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실력이 그 정도다. kt wiz 조범현 감독이 지난 26일 목동 넥센전 선발로 나서 3.2이닝 동안 홈런 2방 포함 7실점으로 부진한 좌완 정대현을 향해 쓴소리를 했다. 조 감독은 27일 수원 KIA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위기의식을 갖고 공부와 연구를 해야 하는데 전혀 그런 모습이 보이질 않는다며 상대는 자신을 분석해서 나오는데 변화를 주지 않으니 그렇게 얻어맞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조 감독은 이날 정대현을 1군에서 말소시켰다고 전하면서 자신을 돌아볼 시간을 가지라는 의미에서 2군으로 내려보냈다고 밝혔다. 이어 조 감독은 나이가 어려 코치들이 달래도 보고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스스로 깨우치는 방법밖에 없다라며 "지도자로서 안타깝지만, 이대로 간다면 다음 시즌 선발 자리도 장담할 수 없다는 걸 본인 스스로 인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진심 어린 충고도 아끼지 않았다. 조 감독은 정대현의 투구를 보고 있으면 늘 초반 볼 카운트를 불리하게 몰고 가 얻어맞곤 한다. 그렇다 보니 투구 수 조절에도 애를 먹는다고 말했다. 또한 조 감독은 1점의 소중함을 절실하게 느껴야 한다며 기회가 늘 오는 것이 아니니 이번 기회에 정대현이 마음을 다잡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조성필기자
홈런 100개 고지는 이미 넘어섰다.이제 남은 건 신생구단 데뷔 첫해 최다 홈런(105개) 기록 경신이다. 프로야구 제10구단 kt wiz는 지난 22일 수원 두산전에서 포수 윤요섭이 7회 상대 선발 유희관을 상대로 아치를 그리면서 데뷔 첫해 팀 100홈런을 기록했다. 이후 홈런 2개를 추가한 kt는 26일 현재 102개로 리그 전체 7위를 달리고 있다. kt는 4월까지만 해도 홈런이 14개에 불과할 정도로 타선이 빈약했다. 타자 절반이 2년차 이내 신예들이었고, 기존 구단에서 기회를 얻지 못한 선수들이 나머지 반을 차지했다. 신생구단 개막 최다 11연패, 역대 최단 기간 20패, 역대 최저 승률 0.102 등 각종 불명예 기록도 당시에 쏟아졌다. 그러나 5월 들어 과감한 트레이드와 외국인 선수 교체를 단행하면서 타선의 무게감이 달라졌다. 포수 장성우, 외야수 하준호ㆍ오정복, 내야수 댄 블랙 등이 새로이 합류하면서 기존 선수들도 연쇄적으로 폭발하는 효과를 가져왔다. 팀 타율이 수직상승하면서 홈런 수도 눈에 띄게 늘기 시작했다. 4월까지 경기당 0.61개에 그쳤던 홈런포는 5월 이후 0.98개꼴로 터지고 있다. 특히, 8월 들어선 경기당 1.55개의 홈런을 몰아치고 있다. 이는 113경기에서 169개의 홈런을 기록한 리그 대표 거포구단 넥센 히어로즈(경기당 평균 1.40개)를 앞서는 추이다. kt가 현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시즌 종료까지 최대 150개의 홈런도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는 창단구단의 데뷔 첫해 최다 홈런 기록을 뛰어넘는 수치다. 종전 기록은 2000년 리그에 진입한 SK 와이번스가 기록한 105개였다. 1986년 제7구단 빙그레 이글스는 경기당 평균 0.42개로 46개를 터뜨리는 데 그쳤으며, 1991년 제8구단 쌍방울 레이더스도 87개에 머물렀다. 2년 전 1군 무대에 뛰어든 제9구단 NC 다이노스는 86개에 불과했다. kt는 27일부터 홈구장인 케이티 위즈 파크에서 KIA 타이거즈와 2연전을 벌인다. kt는 5월 이후 KIA와 10번 만나 홈런 7개를 뽑아냈다. 종전만큼 때려준다면 안방에서 무난히 대기록의 축포를 쏘아 올릴 수 있을 전망이다. 조성필기자
