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 클럽

한국의 여중생 2명중 1명은 인기 연예인 팬클럽에 가입했다고 한다. 팬클럽 회원들은 가수들의 앨범 판매순위는 물론 방송국 시청률까지 좌우한다. 이들 가운데 극성팬은 그림자처럼 연예인을 쫓아 다닌다. 밤늦도록 활동하는 소위 ‘스타’를 만나기 위해 집이나 숙소를 지키며 노숙도 예사로 한다. 스타를 쫓아 다니느라 학업도 포기하고 가출한 학생들도 적지 않다. 심지어 한 여고생은 좋아하는 스타에게 명품을 선물하기 위해 성매매까지 한 사건도 있을 정도다. 팬클럽 회원들은 자신들이 신(神)처럼 여기는 연예인이 조금이라도 상처를 받거나 나쁜 일이 생기면 견디지 못하고 집단행동을 한다. 라이벌 팬클럽에 비방글을 올리는 것은 흔한 일이 됐다. 공연장 등에서 함께 마주치면 수시로 욕설을 하거나 몸싸움이 벌어진다. 연예인 기사를 다루는 기자들이 조금이라도 불리한 기사를 쓰면 팬클럽 회원들은 협박메일과 전화를 한다. 면도칼을 동봉하거나 살의에 가득한 편지도 보낸다.팬클럽 회원들끼리 등치는 범죄도 발생한다. 전임 팬클럽 회장이 기념품과 공연티켓을 판매한다면서 팬클럽의 전임 회장이 회원들로부터 수백만원을 받아 가로챈 사례가 있다. 알고보면 팬클럽은 일부 대형 연예기획사와 방송국들이 부추기고 있는 셈이다. 각종 행사에 회원들을 박수부대로 동원하거나 인기순위를 올리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는 기획사, 방송사들이 팬클럽 문화를 왜곡시킨다. 물론 팬클럽이 다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대다수의 순수한 팬클럽들은 오히려 스타덤에 버금가는 팬덤을 형성, 건전한 대중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면서 자신들이 아끼는 스타의 이미지를 높여준다. 서태지 클럽의 경우 음반사전심의제 폐지, 방송사 가요 순위 프로그램 폐지 운동을 펼치고 있다. 또 싸이의 팬클럽 회원들은 싸이가 대마초 흡연으로 사회봉사 활동을 할 때 서울역 광장에 빗자루를 들고 나와 청소를 했다. 팬클럽 회원들은 아직 미성숙한 청소년들이 대부분이다. 올바로 지도하면 바른 대중문화 정립은 물론 청소년문화의 질도 높아질 수 있다. 가정과 학교에서도 아이들이 어떤 팬클럽에 가입했는지 파악, 바른 팬활동을 하도록 도와줘야 한다. 무관심은 탈선으로 연결된다. 학교와 가정의 책임이 크다. /임병호 논설위원

자선 냄비

엊그제 4일 세모의 거리에 구세군의 ‘자선냄비’가 등장했다.전국 73개지역 204곳에 설치된 자선냄비는 크리스마스 전날까지 사랑의 은종을 울린다.자선냄비는 1891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젊은 구세군 여사관이 춥고 배고픈 난민들에게 따뜻한 스프를 끓여주면서 시작됐다. 그해 12월 가까운 항구에 한척의 난파선이 정박하면서 수백명의 난민이 생겼다. 당시 구세군이 구호활동을 했지만 금방 음식이 바닥나고 돈도 떨어졌다. 여사관은 솥에“이 사랑의 국솥을 끓게 합시다”라고 써붙이고 외쳤다. 이때부터 현재 109개국의 추운 거리에 국솥이 걸려 이웃사랑을 끓이고 있는 것이다. 자선냄비는 종교를 초월한다. 목탁을 치며 종일 모금을 한 스님이 자신의 모금함을 열어 모두 자선냄비에 넣기도 했다. 어느 해는 서울의 자선냄비 수십 곳에 고액수표 한장씩 들어 있는 흰 봉투가 있었다. 1928년 이후 일제말 몇년을 제외하고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세모의 거리에 나타난 자선냄비는 6·25땐 냄비에 직접 죽을 쑤어 피란민들과 전쟁고아들을 구제했다. 자선냄비의 첫 모금액은 848원67전이었다고 한다. 1984년엔 1억원을 넘겼고 2002년 올해 목표모금액은 20억원이다. 국민경제가 어려울수록 자선냄비의 모금액이 많아지는 것은 참 아름다운 얘기다. 2년간 몰아친 IMF 시절에도 자선냄비는 더 뜨겁게 끓었었다. 하기야 IMF 때 나라빚을 갚으려고 어른들은 집안 장롱 속에 보관했던 금붙이를 내놓고, 어린이들은 돼지저금통을 들고 나온 생각할수록 착한 국민이다. 구세군의 병사(성도)와 사관(목회자)들이 일년 중 가장 보람을 느끼는 때가 연말이라고 한다.올해는 3만여명의 봉사자들이 거리 모금 활동을 벌인다. 하루에 몇시간씩 추위속에서 종을 울려야 하지만 가난한 이웃에게 온정이 전해질 것을 생각하면 전혀 힘들지 않다고 한다. 국민·서울·우리은행 등 시중 9개 금융기관의 전국 지점에서 ‘월 2000원의 사랑’ 자동이체 캠페인을 벌이고 홈페이지(www.salvationarmy.or.kr)를 통해 온라인으로도 성금을 받는다. 자선냄비에 모아진 성금은 내년 1년동안 이웃돕기에 사용된다.구세군이 울리는 은종소리가 세상을 밝혀주고 있다. /임병호 논설위원

책의 죽음

우리나라 출판사들이 1년동안 펴내는 책이 무려 1억2천만권에 이른다. 그러나 6천만권 이상의 새책이 포장도 뜯지 않은 채 폐기되고 있다고 한다. 종이를 100%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나라의 현실에서 책 한권을 만드는데 필요한 종이와 잉크, 인쇄비 등 제반경비를 4천원씩으로 산정하면 연간 2천400억원의 재화가 낭비되는 셈이다. 파주시에 있는 도서전문물류회사 야적장에는 폐기될 예정인 소설책과 시집, 컴퓨터 관련서적 등 도서 수십만권이 쌓여 있다. 수십여일동안 야적된 관계로 검은 곰팡이가 군데군데 슬어 있기도 하지만 대부분이 당장 서점에 진열해 놓아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폐지공장으로 실려가는 책들 가운데는 이름이 꽤 알려진 출판사가 발간한 도서들이 수두룩하다. 정가가 1만9천원인 컴퓨터 관련서적 2천여권이 권당 50원에 폐지수집상에 넘겨진다. 시집은 권당 15원에 팔린다. 발간된 지 불과 1년 남짓한 새책도 판매가 부진하면 폐지재활용 공장으로 운반돼 잘게 부수어진 후 골판지 재료로 사용된다. 서점에 진열돼 있다 반품된 책도 있지만 폐기되는 책중 80%가 포장도 뜯지 않은 신간서적들이다. 이처럼 매년 수천만권의 새책이 빛을 못본 채 폐기되고 있지만 출판업계는 할인도서를 취급하는 제2의 유통시장 도입을 주저하고 있다. 책이 헐값으로 유통될 경우 이미지 하락 등으로 인한 매출감소를 우려한 서점의 반발때문이다. 내년 2월부터 발행 1년이 지난 책은 할인판매가 가능하도록 출판 및 인쇄진흥법이 개정됐지만 대형서점이 출판계를 좌지우지하는 상황이어서 제2유통시장 도입이 어려울 모양이다. 6천만권의 새책이 kg당 90∼100원의 헐값에 폐지수집상에 팔려 간다니 저자들이 알면 아연실색할 노릇이다. 도서구입 예산이 없거나 부족한 학교나 도서관이 싼값에 구입한다면 좋을 터인데 새책이 폐지수집상에 팔려 간다는 것은 서글프고 안타깝다. 할인도서만을 취급하는 전문서점들이 있는 일본처럼 한국에도 할인도서 판매서점이 생겨야겠다. 신간서적의 폐지재활용 공장행은 곧 지식과 예술이 사장되는 비극이다. /임병호 논설위원

