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큼한 오렌지색이 패션계를 물들이고 있다. 세계적으로 지속되고 있는 경기 불황에 영향을 받아 역동적인 컬러가 대중의 흐름을 이끌고 있는 가운데 화사한 오렌지 컬러 트렌드는 의류업계, 화장품업계는 물론 제화업계에도 영향을 끼치며 많은 슈즈 브랜드들이 앞다투어 오렌지 색상 슈즈를 선보이고 있다. 싱그러움의 대명사 오렌지 색은 겨울의 칙칙한 무게감을 털어낼 수 있는 좋은 아이템이지만 황인종으로 분류되는 한국인에게는 다소 소화하기 꺼려지는 색상이기도 하다. 강렬한 오렌지 색상에 대한 부담감은 줄이되 트렌드를 반영한 멋진 발끝 포인트로 생동감 있는 패션을 선보이는 것은 어떨까. 기라로쉬, 에스콰이아, 내추럴라이저, 슈콤마보니, 지니킴 등 제화브랜드에서는 다양한 오렌지색 슈즈를 출시하고 여심 잡기에 한창이다. #핫픽스 포인트가 매력적인 오렌지 스웨이드 샌들 기라로쉬는 고급스러운 소재의 대명사 스웨이드와 화려한 오렌지 색상을 이용한 우아하고 귀품 있는 느낌의 샌들을 선보였다. 엘레강스한 곡선 라인을 따라 장식된 핫픽스는 은은한 포인트로 제격이다. 밝은 색상의 정장, 꽃무늬 패턴의 원피스, 슬림핏의 청바지와는 물론 파티룩에도 잘 어울린다. 하이엔드 라이프스타일을 즐기는 여성에게 적합한 고급 브랜드답게 8cm의 굽에도 편안한 착화감을 제공한다는 장점이 있다. #부드러운 여성성이 강조된 스트립 샌들 꽃봉우리 모양을 상징하는 듯한 에스콰이아의 이색적인 라운드 컷 오렌지 샌들은 로맨티시즘에 잘 맞는다. 전체적으로 동그란 모양의 장식은 부드러운 여성성을 돋보이게 하고 발볼을 작게 보이는 효과를 준다. 일반적인 스트립보다 약간 두껍게 발목을 감싸는 디자인은 안정감 있는 워킹을 가능하게 하고 샌들을 신었을 때 잘 벗겨질 수 있는 부분을 보완했다. #독특한 배색이 멋스런 샌들 미국의 대표적인 프리미엄 컴포트 슈즈 내추럴라이저에서는 오렌지, 옐로, 베이지로 구성된 밴드 슈즈를 출시했다. 핏감이 좋은 엘라스틱 밴드를 사용해 발의 움직임에 따라 신축성있게 조여줘 활동성이 뛰어나다. 3가지 색상의 조화로운 배색은 의상 선택의 제약을 줄여주고 두께감이 있는 힐은 지면과 닫는 면적이 넓어 편안하다. 강현숙기자 mom1209@kyeonggi.com
경기도미술관(관장 최효준)은 로저 M. 뷔르겔(Roger M. buergel) 2012 부산비엔날레 총감독을 초청해 25일 오후 3시 경기도미술관 강당에서 특별강연회를 개최한다. 도 미술관 명사초청 두번째 시간인 이번 특강은 지역 공공미술관의 커뮤니티 활성화를 위한 전략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공공미술관의 운명이라는 주제로 진행되는 강연에서 로저 M 뷔르겔은 오늘날 공공미술관의 역할, 지역미술관이 예술 커뮤니티 또는 관객과 함께 작업할 수 있는 대안적 방법이 무엇인지에 대해 강의한다. 강연 후 질의응답 시간을 통해 참가자들은 로저 M 뷔로겔과 공공미술관 역할에 대한 자유롭게 토론할 수 있다. 150명 선착순 접수로 진행되며 참가 희망자는 이메일(jcecilia@ggcf.or.kr)로 접수하면 된다. 문의 (031)481-7000/481-7047 장혜준기자 wshj222@kyeonggi.com