프로야구 kt wiz가 시즌 종료 후 대대적으로 투수들의 보직 변경을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조범현 kt 감독은 최근 선발진을 어떻게 이끌어 갈지 고심 중이다며 투수들의 보직을 올 시즌을 마치고 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kt는 올 시즌 선발진으로 인한 고민이 많았다. 국내 선발 투수로는 윤근영, 엄상백, 주권, 정성곤 등이 기회를 잡았으나, 들쑥날쑥한 투구내용으로 조 감독의 신뢰를 얻는 데 실패했다. 좌완 정대현만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외국인 투수로 눈을 돌려봐도 크리스 옥스프링만이 꾸준한 활약을 펼치고 있을 뿐이다. 옥스프링과 시즌 개막을 맞이한 필 어윈, 앤디 시스코는 이미 방출됐으며 새로 영입한 저스틴 저마노도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현재 조 감독의 선발 구상안에 포함된 투수는 불펜 조무근과 장시환이다. 지난해 특별지명을 통해 kt로 이적한 장시환은 마무리로 25일 현재 40경기에 나서 6승 4패 10세이브, 평균자책점 3.89를 기록 중이다. 많은 이닝을 소화할 수 있는데다 슬라이더와 커브 등 변화구가 위협적이다. 롱릴리프로 활약 중인 조무근은 198㎝의 큰 키에서 내리찍는 슬라이더가 일품이다. 떨어지는 각이 커 흡사 포크볼과 같아서 공략하기가 쉽지 않다. 조무근은 올 시즌 31경기에서 6승 3패 평균자책점 2.03을 기록했다. 조 감독은 조무근과 장시환 둘 다 시즌 전부터 선발투수로 쓸까 고민을 했던 자원들이라며 현재는 자신의 역할을 잘하고 있는 만큼 올 시즌은 현 보직을 유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필승 계투 요원인 김재윤에 대해서는 변화구를 연마 중인데 시즌이 끝나고 조금 더 가다듬을 필요가 있다며 말을 아꼈다. 조성필기자
2015년 3월14일. 프로야구 제10구단 kt wiz 홈구장인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는 활기가 넘쳤다. 개장식을 겸해 두산 베어스와 시범경기가 열린 이날 케이티 위즈 파크에는 2만명이 넘는 관중이 찾아 만석을 기록했다. 현대 유니콘스가 머물던 8년동안 볼 수 없었던 구름 관중이었다. 당시 kt 관계자의 반응은 의외로 담담했다. 개장 효과도 있고, 무료입장이란 점이 큰 영향을 끼쳤을 거예요. 정규 시즌이 개막된 이후를 지켜봐야죠. 이 관계자는 심지어 우려 섞인 목소리를 냈다. 사전 조사를 해보니 수원은 유동인구가 많아 평일 관중 유치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결과가 나왔어요. 또 신생구단이다 보니 팬층이 얇아 원정 구단에 많이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요. 올 시즌 목표 관중이 60만인데 결코 만만한 숫자가 아니에요. 실제로 케이티 위즈 파크는 정규 시즌이 시작된 이후 5월 중순까지 단 한 번도 만원 관중을 기록하지 못했다. 타 구단이 적어도 한 번씩은 만원을 찍은 것과 대조적이었다. 개막 11연패로 시즌을 시작하는 등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하는 경기력이 팬들로부터 외면을 샀다. 모기업의 지원마저 원할치 못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시선은 더욱 싸늘해져 갔다. 5월 23일 한화전에서 창단 후 처음으로 만원 관중을 기록했지만, 이 조차도 한화의 인기 덕이라는 비아냥을 들어야 했다. 악조건 속에서도 kt는 새로운 도전을 이어갔다. 과감한 승부수를 던지며 팀 전력 보강에 나섰고, 선수단 스스로 설령 패하더라도 패배주의에는 빠지지 않겠다는 굳은 결의를 보였다. 마케팅 측면에서도 노력을 이어갔다. 특히, 지역 사회와의 교류 확대를 위해 야구장 내 매점을 수원 연고 사업자에게 우선 지정해주는 한편, 수원시의 각종 업체와 제휴 및 이벤트를 진행했다. 또한, 거대 통신 기업의 이미지에 걸맞게 사물인터넷(IoTInternet of things)을 활용해 팬들의 편의성을 높였다. 