혐오시설의 환경친화

쓰레기 매립장 또는 소각장, 납골당 또는 묘지, 화장장 등 이런 것을 혐오시설로 꼽는다. 그렇다고 이런 시설이 필요 없느냐 하면 그런 것도 아니다.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내집, 내동네 근처에 들어서서는 안된다는 것이 일반적인 거부 정서다. 사실 이런 시설이 인근에 있는 것을 좋아할 사람은 없다. 어려운 이 문제가 화제에 오른 끝에 어느 한 분이 귀담아 들어 둘만한 말을 했다. “왜 우리나라는 혐오시설을 혐오시설답게 만드냐?”는 것이다. 듣고 보니 딴은 그렇다. 납골당만해도 우중충한 회색빛 투성이로 짓는다. 혐오시설의 환경친화적 모색이 아쉽다. 예를 든 납골당도 시멘트 일색의 유골 아파트처럼 만들 것이 아니라 공원처럼 아기자기하게 꾸미면 보다 나을 것이다. 일본 사람들은 자기집 정원에 조상 대대의 납골당을 각기 자그마한 사리탑처럼 만들어 두기도 한다. 미국의 쓰레기 매립장이나 소각장은 대개 주변이 공원화 돼있다. 물론 침출수나 다이옥신 파동이 없도록 충분한 대책이 강구됐다. 프랑스 파리엔 시내에 공동묘지가 있다. 공원묘원으로 가꾸어 많은 시민들이 찾는다. 묘지의 공원화는 동서양에 차이점은 있다. 서양인들은 평토장에 묘비만 세우는데 비해 우리는 봉분을 하기 때문에 공원화할 수 있는 여건이 다른 점은 있다. 그러나 어떻든 환경친화적 구상은 해볼만 하다. 우리의 주변에도 환경친화적 혐오시설이 전혀 없는 건 아니다. 연화장 인근에 야외음악당을 비롯한 문화시설 등으로 일종의 문화공원이 형성돼 있다. 그래도 연화장이 있는지 없는지 의식할 수 없다. 혐오의 티가 조금도 안나도록 시설이 잘돼 있기 때문이다. 이른바 혐오시설 문제로 지역 주민과 옥신각신하는 예가 많다. 이엔 지역 주민의 인식이 부족한 탓도 없지 않지만 당국에 대한 불신의 영향이 더 크다. 피해가 없도록 하겠다 해도 경험에 비추어 그 말을 믿을 수가 없는 것이 지역 주민의 입장인 것이다. 혐오시설의 환경친화적 소임은 지방행정의 신뢰 회복과 함께 적극 모색되어야 할 당면과제라는 생각을 갖는다. 기초자치단체끼리 서로 필요한 시설을 연대화하는 방안도 강구해 볼 만 하다. /임양은 주필

신용카드 단말기

“?”갑자기 의심이 든 승용차 운전자는 자동세차를 하는 동안의 단 몇분이 지루했다. 이미 자동세차장 안에 차를 몰고 들어선 뒤여서 빨리 나가고 싶어도 나갈 수 없는 것이다. 차체에 물길이 뿜고 물젖은 여러 갈래의 천바닥이 차체를 요란스레 때리는 가운데 서서히 움직인 승용차가 이윽고 빠져 나오자 주유소 직원으로부터 신용카드를 챙겼으나 찜찜했다. 자동세차장 안에서 갑자기 한번 든 의심을 지우기엔 시간이 벌써 한참 지났기 때문이다. “복제하는데 1분이면 충분하다던데…그래도 설마 그랬을라구?”운전자는 스스로 이렇게 불안한 맘을 달래며 주유소를 떠났다면서 씁쓰레한 표정을 지었다. 어느 주유소에서 손님에게 받은 신용카드를 불법복제하는 사례가 있었다는 신문보도를 보고 그런 불안감을 가졌다는 것이다. 신용카드는 신용사회를 주도한다. 참으로 편리한 게 신용카드다. 그런데도 잘못 쓰고 범죄에 쓰고하여 불신카드가 되고 불신사회를 만들어 문제가 되곤한다. 이런 가운데 신용카드를 안심하게 쓸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도 고객에 대한 서비스가 아닌가 생각해 본다. 대체로 주유소서 차체에 기름을 넣고나면 손님은 차안에 그대로 앉아 있는 채 신용카드를 주유원에게 내준다. 지극히 드물긴 하지만 불법복제는 이렇게 신용카드를 내맡긴 틈새에 이루어진다. 손님들은 더러 미심쩍어 하면서도 설마 무슨일이 있겠나 싶어 주유소 사무실 창구까지 직접 가는 것을 귀찮게 여기기가 일쑤인 것이다. 이런 고객들에게 마음 놓고 신용카드를 쓸 수 있도록 하는 게 곧 서비스다. 주유원이 손님의 신용카드를 갖고 사무실로 갈 것이 아니라, 사무실의 단말기를 차에 있는 손님 앞으로 가져오는 것이다. 손님이 보는데 앞에서 신용카드를 단말기에 입력하면 카드매출전표에 서명하는 고객이 조금도 불안할 리가 없다. 이러한 서비스는 신용사회 거래를 한결 밝게 하기도 하지만 상술로도 유용하다. 만일 신용카드 단말기를 손님 앞으로 가져오는 주유소가 생기면 잘은 몰라도 매출액이 훨씬 더 오를 것이다. 주유소만은 아니다. 무슨 업종이든 신용사회가 발달된 외국에서는 고객의 신용카드를 들고 가는 게 아니고 업소의 단말기를 고객 앞으로 들고 오는 것이 보편화 돼 있다. /임양은 논설위원

남녀북남(南女北男 )?

