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현규 수원예총 회장이 27일 대한민국예술인센터에서 열린 ‘제38회 대한민국예술문화대상’에서 경기도 대표 수상자로 선정됐다. (사)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이하 한국예총)는 지난 1987년부터 매년 예술문화 발전과 국민들의 문화 향유권 확대에 기여한 예술인들의 공적을 평가해 시상하고 있다. 이날 지역부문에서 경기연합회를 대표해 대상을 받은 오 회장은 난파기념사업회 이사장으로서 난파음악제를 56회까지 운영했으며, 경기도음악협회 회장으로 전국 200여개 청소년교향악단이 참여한 ‘대한민국청소년교향악축전’을 10년간 주최, 청소년교향악 축전의 전통에 기여했다. 또한 지난해 10월 19일 두 시간여 동안 연주된 ‘베르디 레퀴엠’을 성공적으로 이끈 전문 지휘자이자, 18대 수원예총 회장으로 역임하며 수원특례시 문화예술계의 활성화를 선도하고 있는 공로가 인정됐다.
A씨는 평소 사이가 좋지 않던 B씨의 주점 영업을 방해할 목적으로 지난 1월6일 오후 11시경, B씨가 운영하는 주점의 비상 출입문을 통해 내부로 침입했다. 이후 A씨는 매장 카운터에 설치된 포스기를 발견하고 이를 열어 그 안에 들어있던 현금 190만원을 훔쳐 달아났다. A씨는 야간주거침입절도죄로 기소돼 재판을 받게 됐지만 “주점에 침입할 당시 포스기의 존재를 몰랐고 돈을 훔칠 의도가 없었다”며 억울함을 주장했다. 이때 법원은 A씨에게 야간주거침입절도죄를 적용해 처벌할 수 있을까. 야간주거침입절도죄는 주거침입죄와 절도죄가 결합한 범죄이다. 결합범이란 각각 독립된 범죄로 성립할 수 있는 행위들이 결합해 하나의 범죄를 구성하는 경우를 의미한다. 예를 들어 폭행 또는 협박을 가한 후 타인의 금품을 절취한 경우, 폭행죄와 절도죄가 따로 성립하는 것이 아니라, 강도죄가 성립한다. 이와 마찬가지로 야간주거침입절도죄는 야간에 타인의 주거 등에 침입해 재물을 절취함으로써 성립하는 범죄다. 따라서 야간에 타인의 재물을 절취할 목적으로 주거에 침입해야 성립하며, 주거침입 단계에서 이미 야간주거침입절도죄의 실행에 착수한 것으로 평가된다(대법원 1999년 7월13일 선고 99도1229 판결 참조). 언뜻 보면 A씨처럼 야간에 주거침입과 절도죄를 모두 범한 경우 야간주거침입절도죄가 성립한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야간주거침입절도죄는 주거침입죄와 절도죄의 결합범으로, 시간상으로 주거침입이 먼저 발생하기 때문에, 주거침입 시점에 이미 절도의 고의가 있어야 한다. 따라서 A씨가 주점에 침입할 당시 절도의 고의가 없었다면, 야간주거침입절도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대법원 2025년 1월9일 선고 2022도5573 판결 참조). 다만, A씨는 독립된 2개의 범죄, 즉, 주거침입죄와 절도죄의 경합범(이는 ‘결합범’과 다른 개념)으로 처벌될 가능성이 있다. 한편, 모든 주거침입을 수반한 결합범에서 주거침입 시점에 고의가 있을 것이 반드시 요구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주거침입강제추행죄 및 주거침입강간죄의 경우, 대법원은 “가해자가 주거침입 당시 성폭력 범죄를 저지를 의도가 없었다 하더라도, 이후 피해자를 간음하거나 강제추행한 경우에는 주거침입 성폭력범죄가 성립한다.”고 판시했다(대법원 2006년 9월14일 선고 2006도2824 판결 참조). 이처럼 동일한 결합범이라 하더라도 적용 방식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재즈는 끊임없이 변화하고 진화하는 음악입니다. ‘나의 첫 재즈 수업’이 당신을 재즈의 새로운 세계로 이끌겠습니다.” 재즈 보컬리스트 김유경 작가가 ‘나의 첫 재즈 수업’이라는 책을 통해 두렵고 복잡하다고 생각했던 재즈의 세계로 독자들을 친절히 안내한다. 26일 김 작가에 따르면 오는 3월11일 재즈의 탄생부터 재즈의 다양한 스타일, 역사적인 재즈 가수들, 현대적인 해석까지 전 과정을 소개하는 ‘나의 첫 재즈 수업’을 출간한다. 김 작가가 재즈를 통해 나를 성찰하고 단단히 성장해갔듯이 독자들에게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황홀한 재즈의 세계를 선보인다. 