티켓 예매부터 발권까지, 또 구장 내 입점한 물품을 예약구매할 수 있는 모바일 어플레케이션 위잽(Wizzap)이 이 기술의 결정체다. 모기업도 이 같은 노력에 응답하기 시작했다. 새로운 외국인 선수 영입에 지갑을 열였고, 사내 서포터즈 빅또리더스를 결성해 선수단을 응원격려하는 것은 물론 매 경기 수훈선수를 선정해 상금을 전달했다. 선수단, 프런트, 모기업의 삼위일체는 팬들을 경기장으로 다시 불러모았다. 6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로 한때 어려움을 겪었음에도 kt는 25일 현재까지 누적관중 52만1천91명을 기록했다. KBO리그 10개 구단 가운데 6위에 해당하는 기록으로, 올 시즌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한화의 누적관중(50만6천553명)을 넘어선 수치다. 현 추세라면 올 시즌 목표로 했던 60만 관중 돌파도 유력하다. 또한 9구단 NC 다이노스가 2013년 세운 창단구단 한 시즌 최다관중(52만8천739명)도 가볍게 뛰어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프로는 팬이 있어 존재한다. 케이티 위즈 파크 내 선수 체력단련실에는 이 같은 문구가 새겨져 있다. 이 문구처럼 올 시즌 막내구단 kt는 팬들을 위한 행보를 걸어왔다. 조범현 kt 감독은 지금도 경기 후 인터뷰에서 이 말을 빼놓지 않는다. 끝까지 응원과 성원을 보내주신 팬들께 감사드린다고. 조성필기자
kt wiz가 KBO 신인 2차 지명회의에서 인천 제물포고 시절 거포 유망주로 꼽혔던 LA 다저스 마이너리그 출신 오른손 거포 남태혁(24)을 선택했다. kt는 24일 서울 더케이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16 KBO 신인 2차 지명회의에서 전체 1순위로 남태혁을 호명했다. 해외 프로야구를 경험한 선수가 전체 1순위로 2차 지명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남태혁은 제물포고 3학년이던 2009년 LA 다저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했다. 거포 유망주로 꼽히며 미국 스카우트 눈에 들었지만, 메이저리그 무대는 밟지 못한 채 방출당했다. 미국 마이너리그 루키리그에서 4시즌 동안 111경기에 나와 타율 0.241, 9홈런, 52타점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KBO 신인지명회의를 거치지 않고 해외에 진출한 선수가 감당해야 하는 2년 유예 기간 동안 군 복무를 마친 남태혁은 공백기가 길어 상위 지명 가능성이 낮았지만, kt는 과감하게 전체 1순위로 그를 낙점했다. 또 SK 와이번스는 서울고 내야수 임석진(18)을 1라운드에서 지명했다. 임석진은 고교 3루수 가운데 가장 좋은 평가를 받는 자원으로 올 시즌 10경기에 나와 타율 0.345, 2홈런, 14타점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대통령배 고교야구대회에서 서울고를 우승으로 이끌며 최우수선수(MVP), 최다타점상(14개)과 최다홈런상(3개) 등 3관왕에 오르기도 했다. 지역 연고와 관계없이 실시하는 이번 2차 지명회의에는 고교와 대학 졸업 예정자, 해외에서 복귀한 선수 등 총 884명이 지원했다. 홀수 라운드는 신생팀 kt와 전년도 성적의 역순(kt-한화-KIA-롯데-두산-SK-LG-NC-넥센-삼성), 짝수 라운드는 전년도 성적 순(홀수 역순)으로 각 구단이 1명씩 지명하는 방식으로 총 10라운드까지 진행됐다. 조성필기자