사람을 잘났다고 평하는 것은 그 사람의 얼굴이 잘 생겼다든가 재주가 비상하다든가 사회적으로 높은 위치에 있다든가 위대한 업적을 성취시켜 놓았다든가 하는 등 보통 사람보다 뛰어난 어떤 면을 지니고 있는 것을 일컫는 말이다. 우리나라의 잘난 사람, 즉 보통사람과 달리 뛰어났다고 평을 받는 사람을 역사적으로 살펴보면, 북부지방의 남자로는 을지문덕(乙支文德)·연개소문(淵蓋蘇文)·유유(紐田)·온달(溫達)·정지상(鄭知常)·이성계(李成桂) 등이다. 남부지방 여자로는 선덕여왕·기황후(奇皇后)·허난설헌·신사임당·임윤지당·황진이·명성황후 등 이다. 그렇다면 남자는 남부지방의 남자가 잘났고, 여자는 북부지방의 여자가 잘났다는 것을 표현한 속설 ‘남남북녀(南男北女)’라는 말은 사실 그대로를 정확히 파악하여 생겨난 것은 아니다. 굳이 남남북녀라는 말을 시대적으로 국한시키고, 잘났다는 것의 뜻을 제한하여 사용한다면 약간의 타당성은 찾아 볼 수도 있다. 조선시대의 정치가·군인·학자·예술인 등은 거의 남부지방 출신이었다. 여자의 잘난 것을 미모에만 국한시켜 본다면 강계미인(江界美人)·회령미인·함흥미인이라는 말들이 있듯이 미인의 산지는 모두 북부지방에 있다. 이상하게도 남부지방에는 미인의 산지로 이름난 고장이 없다. 지난 9월29일부터 10월 4일까지 열렸던 부산아시안게임에서 북한팀 응원단으로 참가한 북한 여성응원단 280여명이 한결같이 용모가 빼어나 한국의 신문·방송들이 연일 “ 역시 남남북녀!”라는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여성의 아름다움을 미모로만 기준삼는다고 여성단체들의 항의도 있었지만 그것은 북한측을 배려했기 때문이라고 봐야 한다. 만일 평양에서 열리는 스포츠 경기에 선발된 남한 여성응원단이 참가한다면 아마 북한에선 ‘남녀북남(男女北男)’이라고 했을 것이다. 남남북녀라니, 남한 여성들, 북한 남성들이 모두 못났다는 얘기 아닌가.그러니까 남남북녀라는 말은 함경도 도민의 기질을 이전투구(泥田鬪狗), 강원도 도민을 암하노불(岩下老佛), 제주도의 풍물을 여다석다풍다(女多石多風多)라고 말하는 것과 같이 조잡한 관찰과 성급한 단정에 지나지 않는다. /임병호 논설위원

10대 성교육 교재

“열라 짱나”‘몹시 짜증난다’는 뜻이다. 국무총리 산하 청소년보호위원회가 펴낸 성교육 교재 ‘십대 우리의 성을 논하다’에서 이런 말이 나온다. 청소년들의 언어와 시각에서 만들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남자 친구의 성관계 요구 거절 대목에서는 “난 지금 하고 싶지 않아. 연애에도 급이 있어, 자꾸 니 맘대로 한다면 넌 꽝이야!”라고 해놨다. 피임과 관련해서는 “알고있는 피임법을 모두 떠올려보고 가장 안전한 방법 찾아보기 등을 놓고 수다를 떨어보라’고 했다. 성매매 이야기도 있다. “그땐 한번이고 잊어버릴 수 있는 거라고 생각했어, 근데 내 기억에 이렇게 오래 남아 있는 걸…가끔 그것 때문에 많이 힘들어”이렇게 원조교제의 체험담을 밝혔다. 교육부와 청소년 및 여성단체의 자문을 거쳐 기획한 것이라고 전한다. 10대 성교재라 하여 도덕교과서처럼 만들 이유가 없는 것은 인정한다. 10대의 호기심을 중심으로 문제를 다룬 의도 역시 좋다. 그러나 꼭 이런 식으로 만들어야 했는가엔 의문이 많다. 우선 언어공해가 심각한 채팅용어를 정부의 제작 교재에 무분별하게 수용한 것부터가 이상하다. 남자친구의 성관계 요구 거절법은 마치 경험자가 내키지 않은 기분 상태를 말하는 것 같아 보인다. 원조교제의 폐해나 피임법 등은 그게 얼마나 도움이 된다는 것인지 이해하기가 어렵다. 이런 교재를 어떻게 배포하여 어떤 방법으로 성교육을 할 것인지는 알수 없으나 성교재이기 보다는 성잡담집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생각이 빗나가 성교육의 효과가 있기를 바라지만 아무래도 제작방법이 좀 졸렬하다. 어른들 누구나 지난 10대 시절을 생각해보면 그런 것처럼 10대의 성교육은 참으로 난해한 일이긴 하다. 특히 매스 미디어가 극도로 발달해가는 현대사회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하지만 기왕 국비를 들여 기획한 것이라면 비록 청소년들 언어와 시각이라 하여도 여기에 더 사례를 밝히기가 낯 뜨거울 정도의 내용인 게 능사는 아니다. 자문을 했다는 교육부와 청소년 및 여성단체는 어떻게 자문에 응했는지 궁금하다. 청소년보호위원회의 공식 해명을 한번 듣고 싶다. /임양은 논설위원

국보적 書誌학자 故이종학씨

수원시 화서동, 허름한 집안이 온통 케케묵은 고서 투성이의 책 냄새로 진동하는 서재엔 항상 심야까지 불이 꺼지지 않았다. 일찍이 가난하여 고등공민학교밖에 나오지 않았으면서 국내 서지분야의 대가를 이룬 무학의 노학자 이종학씨. 그는 40여년을 이렇게 고서와 씨름하던 끝에 최근엔 과로가 덮쳐 타계, 어제 아주대 영안실에서 3일장으로 발인하였다. 1957년 서울 신촌서 연세서림을 낸 게 계기가 되어 전인미답인 서지학의 길로 들어섰다. 각종 고서 및 사료 등 수만점을 수집·분석한 학문적 업적은 이순신장군 연구, 일제강점의 진상규명, 독도 영유권 등에 특히 독보적 경지를 이룬 것으로 평가받는다. ‘난중일기’의 오역 투성이, 거북선의 실체, 충무공의 수전 뿐만이 아닌 탁월한 육전대첩 발굴, 그리고 대한제국의 한·일합방조약 원인무효 규명, 독도 영유권의 역사적 입증 등은 고인이 일궈낸 국보적 업적이다. 지난해 3월엔 평양에서 ‘일제 조선강점 불법성에 대한 남북공동 자료전시회’를 갖고 사료 2천여점을 북측에 기증했다. ‘동학사료총서’‘화성성역의궤’등 10종 40여권의 자료집을 출간하고 독도박물관장, 이순신연구소장 등을 지내기도 했다. 일본의 도서관이나 고문서 관리자들 사이에서 불리는 별명이 ‘다케시마(竹島)’, 독도를 이렇게 부르는 일본인 그들은 고인이 독도 영유권 입증을 위해 일본을 50여차례나 드나드는 바람에 독도 전문가란 뜻으로 그렇게 불렀다는 일화가 있다. 사회적으로 대우받는 것도 아닌 서지학의 고독한 길을 말없이 개척한 노학자는 자신이 하는 일을 “역사를 김매기한다”고 말했고, 그래서 사운(史芸)이란 아호를 가졌다. 평생을 잘못된 역사 바로 잡는데 실증적 문헌으로 탐구해온 선생은 생전에 “내가 죽으면 화장해서 독도 앞바다에 재를 뿌려달라”고 유언한 것으로 전한다. 주인 잃은 서재에는 이제 심야의 불이 꺼지고 가득가득히 채워진 고서며 고문헌은 알아보는 이 없어 주인의 옛 손길을 그리워하는 듯 하다. 일흔다섯이면 아직도 더 학문을 할 수 있는 나이에 그를 잃은 것은 너무 큰 손실이다. 미망인과 외동딸을 남기고 홀연히 떠난 선생의 명복을 삼가 빌면서, 수원과 경기도의 자랑스런 노학자를 보내는 우리 지역사회가 과연 제대로 정성를 다 했는가를 깊이 생각해 본다. /임양은 논설위원

