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룡의 계절, 가을이 왔다

SK 와이번스의 가을 DNA가 꿈틀거리고 있다. 마침내 5위로 도약했다. SK는 20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벌어진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홈 경기에서 KIA 타이거즈를 9대2로 꺾었다. 2대3으로 쫓기던 6회말 1사 만루에서 대타로 나선 앤드류 브라운이 싹쓸이 3타점 적시타를 날렸다. 3연승을 질주한 SK는 이날 삼성에 패한 롯데를 끌어내리고 지난달 8일 이후 44일 만에 5위로 올라섰다. 후반기에 부진을 거듭하면서 8위까지 추락했던 SK는 이달 들어 상승세를 타고 있다. 9월 18경기에서 10승을 기록하며 4월 이후 5개월 만에 5할 승률을 넘어섰다. 특히 이번 주 6연전에서 5승을 쓸어담는 등 상승세를 타 앞으로 남은 11경기 활약 여부에 따라 5위를 지켜낸다면 3년 만의 가을야구 복귀도 가능할 전망이다. SK가 가을본색을 드러내고 있는 데에는 시즌 내내 엇박자를 냈던 투타가 최근 조화를 이루고 있는 점이 주요인으로 꼽힌다. 이날 경기에서도 SK는 선발 크리스 세든의 호투와 10안타로 9점을 뽑아내는 응집력을 보인 타선이 어우러져 대승을 거뒀다. 세든은 6이닝 5피안타 5삼진 2실점으로 시즌 5승에 성공했다. 6회초 2사 1,2루에서 KIA 나지완에게 적시타를 맞아 실점을 했으나, 위기마다 삼진을 솎아내며 고비를 넘겼다. 타석에서는 브라운을 비롯해 박정권(4타수 3안타)과 정의윤(4타수 2안타)이 공격을 이끌었다. 박정권은 0대0으로 맞선 2회말 무사 1루에서 상대 선발 박준표의 129㎞짜리 포크볼을 두들겨 선제 2점 홈런을 터뜨렸다. 한편, 잠실에서는 kt wiz가 LG 트윈스에 3대7로 패해 시즌 50승 달성을 다음으로 미뤘다. 선발 저스틴 저마노는 1이닝 만에 7피안타 6실점으로 조기강판 당하는 수모를 당했다. 방망이도 시원찮아 하준호(4타수 3안타)와 댄블랙(4타수 2안타)이 힘을 내봤지만, 경기를 뒤집기엔 동료들의 지원이 너무 부족했다. 앤디 마르테는 4타수 1안타에 머물렀으며, 박경수와 장성우도 1안타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조성필기자

