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암, 정기적 검사가 최선의 예방법

국내에서 갑상선암 다음으로 발생률이 높은 ‘대장암’도 작은 ‘용종’에서 비롯된다. 용종은 신체 내부의 점막이 증식, 돌출된 병변을 말하는데 대장은 길이가 150cm로 길고, 찌꺼기들이 오래 머물러 물리·화학적 손상이 발생할 수 있으며, 점막이 손상됐다가 회복되는 과정이 반복되면서 점막 표면에 용종이 잘 생길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는데, 이는 대장에서 용종이 잘 생기는 이유다. 보건복지부와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23년 대장암으로 인한 사망자는 9천348명에 이르러, 전체 암 사망률의 11%를 차지해 세 번째로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이런 대장암도 작은 용종에서 시작된다. 구체적인 발생 원인을 한 가지로 정의할 수 없지만 유전적 요인이 가장 크고 이어 생활 습관이 꼽힌다. 노화와 유전적 요인을 제외한다면 잘못된 식습관과 신체 활동 부족, 비만, 음주, 흡연 등을 들 수 있다. 조기 발견을 위해선 정기적인 검진이 중요하다. 시술자가 직접 눈으로 보면서 용종을 진단할 수 있는 내시경 검사가 현재로서는 가장 확실한 진단법이다. 대장내시경은 보통 진단 내시경과 치료 내시경으로 구분한다. 진단 내시경은 암이나 용종의 유무를 가리는 것이고 치료 내시경은 기구를 이용해 용종이나 조기암을 직접 치료하는 것인데 용종의 크기가 크지 않은 경우에는 진단 내시경을 시행하며 용종을 제거하는 치료 내시경 시술을 함께 시행한다. 치료 내시경에는 내시경 점막 절제술(EMR)과 내시경 점막하 박리술(ESD) 두 가지가 있다. 용종의 크기나 모양 등을 고려해 시술 방법을 결정한다. 내시경 점막 절제술은 보통 1~2cm 전후의 작은 대장용종을 떼어 낼 때 시행한다. 올가미를 이용해 크기가 작은 용종을 암 예방 목적으로 제거하는 방법이다. 단, 2cm 이상의 용종은 제거 과정에서 출혈 또는 천공의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어 안전을 위해 입원 치료가 필요하다. 내시경 점막하 박리술은 대장의 점막하층에 약물을 주입, 용종과 함께 점막 및 점막하층을 분리한 뒤 대장용종을 일괄 절제하는 방법이다. 이러한 일괄 절제의 장점은 용종의 재발 위험도를 낮춰주며 암이 의심되는 경우 조직 검사를 통해 점막하층과 혈관 및 림프관 침범 여부 등 암의 진행 상태를 가장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조직 검사 후 림프절 전이의 위험인자가 없다면 조기 대장암의 수술적 치료를 피할 수 있는 최소 침습 수술이라고 할 수 있다. 김동우 고려대 안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대장용종은 크게 종양성과 비종양성으로 나눌 수 있는데 선종과 같이 암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있는 종양성 용종은 반드시 제거해야 한다”며 “최근에는 과형성 용종과 같은 비종양성의 경우도 암으로 진행될 수 있는 것으로 밝혀져 악성화 가능성이 낮다고 안심하기는 어렵고 기본적으로 직장에 있는 조그마한 용종을 제외하고는 가능한 한 모두 제거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어 “아무리 주의하고 조심해도 대장용종은 100% 예방할 수 없어 증상이 없더라도 45~50세부터는 분변잠혈검사나 대장내시경 등 대장암 선별 검사를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예방을 위해서는 식단 관리가 중요하다”며 “붉은 고기류와 햄, 소시지, 베이컨 같은 가공육 섭취를 줄이고 대신 식이섬유와 칼슘이 풍부한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도움이 되며, 흡연은 대장용종과 대장암 발생 위험을 높이므로 반드시 금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걷기 속도만 바꿔도...심장 부정맥 위험 절반 가까이 줄인다