우리 음식문화의 우수성

원시사회에선 인간이 당초엔 음식을 생식하다가 불을 이용하는 방법을 터득했을 걸로 짐작된다. 처음 불을 이용하는 방법은 구워 먹는 거 였을 것이다. 통닭 구이처럼 불을 피워 직접 굽다가 볶아 먹는건 한참 뒤인 토기를 발명하고나서 였을 것이다. 어쩜 그 이전에도 엷은 돌판 같은 것을 이용에 볶았을 지도 모른다. 그 무렵은 양념이 없었을 테니 갖가지 양념을 함께 하여 굽거나 볶는 것은 인류가 꽤 발달하고 나서 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어떻든 음식을 삶거나 쪄서 먹는 건 꽤 고차원의 기술이다. 굽는 것을 1차적 발달, 볶는 것을 2차적 발달이라고 한다면 삶거나 찌는 건 3차원적 발달이라 할 수가 있다. 음식을 삶거나 쪄서 먹는 게 건강에 좋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흥미를 끈다. 미 국립과학원 회보에 실린 뉴욕시 마운트 시나이병원의 블라사라박사 연구보고서가 이런 내용이라고 전한다. 즉 굽거나 볶는 것은 갑자기 고온을 가하므로 단백질·지방·당분이 상호작용에 의해 포도당화 생성물질(AGE)이라는 독성물질이 생긴다는 것이다. AGE가 체내에 계속 쌓이면 면역체계에 염증을 유발, 혈관에 손상을 일으키고 특히 당뇨병 환자에겐 매우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삶거나 찌는 것은 아주 저온에서 서서히 가열되고 습도가 높은 상태에서 조리되기 때문에 극히 미량의 AGE가 나와 무해하다고 연구보고서는 밝혔다. 그러고 보면 우리의 조리법은 참으로 과학적이고 위생적이다. 서구의 음식이 대부분 굽고 중국의 음식은 볶는 것인데 비해, 우리의 전통 음식은 삶거나 찌는 게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특히 끓이는 탕음식은 우리 음식문화의 대표작이다. 어떻든 우리의 조상들은 전래음식 거의를 삶지 않으면 찌는 좋은 조리법을 일찍이 개발했던 것이다. 흔히 음식물 쓰레기가 많이 나는 연유로 탕문화를 들기는 한다. 국, 찌개 등 먹다 남는 이밖의 갖가지 탕음식 때문이라고 하지만 음식 쓰레기는 우리가 작심만하면 줄이지 못할 이유가 없다. 미 국립과학원 회보는 미국에서 권위를 과시하는 학술 전문지다. 삶거나 쪄서 먹는 우리 고유의 음식문화에 자긍심이 인정된 사실이 무척 기쁘다. /임양은 논설위원

가정교육

백어(伯魚)는 공자(孔子)의 아들이다. 백어가 어렸을 때였다.뜰에서 뛰어노는 백어에게 아버지인 공자가 “시경(詩經)을 읽었느냐”고 물었다. 백어가 아직 못 배웠다고 대답하였다. 공자는 “그것을 읽지 않으면 인정과 도리에 통하기 어려워 바르기 살기 힘들 것이다”라고 하였다. 그뒤 어느 날 백어가 뜰에서 공자를 뵈었다. 공자는 “예(禮)를 읽었느냐”고 물었다. 백어가 아직 못 배웠다고 하자 공자가 “그걸 모르면 자립할 터전을 마련하기 어렵다”고 하였다. 공자가 뜰에서 아들에게 가르쳤다는 ‘정훈(庭訓)’이라는 말의 유래다. 공자의 제자 진항(陳亢)이 “그대는 혹시 아버님으로부터 남다른 가르침을 받지 않았느냐”고 물었다.백어의 학문이 깊고 인품이 고결해서였다. 백어가 “그런 일이 없다”면서 어린 시절에 있었던 일을 들려 주었다. 백어는 ‘시경’과 ‘예’를 책을 읽고 터득한 것이다. 만일 공자가 다른 교육 방법을 몰래 만들어 자기 아들에게만 가르쳤다면 아마 극심한 이기주의자로 낙인 찍혔을지도 모른다. 공자는 어디까지나 아버지의 위치에 서서 누구나 가야할 배움의 길을 제대로 가라는 지극히 일반적인 가르침을 가장 자유스럽게 가르쳤다. 한 나라도 크게 보면 하나의 거대한 가정이라고 할 수 있다. 국가라는 한 가정에는 많은 자녀들이 성장하고 있다. 이들은 하나같이 사람의 길을 제대로 가면서 자라고 살아 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모든 부모들이 하나된 마음으로 자녀에게 사랑을 쏟아야 한다.도덕적 신념이 있는 부모와 그 슬하에서 자란 자녀들이 거듭 아름다운 가정을 이루어 나가게 되면 그 집안을 사람들은‘ 가풍(家風)이 있는 집안’이라고 칭송한다. 이렇게 가정교육은 중요하다. 요즘 일부 어린이나 청소년들이 상상이 안되는 비행을 저지르는 것을 보면 가정교육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한 예로 얼마 전 가수 팬클럽 모임에서 여학생 친구를 무자비하게 살해한 10대들의 행동을 보면 그렇다. 죽인 것도 끔찍한데 살해한 친구를 바로 옆방에 방치한 채 사흘간이나 술을 마시고 놀았다니 기가 막힌다. 성악설, 성선설을 논하기 전에 자식의 가정교육을 먼저 떠 올리는 이유는 자녀들의 비행은 부모의 책임과 무관하지 않아서다. 아무래도 어린이들에게 ‘시경’과 ‘예’를 읽혀야겠다. / 임병호 논설위원