경기도내 병원들의 의료수출을 위한 해외 진출이 본격화되고 있다. 22일 경기도에 따르면 심장 전문병원인 세종병원은 최근 알마티시 퍼보마이스키에서 카자흐스탄 보건부, 경기도, 병원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세종-유라시아 병원 기공식을 가졌다. 세종-유라시아 병원은 카자흐스탄 현지 의료정보통신 기업인 알란 앤 시스템사와 합작해 건립하는 100병상 규모로 내년초 완공돼 진료를 시작한다. 세종병원은 앞으로 병원 운영에 관한 소프트웨어와 의료인 교육을 지원하고 로열티를 받는다. 앞서 경기도는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성빈센트병원, 세종병원 등 경기도내 3개 병원을 카자흐스탄 해외 송출병원으로 지정, 살라마티 카자흐스탄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이 프로그램은 카자흐스탄 의료기술로 치료할 수 없는 종양, 심장질환, 장기 이식환자 등 중증질환자를 해외 지정병원으로 후송, 카자흐스탄 국비로 치료하는 프로그램이다. 윤철원기자 ycw@kyeonggi.com
수술을 한 뒤로 아들이 이름을 부르면 절 쳐다봐요. 감사한 이 마음을 말로 표현할 수가 없네요. 2006년 돈을 벌기 위해 한국으로 온 필리핀인 레니벳(34)은 최근 아들 데이브(4)가 한 쪽 청력을 되찾고 TV 앞에서 애니메이션 뽀로로 노래를 따라하는 것을 보고 기쁨을 감출 수가 없다. 데이브는 태어날 당시부터 선천적으로 듣지 못하는 소이증 때문에 청력장애를 앓아왔다. 이로 인해 듣지도 말을 하지도 못했다. 소이증은 귀의 외형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청력을 잃어 성인이 된 이후에도 언어발달의 장해를 가져올 수 있는 심각한 병이었다. 하지만 2010년 남편이 떠난 뒤 미혼모로 혼자 아이를 키우며 생활고를 겪는 레니벳은 병원문을 두드릴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이런 데이브에게 뜻밖의 선물을 가져다 준 세 사람이 있었다. 필리핀 선교자 지나, 안산 다문화가족행복나눔센터 김영수 원장, 소리귀 클리닉 전영명 원장이다. 국내에 거주하는 필리핀인들을 돕는 지나가 데이브의 딱한 사연을 듣고 자신이 활동하는 센터에 찾아와 치료를 부탁했다. 평소 외국인들을 어려운 사정을 들으면 자신의 일인양 발벗고 나서온 김 원장은 수소문 끝에 의료협력기관인 소리귀 클리닉(서울 강서구 화곡동) 전영명 원장에게 사정 얘기를 했고, 데이브가 청각을 찾을 수 있도록 무료로 수술해주겠다는 뜻을 전달받았다. 데이브는 지난 16일 오른쪽 귀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쳤고, 전 원장은 향후 왼쪽 귀 수술은 물론 재활치료, 언어훈련까지 지원해주겠다고 약속했다. 아들 걱정에 얼굴에서 미소와 눈물이 떠나지 않았던 레니벳은 데이브에게 밝은 미래를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셔서 정말 감사하다며 치료가 끝나면 필리핀으로 돌아가 아들과 행복하게 살고 싶다고 말했다. 김영수 원장은 힘든 수술이라 걱정했는데 다행히 소리를 듣게 돼서 기쁘다며 봉사자로써 어려운 외국인을 도울 수 있도록 더욱 힘쓰겠다고 밝혔다. 장혜준기자 wshj222@kyeonggi.com
날씨가 한 달을 앞서가고 있다. 특히 최근 고온현상으로 인해 세균이 빠른 속도로 자라 4간이면 식중독을 발생시키는 수준으로 증식하게 되므로 음식물 조리 및 보관에는 특히 주의가 요망된다. 야외활동을 하기에 더없이 좋은 요즘이지만 한껏 무더워질 수 있는 한낮 기온을 간과하고 음식물을 관리한다면 식중독에 걸리기 쉽다. 식중독 예방법에 대해 알아봤다. ■ 재료와 조리과정은 위생적으로 식중독을 예방하려면 식품의 올바른 보관온도를 지키고, 유통기한 및 신선도를 확인해야한다. 냉장식품은 냉장고에 냉동식품은 냉동고에 보관하고 해동된 원료는 바로 사용하고 재냉동 하면 안된다. 또한 음식물 재료는 철저히 세척소독하고, 조리도구는 소독을 자주하여 교차오염을 방지해야한다. 