소총부대서 대포부대로 거듭난 kt wiz… 전력분석원들이 숨은 조력자

kt wiz와 삼성 라이온즈 경기가 열린 지난 7월11일 케이티 위즈 파크. 삼성 선발은 우완 윤성환이었다. kt는 윤성환에 유독 약했다. 앞선 두 차례 만남에서 완패를 당했다. 특히 첫 대결이던 4월 1일 경기에선 6이닝 동안 삼진을 10개나 당했다. 이날은 달랐다. 5.2이닝 동안 안타 10개를 때렸고, 4점을 뽑았다. kt는 6대2로 이겼다. 윤성환이 못 던진 건 아니었다. 윤성환은 5회까지 7피안타 2실점으로 비교적 호투했다. 하지만 6회 득점권 상황에서 연속 안타를 맞았다. kt 선두타자 장성우에게 좌전 2루타를 맞은 뒤 김사연과 박기혁에게 적시타를 허용했다. 바꿔 말해 kt 입장에선 윤성환을 잘 공략했던 셈이다. 두 번이면 족하죠. 세 번이나 당하는 건 말이 안돼요. 특히 에이스였기에 더욱 신경을 써 분석했어요. kt 전력분석원 이성권씨는 당시 경기를 두고 이렇게 회상했다. 올 시즌 1군 무대에 뛰어든 kt의 강점으로 방망이를 꼽는 이들이 많다. 전문가는 물론 팬들도 그렇다. kt 타선은 6월 이후 대반등을 일궜다. 5월까지 팀타율은 0.241에 그쳤으나, 6월 이후 0.297로 3할에 가깝다. 표면적인 원동력은 트레이드와 외국인 선수 교체였다. 그러나 kt 구단 내부에서는 전력분석이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신생구단이라 그런지 5월까지는 서로 서먹서먹했어요. 교감이 부족했던 것 같아요. 전력분석을 해주면서도 이렇게 하면 좋겠다 정도로 그치는 경우가 많았죠. 근데 6월부터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어요. 소통이 되기 시작했다고 해야 할까. 자발적으로 먼저 찾아와 영상과 자료를 달라는 선수들이 늘기 시작했죠. 이성권씨의 설명이다. 이성권씨를 포함한 kt 전력분석원들은 오전 9시까지 출근을 한다. 전날 경기가 있을때면 자정을 훌쩍 넘어 퇴근을 할 경우도 심심치 않지만, 이들의 출근 시간은 변함이 없다. 투수 영상을 담당하는 이성권씨는 출근 이후 당일 상대 선발과 불펜투수들에 대한 분석으로 일과를 시작한다. 분석은 확률을 기반으로 한다. 예를 들어 이 투수는 카운트주자별 무슨 구질을 많이 던지느냐의 식이다. 세세한 습관까지 관찰하는 것은 물론이다. 때론 상대 투수들이 이를 눈치 채고 투구 폼을 미세하게 바꾸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새로 영입된 외국인 투수들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 자료와 영상을 주로 살핀다. 어떤 유형의 투수이고, 구질로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또 결정구는 무엇인지. 분석 내용을 하나의 자료로 엮어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에게 전하는 것도 이들 전력분석원들의 몫이다. 이성권씨는 일이 생각보다 많아 시간과의 싸움을 하고 있다며 특히 조범현 감독님은 데이터를 많이 살피는 분이라 처음에는 적응이 안 돼 혼났다고 미소를 지었다. 전력 분석이 매번 성공적으로 이뤄지는 건 아니다. 대표적인 예가 한화 이글스 외국인 투수 에스밀 로저스였다. kt는 지난달 11일 수원 한화전에서 로저스를 상대로 3안타 빈공에 시달린 끝에 0대4 영봉패를 당했다. 이성권씨는 당시 로저스가 국내 두 번째 등판이었는데 상상 이상으로 공이 좋았다며 나름대로 한다고 한 전력분석이었는데 정말 허탈했다고 돌아봤다. 반대로 선수들이 분석을 토대로 공략을 제대로 할 때는 희열을 느낀다고. 특히 이성권씨는 전력분석이 생소한 어린 선수들이 우리들의 분석대로 상대 투수를 공략해 안타를 생산할 때는 정말 짜릿함을 느낀다고 전했다. 이어 선수들이 전력분석을 필요하다면서 스스로 찾아와 주면 정말 고마운 마음이 든다고 덧붙였다. 이성권씨는 전력분석에도 선수과 교감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전력분석을 한다고 한들 선수들이 믿지를 않으면 무용지물이라는 것이다. 이성권씨는 형ㆍ동생 사이로 지내면서 최대한 친밀하게 지내려고 한다. 결국은 소통이 중요한 것이 아니냐며 요즘은 하루에도 10명이 넘는 선수가 자발적으로 찾아와 준다. 잠은 부족하게 됐지만, 덕분에 즐겁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성필기자