생각하는 기계

‘하루 평균 6시간 59분 공부, 4시간 24분 여가 활동, 일주일에 10시간30분 인터넷 접속, 월평균 휴대전화 요금 3만1천400원, 가출 충동 경험 79% …’. 국무총리 산하 청소년보호위원회가 발간한 ‘청소년 보호 백서’에 나타난 우리 청소년들의 모습이다. 고교생 중 22%가 아버지와 대화하는 시간이 하루에 1분도 안된다는 응답도 있다. 중학생 열명 가운데 1명은 “아버지 어머니가 나를 믿지 못한다”고 했다. 음란사이트를 본 적이 있는 초·중·고학생 92%가 접속 장소가 집(가정)이었다. 자녀들이 방에서 음란사이트를 버젓이 볼 정도로 부모들이 무관심했다는 증거다. 가출 이유도 부모와의 갈등(50%)이 가장 많았다. 청소년들은 학교에서의 생활도 불만이 많다. 선생님에 대한 신뢰는 학년이 올라갈수록 낮아졌다. 교사와의 불신, 지나친 꾸지람, 불필요한 체벌이 70∼80% 였고 특히 수업능력 부족은 81%나 됐다. 중·고생 24%가 “선생님께 들키건 말건 신경쓰지 않고 수업시간에 잔다”고 답해 교권 붕괴 현상도 나타났다. 이렇게 ‘청소년 보호 백서’에 나타난 청소년 생활상 가운데 아버지와 1분도 대화가 없다는 것은 부모, 특히 아버지에게 문제가 있다. 문제아가 아니라 ‘문제부(問題父)’인 셈이다. ‘자녀가 가정의 따뜻함을 느끼게 하자’‘자녀를 칭찬해주는 아버지가 돼라’‘자녀와 집에서 뒹굴고 놀자’‘자녀와 서점·공원·운동장에 1주일에 한번은 가자’‘약속을 지키는 아버지가 되자’‘아버지도 감정을 가진 인간임을 보여주자’‘아버지는 자녀가 성숙한 사람으로 자라는 데 조력자임을 명심하자’ ‘1주일에 한번은 가족의 날로 정하자’‘자녀의 학교에 가보자’‘가족에게 편지를 써보자’‘자녀와 여행하는 아버지가 돼라’‘부모님의 고향을 자녀와 함께 찾아보자’‘교통신호를 지키는 아버지가 되자’. 이것은 ‘좋은 아버지가 되는 열 가지 길’이다. 이 열 가지 가운데 한 가지만 실행하여도 자녀와의 대화는 충분하다. 자녀 키우기는 어머니의 몫만이 아니다. 자녀의 정신 발달을 위해선 아버지의 역할이 어머니의 역할만큼 중요하다. 보통 말하기를 아버지 또는 남편이 ‘돈 버는 기계냐?’고 한다. 아니긴 하지만 만일 기계라고 한다면 ‘생각하는 기계’여야 된다. 그것이 아버지의 역할이다. /임병호 논설위원

신상옥, 최은희씨 부부

신상옥, 최은희씨 부부 白山 ‘안양시지’는 안양영화예술고등학교를 이렇게 적고있다. ‘현 석수동 관악아파트 자리에 수도영화촬영소를 중심으로 1970년 설립 운영하다가 재정난으로 폐교 위기에 있었으나 학교법인 연암학원으로 인수, 현 안양3동 산 42의 1에 신축 교사를 건축하고 각종 교육 기자재를 확보, 명실공히 한국영화예술의 중추적인 인재 양성에 나서 제1회 졸업생(236명)을 배출하고 (중략), 실기 실습의 교육을 통한 졸업생 중에는 영화, 라디오, TV, 개그맨, 연극계 등 각층에 많은 연기자가 있다.’(후략)고 기술했다. 이어 탤런트로는 금보라 김도연 임영규 임성원 이상아 오연수 등, 영화배우엔 나영희 김서라 김보연 김정석 등, 연극배우는 김성웅 박진수 신진호 전운봉 정화진 등, 가수엔 장덕 노고지리 김민종 등을 배출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안양영화예술고등학교의 옛 주인공이 한국영화의 원로감독 신상옥, 원로여배우 최은희씨 부부다. 이미 칠순이 한참 넘은 영화인 부부가 25년전 남편은 이사장, 부인은 교장으로 있던 안양영화예술고등학교의 재건에 나섰다. 이들 부부는 “옛 촬영소와 학교에 대한 향수를 잊지 못하던 중, 마침 안양시에서 옛 명성을 부활하자는 제의가 있어 힘을 얻게 됐다”고 말한 것으로 전한다. 학교는 전 안양경찰서 부지를 안양시가 빌려주고 기자재 등 구입은 신씨 부부가 부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의 촬영소와 학교는 부부가 북으로 납치된 뒤 촬영소는 이내 문을 닫고 학교는 다른 학교법인에 넘어가 교명도 바뀌었다. 1978년 홍콩에서 최은희씨가 납치돼 실종되자 부인의 행방을 수소문하던 중 신상옥씨 또한 납치됐었다. 신·최씨는 북에서도 영화활동을 계속하다가 1986년 해외에서 극적인 탈출에 성공, 그동안 미국서 지내다가 올해 귀국했다. 파란만장한 인생 역정을 거치고 거친 신·최씨가 학교에 쏟는 의욕은 아직도 대단하다. 전에는 고등학교 과정이었지만 내년 3월에 문을 열 예정인 ‘안양신필름예술학교’는 고졸 출신 인재들로 역시 철저한 실습 실기위주의 교육으로 스타를 만들어 낼 것이라고 한다. 원로 영화인의 노부부가 지역사회에 다시 쏟는 집념이 사뭇 기대된다.

신상옥, 최은희씨 부부

신상옥, 최은희씨 부부 白山 ‘안양시지’는 안양영화예술고등학교를 이렇게 적고있다. ‘현 석수동 관악아파트 자리에 수도영화촬영소를 중심으로 1970년 설립 운영하다가 재정난으로 폐교 위기에 있었으나 학교법인 연암학원으로 인수, 현 안양3동 산 42의 1에 신축 교사를 건축하고 각종 교육 기자재를 확보, 명실공히 한국영화예술의 중추적인 인재 양성에 나서 제1회 졸업생(236명)을 배출하고 (중략), 실기 실습의 교육을 통한 졸업생 중에는 영화, 라디오, TV, 개그맨, 연극계 등 각층에 많은 연기자가 있다.’(후략)고 기술했다. 이어 탤런트로는 금보라 김도연 임영규 임성원 이상아 오연수 등, 영화배우엔 나영희 김서라 김보연 김정석 등, 연극배우는 김성웅 박진수 신진호 전운봉 정화진 등, 가수엔 장덕 노고지리 김민종 등을 배출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안양영화예술고등학교의 옛 주인공이 한국영화의 원로감독 신상옥, 원로여배우 최은희씨 부부다. 이미 칠순이 한참 넘은 영화인 부부가 25년전 남편은 이사장, 부인은 교장으로 있던 안양영화예술고등학교의 재건에 나섰다. 이들 부부는 “옛 촬영소와 학교에 대한 향수를 잊지 못하던 중, 마침 안양시에서 옛 명성을 부활하자는 제의가 있어 힘을 얻게 됐다”고 말한 것으로 전한다. 학교는 전 안양경찰서 부지를 안양시가 빌려주고 기자재 등 구입은 신씨 부부가 부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의 촬영소와 학교는 부부가 북으로 납치된 뒤 촬영소는 이내 문을 닫고 학교는 다른 학교법인에 넘어가 교명도 바뀌었다. 1978년 홍콩에서 최은희씨가 납치돼 실종되자 부인의 행방을 수소문하던 중 신상옥씨 또한 납치됐었다. 신·최씨는 북에서도 영화활동을 계속하다가 1986년 해외에서 극적인 탈출에 성공, 그동안 미국서 지내다가 올해 귀국했다. 파란만장한 인생 역정을 거치고 거친 신·최씨가 학교에 쏟는 의욕은 아직도 대단하다. 전에는 고등학교 과정이었지만 내년 3월에 문을 열 예정인 ‘안양신필름예술학교’는 고졸 출신 인재들로 역시 철저한 실습 실기위주의 교육으로 스타를 만들어 낼 것이라고 한다. 원로 영화인의 노부부가 지역사회에 다시 쏟는 집념이 사뭇 기대된다.