가열하지 않고 생으로 먹는 식단은 피하고 충분히 가열된 음식물을 섭취한다. 해동할 때는 식재료가 오염되지 않게 흐르는 물에 하고, 음식물은 내부까지 완전히 익혀 먹어야한다. ■ 야외활동시 각별한 주의를 여름철 야외활동시 음식물 처리방법에는 특별히 신경 써야 한다. 불가피하게 야외활동을 위해 도시락을 섭취해야 한다면 음식물을 충분히 익힌 후 5℃ 이하에서 냉장보관하거나 60℃ 이상에서 온장 보관해야 하고, 물은 반드시 끓여서 식힌 물을 마셔야 한다. 특히, 자동차 내부나 트렁크에 음식물을 보관하는 것은 금물이다. 미생물 성장예측모델을 이용하여 자동차 트렁크에 보관된 김밥의 황색포도상구균 미생물 증식정도를 평가한 결과, 식중독 감염 위험 수치까지 균이 번식하는데 2시간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음식물을 자동차 트렁크에 싣고 야외 활동을 할 경우에는 저온을 유지할 수 있도록 아이스박스를 활용하는 등 적정 온도가 유지되도록 보관하고, 그렇지 못할 경우 가능한 2시간 이내에 신속하게 섭취해야 한다. ■ 피서지에서는 조심 또 조심 친구들 또는 연인과 같이 찾는 피서지에서 음식물 관리는 소홀히 한다면 식중독에 노출될 위험이 크다. 바닷가에서 직접 잡은 어패류는 반드시 깨끗한 수돗물로 2~3회 세척조리해 섭취해야하며, 캠핑장에서 바비큐 등을 먹을 때는 내부까지 충분히 익혀야 한다. 산에서 산나물을 채취해 바로 먹을 때에는 반드시 끓인 물에 처리해야 하며, 계곡에서는 민물고기 및 민물패류는 기생충의 숙주 이므로 섭취를 자제하거나 충분히 끓이거나 삶아야 한다. ■ 설사한다고 지사제 함부로 먹으면 안돼 식중독에 걸리면 장관에서의 흡수 장애로 설사가 발생하기 쉽다. 특히 소아의 경우 탈수가 쉽게 나타나고 사망에 이를 수 있어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또한 위장관 자율신경계의 자극으로 구토가 발생할 수 있으며, 장관의 감각이 예민해져 작은 기계적인 자극과 화학적인 자극에도 복통이 잘 동반된다. 설사가 있는 경우 함부로 지사제를 가정에서 투약하면 안된다. 지사제를 투약하게 되면 장내에 있는 세균이나 독소가 빠져나가지 못해 증상이 더욱 악화되고 회복이 지연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끓는 물이나 보리차에 소량의 소금과 설탕을 타서 먹거나 이온 음료를 섭취하여 설사로 인한 탈수를 예방해야 하며, 식사가 가능하면 미음이나 쌀죽을 섭취하도록 한다. 그러나 증상이 회복되지 않고 혈변, 심한 복통 등이 발생하면 병원을 찾아 수액 치료 등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도움물=임선교 아주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윤철원기자 ycw@kyeonggi.com
수술실 풍경이 바뀌고 있다. 메스로 배를 갈라 장기를 눈으로 보며 하는 개복수술에서 6㎜ 정도의 구멍을 뚫고 카메라와 수술기구를 넣고 모니터로 보며 하는 최소침습수술로 수술 방식이 옮겨가고 있다. 이같은 경향은 척추질환수술에 있어서도 마찬가지. 박춘근 수원 윌스기념병원장은 이 분야의 선두 주자다. 최근 국내 유일의 척추분야 최소침습수술 연구전문학회인 대한최소침습척추수술연구회 6대 회장으로 취임한 박 원장으로부터 향후 연구회의 활동 계획과 최소침습 척수수술 분야의 최신 경향에 대해 들어봤다. 10년전 연구회를 처음 만들 때만해도 국내에는 (최소침습 척추수술이) 거의 보급이 안된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한국의 최소침습수술은 독일, 미국과 함께 세계적인 리딩 그룹으로 성장했죠. 10여년 전 국내 외과의사들이 Great Incision Great Surgery!