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가 꿈 키운 그곳서… kt, 2016 도약 꿈꾸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국제공항에서 자가용을 타고 동쪽으로 1시간30분가량 달리면 샌버나디노라는 중소도시가 나온다. 인구 16만명의 샌버나디노는 1850년 예수그리스도 후기 성도교회 교도들이 건설한 전형적인 로스앤젤레스의 교외도시다.세계 최대 패스트푸드 체인점 ‘맥도날드’의 근원지로도 알려져 있는 이 도시 한쪽에는 샌 마누엘 스타디움이 자리하고 있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 산하 마이너리그 인랜드 엠파이어 66ers의 홈 구장이다. 프로야구 10구단 kt wiz는 18일(이하 현지시간)부터 이곳에서 2차 스프링캠프를 연다.샌 마누엘 스타디움의 주인인 인랜드 엠파이어는 국내 야구팬들에겐 낯선 이름이다. 그도 그럴 것이 마이너리그에서도 하부 격인 싱글 A에 속해 있는데다 팀 이름도 여러 차례 바뀌었다. 만일 인랜드 엠파이어를 알고 있는 야구팬이라면 십중팔구 추신수(34·텍사스 레인저스)를 떠올릴 것이다. 인랜드 엠파이어는 지난 2003년 추신수가 눈물 젖은 햄버거를 먹으며 메이저리거 꿈을 키운 팀이다.10년도 훌쩍 지난 이야기이지만, 추신수의 흔적은 아직도 샌 마누엘 스타디움에 남아있다. 구장 안으로 들어서 3루 외야 관중석으로 향하다 보면 좌측 벽면에 선수 이름이 빼곡히 적힌 액자를 발견할 수 있는데, 이 속에서 추신수의 이름을 찾을 수 있다. 이 명단은 과거 인랜드 엠파이어 소속으로 뛰다 메이저리그에 입성한 선수들을 모아둔 것이다. 과거 박찬호와 함께 LA 다저스에서 뛰어 국내 팬들에게도 친숙한 애드리안 벨트레의 이름도 눈에 들어온다.나름대로 배경을 갖춘 곳이지만, 정작 kt가 샌 마누엘 스타디움을 2차 전훈지로 택한 이유는 따로 있다. 바로 따뜻한 기후 때문이다. 지난해 일본 가고시마로 스프링캠프를 떠난 kt는 영하까지 떨어지는 추운 날씨 탓에 훈련에 많은 애를 먹었다. 조범현 감독이 지난 시즌 “전지훈련은 일본이 아닌 미국으로 가야 된다”고 입버릇처럼 말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하지만 샌 마누엘 스타디움에서라면 이 같은 걱정은 붙들어 매도 될 듯 싶다. 한국이 영하 5도 안팎의 기온을 유지하고 있는 현재 샌 마누엘 스타디움이 위치한 샌버나디노는 푸근하다 못해 더위까지 느낄 정도다. 기자가 구장을 찾은 16일에도 이곳 기온은 영상 30도까지 치솟았다. 다만 습도가 높지 않아 훈련하는 데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을 듯 보인다.여느 스프링캠프가 그렇겠다만, 2차 캠프는 본격적인 실전모드로 전환되는 시점이다. kt는 이곳에서 다음 달 2일까지 머물며 실전 감각을 끌어올릴 예정이다. 연습경기도여덟 차례 예정돼 있다. NC 다이노스와세 번, 인근 대학팀과 세 번, 마이너 연합팀과 한 번이다. 조 감독은 구단을 통해 “2차 캠프에서는 포지션 및 타순을 확립하고, 시범경기에 임할 준비를 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샌버나디노=조성필기자

혼쭐난 kt “공룡군단 무섭네”