빠른 속도로 걸으면 부정맥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글래스고대 질 P. 펠 교수팀은 16일 브리티시 메디컬 저널(BMJ) 자매 학술지 심장(Heart)에서 영국 바이오뱅크(UK Biobank) 참가자 42만여명의 걷기 속도 및 시간과 심장 리듬 이상의 관계를 추적 관찰한 결과 빠르게 걷기가 부정맥 위험을 줄여준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전했다. 연구팀은 걷기 속도는 심혈관 질환 및 사망 위험 감소와 관련이 있지만 심장 박동 이상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연구는 거의 없다며 이 연구에서 나이, 성별, 비만, 흡연 등 기존 위험 인자와 함께 보행 속도의 영향을 조사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설문조사로 확보한 영국 바이오뱅크 참가자 42만925명(평균 연령 55세)을 대상으로 평균 13년간 추적 연구를 진행했다. 8만1천956명은 활동 추적기를 통해 걷기 속도와 소요 시간을 확인했다. 걷기 속도에 따라 2만7천877명(6.5%)이 시속 4.8km 미만의 느린 속도 그룹, 22만1천664명(53%)이 시속 4.8~6.4km의 평균 속도 그룹, 17만1천384명(41%)이 시속 6.4km 이상의 빠른 속도 그룹으로 각각 분류했다. 추적 기간 발생한 심장 리듬 이상은 심방세동이 2만3천526명, 기타 심장 부정맥 1만9천93명, 서맥 5천678명, 심실 부정맥 2천168명 등 3만6천574명이었다. 빠른 속도 그룹과 평균 속도 그룹의 부정맥 위험은 느린 속도 그룹보다 각각 43%와 35% 낮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심방세동 위험은 빠른 속도 그룹과 평균 속도 그룹이 느린 속도 그룹보다 각각 46%와 38% 낮았고, 기타 심장 부정맥 위험은 39%와 21% 낮았다. 활동 추적기로 걷기 속도와 시간을 측정한 9만1천956명 중에서는 부정맥이 4천117명에게 발생했고, 평균 또는 빠른 속도 그룹의 부정맥 위험이 느린 속도 그룹보다 27%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 연구는 관찰 연구로 인과 관계에 대한 확실한 결론을 내릴 수는 없으나 걷기 속도와 부정맥 위험간 연관성에서 대사 및 염증 요인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증거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평균 및 빠른 속도 걷기가 대사·염증 경로로 매개되는 심장 부정맥 위험 감소와 관련이 있음을 보여준다”며 “이는 빠르게 걷기가 고위험군의 부정맥을 줄이는데 안전하고 효과적인 운동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일반적으로 심장은 성인 기준 분당 60~100회 정도로 규칙적으로 뛰어야 한다. 부정맥은 심장의 리듬이 불규칙하거나 비정상적으로 빠르거나 느린 상태로 심방세동이나 빈맥(빠른 심장 박동), 서맥(느린 심장 박동) 등이 대표적인 유형이다. 지난 30년간 부정맥의 가장 흔한 유형인 심방세동의 유병률이 두 배로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건강칼럼] 내 인생 최고 기록 달성 및 즐거운 달리기를 위한 최고의 방법