징용자 혼백의 귀국

징용자 혼백의 귀국 白山 일제치하의 2차대전 때 학병 지원이나 징병당한 입대자들은 국민반을 동원해 일장기며 ‘축 입영’등의 휘장을 나부끼면서 거창한 환송식을 해주었다. 국민반이란 지금의 통·반을 일제는 그렇게 불렀다. 이 반면에 위안부나 징용자는 그야말로 마치 짐승 취급하다시피 했다. 마구 끌려가 트럭이고 화물차에 아무렇게나 실리곤 했다. 지지대자는 초등학생의 어린 나이에 이런 장면을 수없이 목격했다. 이처럼 강제로 끌려간 징용자는 일본 오지의 군수공장 또는 광산 등에서 강제노역에 시달리며 말로는 다 못할 고초를 겪었다. 보수가 있을리 없다. 인권 또한 사치스런 얘기다. 죽지 않으면 다행이었다. 심지어는 남양군도의 전쟁터까지 끌려가 일본군의 밥이나 탄약을 어깨로 실어 나르기도 했다. 이러다가 총맞아 죽은 징용자가 이루 헤아릴 수 없을만큼 많았다. 일제에게 한국인 징용자는 이를테면 소모품이었다. 당시 징용자로 끌려간 한국인 357명의 유해와 위패가 조국의 품안으로 돌아왔다는 보도는 참으로 감개무량하다. 일본의 사찰 14곳에 안치돼 있던 유해 50구와 위패 307위가 지난 16일 오후 12시30분 인천국제공항으로 봉환돼 공항청사 ‘만남의 광장’에서 노제가 올려졌다. 50 수년전 30대 나이로 징용에 끌려가 한 줌의 재가 되거나 위패가 되어 돌아온 것이다. 봉환은 태평양전쟁희생자유족회와 일본의 헤이와사(平和寺)란 절, 그리고 세계미술문화협회의 한국·일본지부 등 두 나라 민간단체들의 노력으로 이루어졌다. 유해며 위패를 안고 노제를 올린 유족들은 아마 50대라 하여도 돌아가신 분이 할아버지뻘쯤 될 것이다. 나라가 없는 백성은 이처럼 서럽고 무서운 고통을 겪는다는 사실을 지금의 세대들은 뼈아픈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일제는 경비행기로 미군함에 추락, 침몰시키는 가미가제 도코다이 (神風 特攻隊) 소년병은 일본인들로만 구성한 대신, 위안부나 징용자는 일본인은 완전히 피하고 한국인만 끌어 갔다. 그래도 이름없이 죽어간 수다한 징용자들에 비하면 이번에 유해며 위패로 돌아온 분들은 불행중 다행이다. 파주시 보광사 납골당에 봉안됐다. 명복을 비노니 뒤늦게나마 고국에서 편히 쉬소서. 아울러 이역만리의 구천에서 맴돌았을 고혼들의 천도를 삼가 빈다.

철새괴담

철새괴담 白山 텃새의 대칭이 되는 철새엔 기러기같은 겨울새, 제비 등 여름새와 도요새처럼 지나가는 나그네새가 있다. 겨울새는 112종, 여름새는 64종, 나그네새는 90종 등 모두 266종의 철새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봄 가을의 전환기인 4∼5월과 9∼11월엔 150종 이상의 수백만에 달하는 철새들이 우리나라로 오가거나 통과하곤 한다. 떼를 지어 이동하는 철새는 북으로는 시베리아, 남으로는 호주까지 왕래한다. 수만, 수십만 km에 이르는 거리의 창공을 나는 것이다. 이런 얘기가 있다. 요즘 철새들이 데모를 한다고 한다. 당을 왔다갔다 하는 정치인들을 빗대어 ‘철새’라고 하는데 불만을 품고 항의 시위를 한다는 것이다. 죽을 힘을 다해 날며 서식지를 옮기는 자기들이 어떻게 양지만 찾아 편히 옮기는 변절 정치인들과 감히 비교될 수 있느냐는 것이다. 그러면서 변절 정치인은 철새라기 보다는 소나 말에 붙어 기생하는 ‘진드기’라고 하는 것이 맞다는 것이다. 물론 세간의 호사가들이 지어낸 얘기다. 영국 수상을 두번 지낸 처칠도 당을 두번 옮긴 적이 있다. 보수당에서 하원 의원으로 당선, 정계에 입문했으나 당의 보호관세 정책에 반대하여 탈당하고 자유당으로 옮겼다. 그러다가 1921년 자유당의 대독, 대소정책에 반발, 17년의 자유당 생활을 청산하고 보수당으로 다시 복귀한 것이다. 제2차대전 때 수상을 지내면서 전쟁을 승리로 이끈 것은 그의 대독, 대소 강경정책에 힘입은 걸로 평가받는다. 대선은 이합집산의 계절인지 많은 정치인들이 헤쳐 모이고 있다. 이중 대부분은 진드기라고 하는 철새들의 항의 괴담이 맞긴 맞다. 그러나 당의 체질이 변질되거나 노선을 함께할 수 없는 정치적 소신이 서면 불가피한 게 또한 탈당이다. 특히 보수와 진보는 한 당에서 양립할 수가 없다. 문제는 이런 노선이나 정책적 판단이 아닌 일신의 안위를 찾아 왔다갔다하는 정치인들에게 있다. 그저 다음 총선에서 살아남기 위해 눈치놀음만 벌이는 국회의원들은 그야말로 정치판의 환경 공해품이다. 겨울새인 기러기떼를 가끔 본다. 옆 V자형으로 나는 모양새가 무척 우아하다. ‘금실지락’의 상징이기도 하다. 해서 시가에 흔히 등장한다. 기러기만이 아니다. 대부분의 철새들은 청아하여 오염된 환경을 싫어한다. 감히 정치권의 환경 공해품과 비교할바가 못된다.