프로야구 kt wiz가 10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 투산 키노컴플렉스에서 NC 다이노스와 스프링캠프 첫 평가전을 치렀다. kt는 평가전이었던 만큼 젊은 선수들의 경기 적응 능력 향상에 초점을 맞춰 라인업을 꾸렸다. 박경수, 유한준, 이진영 등 고참 선수들을 모두 제외하고 배병옥, 하준호, 남태혁 등을 내세웠다. 마운드에도 배우열, 안상빈, 주권, 박세진 등을 차례로 올렸다. 경기 결과는 2대11 대패였다. NC는 강민국이 2회초 무사 1, 2루에서 선취 3점포를 쏘아 올린 데 이어 박민우-김준완-김성욱-나성범이 연속 안타를 터뜨려 초반에 승부를 갈랐다. kt는 배병욱이 4타수 2안타 1득점, 하준호가 4타수 2안타 1득점으로 활약했으나, 초반 벌어진 점수 차를 뒤엎지 못했다. 비록 팀은 완패했으나, kt 좌완 박세진은 신인답지 않은 투구를 펼쳐 눈길을 끌었다. 7회말 등판한 박세진은 2이닝 동안 26개의 공을 뿌리며 무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첫 타자 윤병호를 내야 실책으로 출루시켰을 뿐 이후 타석에 들어선 타자 6명을 모두 삼자범퇴 처리했다. 조범현 kt 감독은 경기가 끝나고 “젊은 선수들의 경기 적응 능력을 향상 시키고자 했던 경기”라고 재차 강조한 뒤 “박세진의 경기 운영 능력이 향상되고 있음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조성필기자

소통 나선 kt wiz 팬 서비스 ‘박차’

프로야구 kt wiz가 더욱 높은 수준의 팬 중심 서비스를 하고자 팬들을 홈 구장인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로 초청해 ‘팬과의 대화’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kt는 23일부터 이틀간 이뤄진 이번 행사에서 팬 100명을 초대해 회원 혜택 등 올 시즌부터 달라지는 구단의 회원 정책을 소개하고, 팬들의 의견을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며 24일 이같이 밝혔다. kt는 “팬들이 주신 의견 중 어린이 회원 선물 선택제 등은 호응이 클 것으로 판단돼 이번 시즌부터 적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kt는 이번 행사 간담회 이후 그라운드, 방송중계실, 더그아웃, 라커룸을 돌아보는 구장 투어도 함께 진행했다. 팬들은 평소 접하기 어려운 구장을 살펴보며 좋아하는 선수의 라커에 직접 작성한 응원메시지를 부착하는 등 올 시즌 kt의 선전을 기원했다. kt는 시즌이 끝난 지난 12월 ‘팬과 구단이 함께 하는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진행해 호평을 받았다. 팬들이 아이디어를 내고 투표로 선정한 뒤 봉사활동까지 직접 참여한 난치병 어린이돕기, 수원 유소년야구단 용품 지원, 수원 취약계층 대상 사랑의 산타 행사 등 지역사회에서도 큰 호응을 얻었다. kt 관계자는 “앞으로도 팬들과 적극적인 소통을 하며 팬과 함께 만들어가는 케이티 위즈 파크와 응원 문화를 지향하겠다”고 밝혔다. 조성필기자

kt 유한준 “책임감 갖고 좋은 모습 보일 것”

지난해 혹독한 1군 신고식을 치른 kt wiz는 올해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비시즌 동안 남부럽지 않을 ‘구슬’을 끌어 모으면서 올 시즌엔 포스트시즌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구슬의 핵은 수원 유신고 출신 외야수 유한준(36사진)이다.미국 애리조나로 해외 전지훈련을 떠나기 위해 15일 인천국제공항에 입성한 유한준은 “짐을 싸며 많은 다짐을 했다”며 “수원으로 돌아온 건 개인적으로 큰 의미가 있다. 책임감을 갖고 뛰겠다”고 말했다.유한준은 2004년 수원을 홈으로 쓰는 현대 유니콘스에 입단했으나, 넥센 히어로즈가 현대를 인수해 재창단하는 바람에 2008년 서울 목동으로 떠났다. 2015시즌이 끝나고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유한준은 kt와 4년 60억원이란 초대형 대박을 터뜨리며 수원으로 돌아왔다.그는 “수원은 내가 야구를 배운 모교 유신고가 있는 곳이고, 프로생활도 시작한 장소다”라며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유한준은 2015시즌 타율 0.362, 23홈런을 때리며 생애 처음으로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이에 따른 보상으로 ‘대박계약’을 터뜨렸지만 그는 크게 달라질 것이 없다고 강조했다.유한준은 “부담감이 따르지만 늘 하던 대로 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유한준은 “내가 아는 모든 걸 후배들에게 알려주고 싶다”며 “개인적으로도 경기장 안팎에서 책임감을 가질 것이고, 수원 팬들께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조성필기자