“어느 날 갑자기 나는 내가 좋아서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그리고 어느 날 갑자기 내가 좋아서 거리를 달리기 시작했다. 주위의 어떤 것으로부터도 영향을 받지 않고 그저 내가 좋아하는 것을,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며 살아왔다.” 유명 작가인 무라카미 하루키가 본인 에세이에 적은 글이다. 그는 긴 시간 동안 집중하기 위해, 그리고 작가로서 완성도 높은 작품을 만들기 위해 심신을 단련하고자 꾸준히 달리기를 했고 에세이를 집필하기까지 총25회 이상의 풀코스 마라톤을 완주했다고 한다. ■ 생맥산, 작약감초탕…마라톤 러너들을 위한 응원 이번 경기마라톤대회에 참여하는 모든 러너는 여러 이유로 달리기를 시작했을 것이다. 누군가는 다이어트를 위해, 누군가는 건강을 위해, 그리고 또 누군가는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기 위해 시작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모든 러너는 달리기가 좋아서, 그저 자신이 하고 싶어서 한다는 공통점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 기록 단축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을 것이다. 이런 러너들을 위해 경기도한의사회에서 기록 단축, 빠른 회복을 돕기 위한 두 가지 한약을 준비했다. 먼저 달리기 전에 복용해 기록 단축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생맥산’이다. 생맥산은 운동 지속시간을 연장하고 심박수를 저하시키며 근육 내 글리코겐 함량 증가 및 LDH 활성도 감소에 효과적이어서 마라톤 시 기록 단축 및 운동능력 상승에 큰 도움을 주는 것이 여러 논문으로 밝혀졌다. 실제로 러시아 의학원 산하 방력연구소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생맥산을 투약한 러시아 조정 선수단이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예상치 않은 금메달을 따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또 우리나라 축구 국가 대표팀 공식 음료로 생맥산이 활용된다는 뉴스를 본 적이 있으며 평창 겨울올림픽 공식 음료로 선정됐다는 기사도 있다. 두 번째는 마라톤 도중 또는 이후 손상된 근육 에너지를 보강하고 회복을 돕는 ‘작약감초탕’이다. 근육 경련, 근육통, 근육 손실 완화에 뛰어난 효과가 검증된 작약감초탕은 쥐가 나는 것을 방지하고 빠른 회복을 도와 다음 날 일상생활 복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 한약 복용하고 도핑 또는 부작용이 걱정된다? 한약의 전문가인 경기도한의사회 한의사들이 처방한 생맥산과 작약감초탕은 도핑에서 당연히 안전할 뿐 아니라 부작용도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최근 서울대와 단국대 연구팀이 67만2천411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의의료기관을 통한 한약 처방이 ‘약물 유발 간손상’ 위험으로부터 안전하다는 사실을 입증하고 관련 연구 결과를 저명한 국제학술지에 게재한 바 있다. 대규모 데이터를 활용한 학술논문을 통해 한약이 간에 안전하고 나아가 간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 입증됐고 지금까지 한약은 간에 나쁘다며 근거 없이 국민을 호도하던 일부 양의계의 주장이 전혀 근거 없는 악의적인 거짓말이라는 것을 명명백백히 밝혀 준 값진 결과다. 싱그러운 봄 향기와 넘치는 에너지로 함께할 경기마라톤대회에서 ‘내 인생 최고 기록 달성’ 및 즐거운 달리기를 위한 경기도한의사회의 도움을 꼭 경험해 보시기 바란다.