총 8개의 챕터로 구성한 이 책은 재즈 역사의 탄생부터 오늘날의 재즈를 보여준다. 재즈의 탄생 과정부터 재즈의 선구자들, 재즈의 다양한 스타일을 이해하기 쉽게 정리했다. 또 재즈가 싹을 틔우고 재즈가 변화해 위대한 재즈 가수들이 쏟아지는 시기를 소개하며 마침내 재즈가 꽃을 피우는 흐름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특히 재즈가 세계 곳곳에서 울려퍼지고 우리의 일상 깊숙이 자리잡는 과정을 이야기한다. 김 작가는 “재즈의 매력은 예측할 수 없는 변화 속에서 살아 숨쉬는 자유로움”이라며 “나의 첫 재즈 수업이 당신이 재즈의 세계로 들어가는 첫걸음을 함께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재즈의 역사를 살펴보고 나의 삶을 되돌아보며 진정한 ‘나’를 깨달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 작가는 재즈와 글, 교육을 넘나드는 다재다능한 아티스트로 재즈씬에서 활발한 연주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2023년 ‘메타버스 : 혁신의 안식처’를 출간하며 작가로서의 입지를 다졌으며 음악과 교육 분야에서도 꾸준히 활동하고 있다.
무형유산은 손에 잡히지 않는 비물질적이고 ‘옛 것’으로 인식된다. 국제 무형유산 연구 사례를 통해 무형유산은 과거에 고정된 것이 아니라 현재로 이어지며 끊임없이 변화하고 발전하는 것이라고 하는 책이 출간됐다. 국립민속박물관(관장 장상훈)은 무형유산에 대한 고정관념에 도전하며 새로운 시선을 제시하는 두 권의 책을 발간했다. 무형유산 관련 해외 연구자를 대상으로 2023년 진행한 공모에서 선정된 원고를 엮어낸 책은 “무형 유산을 계속 살아있게 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무형유산을 현대 창작 작업의 영감으로 삼는 것”이라고 말한다. 첫 번째, 캐나다 이민자인 아그니에슈카 파우워프스키-메인빌(Agnieszka Pawłowska-Mainville)이 쓴 ‘살아있는 유산의 문화경관: 캐나다·폴란드의 무형유산과 언어 가치에 대한 인류학적 접근’은 캐나다 이민자인 저자가 캐나다와 모국인 폴란드 자연 경관에 내재한 무형유산의 의미와 가치를 조명했다. 캐나다 매니토바주와 온타리오주에 걸쳐 있는 광대한 자연 보호구역 ‘ 피마치오윈 아키’. 이곳엔 보레알 숲 등 자연유산 뿐 아니라, 아니시나베 원주민의 생활 방식과 신념 체계를 보여 주는 다양한 유·무형의 문화유산이 있어 2018년 최초의 복합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이전까지 유형과 무형, 자연과 문화를 이분법적으로 구분해 온 유네스코의 관행을 변화시킨 최초의 사례로 주목된다. 두 번째, 지트카 치르클로바·바츨라프 리슈카(Jitka Cirklová and Václav Liška)의 ‘시간을 잇는 전통, 빛나는 체코의 무형유산’은 체코의 무형유산이 현대 디자인, 사회운동, 디지털 기술과 만나면서 어떻게 전승되고 변화·발전하는지 연구했다. 유네스코는 2003년 무형유산보호협약에서 무형유산을 ‘세대를 거쳐 전승되고, 시간에 따라 진화하며, 공동체에 정체성과 연속성을 부여한다’고 정의한다. 저자는 체코의 무형유산이 단순히 과거를 기념하는데 그치지 않고 현대 체코 사회의 살아 있는 일부로 자리하며, 각 세대에 의해 끊임없이 재구성되고 재해석된다고 말한다. 중국에서 개발해 18세기 유럽으로 전파된 전통 직물 염색법인 블루프린트 기술이 2018년 체코 등 5개 유럽 국가가 공동 신청해 세계무형유산으로 지정된 사례, 2011년 체코의 게임 회사 워호스 스튜디오(Warhorse Studios)가 개발한 RPG 게임 ‘킹덤 컴: 딜리버런스(Kingdom Come: Deliverance)’의 사례가 등장한다. 게임 플레이어들은 체코 포사자비(Posázaví) 지역의 경관과 마을을 탐색하며 전통 펜싱 기술을 체험하게 되는데, 여기에 등장하는 펜싱 동작과 무기 등은 전통 검술 전문가와의 협업으로 섬세하게 고증됐다. 저자는 게임과 같은 새로운 방식으로 역사와 전통이 젊은 세대에게 효과적으로 전파될 수 있으며, 게임 속 도시에 대한 관광을 증가시켜 경제 발전에도 기여한다고 말한다. 두 권의 책은 국립민속박물관 누리집에서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다.