란 말을 자랑스럽게 하던 시절이 있었다. 크게 열어서 수술할 수 있어야 위대한 외과의사다란 의미다. 하지만 1998년 말 미국 유학을 마치고 귀국한 박 원장의 머릿속에서 이 문구는 완전히 지워져 있었다. 기존에는 전신마취 후 피부를 절개해야 했기 때문에 조직손상 및 회복지연 등 여러 부작용이 발생했지만, 최소침습수술은 주변조직의 손상이 거의 없고 수술시간도 짧아 바로 일상생활에 복귀할 수 있습니다. 특히 전신마취가 필요하지 않아 고령의 환자나 고위험군 환자에서도 비교적 안전하게 시행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환자를 먼저 생각했던 박 원장에게 최소침습수술은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이 있었다. 이후 선배 의사들을 도와 2002년 대한최소침습척추수술연구회를 창립을 주도했으며, 학술이사를 맡아 수술기법 발전에 힘을 보태왔다. 특히 박 원장은 현재까지 최소침습 척추수술의 백미라할 수 있는 전방경유 척추수술에 있어서만큼은 국내에서 독보적인 존재다. 이 수술기법은 등쪽이 아니라 배쪽에 구멍을 뚫고 들어가 디스크를 제거하거나 뼈를 맞추는 방법이다. 이때는 장기나 동맥에 손상을 줘서는 안되기 때문에 그만큼 고도의 집중력과 뛰어난 감각이 요구된다. 그 결과 이제는 매년 20여명의 국내외 의료진들이 그의 병원을 찾아 최소침습수술기법에 대해 배우고 있다. 이달초에도 카자흐스탄과 몽골 등 외국인 의사들이 연수과정을 밟고 있다. 박 원장은 최소침습 척추수술 분야에 있어 한국의 의료기술은 전세계 최정상급에 속한다며 앞으로 연구회를 통해 외국의료진 연수교육을 확대함으로써 한국 의료계의 국제적 위상을 한층 더 높여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윤철원기자 ycw@kyeonggi.com
일산백병원은 이승환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가 최근 뇌파 분석을 이용한 치매 진단장치에 관한 특허를 받았다고 22일 밝혔다. 이번 특허는 뇌파 분석을 이용한 치매 진단 장치로 안정시 눈을 감은 상태에서 뇌파를 5가지 주파수별(delta,theta, alpha, beta, gamma)로 나누고 각 주파수별로 동기화정도를 측정하여 치매 유무를 확인할 수 있는 비침습적인 감별 방법이다. 이승환 교수는 무학이거나 인지적으로 적절하게 기능하더라고 평가를 제대로 임하지 못하는 이들도 손쉽게 감별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유용한 도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 지원 사업으로 진행된 이번 연구는 이승환 교수를 비롯한 인제대 임상인지감정연구소 연구진들이 협력해 개발한 것으로 특허 획득을 통해 그 유용성을 인정받았다. 한편, 이 교수는 올해 초 뇌파를 이용한 뇌기능 검사를 통해 정신질환을 진단하는 N100 진폭경사를 이용한 정신건강 진단장치에 관해서도 특허(특허번호 제 10-1095585)를 받은 바 있다. 고양=유제원기자 jwyoo54@kyeonggi.com