마법군단의 승리, 막내가 해냈다

막내가 앞장섰다. kt wiz 신인 오른 투수 엄상백(19)이 시즌 5승째를 따내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엄상백은 17일 KIA 타이거즈와 벌인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광주 원정경기에 선발로 등판해 5이닝 동안 삼진 5개를 잡으며 1실점(2피안타 2볼넷)으로 호투했다. 최고 시속 148㎞를 찍는 직구와 체인지업, 슬라이더로 KIA 타선을 압도했다. kt는 3대1로 이기며 시즌 49승(83패)을 기록했다. 엄상백은 덕수고 시절이던 지난해 여름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에서 팀 우승을 이끌며 대회 MVP(최우수선수)를 수상한 유망주다. 당시 1회전부터 결승까지 덕수고가 거둔 5승을 모두 책임졌다. 결승전에서는 삼진 10개를 솎아 완봉승을 따냈다. 지난해 kt의 1차 지명을 받은 그는 올 시즌 불펜으로 시작했다가 4월부터 선발 등판 기회를 잡았다. 5월19일 마산 NC전에선 kt의 국내 선발로는 창단 처음으로 승리투수가 되기도 했다. 최근에는 땅볼 유도 능력을 키워 한 층 성장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날 경기에서도 엄상백은 고비처마다 땅볼을 유도해 위기를 넘기곤 했다. 특히 2회말 무사 1루에서 KIA 이범호에게서 유격수 방면 땅볼을 유도하면서 경기 해설을 맡은 송진우 KBSN 해설위원의 극찬을 받았다. 1실점은 1대0으로 앞선 4회말 주자 없는 1사 상황에서 KIA 김주찬에게 던진 시속 145㎞짜리 직구가 가운데로 몰리면서 홈런으로 내줬다. 엄상백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불펜 요원들은 잔여 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고 막내의 5승을 도왔다. 특히 세 번째 투수로 등판한 최원재는 3대1로 앞선 6회말 2사 만루 위기에서 KIA 나지완을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타석에서는 장성우(3타수 1안타)와 박기혁(4타수 2안타)이 3타점을 합작하며 엄상백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장성우는 0대0이던 4회초 1사 1,3루에서 좌익수 방면 희생플라이를 기록해 3루 주자 김상현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박기혁은 1대1이던 6회초 2사 2,3루에서 유격수와 좌익수 사이에 떨어지는 행운의 2타점 결승 적시타를 터뜨렸다. 조성필기자

“아까운 댄블랙” 아쉬운 조범현

kt wiz 조범현 감독이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부상에서 복귀한 댄 블랙이 폭발적인 타격을 선보여서다. kt는 내년 1군 참여 두 시즌 만에 포스트 시즌 진출을 노리고 있다. 타선과 불펜은 어느 정도 안정됐지만, 선발진이 여전히 고민이다. 타격 1위를 넘보는 앤디 마르테는 리그 정상급 3루 수비 능력도 보여주고 있어 재계약이 유력하지만, 나머지 외국인선수 카드 3장을 모두 투수로 사용하면 자연스럽게 댄 블랙과는 작별해야 한다. 그러나 최근의 활약을 보면 떠나보내기에는 너무도 아깝다. 지난 7월 손목 부상을 당해 2개월 동안 결장한 댄블랙은 9월 복귀 후 뛰어난 타격감을 선보이며 팀 타선을 이끌고 있다. 복귀전이던 1일 사직 롯데전에서 안타 1개를 때린 이후 2경기에서 무안타로 침묵했지만, 4일 LG전에서 홈런포를 가동하면서 타격감을 완전히 되찾았다. 댄 블랙은 13일 잠실 두산전까지 9월 12경기에서 타율 0.410, 홈런 5개를 기록했다. 출루율과 장타율을 합친 OPS도 1.324로 팀 내 독보적 1위를 달리고 있다. 댄 블랙은 스위치타자라 활용도가 더 높다. 전혀 반응이 없을 것 같은 상황에서 완벽한 노림수로 상대 투수를 공략하기도 한다. 또한 우완, 좌완, 언더핸드 투수를 가리지 않는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댄 블랙은 올 시즌 우완 투수를 상대로 타율 0.388, 7홈런을 기록하고 있으며, 좌완 투수를 상대로는 타율 0.326, 4홈런을 때리고 있다. 언더핸드 투수를 상대로는 타율 0.353, 1홈런을 기록 중이다. 조 감독은 댄 블랙은 홈런타자 이미지가 강하지만, 경기 상황과 상대 투수에 따라 짧은 스윙으로 정확한 안타를 노릴 줄 아는 타자라며 큰 것 한방이 필요할 때는 거기에 맞는 스윙을 한다. 볼 때마다 (재계약이)고민된다고 밝히고 있다. 조성필기자