조범현 감독 “끈기와 노력으로 목표 이루자”

kt wiz 조범현(56) 감독은 수적천석(水滴穿石)을 2016시즌의 화두로 제시했다. ‘작은 물방울이라도 끊임없이 떨어지면 결국엔 돌에 구멍을 뚫는다’는 뜻의 이 성어는 작은 노력이라도 끊임없이 계속하면 큰 일을 이룰 수 있다는 의미다.조 감독은 13일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에서 열린 신년 결의식에서 수적천석을 언급하며 “도전과도 연관이 있는데 이런 마음으로 2년간 팀을 만들어왔다”며 “선수들도 이 말을 의미있게 받아들였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 “작고 미약하지만 끈기있게 끝까지 해서 목표를 이룰 수 있도록 하자”고 강조했다.조 감독이 이끄는 kt는 1군 진입 첫해인 지난 시즌 의미있는 첫 발자취를 남겼다. 개막 후 11연패를 당하고 5월까지 10승42패를 기록하는데 그쳤으나, 차차 안정을 찾으면서 8월부터는 23승1무27패로 승률 전체 5위(0.460)에 달하는 놀라운 뒷심을 발휘했다. 시즌 최종 성적은 52승1무91패. 신생구단 최다승 타이 기록이었다.kt는 지난 시즌 종료 후 남부럽지 않을 ‘구슬’을 끌어모았다.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유한준을 영입하고, 2차 드래프트에서 이진영을 지명해 외야진을 강화했다. 지난해 속앓이를 했던 투수진에는 새 외국인 선수 슈가 레이 마리몬, 트래비스 벤와트, 요한 피노를 영입해 안정을 꾀했다. kt는 이번 시즌 포스트시즌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 시작은 오는 16일부터 미국 애리조나에서 실시하는 1차 전지훈련이다. 조 감독은 “곧 본격적인 도전이 시작된다. 한층 업그레이드된 팀의 모습으로 수원 시민과 kt 팬들만이 아닌 전 국민의 팀으로 다가가야 한다”며 “선수들의 도전 정신이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는 한해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조성필기자

‘과감한 도전’ 올해도 계속된다

‘과감하게 도전하자’프로야구 kt wiz가 13일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에서 신년 결의식을 갖고 새 출발을 다짐했다. 이날 결의식에는 김영수 kt 스포츠 대표이사, 김진훈 단장, 조범현 감독을 비롯한 선수단이 참석했다.김 대표는 신년사를 통해서 “선수는 팬이 있어야 존재한다”며 “승리를 위한 열망과 투지가 있어야 경기가 끝날 때까지 상대팀을 긴장시키고 팬들의 응원을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지난해 성적이 최하위였는데도 외부에서 신생 구단인 우리에게 좋은 평가를 해주는 것은 올해 성적이 더 좋아지리라는 기대와 격려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며 “스프링캠프에서 최선을 다해 경기력을 끌어올려 달라”고 당부했다.김 대표는 이번 시즌 선수들이 가장 충실히 지켜야 할 요소로 ‘인성’을 꼽았다. 김 대표는 “동료와 선후배, 팬들에게 기본적인 예의을 다하는 인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동료와 선후배 간 존중으로 가꿔 나가면 ‘원 팀’은 kt의 가장 강력한 경쟁력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kt 포수 장성우(26)는 지난해 SNS(사회관계망서비스) 논란으로 KBO 징계(유소년야구 봉사활동 120시간, 사회 봉사활동 120시간)와 구단 자체 징계로 50경기 출장정지 및 연봉 동결, 2천만원 벌금을 받았다. 김 대표가 이날 인성을 강조한 것도 장성우의 SNS 논란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올해 캐치프레이즈를 ‘과감하게 도전하자’로 정한 kt는 오는 15일 미국 애리조나로 1차 전지훈련을 떠난다. 부상 등으로 스프링캠프에 참가하지 않는 선수들은 전북 익산에서 훈련을 시작한다. 조성필기자