어제는 절기상 소만(小滿)이었다. 소만은 햇볕이 풍부하고 만물이 점차 생장하여 가득찬다는 의미가 있다. 이제 모내기철이 다 되었다. 볕이 이토록 따듯하니 농토의 일상이 본격적으로 바빠질 터이다. 그동안 절기나 시대, 역사와 관련한 그림들을 소개했으니 오늘은 마음을 풍족하게 하는 그림을 이야기할까 한다. 마음의 농토를 기름지게 하는 것 또한 아주 중요한 일이다. 마음이 메마르면 그 사람이 메마르고 가족, 사회 모두 메말라진다. 서유라의 아트 북은 책그림이다. 작가는 오랫동안 책만 그려왔다. 책을 그리는 것이 무에 대수냐 하겠으나 책에 담긴 정신을 표현하는 것이 이 작가의 미학이라면 일견 일리가 있지 않겠는가. 이 작품은 여성에 관한 책만 모아서 그렸고, 하트 모양이다. 그림으로 표현한 서유라의 책은 작품 한 점을 해독하면 바로 이해된다. Erotic Art를 보자. 이 작품 속 책들은 붉다. 배경도 핑크 빛이다. 책들은 하나의 기표다. 기표는 붉은 소리의 기의로 확산된다. 붉은 책들의 붉은 소리는 색과 상징이며 이 때 색은 에로틱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것이고 상징은 여성성과 상관한다. 기표와 기의가 만나서 하나의 소리 즉, 외침을 타전한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외침은 화면 속 책들에 새겨진 텍스트가 보여주는 바, 행동성a이다. 여성, 섹슈얼리티, 국가는 여성주의 시선으로 파고든 제도적 성정체성에 관한 저항적 외침이라면 여성 미술 사회는 여성이라는 주체가 또는 여성이 주체가 된 미술이 사회와 어떻게 결절을 만들어 내는지 보여주는 책이다. 한국의 풍속화나 The Erotic Korea, 화가는 왜 여자를 그리는가, 성의 미학, 한국의 성, 우리 몸과 미술, 위대한 페미니스트 울스틴 크래프트의 혁명적 생애-세상을 뒤바꾼 열정은 그 제목만으로도 작품의 에로틱이 왜 여성성을 상징하는지 알 수 있다. 이번 주는 부부의 날이기도 해서 5월 가족의 달의 대미를 장식한다. 서로를 이해하는 삶이되기 위해서는 사랑 안에서 많은 것들이 이야기 되어져야 할 것이다. 김종길 경기도미술관 교육팀장
지난주 수원전시관에서 열린 호접몽展에서 한 작품이 발길을 붙잡았다. 세 명의 아이들이 얼굴만 빼꼼이 내민 체 각각 양, 토끼, 오리옷을 입고 익살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이해하려고 하지 않아도 작품 자체가 저절로 입꼬리를 올라가게 만들었다. 누굴까? 가면무도회 라는 작품명과 나란히 쓰여진 이름, 손선형(50)이다. 고개를 들어 다시 보니 예쁜 양옷을 입은 아이는 신이 나 눈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웃고, 토끼옷을 입고 앉아있는 아이는 토끼 마냥 새침하게, 입이 쭉 나와 아이들한테 인기가 없는 오리옷을 입은 아이는 부러움이 가득한 표정으로 두 친구를 째려본다. 며칠 후 손 작가의 작업실인 두울도예공방(수원시 우만동)에서 그를 만날 수 있었다. ■우여곡절 많았던 작업 인생 대학 때부터 조소 공부를 한 손선형은 사실조각부터 추상조각, 철조까지 두루 경험을 쌓아오면서 꿈을 키웠다. 하지만 대학원을 마치고 작품활동을 반대했던 엄마 때문에 지난 1991년 손선형 첫 개인전을 열고 결혼생활을 시작했다. 결혼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작업을 해왔지만 아이를 출산하면서 모든 생활이 달라졌다. 홀로 마음껏 하고 싶은 일을 했던 때와는 달리 떨어지지 않는 아이 때문에 자유롭지는 않았다. 난 결혼하고 아이를 낳아도 뭔가를 할 수 있을꺼라는 꿈은 있었죠. 대학 때처럼 승승장구 할 줄 알았거든요. 근데 시간이 지나면서 아이를 데리고 전시장을 돌아다니다보니 성취감보다 좌절이 먼저 왔어요. 아이는 등에 업혀있고 그럴싸한 작업실조차도 없었던 손 작가는 방 2개 중 하나를 떡하니 차지하고 꿈을 펼쳤다. 화학제품으로 하는 폴리작업 때에는 이웃주민들에게 거하게 밥을 사고 복도에서 작업을 하기도 했다. 두 아이를 모두 유치원에 보냈을 무렵 두번째 개인전에 욕심이 생겼다. 