'고기 대신 생선?'... 어류도 TMAO 수치 높이는 주범

어류가 동맥경화 유발 요인 중 하나인 트리메틸아민 N-옥사이드(Trimethylamine N-oxide, 이하 TMAO) 수치를 높일 수 있어 식습관 개선을 통한 조절이 중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지난 13일 대한생활습관병학회(회장 오한진)의 제16회 춘계학술대회에서 김기덕 대전선병원 센터장은 ‘동맥경화의 주범 TMAO를 낮추기 위한 전략’ 강의를 통해 이를 강조했다. TMAO는 육류 등에 함유된 성분이 장내 미생물에 의해 변환된 후 간에서 생성되는 물질로 혈중 농도가 높을수록 심혈관질환의 위험이 증가한다. 김 센터장은 “많은 사람들이 고기 대신 생선을 건강식으로 선택하지만, 실제로 어류가 TMAO 수치를 가장 많이 높이는 식품이라는 연구 결과가 있다”며 “특히 심해어류는 단백질 구조 유지를 위해 TMAO를 다량 함유하고 있어 심해어류를 자주 과량으로 섭취하는 사람들의 TMAO 수치가 높게 나타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 센터장은 TMAO 수치를 측정해볼 필요가 있는 경우를 제시했다. ▲기존 심뇌혈관질환자 중 위험요인을 조절했음에도 재발하거나 동맥경화가 악화되는 경우 ▲흡연하지 않고 고지혈증이 없음에도 경동맥 협착이 발생한 경우 ▲육류나 어류 섭취량이 많은 경우 ▲심뇌혈관질환 위험군이면서 방귀 냄새가 심한 경우 등이다. 김 센터장은 “특정 장내미생물(데설포비브리오, 클로스트리디움 등)이 콜린이나 카르니틴을 TMA로 분해하며 악취 가스를 만드는 특성이 있어 냄새도 하나의 지표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TMAO 수치를 효과적으로 낮추는 데 도움이 되는 방법도 제시됐다. ▲혈중 수치 확인 후 어류 섭취량 조절 ▲유산균 및 혼합형 프리바이오틱스 섭취 ▲락토페린, 카테킨, 레스베라트롤 등 복합 영양소 활용 ▲고용량 카르니틴·레시틴 함유 영양제 주의 등이다.

40대도 발병하는 어깨 통증 ‘오십견’…“스트레칭, 조기 치료 중요”

어깨 통증은 누구나 한 번쯤 경험할 정도로 흔하지만, 중장년층 이상에서 나타나면 ‘오십견’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오십견이라 불리는 ‘유착성 관절낭염’은 어깨 관절을 둘러싼 관절낭에 염증이 생기면서 발생한다. 특히 팔을 들어 올리거나 뒤로 젖힐 때 극심한 통증과 함께 어깨의 움직임이 제한되는 증상을 보인다. 이 때문에 머리를 빗거나 물건을 들고, 높은 곳에 손을 뻗는 등 간단한 일상적인 활동도 어려워질 수 있다. 밤에 통증이 심해져 수면에 방해를 주는 경우도 많다. 주로 50대 전후에 많이 발생해 ‘오십견’이라는 이름이 붙었지만, 최근에는 40대에서도 발병률이 높아지고 있으며 당뇨병이나 갑상선 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발병 위험이 더욱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십견은 통증기, 동결기, 해빙기 등 3단계로 진행된다. 초기에는 어깨에 점진적인 통증이 발생하며, 특히 밤에 심해져 숙면을 취하지 못한다. 동결기에는 어깨의 움직임이 심각하게 제한되고, 해빙기엔 서서히 관절의 움직임이 회복되지만, 방치할 경우 회복되지 못할 수도 있다. 오십견 치료는 비수술적 치료와 수술적 치료로 나뉜다. 초기에는 약물, 주사, 물리치료 등으로 통증을 완화하고 어깨 관절의 움직임을 개선하는 방법이 사용된다. 도수치료 역시 효과적인 비수술 치료법 중 하나로 꼽힌다. 6개월 정도 충분한 비수술적 치료를 했음에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을 경우엔 관절낭 유리술과 유착 부위 박리술 등 수술적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관절경을 이용해 유착된 조직을 절개하고 어깨 관절의 움직임을 회복시키는 방식이다. 