농촌환경

농촌, 하면 초가집, 논, 밭, 동산, 보리밭, 배추밭, 고추밭, 냇가, 버드나무, 황소가 떠오른다. 노고지리소리, 뻐꾸기소리, 매미소리, 다름이질 소리도 생각난다. 농부들이 새참먹는 모습, 옥수수 따는 모습, 새싹 돋아나오는 마을 풍경, 모기불 피워놓은 앞마당, 원두막, 마을어귀의 느티나무, 이엉 엮는 모습, 군불 때는 모습, 설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농촌이 근대화하면서 총가지붕은 자취를 감추고 트랙터를 이용한 논갈이, 방제기를 이용한 농약살포, 비닐하우스 재배단지, 경지정리된 논길, 마을길 달리는 경운기, 승용차가 있는 농가 대문 앞 풍경으로 변했다. 요즘은 농촌에 도시사람들이 고급주택을 지어놓고 살고 있기도 하다. 우리나라 농촌 형성은 서기전 3000년∼서기전 2000년경부터 1∼4세기 사이에 비롯 되었으라고 추측할 수 있다. 이와같은 추측은 삼국지, ‘위지’나 후한서 ‘한전(漢傳)’등의 문헌자료에 의하여 뒷받침된다. ‘위지’에는 부여족이 철기와 음력을 사용하였고, 농경의례인 영고(迎鼓)를 행하였다는 사실을 기록하고 있다. 농촌의 입지는 선사시대 이래 경작지·연료·물의 공급이 용이하고, 수해 등의 재해를 피하기 쉬운 곳을 택하였다. 그래서 산개지 이외에는 배산임수의 산간이나 산기슭에 위치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의 농촌은 옛날처럼 깨끗하고 아늑함을 점점 잃어가고 있다. 새들이 노래하는 동산은 난개발로 무너지고 파헤쳐진다. 송사리가 헤엄치던 냇물은 생활하수와 공장폐수로 오염돼 간다. ‘깨끗한 농촌을 만들자’는 연중캠페인이 벌어지고 매년 3월과 11월을 ‘페비닐·폐영농자재 집중수거의 달’로 정할 지경이 됐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깨끗한 농촌환경을 만들려는 자발적인 노력이 미흡하다는 점이다. 자원재생공사 같은 곳에서 농업인들이 수거해 놓은 폐비닐이나 농약병조차 가져가지 못하는 탓도 적지 않지만, 농경지에 폐비닐이 나부끼고 폐농약병이 굴러다니는 일차적인 책임은 농촌의 몫이다. 농촌의 주인인 농업인이 솔선수범하지 않는다면 농촌과 우리 농산물이 외면당할 수 있다. 환경, 특히 농촌환경은 한번 파괴되고 나면 다시 복구되기 까지 엄청난 시간과 노력이 들어가야 한다. 논, 밭, 동산, 냇물이 흐르는 환경을 지키는 일은 농촌의 책임이다.

주막

淸河 주막(酒幕)은 글자 그대로 막을 쳐놓고 술을 파는 정도의 길가 주점이다. 고려사의 기록에 주막은 고려 성종 때부터 있었다고 전한다. 사람들을 만나는 장소였으며 술과 음식을 팔았다. 고려사에는 당시 술을 팔던 풍속은 자세히 전하고 있지 않는다. 하지만 한말의 문헌이나 풍속화를 보면 주막은 탁주를 담은 술항아리, 항시 물이 끓고 있는 부뚜막의 검은 큰 가마솥, 그 곁에 앉아서 술을 떠주는 주파(酒婆)등이 인상 깊은 우리네 주점의 모습이다.특히 겨울철 추위에 거냉한 탁주는 요기와 어한으로 애용돼 우리의 주점은 따뜻한 정을 찾을 수 있는 곳으로 인식돼 있다. 근년에 이르러 도시의 뒷골목이나 도롯가 으슥한 곳에 노점처럼 나타난 포장마차의 술집에서도 겨울의 추위를 녹이는 정이 오고 간다. 주로 닭똥집·닭다리 요리, 꽁치구이 등을 안주로 하여 소주를 판다. 주막과 비슷한 목로주점도 있다. 기다랗고 좁은 널빤지로 만든 술상이 목로인데 이곳에 큰 막걸리 사발을 놓고 의자도 없이 서서 술을 마시므로 ‘선술집’이라고 하였다. ‘사발막걸릿집’또는 ‘대폿집’이라고도 했는데 1960년대 때까지만 해도 도시에 선술집이 많았다. 지금은 의자를 두고 소주를 팔고 있어 선술집이니 대폿집의 느낌은 찾기 어렵다. 우리나라 술의 이미지는 농가에서 마시는 푸짐한 막걸리, 즉 농주에 있다. 길손을 불러 술을 같이 하고, 이웃집 어른과 친구를 불러 나누어 마시는 것이 농주다. 양조업이 산업화된 이래 양조장의 탁주가 농주로 일반화되어 왔지만 종전 농가에서 주부들이 빚은 가양주 맛에 비하면 어림도 없다. 몇년 전 수원시가 화성(華城)의 사대문 중 하나인 화서문(華西門) 안쪽에 옛 정취를 풍기는 주막거리를 조성한다고 하여 많은 사람들이 기대를 걸었었다. 그러나 초가집 주막 한채만 지어 놓고 지금까지 감감 무소식이다. 주막을 십여채 더 짓고 실제로 막걸리와 국밥, 안주를 판다면 시민은 물론 관광객들이 즐겨 찾을 수원의 명소가 될텐데 아쉬움이 크다. 만추의 나무들이 마치 성자같은 요즘같은 날 주막에 앉아 거냉한 막걸리를 마시며 정담을 나누고 싶은 마음은 지지대子만이 아닐 것이다. 눈(雪)이 기다려진다.

수원시종합운동장 담장헐기

白山 농경사회의 촌가는 대문이라야 싸리문이 고작이었다. 잠금이 따로 없어 아무나 여닫곤 했다. 담장도 낮아 담장 너머로 마당이 다 드러나 보였다. 빗장이 있는 대문은 꽤나 부자집에서만 볼 수 있었다. 이런 집 담장은 으레 사람 키보다 높았다. 산업사회가 되면서는 보통사람의 집 대문도 튼튼해지고 담장이 높아졌다. 특히 도시에서는 더 했다. 담장을 성벽처럼 높이 올린 것으로도 모자라 담장위에 철조망을 두르기도 했다. 병같은 걸 깬 유리조각을 담장위에 총총히 박아 놓은 집도 있었다. 세상이 하도 험하다 보니 안전을 위해 하는 일이라 뭐라 할순 없지만 살벌해 보인 게 썩 좋은 건 아니다. 수원시종합운동장이 담장을 헐어내고 있다. 담장이라고 하여 별 것은 아니었지만 그나마 헐고 있다. 담장을 헐어낸 모습이 참으로 좋아 보인다. 우선 시원해 보이기도 하지만 시각상 정감이 넘친다. 담장 철거를 말하다 보니 대구시의 담장 헐어내기 운동이 생각난다. 대구시는 근래 이를 시민운동으로 벌이면서 담장을 헐어낸 집엔 철거 보상비를 준다고 한다. 위화감보단 일체감, 경계심보단 신뢰성을 살리기 위한 지역 캠페인일 것으로 생각된다. 정보사회 들어서는 각종 방어장치가 발달해서 인지 철조망이나 유리조각 담장은 보기가 어렵긴 하다. 그렇긴 하지만 일반 가정집의 담장을 헐어내기란 쉬운 일은 아니겠으나 취지는 이해할만 하다. 수원시에서는 가정집 담장 헐기는 몰라도 관공서 등 공공단체 건물의 담장 헐기는 한번 생각해볼만 하다. 종합운동장 담장 철거가 이같은 공공단체 건물의 담장 철거로 확대되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 담장은 있어도 낮을수록이 좋고 또 투시될수록이 더 좋다. 일반 가정집 담장 또한 잘사는 외국 사회의 가정집 담장처럼 낮고 투시되는 담장으로 바뀌면 도시환경이 한결 더 밝아질 것이다. 그나저나 종합운동장의 담장이 헐려 좋긴해도 한가지 걱정이 없지않다. 비록 담장은 없애도 경계는 엄연히 있다. 이런데도 경계를 무시하고 문이 아닌 아무 곳이나 마구잡이로 드나들어서는 안된다. 이같은 얌체족이 있다면 경계해야 한다. 수원시종합운동장은 곧 스포츠공원이다. 담장없는 스포츠공원을 더욱 아끼고자 하는 시민정신이 있어야 할 것이다.