생각 표현을 하기 좋은 재료로 흙을 선택했지만 15년만에 내린 결정인 탓에 부담스러웠다. 문득 그는 15년 세월을 표현하고 싶었다. 나를 태어나게 해준 부모님의 결혼사진부터 언니, 오빠, 아들, 조카까지 부조로 만들었다. 인생사를 담은 작품이라 그럴까? 작지만 소중한展이라는 이름으로 전시를 준비했다. 어릴 적 작업이 기억이 되살아난 듯 아이들을 재워놓고 나와 새벽 시간에 온 열정을 작품에 쏟았다. 내 작품이 어떻게 만들어질지 결과를 기대하기보다 작업을 하는 것에 기쁨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마흔 쯤에는 시댁 식구들이 무슨 대단한 작업을 하느냐고 밖에 나가냐며 싫은 소리가 들리고, 일적으로 스스로의 갈등이 극대화되면서 또 한번의 고비를 맞았다. 가족들이 오히려 일반사람들보다 이해를 더 못해요. 주부가 일을 하면 가정에 소홀해질 수 밖에 없잖아요. 남편, 시댁은 물론 친정엄마까지 무지 반대하셨죠. 근데 작업의 대한 열망은 사라질줄 모르더라구요. ■작품을 만들기 위해 뽑기(?)에 목숨걸다 15년 간의 공백, 두려움이 가득했던 두번째 개인전을 끝낸 손선형은 지쳤었다. 우연히 두 아들의 어릴적 앨범을 보면서 아이를 만들어볼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친 자신을 위로하기 위한 선택이다. 아이들의 표정에 하나하나 신중을 기했다. 완성작을 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표정이 리얼하게 나와 결과가 흡족스러웠다. 첫 작품 이후 종종 놀이동산을 찾아 어린이들을 사진으로 남기고 어릴적 아들의 모습, 조카, 교회 유치부 친구들의 표정을 작품으로 탄생시켰다. 그의 작품은 모두 실사이즈와 동일하게 완성된다. 여섯살이면 실제 여섯살 키와 똑같게 말이다. 특히 손 작가의 아이들에게는 웃는, 우는, 찡그리는, 해맑은, 새침스러움 등 표정만 있을 뿐 빨간 원피스를 입은 여자아이 한명을 빼고는 모두 흰 옷을 입고 있어 눈에 띈다. 그는 아이들은 걷든 뛰는 런닝 하나에 면팬티 하나만 입어도 예쁘잖아요. 저는 그 자체를 표현하고 싶었어요라며 행복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아이에 푹 빠졌던 손 작가. 작품 구상 때문에 웃지 못할 에피소드도 생겼다. 마흔이 넘은 나이에 뽑기에 열광했던 것. 어느날 중3짜리 둘째가 곰돌이 푸가 얼굴만 내놓고 동물옷을 입은 휴대폰줄을 들고 왔다. 손 작가는 순간 이거다 싶었다. 무작정 아이와 함께 500원짜리 동전을 3~4만원어치를 바꿔 마음에 드는 모양이 나올 때까지 뽑기를 했다. 그가 푹 빠졌던 뽑기의 결과물이 이번 가면무도회이기도 하다. 한참을 뽑기를 하고 정신을 차려보니 제 주위에 꼬맹이들이 부러운 눈으로 저를 보고 있더라구요. 순간 창피해서 얼른 자리를 빠져나왔는데 지금 생각하면 재미있어요. ■명화같은 작품 만들고 싶다 이런 열정 때문일까? 세번째 개인전에서 선보인 8점의 아이 작품들은 한마디로 대박을 쳤다. 관계자들의 잔치로 치뤄지는 일반 전시회와 달리 일주일동안 500여명의 일반 관객이 전시장을 찾아 손 작가가 멀미가 느껴질 정도였기 때문이다. 특히 이들 작품은 관객들에게 인기를 끌면서 생각지도 않게 모두 새주인을 만났다. 하지만 손 작가의 작품을 본 작가들은 작품이 바뀌었네?, 요즘 대중이 좋아하는 스타일은 아니다라는 말을 툭툭 던졌다. 그는 좋아서 시작한 작업이기에 그런 평가들을 신경쓰지 않았다. 사람들이 전시를 보면 고민을 해야 하잖아요. 나 하나쯤 설명이 필요없는 즐거운 작품을 만들고 싶었죠. 내 만족보다 작가들이 인정하는 작품을 해야 한다는데 배신감을 느껴 반발감이 생겼어요. 