오십견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정기적인 스트레칭과 올바른 자세 유지가 중요하다. 어깨를 많이 쓴 날엔 온찜질을 하는 것도 좋다. 홍경호 세란병원 정형외과 상지센터장은 “옷을 입고 벗을 때 찌릿한 통증이 나타나거나 야간 통증으로 잠을 설치고, 안전벤트를 맬 때 불편함을 느낀다면 오십견을 의심해볼 수 있다”며 “오십견의 위험요인을 일상에서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어깨 관절 중 하나인 견관절의 능동적 운동을 규칙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꽃구경 갔다가 무릎 시큰... ‘퇴행성관절염’ 유의해야

60대 여성 최모씨는 최근 벚꽃길을 따라 산책에 나섰다가 무릎 통증으로 병원을 찾았다. 걷기 시작한 지 30분이 채 되지 않아 무릎 안쪽이 욱신거리며 통증이 심해져 벚꽃 구경은커녕 벤치를 찾아 앉아있어야 했다. 걷기 좋은 따스한 봄날, 오히려 무릎 통증으로 외출을 주저하는 이들이 많다. 퇴행성관절염이 중기 이상으로 진행된 환자들은 날씨가 풀리고 외부 활동이 늘어나는 봄철에 무릎 통증을 더욱 극심히 느끼기도 한다. 퇴행성관절염은 관절 연골이 점차 닳아 없어지는 질환이다. 중기 이후에는 관절 간격이 거의 사라지고 뼈끼리 직접 맞닿으면서 극심한 통증과 관절 변형이 발생한다. 이때 무릎이 붓고 열감이 생기며, 걷기나 계단 오르기 같은 일상 활동조차 큰 부담이 된다. 특히 체중을 지탱하는 무릎 안쪽 연골부터 먼저 손상된다. 초기에는 한쪽 무릎 안쪽에만 통증을 느끼다 점차 양쪽으로 퍼진다. 질환이 말기로 진행되면 통증은 단순한 활동을 할 때뿐만 아니라 휴식 중에도 지속되며, O자형 다리 변형이나 보행장애까지 동반될 수 있다. 허동범 연세스타병원 병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퇴행성관절염은 조기에 발견하면 비수술적 치료로 호전될 수 있지만, 중기 이상부터는 연골 회복이 어렵고 치료 선택지가 제한된다”며 “특히 봄나들이 이후 무릎에 열감이 느껴지거나 관절이 붓고 ‘물이 찬 듯한 느낌’이 든다면, 이는 단순한 피로가 아닌 관절 내 염증성 변화일 가능성이 높다”라고 말했다. 꽃놀이처럼 장시간 걷거나 계단을 반복적으로 오르내리는 활동은 손상된 연골에 미세한 자극을 주며 관절 내 윤활막에 염증을 유발할 수 있다. 이에 관절 내 체액이 비정상적으로 증가하는 현상이 나타나며, 무릎이 붓고 물이 차는 등의 통증이 심해질 수 있다. 무릎이 붓고 물이 찼다는 느낌이 든다면 이는 관절 내부에서 체액이 고인 상태로 퇴행성관절염이 중기 이상으로 진행될 때 나타나는 전형적인 반응이다. 무릎 관절 내 윤활액이 비정상적으로 증가해 ‘관절삼출’ 현상이 나타난 경우다. 허 원장은 “만약 삼출액이 과도하게 고여 무릎이 심하게 붓고 열이 나면 주사기를 이용해 고인 체액을 직접 제거하는 처치를 함께 진행한다”며 “이후에도 통증이 지속되거나 일상생활에 불편이 클 때는 약물치료, 물리치료 등 다양한 보존적 접근이 병행된다”고 설명했다. 퇴행성관절염이 중기 이상으로 진행된 경우, 비수술적 치료만으로는 호전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때는 무릎의 정렬을 바로잡는 절골술, 관절 손상이 심할 경우 인공관절 치환술 등의 수술적 치료를 고려하게 된다. 허 원장은 “꽃놀이 같은 외출을 다녀온 뒤에도 무릎이 붓고 열이 나거나, 걷기만 해도 시큰거리는 통증이 반복된다면 이미 퇴행성관절염이 중기 이상으로 진행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괜찮겠지’ 하며 지나쳤던 통증들이 계절마다 반복되면서 연골 손상을 누적시키고, 결국엔 수술적 치료가 필요한 말기 단계로 진행될 수 있다”고 전했다.