[외국인 투수 스카우팅 리포트] 요한 피노

요한 피노(33·kt wiz)는 베네수엘라 국적의 우완 투수다.지난 2005년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미네소타 트윈스에 자유계약 선수로 입단해 11시즌 동안 마이너리거 생활을 했다. 마이너리그에서는 통산 310경기 출전, 90승60패, 평균자책점 3.82를 기록했다. 2014, 2015시즌에는 메이저리그를 경험했다.미네소타와 캔자스시티 유니폼을 입고 통산 18경기에서 남긴 성적은 2승7패 평균자책점 4.63이다. 피노는 2014년 삼성 라이온즈가 외국인 투수 릭 밴델헐크가 일본 소프트뱅크로 떠나자 대체 선수로 계약을 추진하던 투수다. 하지만 메이저리그에 남게 돼 한국행을 거절했다.피노는 150㎞ 이상의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가 아니다. 투심패스트볼과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브 등 다양한 구종을 구사하지만 강력한 포심패스트볼이 없어 빅리그에 안착하지 못한 케이스다. 피노의 포심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약 141㎞ 정도로 알려졌다.가장 높은 비중으로 구사하는 투심패스트볼의 평균 구속도 약 142km 언저리다. 그러나 그의 투심패스트볼은 지난 두 시즌 동안 메이저리그에서 피안타율 0.244에 불과했을 정도로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다. 투심패스트볼과 함께 즐겨 사용하는 슬라이더도 피안타율 0.202로 안정적이었다.피노의 최대 강점은 제구력이다. 2005년부터 지난 시즌까지 마이너리그에서 9이닝 평균 사사구가 2.23개에 불과했다. 메어저리그에서도 9이닝 평균 사사구는 1.92개로 현격히 낮은 수치를 보였다. 탈삼진 능력도 그의 강점으로 꼽힌다.피노의 마이너리그 통산 9이닝 평균 탈삼진은 8.04였다. 메이저리그에서도 9이닝 평균 탈삼진은 7.12개였는데, 이는 KBO리그에서도 충분한 경쟁력을 보여줄 수 있단 걸 의미한다. 또한 국내에 진출하는 다수의 외국인 투수들과 달리 불펜이 아닌 선발로 특화된 스타일이란 점도 그의 가치를 높인다. 피노는 2014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11경기 모두 선발로 던졌다.피노는 메이저리그에서 대세가 된 땅볼 유도형 투수는 아니다. 지난 시즌 메이저리그에서 기록한 땅볼 유도율은 35.9%. 규정 이닝을 채우지 못 했다고 해도 30%대는 하위권에 속하는 수치다. 때문에 땅볼과 뜬공 비율을 보여주는 GB/FB도 0.85에 달했다.소속팀 kt wiz의 홈 구장 케이티 위즈 파크의 파크팩터가 1.217로 10개 구장 가운데 가장 친타자 경향이 짙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는 피노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조성필기자

[외국인 투수 스카우팅 리포트] 슈가 레이 마리몬

콜롬비아 출신 슈가 레이 마리몬(28)은 키 188㎝, 몸무게 88㎏으로 우완 정통파 투수다. 지난 2008년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캔자스티 로열스에 지명된 뒤 8년 동안 마이너리그에서 활약했다.마이너리그 통산 성적은 154경기 등판에 32승50패, 평균자책점 4.05였다. 지난 시즌에는 애틀란타 브레이브스로 이적하면서 메이저리그에 합류했으며 16경기에 나가 승리 없이 1패, 평균자책점 7.36을 기록했다.마리몬이 구사하는 구종은 크게 직구, 투심패스트볼, 커브, 체인지업이다. 슬라이더도 가끔 던지지만 비중은 지극히 낮다.마리몬은 직구와 투심패스트볼, 다시 말하자면 빠른 공을 위주로 투구를 한다. 지난 시즌을 기준으로 평균구속 145㎞인 직구가 39%, 투심패스트볼은 23%의 비중을 보였다. 이어 커브 비중이 19%, 체인지업이 18%를 차지했다.마리몬은 빠른 공으로 카운트를 잡고 커브와 체인지업 등 변화구를 결정구로 사용한다. 하지만 피안타율이 0.244인 직구에 비해 0.360인 투심패스트볼은 다소 위력이 떨어진다. 장타율이 0.640으로 높은데다 방망이에 공이 맞는 비율인 Contact%도 95%에 달한다. 체인지업 또한 피안타율이 0.444를 기록할 정도 타자들에겐 좋은 먹잇감이었다. 커브는 피안타율이 0.200로 훌륭했지만, 공의 움직임을 나타내는 지표인 mov가 5.7에 불과해 무브먼트가 밋밋하다는 걸 알 수 있다.마리몬의 제구력은 비교적 안정적이다. 메이저리그에서 9이닝당 볼넷은 4.9개를 기록했지만, 마이너리그 트리플A에선 2.8개로 무난했다. 볼넷율이 8%에도 미치지 않았다는 점 또한 그의 제구력이 나쁘지 않다는 걸 증명해준다. 다만, 지난 시즌 메이저리그에서 체인지업 볼넷율은 21.7%로 높았다. 투심패스트볼도 16.1%로 낮지 않았다.가장 우려스러운 부분은 땅볼과 뜬공 비율을 보여주는 GB/FB가 0.86을 기록했다는 점이다. GB는 순수 땅볼, FB는 순수 뜬공을 의미하는데 이 수치가 높을수록 땅볼유도형 투수로 해석된다. 마리몬이 기록한 0.86은 그가 뜬공유도형 투수임을 보여준다.소속팀 kt wiz가 홈 구장으로 사용하는 케이티 위즈 파크의 파크팩터는 1.217로 10개 구장 가운데 가장 친타자 경향이 짙다. 뜬공유도형 투수인 마리몬으로선 홈런을 비롯한 장타를 허용할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지기 때문에 악재가 될 수 있다.조성필기자