댄블랙 홈런쇼에도 무너진 kt

kt wiz 돌아온 4번 타자 댄 블랙이 3경기 연속 홈런포를 쏴 올렸으나,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댄 블랙은 1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원정 경기에서 시즌 12호 아치를 그렸다. 1대1로 맞선 4회초 선두타자로 타석에 들어선 댄 블랙은 두산 선발 장원준의 128㎞ 체인지업을 통타 가운데 담장을 넘겼다. 지난 11일 수원 LG전부터 이어진 3연속 홈런이었다. 하지만 kt는 5회 1점, 7회 2점을 내줘 3대4로 재역전패를 당했다. 5회 1실점은 선발 저스틴 저마노가 2사 후 두산 김현수에게 볼넷을 내준 것이 화근이 돼 후속 양의지에게 좌전 안타를 맞은 데 이어 최주환에게 적시타를 맞아 동점을 허용했다. 7회 2실점은 불펜 홍성용이 홍성흔과 박건우에게 연속 적시타를 얻어맞고 내줬다. kt는 9회 김사연의 솔로 홈런으로 3대4까지 추격했으나 추가 득점을 뽑지 못한 채 4연승 문턱서 무릎을 꿇었다. 마산 원정에 나선 SK 와이번스는 다잡은 승리를 놓쳐 2연패에 빠졌다. 11대9로 앞선 9회말 2사 1,2루에서 마무리 정우람이 NC 지석훈에게 끝내기 3점 홈런을 맞아 역전패했다. SK는 이날 선발 메릴 켈리의 호투 속에 6회까지 10대3으로 크게 앞서며 손쉽게 승리를 낚는듯 했다. 켈리는 6이닝을 6피안타 3볼넷 3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선발투수가 6이닝 이상을 3자책점 이하로 던지는 것)를 기록했다. 그러나 켈리가 마운드를 내려간 7회부터 박정배, 박희수, 윤길현 등 총 5명의 구원 투수를 등판시켰지만, 매 이닝 실점하며 NC에 추격을 내줬다. 결국 정우람까지 투입했으나, 홈런 한 방에 대역전극의 희생양이 됐다. 조성필기자

kt ‘약속의 8회’ 블랙이 끝냈다

kt wiz 4번 타자 댄블랙이 결승타를 터뜨리며 팀의 3연패 탈출에 앞장섰다. 댄블랙은 10일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에서 벌어진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LG 트윈스와 홈 경기에서 2대2로 맞선 8회 1사 만루서 우전 2타점 적시타를 때렸다. 앞선 1회에도 선취 적시타를 올린 댄블랙은 이날 4타수 2안타 3타점으로 팀의 4대3 승리를 이끌었다. 마운드에서는 선발 정성곤이 5이닝 동안 4피안타 2실점으로 버티며 연패 탈출에 힘을 보탰고, 불펜 조무근은 2이닝 2피안타 1실점으로 8승째를 수확했다. 이날 댄블랙의 맹활약은 의미가 있었다. 올스타 브레이크를 앞두고 오른 손목 부상을 입은 댄블랙은 지난 9월1일 롯데전에서 복귀했지만, 좀처럼 타격감이 올라오지 않았다. 3할5푼에 육박하던 타율은 한때 3할3푼대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9일 대구 삼성전에서 5타수 3안타 2타점으로 타격 컨디션을 회복한 댄블랙은 이날 LG전에서 멀티히트를 작성하며 완벽한 부활을 알렸다. SK 와이번스는 안방서 김광현의 호투를 앞세워 한화를 8대1로 제압했다. 김광현은 8이닝을 1실점으로 막고 13승(3패)을 거뒀다. 1실점은 8회 김경언에게 홈런으로 내줬다. 부진을 겪던 타선도 모처럼 장단 11안타를 터뜨리며 김광현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특히 정의윤은 2대0으로 앞선 7회 3점 홈런을 때려 한화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57승2무65패를 기록한 SK는 7위 한화와 격차를 0.5경기로 줄이고 포스트시즌을 향한 희망을 이어갔다. 조성필기자