미국 연구팀 "낮에만 식사한 야간 근무자, 심혈관 발생 위험 떨어져"

야간 교대 근무 노동자도 밤에는 먹지 않고 낮에만 음식을 섭취하면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임상시험 결과가 나왔다. 미국 하버드 의대 브리검 여성병원 프랭크 시어 교수팀은 9일 과학 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에서 젊고 건강한 2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임상시험에서 이런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임상시험은 야간 교대 근무를 모방하고 식사 시간을 통제하면서 심혈관 질환 위험 지표 등을 측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교대 근무는 많은 연구를 통해 관상동맥 심장질환(CHD) 위험을 높이는 등 심혈관 질환 위험 요인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이런 위험 증가는 생활방식이나 사회경제적 지위 등의 차이로는 완전히 설명되지 않고 있다. 연구팀에 따르면 야간 근무자도 낮에만 식사하면 교대 근무 관련 심혈관 질환 위험을 피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교대 근무와 관련된 심혈관 건강에서 수면 시간보다 식사 시간이 더 큰 위험 요소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전했다. 연구팀은 젊고 건강한 참가자 20명에게 2주간 임상연구센터 내 시간을 알 수 없는 공간에 머물며 야간 교대 근무를 하게 했다. 연구팀은 참가자들의 식사 시간을 조절하면서 신체 기능 변화를 측정했고 야간 근무와 식사 시간의 영향을 분석했다. 참가자들은 어두운 조명 환경에서 32시간 동안 깨어 있으면서 일정한 자세를 유지하고 매시간 같은 간식을 섭취한 후 모의 야간 근무에 참여했다. 일부는 낮과 밤에 식사하는 그룹에, 일부는 낮에만 식사하는 그룹에 배정됐다. 연구팀은 참가자들의 자율 신경계 지표와 혈전 위험을 증가시키는 플라스미노겐 활성제 억제제-1, 혈압 등 다양한 심혈관 위험 인자를 측정, 식사 시간과 야간 근무 등의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다. 그 결과 낮과 밤에 식사한 참가자들은 야간 근무 후 심혈관 위험 인자가 모두 기준선에 비해 증가했으나 낮에만 식사한 참가자들은 위험 요소들이 야간 근무 전과 후 동일하게 유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논문 제1저자 겸 공동 교신저자인 새러 첼라파 교수는 “이 연구는 모든 요인을 통제했기 때문에 두 그룹의 야근 후 심혈관 위험 요소 차이는 수면 시간이나 식사 자체보다 식사 시간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주간과 야간 식사의 장기적 영향을 알려면 추가 연구가 필요하지만 이 결과는 식사 시간 조절을 통해 야간 근무자들의 건강을 개선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며 “야간 시간대 식사를 피하거나 제한하는 것이 야간 근무자나 불면증·수면-각성 장애를 겪는 사람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 아이, 무조건 유산균 먹여야 하나?” 프로바이오틱스에 대한 오해와 진실

아이들의 장 건강을 걱정하는 부모들은 유산균에 관심이 많다. 관련 정보나 광고가 넘쳐 나면서 꼭 먹여야 하는지, 어떻게 먹여야 하는지 등 여러 고민도 많아진다. 유산균이라고 하면 프로바이오틱스라는 단어를 떠올린다. 두 용어를 동의어라고 생각하는 이들도 많지만 프로바이오틱스라는 단어가 더 옳은 표현이다. 유산균은 유산을 생성하는 세균을 의미하고 프로바이오틱스는 장에 유익해 건강에 긍정적인 효과를 주는 균을 의미한다. 모든 유산균이 프로바이오틱스로 작용, 건강에 이로운 것은 아니다. 일부 유산균이 프로바이오틱스에 해당돼 장 건강에 유익한 역할을 하지만 반대로 유산균이 아니더라도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균 또한 존재한다. 대중적으로 비피도박테리움은 대표적인 유산균으로 알려져 있는데 사실 비피도박테리움은 유산균은 아니지만 프로바이오틱스에 속하는 유익균이라고 할 수 있다. 