박거포 박경수(31ㆍkt wiz)가 올 시즌 세 번째 멀티(2개 이상) 홈런을 때렸다. 박경수는 23일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에서 벌어진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홈 경기에서 홈런 두 방을 쏴 올렸다. 이날 5번 타자 겸 2루수로 선발 출장한 박경수는 1회말 2사 1,3루에서 두산 선발 이재우를 상대로 선제 3점(시즌 18호) 홈런을 터뜨렸다. 이어 4대1로 앞선 5회말 2사 1루에선 두산 두 번째 투수 이현호의 직구를 밀어쳐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비거리 110m의 투런 아치(19호)를 그렸다. 박경수가 한 경기 두 개 이상 홈런을 쏴 올린 건 지난달 10일 수원 삼성전과 9일 문학 SK전에 이어 올 시즌 세 번째다. 2003년 계약금 4억3000만원을 받고 LG 트윈스에 입단한 박경수는 특급 유격수로 기대를 모았으나, 10년 넘게 유망주에 머물렀다. 올 시즌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kt로 이적해 주전 2루수가 된 박경수는 뒤늦게 기량을 꽃피우고 있다. 데뷔 13년 만에 처음으로 올 시즌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한 그는 이날 시즌 18ㆍ19호 대포를 쏘아 올리며 자신의 커리어 하이 기록을 경신했다. 홈런 2개 포함 4타수 2안타 5타점 2득점을 기록한 박경수는 시즌 타율을 0.291까지 끌어올리며 데뷔 후 최초 3할을 넘보고 있다. 하지만, kt가 역전패를 당하면서 박경수의 활약은 빛이 바랬다. kt는 1대6으로 앞선 7회초 두산에 타자일순 당하며 대거 8점을 헌납해 7대9로 역전패했다. 최근 3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3.50으로 부진한 김재윤이 2대6으로 쫓긴 1사 1,3루 상황에서 두산 최주환에게 쓰리런을 맞아 추격을 허용했다. 김재윤에 이어 장시환이 구원 등판했지만, 2사 만루 위기를 넘기지 못하고 민병헌에게 싹쓸이 3타점 적시타를 얻어맞아 6대8 역전을 허락했다. 이후 김현수에게 적시타를 맞아 1점을 더 내준 kt는 7회말 1사 1,2루에서 김상현이 중전 적시타를 때려 1점을 보탰으나, 더 이상 추가 득점하지 못하고 패배를 안았다. 인천에서는 SK 와이번스가 NC 다이노스에 1대5로 패했다. 1회말 박정권이 적시타를 때려 1대0으로 앞서 갔지만, 이후 타선이 침묵에 빠져 역전패를 당했다. 선발 크리스 세든은 6이닝 4피안타 3실점(2자책)으로 호투했지만, 승수를 쌓는 데에는 실패했다. 조성필기자
제2의 누구라 불리기보단 제1의 김민혁이 되고 싶습니다. kt wiz 외야수 김민혁(20)의 포부는 당찼다. 얼굴에는 자신감이 묻어나고 있었다. 김민혁은 올 시즌 초반 1군 진입을 목표로 했다. 센스 있는 주루 플레이가 강점으로 꼽혔지만, 상대적으로 타격과 수비가 불안했다. 자연스레 이대형과 김사연, 김동명 등과의 경쟁에서 밀렸다. 시즌 출발선은 1군이었지만, 언제 2군으로 내려갈 지 모르는 처지였다. 하지만 4월부터 꾸준히 기회가 찾아왔다. 스타팅과 대타를 오가며 45월 두 달동안 타율 0.282를 유지했다. 간혹 수비에서 실책을 범하면서 질타를 받았으나, 경험을 쌓는데 주안점을 뒀다. 6월 한 때 하준호, 김사연 등에게 밀리면서 퓨처스리그(2군) 경기에 주로 나서야 했지만, 이후 다시 1군의 부름을 받아 꾸준한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김민혁은 23일 현재 66경기에서 타율 0.279, 타점 9개, 출루율 0.350를 기록하고 있다. 두산전을 앞두고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에서 만난 김민혁은 1군에 남아있다는 사실 자체로 만족스럽다면서도 아직 잘하려면 한참 멀었다고 말했다. 센스가 있다는 조범현 kt 감독의 칭찬에도 김민혁은 팀에 도움이 되는 플레이를 하고자 노력했을 뿐이라며 겸손함을 잃지 않았다. 김민혁은 타격과 수비가 약하다 보니 6,7회가 되면 교체되기 일쑤라며 약점을 보완해 더 나은 선수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이어 롤모델을 묻는 질문에는 딱히 없다며 제1의 김민혁으로 불리고 싶다. kt 외야수하면 김민혁을 떠올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조성필기자