수비 실책 하나에 무너진 kt wiz, 삼성에 1대4 패

1대1로 맞선 6회말. kt wiz 외국인 투수 저스틴 저마노가 던진 커브가 삼성 라이온즈 이승엽이 휘두른 방망이에 걸렸다. 타구는 1루 베이스 근처에서 바운드되면서 kt 김상현 글러브에 맞고 튀겼다. 김상현이 허겁지겁 잡아 1루로 베이스 커버 들어온 저마노에게 송구했지만, 공은 뒤로 빠져 세이프가 선언됐다. 이 실책 하나가 이날 승부를 갈랐다. kt는 이후 삼성 채태인과 이지영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해 결승점을 내줬다. kt가 8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원정 경기에서 삼성에 1대4로 무릎을 꿇었다. 6회말 수비실책으로 점수를 헌납한 이후 8회초 무사 1,2루 기회를 살리지 못한 게 패인이었다. 득점찬스를 허무하게 날린 대가는 컷다. kt는 8회말에 추가 2실점하고 그대로 무너졌다. 시즌 80패(45승)째를 안는 순간이었다. 선발 등판한 저마노는 5.2이닝을 1홈런 포함 9피안타 1자책으로 막았지만, 승운이 따르지 않았다. 1회말 삼성 선두타자에게 박한이에게 좌월 솔로 홈런을 맞으면서 불안한 출발을 보인 저마노는 매 이닝 주자를 출루시키는 아슬아슬한 투구 속에서도 빼어난 위기 관리 능력을 발휘해 실점을 최소화했다. 8회 구원등판한 장시환은 1이닝 동안 4피안타 2실점으로 고개를 숙였다. 타석에서는 외야수 이대형이 4타수 3안타를 기록하면서 테이블세터로서의 역할을 다했지만, 중심타선인 댄블랙(4타수 1안타)-김상현(4타수 무안타)의 지원사격이 부족했다. 또한 kt는 9안타를 때리고도 1점 밖에 뽑지 못하는 득점력 빈곤에 시달렸다. 인천에서 SK 와이번스는 롯데 자이언츠에 4대10으로 패했다. 선발 메릴 켈리가 4이닝 만에 홈런 한 방 포함 8피안타 6실점으로 부진했다. 시즌 55승2무65패를 기록한 SK는 이날 NC 다이노스에 패한 KIA 타이거즈(58승66패)와의 승차를 줄이지 못해 5위 다툼에서 더욱 멀어졌다. 조성필기자

앉으나 서나 공부하는 ‘모범생 김재윤’

kt wiz 조범현 감독은 끊임없이 공부하는 지장(智將)이다. 비시즌은 물론 시즌 중에도 구단 스태프가 작성한 보고서를 읽고 또 읽는다. 선수들에 대한 분석 자료 혹은 타 구단 전력에 대한 내용외에도 그가 살피는 보고서는 상당량이다. 조 감독은 평소 선수들에게도 공부할 것을 강조한다. 상대 선수 분석과 함께 자신에 대한 연구를 해야만 성장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게을리할 경우는 불호령이 떨어진다. 1군 주축선수도 예외는 아니다. 공부를 소홀히 할 경우 2군 강등도 각오해야 한다. kt 관계자는 선수들도 모두 열심히 공부하지만, 감독님 기준이 워낙 높아 미움을 받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귀띔했다. 하지만 조 감독의 지시 여부를 떠나 스스로 공부하는 모범생들도 많다. 대표적인 선수가 포수에서 투수로 전향한 김재윤(25)이다. 김재윤은 조 감독의 권유로 올해 1월 포수에서 투수로 전향했다. 당시 조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들은 김재윤이 투수로 자리 잡기까지 약 1년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판단했지만 그는 4개월 만에 팀의 핵심 불펜요원으로 자리 잡았다. 성장세의 비결은 공부였다. 150㎞대 강속구를 뿌릴 수 있는 어깨를 지녔지만, 뒤늦게 투수로 전향한 만큼 일반 투수들 이상으로 공부했다고 한다. 전력분석원은 새벽까지 자신의 투구를 연구한다며 특히 자신이 등판한 경기의 볼 배합 등을 집중적으로 공부한다고 전했다. 8일까지 33경기에 등판해 1승 2패 평균자책점 4.50을 기록 중인 김재윤은 최근 변화구를 연마중이다. 직구 하나만으로 1군 타자들을 상대하는 데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서다. 김재윤은 열심히 노력해 1군에서 보다 많은 경험을 쌓는 것이 이번 시즌 목표라고 했다. 그가 말하는 노력에는 훈련뿐 아니라 공부도 포함돼 있다. 조성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