소장과 대장은 음식물과 같은 외부 물질이 머무르는 곳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유해균에 많이 노출된다. 이를 방어하기 위해 장내에는 체내 면역세포의 70~80%가 분포돼 있으며 장 건강은 면역력과 큰 연관성이 있다. 따라서 장내는 유익·유해균이 건강한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데, 프로바이오틱스는 장내 유익균은 증식시키고 유해균은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변비와 설사, 복통과 같은 소화기 증상 완화에도 효과가 있으며, 알레르기 예방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최근에는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체중 조절이나 불안 및 우울과 같은 정신 건강 문제 개선에도 효과가 있다는 연구들이 발표되고 있다. 하지만 항생제 관련 설사나 염증성 장질환과 같은 특정 상황에서 유용한 프로바이오틱스들이 일부 알려져 있지만 건강 증진을 위해 평소에 어떤 프로바이오틱스 제품을 먹는 것이 효과적인지는 아직 알려져 있지 않다. 사람 개개인에 따라 특정 프로바이오틱스가 도움이 되기도 하고, 오히려 부작용을 일으키는 경우도 있으며 아직 이를 예측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특히 신생아나 생후 12개월인 영아 시기에는 면역 시스템이 아직 미성숙하고 장내 미생물 구성이 안정되지 않아 프로바이오틱스가 오히려 장내 균형을 깨뜨릴 수 있어 이 시기의 프로바이오틱스 섭취는 전문가와 상담 후 섭취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좋다. 일반적으로 프로바이오틱스는 식후에 섭취하는 것이 좋다. 이는 식후에 섭취하면 위산의 영향을 덜 받아 유익균이 장까지 도달할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항생제와 동시에 복용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균을 죽이는 항생제의 특성상 프로바이오틱스의 유익균도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항생제를 복용 중이라면 2~3시간 간격을 두고 섭취하는 것이 좋다. 제품의 형태와 보관 방법도 체크해야 한다. 프로바이오틱스는 보통 열과 습도에 민감하기 때문에 냉장 보관이 필요한 제품인지, 실온 보관이 가능한 제품인지 확인해야 한다. 또한 분말, 츄어블, 액상 등 다양한 형태의 제품이 출시되어 있으므로 아이가 거부감 없이 섭취할 수 있는 형태를 선택하는 것도 필요하다. 신민수 고려대 안산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프로바이오틱스는 질병의 예방이나 치료를 위한 약물이 아니라 건강기능식품으로 인식해야 한다”며 “아이에게 지속적인 복통이나 설사 등의 소화기 문제가 있다면 유산균에 의존하기 보다는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프로바이오틱스의 과다 섭취도 피해야 한다. 신 교수는 “너무 많은 양을 섭취하면 오히려 복부 팽만감이나 가스가 차는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어 제품별 권장 섭취량을 지키고, 장기 복용 여부도 전문가와 상담 후에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건강한 장을 유지하려면 균형 잡힌 식습관과 생활 습관을 먼저 관리하는 것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환절기 불청객 알레르기 비염...관리방법 A to Z