달궈진 kt wiz의 불망방이의 기세가 무섭다. kt는 20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벌어진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원정 경기에서 장단 14안타를 몰아쳐 한화 이글스를 8대3으로 눌렀다. 이날 승리로 4연승을 내달린 kt는 시즌 38승(72패)째를 기록하면서 승률을 올 시즌 최고인 0.345까지 끌어올렸다. 앞선 넥센 히어로즈와 2연전에서 도합 31안타, 26득점을 기록하면서 상승세를 타던 kt 타선은 이날도 한화 마운드를 맹폭했다. 외국인 타자 앤디 마르테가 선봉에 섯다. 마르테는 2대0으로 앞선 2회초 2사 2루에서 좌전 적시 2루타를 때려 이날 결승타점을 뽑았다. 5회와 8회에도 적시타를 터뜨린 마르테는 5타수 3안타 3타점을 기록했다. 이대형도 5타수 3안타 2득점으로 중심 타선에 밥상을 차려주는 테이블 세터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마운드에서는 선발로 나선 크리스 옥스프링이 5이닝을 2실점으로 막고 시즌 8승(9패)째를 챙겼다. 안타 4개와 볼넷 2개를 허용했지만, 너클볼을 앞세워 실점을 최소화했다. 2실점은 홈런으로 내줬다. 2회와 3회 각각 한화 제이크 폭스와 김경언에게 솔로포를 얻어맞았다. 옥스프링은 4대2로 앞선 6회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옥스프링에 이어 등판한 조무근은 2이닝을 삼진 5개를 솎아 무실점으로 틀어막고 승리의 연결고리 역할을 했다. 198cm의 큰 키에서 뿜어져 나오는 타점 높은 슬라이더 앞에 한화 타선은 연신 방망이를 헛돌렷다. 6회 김태균과 폭스를 연속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운 건 이날 투구의 백미였다. 지난 5일 휴식 차원에서 말소됐다가 15일 콜업된 장시환은 8회 마운드에 올라 1.2이닝 1볼넷 무실점으로 호투, 복귀 후 첫 등판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한화는 투타의 부진 속에 올 시즌 최다인 7연패 수렁에 빠졌다. 리드오프 이용규가 부상에서 돌아와 2타수 1안타를 쳐냈지만, 팀 분위기를 되살리는 데에는 역부족이었다. 선발 송창식은 5이닝 동안 7개 안타와 3개 볼넷을 내주고 4실점, 패전을 떠안았다. 시즌 53승56패를 기록한 한화는 이날 우천으로 경기를 치르지 못한 5위 KIA 타이거즈(54승53패)와의 격차를 줄이지 못했다. 조성필기자
재활이 길었다. 팬들에게서 잊히는 듯 했다. 유일한 대학생으로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영광을 뒤로하고 자신과의 싸움을 이어갔다. 재활을 마치고 다시 마운드에 섰다. 그리고는 힘찬 부활투를 펼치고 있다. kt wiz 우완 홍성무(22)의 이야기다. 2015년 6월 27일 대구구장. 삼성 라이온즈에 1대5로 뒤지던 7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홍성무가 마운드에 올랐다. 프로 데뷔전이었다.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삼성 박해민을 상대로 던진 초구는 어이없는 곳으로 날아들었다. 이내 긴장이 풀렸다. 후속 이지영을 2루 땅볼로 잡아내며 이닝을 마쳤다. 늦은 데뷔전이었다. 지난해 11월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고 7개월간 재활했다. 1군 진입만을 생각했다. 절실함은 그를 노력형 선수로 탈바꿈시켰다. 그러나 구위가 좀처럼 올라오지 않았다. 지방을 털어내고 근육을 붙여갔다. 115㎏에 이르던 몸무게는 93㎏까지 줄였다. 공에 힘이 붙기 시작했다. 홍성무는 재활 기간이 너무 길고, 힘들었다고 했다. 1군 무대의 벽은 생각보다 높았다. 공이 살짝이라도 손에서 빠지는 경우엔 장타로 이어졌다. 