Q. 초등학교 고학년 자녀를 둔 엄마입니다. 유치원 때 장난꾸러기라는 말을 자주 듣곤 했는데 초등학교 입학 후부터 아이가 산만하다는 말을 종종 들었습니다. 친구들과 가끔 갈등이 있는 건 알고 있었는데 최근 학교에서 자주 전화를 받으니 저도 스트레스가 심해 가슴이 두근거리고 아이에게 화를 내게 됩니다. 하교하면 친구들과 싸우지 않았는지 먼저 확인하게 되고 아이 행동을 지적하며 자꾸 혼내는데 아이 친구 관계를 어떻게 도와주면 좋을까요. A. 자녀와 관련해 자주 부정적인 말을 들으면 걱정이 되면서 어머님 마음도 불안할 것 같습니다. 고학년이라고 하면 좀 더 의젓하게 행동하고 학교생활도 잘하기를 기대하는 마음이 생기지요. 이때 아이 행동이 산만해 보이고 또래 아이들과 갈등이 생기면 지금 이를 바로잡아줘야겠다는 생각에 행동을 자세히 살펴보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잘못됐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더 눈에 들어와 지적하게 되고 말이 부드럽게 나오지 않으면서 자녀와 갈등을 겪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자녀를 잘 키워야겠다, 바르게 가르쳐야겠다는 생각이 강한 부모일수록 더 단호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자녀가 어떤 맥락에서 친구들과 갈등이 생기고 싸우게 되는지 상황을 구체적으로 탐색하면 좋겠습니다. 자녀가 충동 조절이 잘 안 되는지, 외부 자극에 대해 정서 조절이 잘 되지 않아 과하게 반응하는지 등 요인에 따라 자녀를 도와줘야 하는 부분이 달라질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러한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자녀를 혼내기보다 편안한 상태에서 대화하면 좋겠습니다. 그러기 위해 꼭 필요한 게 자녀가 하교하기 전에 우선 부모님이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고 평정심을 유지하길 바랍니다. 마음이 태풍 속에 있어 그 격렬한 마음이 자녀를 휘두르는 게 아니라 자녀를 걱정하는 마음이 자녀를 호기심 있게 대할 수 있도록 부모님이 먼저 마음을 진정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아이들이 부모와의 상호작용뿐 아니라 학교생활 특히 또래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자신에 대한 정체감을 형성하게 되는데 부정적인 피드백을 자주 받게 되면 위축되고 자존감이 낮아집니다. 자녀의 학교생활 및 또래 관계 상황을 구체적으로 확인해 보고 자녀가 즐겁게 학교생활을 하게 되기를 바랍니다. 류미숙 수원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 상담사
고등동의 은행나무 집 앞에서 레슨받는 딸을 기다렸다. 정원은 고요하고 피아노 소리만 담을 넘어왔다. 차 안에서 시간을 축내고 있을 즈음 대문 밖으로 중년의 남자가 슬리퍼를 끌고 나왔다. 건너편 구멍가게로 들어가는 모습을 시선이 따라갔다가 다시 나왔다. 까만 비닐봉지를 낀 그의 손엔 막걸리 한 병이 꼭지를 내밀고 있었다. 어느 해 가을, 우리는 그의 내외와 교외의 한 갈빗집에서 식사하게 됐다. 내용 없는 자리여서 불편도 했지만 남자는 고기를 태우면 몸에 좋지 않다며 신경 써서 고기를 구웠다. 요즘은 어딜 다녀왔냐고 형식적으로 물었다. 나는 의욕 없이 근교에 다녀왔다고 포스터모더니즘적으로 대답했다. 세월이 흘렀다. 신문에 옛 그림 읽기의 즐거움이 출판사 광고로 자주 올랐고 책은 베스트셀러가 됐다. 후소 오주석 선생, 바로 그였다. 