봄이 되면 소위 말하는 ‘비염인’들은 고통에 시달린다. 꽃가루에 미세먼지까지 코점막을 자극하는 대기오염 물질에 연신 재채기가 나고 코와 얼굴이 간지럽고 따갑다. 고려대 안암병원 신재민 교수는 “조기 치료와 지속적인 관리만이 고통을 예방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꽃가루 날릴 땐 하루 1~2회 ‘코 세척’ 알레르기 비염은 꽃가루, 집먼지진드기, 반려동물의 털 등 특정 항원에 대한 면역계의 과민반응으로 발생하는 만성 염증성 질환이다. 질병관리청 국민건강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인구의 15~20%가 알레르기 비염을 앓고 있으며 19세 이상 성인의 알레르기 비염 진단율이 2012년에 비해 2022년 4.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말한 특정 항원에 대한 반응 외에도 환경오염, 미세먼지 증가, 생활습관 변화 등 다양한 요인이 알레르기 비염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알레르기 비염은 통년성과 계절성으로 나뉜다. 통년성 비염은 1년 내내 코감기와 같은 증상이 지속되는 것으로 주로 집먼지진드기 같은 실내 알레르기 유발 물질로 인해 발생한다. 근래 들어 반려동물의 털이나 비듬이 원인이 되는 경우도 늘고 있다. 계절성 비염은 봄철 꽃가루, 가을철 급격히 낮아지는 기온, 겨울철에 겪는 감기 등 계절별 원인에 따라 증상이 나타난다. 고려대 안암병원 이비인후과 신재민 교수는 “알레르기 비염 환자들의 증상이 가장 심한 시기는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갈 때”라며 “알레르기 비염 환자는 기온 차에 민감한데 갑자기 날씨가 쌀쌀해지면 증상이 심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요즘의 봄철 알레르기 비염은 단순히 꽃가루뿐 아니라 미세먼지, 황사 등 대기오염 물질이 코 점막을 자극하면서 염증이 더 심해지곤 한다. 신 교수는 “꽃가루 및 대기오염 물질에 의한 봄철 알레르기 비염 증상에는 특히 코 세척이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적절한 횟수와 방법이 동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교수는 “코 세척은 하루 1~2회, 생리식염수로 세척하면 코 점막의 염증을 줄이고 알레르기 항원을 씻어내는 데 도움이 된다”며 “너무 자주 하거나 수돗물 등 정제되지 않은 물을 직접 사용하면 감염의 위험이 있다”고 전했다. 개인 위생 신경쓰고 카펫 사용 주의 콧물과 재채기를 동반한 비염은 코감기와 구분이 어려워 적절한 치료와 때를 놓치기도 한다. 비염의 주요 증상은 재채기, 맑은 콧물, 코 막힘, 코 가려움증 등이다. 감기는 대부분 바이러스에 의해 감염되며 콧물, 코 막힘, 재채기 외에도 발열, 근육통, 인후통 등 전신 증상을 동반한다. 감기가 1~2주 내 자연적으로 회복되는 것에 비해 비염은 발열이나 근육통은 없지만 특정 계절이나 환경에 따라 반복되는 것이 특징이다. 알레르기 비염은 완치가 어렵지만 꾸준한 관리와 치료로 증상을 조절할 수는 있다. 무엇보다 개개인이 겪고 있는 알레르기가 발현되는 원인 물질(알레르겐)과의 접촉을 최소화하는 것이 기본이다. 꽃가루가 많이 날리는 계절엔 창문을 닫고 외출 후 귀가하면 빨리 옷을 갈아입고 머리를 감는 등 개인 위생을 철저히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집먼지진드기에 의한 알레르기 비염 환자는 침구를 60도 이상의 온수로 주 1회 이상 세탁하고 카펫이나 두꺼운 담요 등의 사용은 줄이는 것이 좋다. 최근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정이 늘면서 알레르기 비염 증상이 악화되는 환자도 증가하고 있다. 반려동물의 털 등에 알레르기 반응이 있다면 접촉을 최소화하고 자주 씻거나 공기청정기를 활용하면 도움이 된다. 신 교수는 “적절한 약물 사용은 증상을 완화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며 “처방에 의해 항히스타민제, 비강 내 스테로이드 스프레이, 류코트리엔 조절제 등을 사용해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비강 내 스테로이드 스프레이는 염증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며 꾸준히 사용하면 증상 조절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 알레르기 유발 물질인 알레르겐을 3~5년간 장기적으로 소량씩 체내에 투여해 면역 반응을 조절하는 ‘면역요법(알레르겐 면역치료)’, 약물치료로 조절이 어려운 심한 코 막힘이 있는 환자에게 고려되는 수술요법 등도 알레르기 비염 치료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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