터 건설 프로젝트 중 절반 이상인 17곳이 주민의 반대로 인해 차질을 빚거나 지연됐다. 정부는 데이터센터의 지방 이전을 장려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수도권의 접근성을 이유로 여전히 수도권 집중 현상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의견이 많다. ■ 시민 인식 조사: 절반 이상 우려 표해 기아챌린지 ECO 서포터즈의 에코불망팀이 시민 106명을 대상으로 데이터센터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 중 약 67%가 데이터센터에 대해 전혀 모르거나(31.1%) 조금 알고 있다(35.8%)고 답했지만, 데이터센터가 에너지 소비를 많이 한다는 데에는 절반이 넘는 60명(56.6%) 이상이 동의했다. 조사에 응한 시민 대다수는 데이터센터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파악하고 있지는 못했으며, 이런 가운데 데이터센터가 대량의 에너지를 소비한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데이터센터가 환경에 미치는 가장 큰 영향으로는 전력 소비, 탄소배출, 냉각 시스템으로 인한 물 소비 등이 제기된다. 데이터센터의 대규모 전력 소비와 자원 사용으로 인한 환경 부담을 해결하기 위해 국내외 기업들은 재생에너지와 친환경 기술을 활용한 ‘그린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있다. 그린 데이터센터는 태양광, 풍력, 지열 같은 재생에너지를 적극 활용하며, 물 사용을 줄이기 위한 냉각 기술을 도입해 환경 부담을 줄이는 데 집중한다. 즉, 운영비용은 낮추고 에너지 효율은 높이는 친환경 관리 체계의 데이터센터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나틱 프로젝트’를 통해 해저 데이터센터를 시도했다. 바닷물의 자연 냉각을 활용해 데이터센터 운영에 필요한 물과 전력 사용을 크게 줄였으며, 기존의 지상 데이터센터보다 에너지 효율성을 높인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국내에서도 네이버가 강원도 춘천시에 위치한 ‘각 춘천’ 데이터센터에서 친환경적인 설계를 도입해 운영 중이다. 과거 팔만대장경을 보관하던 해인사의 ‘장경각’에서 영감을 받은 이곳은 자연과의 조화를 중시한 설계를 통해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모를 최소화했다. 네이버가 직접 개발한 독자 냉방 시스템 등을 도입, 냉방 과정에서 발생하는 막대한 에너지 소비를 줄이기 위해 공기 흐름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 그린 데이터센터,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방향 데이터센터의 지속 가능한 운영을 위해 친환경 기술의 도입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에코불망팀의 설문조사에 응답한 시민 85.9%는 데이터센터에 친환경 기술 도입이 필요하다는 데에 공감하고 있었다. 재생에너지의 사용, AI를 통한 에너지 효율화, 그리고 물 사용을 줄이는 냉각 기술 등은 데이터센터의 환경적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핵심 전략이다. 이러한 기술 도움을 통해 기업들은 탄소 배출을 줄이는 동시에 운영 효율을 높이고, 나아가 더 나은 환경을 만들기 위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데이터센터는 기술 발전과 더불어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운영돼야 하며, 이를 위해 더 많은 기술 발전과 정책적 지원이 요구된다. 데이터센터가 계속해서 확장되고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만큼, 그린 데이터센터는 우리의 환경 보호와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필수적인 인프라로 자리 잡을 것이다. 글·사진=2024 기아챌린지 ECO서포터즈 ‘에코불망’ 팀 / 정리=이나경기자
경기문화재단 경기도어린이박물관이 어린이들의 활발한 신체 활동을 위해 특별 무용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경기도어린이박물관은 다음달 30일까지 매주 토요일 오후 2시10분에 ‘가을바람 따라 살랑살랑’을 운영한다. 경기도어린이박물관은 지난 여름방학 특별교육 운영 기간 어린이들에게 가장 높은 관심을 받은 것이 ‘무용’ 프로그램인 점을 고려해 이 같은 추가 신체활동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경기도어린이박물관은 신체를 통한 감각, 신체 기능 발달에 초점을 맞춰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이번 프로그램은 지난 여름방학에 운영했던 ‘여름휴가’라는 주제의 무용프로그램을 ‘가을바람’이라는 주제로 변경해 운영한다. 어린이들은 ‘가을’에 대한 인식과 그에 따른 표현을 음성·신체 언어를 통해 정해진 틀 없이 자유롭게 표현하며 잠재된 표현력을 발산한다. 특히 어린이들이 같은 주제의 각기 다른 관점을 공유하며 다른 시각과 표현을 가진 타인의 생각을 존중하는 방법도 배우게 된다. 프로그램에서는 ‘가을바람’에 대한 다원적인 접근 방식을 통해 생각을 확장하고 새롭게 감각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다. 또 참여자들이 서로 소통하며 ‘가을바람’을 표현하는 규칙들을 만들어 ‘가을바람의 여행기’를 구성해 나갈 예정이다. 경기도어린이박물관 관계자는 “어린이들이 적극적인 신체 활동으로 건강한 가을을 보내고 겨울을 준비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