울고… 웃고… 넘어지고… 다시 일어서며… 걸음마 뗀 막내구단, 마법같던 2015

누구에게나 첫걸음은 있다. 마치 어린아이가 첫 걸음마를 떼는 것 마냥. 처음부터 잘 걷는 이는 없다. 넘어지고, 또 넘어진다. 그렇게 깨지면서 몸으로 익힌다. 프로야구 막내구단 kt wiz는 올해 첫걸음을 내디뎠다. 넘어질 때가 잦았다. 상처 나기도 일쑤였다. 그래도 일어나 다시 걸었다. 이렇게 힘겹게 걸음마를 익히는 kt를 보며 우리는 울고, 웃었다. 그 순간순간을 2015년 마지막 날에 담았다. ■ 첫 경기 2015년 3월28일. kt는 부산 사직구장에서 1군 첫 경기를 치렀다. 5회초까지 걸음이 좋았다. 김상현이 홈런 2방으로 팀을 이끌어갔다.8대2. 막내구단의 기세 좋은 걸음걸이에 형님구단 롯데는 적잖게 당황했다. 하지만 kt는 5회말 서툰 걸음걸이에 결국 넘어졌다. 대거 7점을 내주며 8대9 역전을 허용했다. 이후 3점을 더 허용한 kt는 9대12로 졌다. 사직구장은 ‘부산갈매기’가 울려 퍼졌다. kt의 첫걸음은 이렇게 아팠다. ■ 첫 승리 개막경기 이후 11번을 내리 졌다. 첫걸음은 언제 내디딜 수 있을까. 팬들도 지쳐가던 4월11일 마침내 kt가 첫걸음을 뗐다. 서울 목동구장에서였다. 9회초까진 6대0으로 걸었다. 1이닝만 막으면 첫걸음은 완성이다.그런데 9회말에 4점을 내줬다. 마운드를 지키던 이성민은 무조건 막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공을 뿌렸다. 9회말 투아웃 1·3루. 2스트라이크 2볼에서 이성민이 던진 5구째 체인지업에 넥센 임병욱의 방망이가 헛돌았다. 환호성이 터졌다. 6대4. kt의 첫걸음에 팬들은 울었다. 감격의 눈물이었다. ■ 첫 만원 관중 팬들의 걸음이 적었다.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는 5월 중순이 되도록 만원 관중을 기록하지 못했다. 다른 형님구단이 적어도 한 차례씩 만원 관중을 기록한 사실과 대비됐다. 5월23일 인기 많은 형님구단 한화가 케이티 위즈 파크를 찾았다. 팬들의 걸음이 따랐다. 2만명 만석. 비록 인기 많은 형님구단의 도움이 따랐지만, kt에겐 의미가 깊었다. 만원 관중의 첫걸음이었기 때문이다. 모든 처음이 어렵지 두 번째는 쉽다. 이튿날에도 케이티 위즈 파크에는 만원 관중이 들어찼다. ■ 첫 마무리 10월5일, 첫걸음에 마침표를 찍었다. 종착지는 마산이었다. 부산에서 시작된 총 192일간의 걸음이 마무리되는 순간이었다. 유종지미(有終之美)였으면 좋았으련만. kt는 이날 NC와 연장 12회까지 가는 접전을 펼쳤으나 2대2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144경기에서 52승1무91패. 첫걸음치곤 나쁘지 않았다. 신생구단 최다승 타이기록이었으니 말이다. 이렇듯 kt의 첫걸음은 힘찼다.조성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