가곡 명태를 부르며 막걸리 한잔 축일 줄 아는 시대를 빛낸 미술사학자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작스러운 부고 소식을 들었다. 후소 선생이 요절한 것이다. 남창동 99칸 양성관 저택은 민속촌으로 옮겨가고 1977년 예술의전당을 설계한 김석철 건축가가 이 집을 신축했다. 그의 아내 김은혜 선생이 명주실같이 섬세하게 수원시립합창단의 피아노 반주를 하고 있을 무렵이다. 이 공간에 마련된 2층 후소의 방은 그의 서재를 수원시가 고스란히 옮겨 놓았다. 연구와 집필에 몰두한 그의 시선이 머문 자리에 다시 세월이 먼지처럼 쌓여 간다. 아는가. 땀과 눈물의 효모 같은 고뇌의 책 냄새를.
두 명의 색채 대가의 작품을 한 공간에서 감상하며 색채 예술에 관한 독창적이고 깊이 있는 세계를 느낄 수 있는 전시가 열렸다. 다음 달 4일까지 광주시에 위치한 갤러리 아트리에 본사에서는 스페인의 추상미술 거장 카밀 지랄트(Camil Giralt)와 독일 출신의 세계적 스타작가 피터 론스도프(Peter Ronsdorf)의 첫 아시아 개인전을 만날 수 있다. ■ 카밀 지랄트, 감각의 탐색 카밀 지랄트는 스페인 바르셀로나 출신의 추상 미술화가로 캔버스 위에 한 겹씩 색을 덧입히는 독창적인 기법으로 유명하다. 그의 작품은 깊이 있는 색의 층과 질감, 빛의 변화가 한데 어우러져 강렬한 시각적 경험을 선사한다. 단순한 색채 표현에서 나아가 색의 물리적 특성과 감정적 깊이를 탐구하는 작품 세계는 추상적이지만 철학적인 메시지를 던진다. 갤러리 2층에선 유럽과 미주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카밀 지랄트의 회화 작품 40여 점을 만날 수 있다. 클래식 음악과 피아노, 통신공학을 전공한 그의 독특한 이력은 ‘내면의 균형’이란 주제로 그를 탐구하게 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고요함, 침묵, 사람과의 거리와 같은 그의 ‘내면의 균형’이 형태, 공간, 색상의 균형으로 어떻게 드러나는지 감상할 수 있다. ■ 피터 론스도프, 젊은 색채 갤러리 1층에선 SNS를 뜨겁게 달군 피터 론스도프의 회화 작품 40여 점을 만날 수 있다. 독일 베를린 출신의 피터 론스도프는 그라데이션 기법을 활용한 색채 작업으로 해외 미술계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색이 자연스럽게 변하는 과정을 감각적으로 표현하는 그의 작품은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감성적으로도 깊은 울림이 특징. 특히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젊은 세대와 소통하며 빠르게 성장한 그의 예술 세계가 이번 전시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그의 작품은 생동감 넘치는 색상 구성을 중심으로 강렬함과 부드러운 색조 사이의 균형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종종 대비와 조화를 조작하며 아크릴과 물을 결합해 특유의 흐르는 질감을 만들어낸다. 작품의 구성은 직관적이면서도 의도적이다. 관람객은 색조 필드와 명암 층의 의도적인 배치가 전하는 시각적 효과를 차분히 느낄 수 있다. 갤러리 아트리에는 20여 년간 경기도를 기반으로 국내외 작가 전시를 펼쳐온 갤러리로 광주시의 본사와 성남시 분당, 파주시 헤이리 등에 소재해 있다. 관람료는 무료다. 윤정한 갤러리 아트리에 대표는 “최근의 미니멀하고 색채 중심의 경향을 반영하려 했다”며 “색에 대한 표현을 제대로 할 수 있는 두 작가인 만큼 색채에서 오는 감동을 향유하고, 그대로 느끼며 편하게 감상하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경기아트센터 경기도극단이 따뜻한 소재로 감동을 나눴던 두 편의 창작극을 한 무대에서 선보인다. 