지난 5일 수원 삼성전에서는 최형우에게 던진 슬라이더가 가운데로 몰리면서 쓰리런 홈런을 맞았다. 프로에서 처음 맞은 홈런이었다. 더욱이 가장 자신 있어 하던 슬라이더였다. 팀 동료 장시환(28)이 도움을 줬다. 불펜 요원으로 긴 이닝을 소화하지 않는 만큼 주무기인 직구와 슬라이더만 던져라. 타자들이 쉽게 공략하지 못했다. 이후 등판한 4경기에서 타자 18명을 상대로 단 1안타만을 허용했다. 6점대까지 치솟았던 평균자책점은 20일 현재 2.79까지 낮아졌다. 홍성무는 올해는 지금처럼 한두 이닝씩 나가면서 다음 시즌을 위한 경험을 쌓고 싶다고 말했다. 또 나아가 (오)승환이형, (김)광현이형과 같이 한국을 대표하는 투수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조성필기자
'기록의 사나이' 장성호(38케이티 위즈)가 역대 2번째로 2천100안타의 위업을 쌓았다. 장성호는 19일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에서 계속된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넥센 히어로즈와의 홈 경기에서 4-9로 뒤진 9회말 배병옥의 타석 때 대타로 나와 넥센의 세 번째 투수 한현희를 상대로 깨끗한 중전 안타를 뽑아냈다. 1996년에 프로에 데뷔해 올해로 20번째 시즌을 맞은 장성호는 이로써 총 2천64경기 7천84타수 만에 2천100안타를 때려냈다. KBO 역대 두 번째 대기록이다. 첫 번째 기록은 양준혁 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이 2008년 4월 3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달성했다. 해태 타이거즈 소속이던 1996년 4월 13일 광주 무등경기장에서 쌍방울 레이더스를 상대로 프로 데뷔 첫 안타를 쳐낸 장성호는 1997년 8월 28일 잠실 OB 베어스전에서 100안타, KIA 타이거즈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2003년 8월 16일에는 문학구장에서 SK 와이번스를 맞아 1천 안타를 기록했다. 정교한 콘택트 능력으로 '스나이퍼'라는 영예로운 별명까지 얻은 장성호는 역대 최연소(29세 7개월) 1천500안타 기록과 역시 최연소(34세 11개월) 2천 안타 기록을 작성했다. 2007년 5월 18일 잠실구장에서 두산 베어스를 상대로 1천500안타를 쳐낸 장성호는 한화 이글스로 둥지를 옮긴 2012년 9월 18일 포항구장에서 삼성을 상대로 2천 안타 고지를 밟았다. 이날 경기 전까지 역대 2번째 2천100안타에 안타 1개만을 남겨뒀던 장성호는 9회말 대타로 등장해 극적으로 마지막 단추를 채우고 37세 10개월 만에 역사적인 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케이티는 장성호의 2천100안타를 신호탄으로 9회말에만 6점을 뽑아내고 10-9의 대역전승을 거뒀다. 장성호의 안타에 이어 오정복의 볼넷으로 무사 1, 2루의 기회를 이어간 케이티는 앤디 마르테가 3루수 실책을 얻어내면서 1점을 만회했다. 이어 김상현의 3점 홈런까지 터지면서 점수 차는 1점 차까지 좁혀졌다. 후속타자 모상기와 김영환이 연속안타를 때려내 1사 1,2루 기회를 만들었고, 심우준이 2루타를 때려내면서 9-9로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어 장성호가 몸에 맞는 공으로 나가면서 2사 만루가 됐고, 오정복이 끝내기 밀어내기 볼넷을 얻어내면서 이날 경기는 케이티의 승리로 돌아갔다. 넥센은 필승조의 두 축인 한현희와 손승락이 각각 ⅓이닝 3실점(2자책점), ⅓이닝 3실점하고 무너지며 케이티와의 2연전을 모두 내줘 2위 싸움에서 큰 타격을 받게 됐다. 장성호는 경기 후 "2천100안타라는 기록을 달성한 것도 기쁘지만, 팀이 극적인 승리를 거둔 것에 더 큰 기쁨을 느낀다"며 "앞으로 개인 기록보다 팀이 승리할 수 있는 플레이를 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