강압수사

白山 “인(사람) 백정이란 말을 듣죠?”제4공화국 때다. 당시 중앙정보부에 있는 사람하고 얘길 나누면서 이렇게 튕겨봤다. “그럼 묻겠습니다…”하면서 그는 간첩을 화두로 꺼냈다. 그 때만 해도 중정은 간첩을 많이 잡긴했으나 질문의 요지는 그게 아니었다. 유신 말 ‘긴급조치 8호’란 이상한 법이 있었다. 반유신 인사들이 이 법으로 끌려가 말못할 고문을 당하는 일이 잦았다. 질문의 핵심은 그거였는데 간첩을 사례로 든 그의 말은 이러했다. 곧 고첩과 접선할 남파 간첩을 붙잡았는데 제대로 신문하여 접선 시간과 장소 등을 불겠느냐는 것이다. 고문을 해서라도 자백을 받는것과 인권보호의 수사를 하다가 놓치는 것 중 어느 게 국가 이익에 합치되냐고 그는 반문까지 했다. 최근 미국의 테러 용의자들이 군용기에 인권을 유린당한채 실려가는 사진이 한 인터넷방송에 실려 미 국방부가 사진 유출조사에 나섰다. 손목엔 수갑, 발목엔 족쇄를 채우고 검은 두건이 씌워진채 끈으로 용의자들을 엮어 결박당한 모습이다. 인권을 유린하는 강압수사 실태는 직접고문이 아니어도 간접고문이 많다. 수치심을 유발하는 반인격적 언사, 조사실 벽을 보고 서있도록 하는 이른바 ‘면벽수도’, 잠을 안재우는 밤샘조사 등 허다하다. 이런 조사를 한번이라도 당해본 사람은 평생 치를 떨 일이다. 서울지검 강력부의 조폭 구타 사망사건이 좀처럼 진정되지 않는다. 끔찍한 물고문이 사실로 드러난데 이어 사망자의 팬티 유무 행방 문제가 의혹에 쌓였다. ‘아흔아홉 사람의 죄인을 놓치더라도 한명의 억울한 죄인을 만들어서는 안된다’는 잠언이 있다. 좋은 말이다. 이를 거역할 그 어떤 명분도 있을 수 없다. 인권은 인간이 실정법으로 준 권리가 아니다. 타고난 자연법적 권리이기 때문이다. 국가사회는 이를 보호해 주어야 할 의무가 있다. 그러나 국가사회의 공익적 방어는 때때로 이를 침해하는 부득이한 경우가 있을지 모른다. 미국에서 문제가 된 테러 용의자들의 인권유린은 바로 그같은 미국의 국익을 위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학대행위 등 고문은 마땅히 문책돼야 하지만 인권을 존중한다는 미국 선진국에서도 인권유린이 있는 것은 인류의 원초적 불행이다. 다만 국내의 경우 다른 것은 직·간접의 고문행위가 지나치게 보편화 된데 있다. 어떻든 고문은 반인간적인 건 사실이다.

수컷이 빨리 죽는 이유

수컷이 빨리 죽는 이유 淸河 영국 스털링대 케네스 월슨 교수팀이 “기생충, 병원균 등 기생 생물에 의한 감염이 수컷을 빨리 죽게 한다”고 미국의 과학전문지 ‘사이언스’에 발표했었다. 355 종류의 포유동물에서 기생 생물 감염과 생존 시기 등을 폭 넓게 조사한 결과 수컷이 암컷보다 기생 생물에 의한 감염이 더 많으며, 이는 수컷의 수명과도 관계가 깊다는 사실을 발견했다는 것이다.인간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결과가 비슷했다. 일본·영국·미국 등의 사망 원인을 조사한 결과 남성은 여성보다 감염에 의한 사망이 2배나 더 많았다고 한다. 카자흐스탄, 아제르바이잔 등 저개발 국가에서는 감염에 죽는 비율이 여성보다 4배나 더 많았다. 지금까지는 남성은 여성보다 일찍 죽는 것이 남성이 모험심이 많아 여성보다 사고로 빨리 죽거나 남성 호르몬 테스토스테론이 수컷의 면역기능을 떨어뜨리기 때문이라는 가설이 우세했다. 수컷들이 더 많은 암컷을 차지하기 위해 덩치를 키운 결과 기생 생물에 위협을 당하는 아이러니컬한 결과를 낳은 것으로 보인다. 많은 포유동물이 다른 수컷과 싸워 이김으로써 암컷을 차지하고 자손을 늘린다. 다른 수컷을 이기려면 덩치를 키우거나 뿔 같은 무기를 크고 강하게 만들어야 한다.이처럼 덩치를 키우다 보니 상대적으로 암컷보다 면역 시스템에 쓸 에너지가 부족해졌다는 것이다. 또 큰 동물일수록 많이 먹기 때문에 촌충 등 기생충의 알을 삼킬 가능성이 높고 먹이를 찾기 위해 오래 돌아다니다가 감염될 수도 있다. 큰 덩치일수록 모기 등 곤충의 좋은 목표가 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엊그제 일본 에히메대학 의학부 연구팀이 ‘부인이 있는 남자는 장수하지만 오히려 여자는 남편이 없어야 오래 산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남성의 경우 ‘흡연을 한다’‘1년 이내에 병원에 입원한 적이 있다’‘당뇨병 치료를 받는다’는 사실들이 높은 사망률과 상관관계가 있다고 한다. 이런 저런 이유로 남성은 여성보다 일찍 죽는다는 연구결과이고, 실제로 여성이 오래 산다 장수하는 게 좋은 건지 나쁜 건지는 죽어 봐야 알터이지만 힘겹게 사느니 죽는 게 편하다는 생각이 들 때가 종종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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