경기도극단은 다음달 20일부터 23일까지 경기아트센터 소극장에서 2023년 ‘제3회 창작희곡공모’를 통해 선정된 대상작 ‘부인의 시대’와 우수상을 받은 ‘우체국에 김영희씨’를 ‘2025년 창작희곡의 발견’이라는 제목으로 무대에 올린다. 경기도극단의 올해 첫 기획공연이다. 앞서 경기도극단은 지난 2020년부터 극작가의 창작 여건을 마련하고 연극장르를 활성화하기 위해 ‘창작희곡공모’를 하고 있다. 지난 1, 2회 공모에서는 대상을 수상한 한 편의 작품을 관객에게 선보여 왔는데 도민의 문화 향유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3회 공모부터는 우수상을 함께 수여했다. 이번 공연은 경기도극단이 처음으로 공모 당선작 두 편을 한 무대에 올린다. 1부 공연에서는 이미경 작가의 ‘부인의 시대’가 관객들을 만난다. 작품의 제목인 ‘부인’이라는 중의적 의미를 가지고 어느 피부관리실에서 일하는 ‘부인’에 해당하는 네 여자의 이야기를 다룬다. 네 여자 모두 ‘부인’하고 싶은 비밀이 서로에 의해 발가벗겨지는 이야기로, 네 여자 모두 이 세상에서 부인되는 현시대의 사회적 문제를 간결하면서 유쾌한 상상으로 전한다. 이어지는 2부 공연은 박강록 작가의 ‘우체국에 김영희씨’다. 잊고 지낸 일상의 소소함을 MZ세대 ‘김영희’라는 인물을 통해 극의 재미를 높여준다. 미소, 인사, 돈, 물건 등 많은 것들에 다양하게 ‘주고 받는다’는 행위의 상징 공간으로 우체국을 설정해 기묘한 소문이 도는 지역 우체국을 배경으로 사연과 마음이 오가는 순간을 담아낸다. 두 작품은 무대 구현성, 작품의 발전가능성 뿐 아니라 일상에서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소재로 삶의 이야기를 담아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번 공연의 연출은 김광보 경기도극단 예술감독이 맡아 텍스트에 대한 철저한 분석으로 작품의 밀도감을 높일 예정이다. 경기도극단 관계자는 “총 29편의 공모 심사작 중 높은 경쟁률을 뚫고 당선된 작품들이다. 특히 박강록 작가는 신진 작가로, 한 무대에서 기성 작가와 신진작가의 작품을 차례로 보며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며 “공연을 통해 국내 창작 희곡에 대한 관심이 커지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한국건강관리협회 경기도지부(본부장 이정규, 이하 경기도지부)는 대한적십자사 경기혈액원과 함께 지난 20일 올해 첫 번째 ‘사랑 나눔 헌혈 캠페인’을 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번 캠페인은 급감한 혈액 공급에 도움이 되고자 경기도지부 직원들과 지역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이뤄졌다. 이정규 본부장은 “귀한 혈액과 따뜻한 마음을 나누어 주신 임직원 및 지역 주민분들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이번 캠페인으로 혈액이 필요한 분들께 작은 희망이 잘 전달되기를 바라며, 앞으로도 나눔 문화 확산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경기도지부는 지역 사회공헌 인정기관으로서 국민건강증진을 위해 인증심사(우수 검사실, 우수 내시경실 등)를 통한 질 높은 건강검진을 제공하고, 지역사회 기관과 연계한 건강강좌 및 건강캠페인, 정기적인 봉사활동을 실시하고 있다. 또한 복지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의료 소외계층 대상 무료 건강검진, 물품 후원 및 성금 기탁 등 다양한 사회공헌사업을 펼치고 있다.