무엇보다 마음이 힘들어서 만든 작품들이기에 포기하지 않던거죠 손 작가는 아직 보여주지 못한 작품이 많아 내년으로 계획하고 있는 전시회까지는 다양한 아이 시리즈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연령대는 점점 낮아져 마지막 작품을 내놓을 쯤이면 아마도 태아가 될 것라는 것이 손 작가의 설명이다. 우여곡절 끝에 자신의 색깔을 표현하고 있는 손 작가. 그에게도 처음 의도대로 누구나 보면 좋고 갖고 싶다는 작품을 만들자는 나름의 철학이 있다. 귀여운 아이 작품이 자신을 위로했듯 전문가의 시각이 아닌 일반인들의 눈에 편안하고 즐겁게 보일 수 있도록 말이다. 저한테 유행도 따라야 하고 대중이 좋아해야 하는데 왜 이런 작품을 하냐는 사람들이 많아요. 하지만 저는 명화처럼 보고 보고 또 봐도 좋은, 한번 보는데서 끝나는 게 아니라 두고두고 봐도 기분 좋은 작품을 하고 싶어요 장혜준기자 wshj222@kyeonggi.com
현행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2 제2항은 대항요건(주택인도와 주민등록전입신고)과 임대차계약증서상의 확정일자를 갖춘 주택임차인은 민사집행법에 따른 경매 또는 국세징수법에 따른 공매에서 후순위권리자 기타 일반채권자보다 우선하여 보증금을 변제받을 권리가 있음을 규정하고 있다. 이는 임대차계약증서에 확정일자를 갖췄을 때 부동산 담보권에 유사한 권리를 인정하여 주택임차인을 보호하고자 하는 취지이다. 그런데 위 주택임대차보호법상 대항요건을 갖추고 임대차계약증서상에 확정일자까지 부여받음으로써 우선변제권을 갖게 된 임차보증금채권자보다 선순위의 가압류채권자가 있는 경우, 가압류채권자에게 우선변제권이 없다는 이유로 일반채권자에 불과하다고 보아, 여전히 임차보증금채권자에게 우선변제권이 인정된다고 보아야 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위와 같은 경우에는 임차보증금채권자에게 우선변제권이 인정되지 않는다. 즉, 위와 같은 경우에는 임차보증금채권자도 선순위의 가압류채권자와는 평등배당의 관계에 있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선순위 가압류채권자의 가압류채권과 임차보증금채권은 각 채권액에 비례하여 평등하게 배당되게 된다. 그렇다면, 임차보증금채권자보다 가압류채권자가 선순위인지 여부는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주택임대차보호법이 임차인이 확정일자를 부여받음으로써 비로소 우선변제권을 가지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음에 비추어, 임대차계약증서상의 확정일자 부여일을 기준으로, 확정일자 부여일보다 앞선 가압류채권자를 선순위 가압류채권자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따라서, 주택임차인이 대항요건을 미리 갖추었다고 하더라도 확정일자를 부여받은 날짜가 가압류일자보다 늦으면 가압류채권자가 선순위라고 볼 수밖에 없다 할 것이고, 그 같은 경우에는 주택임차인이 가압류채권자에게 우선변제권을 주장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최근 전세난이 계속되면서 임대차보증금도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서민들의 소중한 자산인 보증금을 잃고 억울한 상황에 부닥치지 않으려면, 임대차계약체결 시 등기부등본을 꼼꼼히 확인하고, 전입신고를 마침과 동시에 확정일자를 받아두는 것이 필요하다. 박순영 법무법인 마당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