벽면에 오디오 테이프를 펼쳐놓고 관객이 마그네틱 헤드로 직접 소리를 만들어 내게 한 백남준의 작품, ‘랜덤 액세스’. 당시 규범화된 개념과 형식을 탈피했던 백남준의 실험정신이 고스란히 담긴 작품으로 알려져있다. 정형화된 예술의 틀에 얽매이지 않고 ‘미디어아트’라는 미지의 영토를 개척해나갔던 백남준의 실험적인 예술 정신을 공유하는 젊은 예술가들이 한데 모였다. 백남준아트센터는 국내외 7개 팀의 젊은 예술가들이 참여해 동시대의 실험적인 시도를 보여주는 전시 ‘랜덤 액세스 프로젝트 4.0’을 선보이고 있다. 올해 백남준아트센터의 첫 전시로, 백남준아트센터가 동시대의 실험적인 젊은 작가들을 소개해 온 프로젝트의 네 번째 버전이다. 참여 작가들은 현대 문명의 이면과 잠재된 가치들을 드러내고, 우리가 규정해 놓은 사고방식과 관행에 의문을 제기한다. 일본 작가 얀투는 물류창고에서 사용되는 자동 운반 차량(AGV)을 활용해 인간과 기술의 관계를 넘어 예술과 글로벌 자본주의의 관계를 탐구한다. ‘진행 중인 설치’는 AGV가 전시 공간을 누비면서 다양한 오브제를 선택하고 운반하며 전시, 철거하는 과정을 반복하는 설치 작품이다. 인간의 고유한 영역으로 여겨졌던 ‘작품을 설치하는 행위’를 기계가 대신 하는 과정을 통해 인간과 기술의 관계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동시에 ‘예술품’과 ‘예술품이 아닌 것’이 혼재된 오브제를 옮기는 과정으로 기술적 판단의 허점을 드러내기도 했다. 김호남 작가는 ‘해저 광케이블을 위한 에코챔버 시스템’ 작품으로 전 세계 네트워크 시스템의 근간인 해저 광케이블에 주목했다. 첫 번째 TV 모니터는 백남준아트센터 전시실의 서버와 전 세계 9개 도시 서버간의 실시간 통신을 통해 데이터가 광속으로 오가는 소요시간을 도시별로 보여준다. 뒤이어 배치된 9개의 디스플레이는 지연시간만큼 서로 다르게 재생이 시작된다. 작품은 텔레비전의 가능성에 주목한 백남준을 떠올리게 하는 동시에 광케이블의 동작원리를 가시화해 기술로부터의 소외를 극복하려는 메시지를 전한다. 전시에선 인간과 자연, 기술과의 공존을 모색한 작품들도 만날 수 있다. 장한나 작가는 자연 속에서 돌처럼 변형된 플라스틱을 ‘뉴 락’으로 정의하고, 이들을 수집·관찰하면서 자연의 새로운 지층을 탐구한다. 작품 ‘신 생태계’는 자연과 인공물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면서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세계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을 유도한다. 정혜선·육성민 작가는 GPS 태그를 장착한 동물을 소재로 미래의 초연결적인 동물 생태계에 대한 탐구를 ‘필라코뮤니타스’ 작품으로 표현했다. 이와 함께 고요손 작가는 이 전시를 기획한 임채은 학예연구사의 신혼여행기를 담아 ‘임채은의 오로라 여정기’를 선보였다. 임 학예사가 촬영한 사진들과 결혼을 상징하는 면사포 등 오브제를 활용한 조각 작품으로, 예술 창작의 동반자를 작품의 일부로 끌어들여 조각의 경계를 넓혔다. 이 밖에 전시에선 현대 기술문명의 아이러니를 은유적으로 드러낸 한우리 작가의 ‘포털’, 미디어에 의해 지역의 역사와 정체성이 왜곡되는 현상을 포착한 태국 작가 사룻 수파수티벡의 ‘콰이강: 고인을 기리며 열린 추모식’ 등을 볼 수 있다. 임 학예연구사는 “전시를 통해 백남준의 예술정신을 공유할 뿐 아니라, 동시대 미술의 실험성과 창의성을 인큐베이팅하는 문화예술기관으로서 미래의 백남준을 발굴할 것”이라며 “보이지 않는 경계들을 부드럽게 허물어내고, 자유롭고 유연한 사고와 열린 마음을 일깨우게 하는 전시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시는 오는 6월29일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