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N, 두번째 TV영화 '코마' 방송

케이블ㆍ위성TV 영화채널 OCN이 자체제작한 두번째 TV용 HD(고화질)영화 시리즈 '코마'를 21일부터 매주 금요일 오후 11시 방영한다. '코마'는 OCN이 '주먹이 운다'의 시오필름과 손잡고 만든 50분 분량 5편의 호러영화 시리즈로 4월 전주 국제영화제에 선보여 호평을 받았다. 공포영화 '알포인트'로 데뷔한 공수창 감독이 총 지휘를 맡아 1부와 5부를 연출했으며 조규옥, 유준석, 김정구 등 신인 감독들이 2~4부의 연출을 맡았다. 1부 '생일파티'와 5부 '의사, 장서원'은 반전 호러, 2부 '틈'은 심리 스릴러, 3부 '목걸이'는 추리 스릴러, 4부 '붉을 홍'은 비주얼 호러 등으로 다양한 미스터리 스릴러를 보여준다. 배우 이세은과 명지연, 임원희, 이영진, 이정헌 등이 각 부의 주연으로 출연하며 10년 전 병원에서 일어난 한 소녀의 실종사건에 얽힌 5가지 비밀이 밝혀지는 과정을 담아낸다. '코마'는 OCN이 2004년 11월 '동상이몽'으로 국내에서 처음으로 TV영화를 제작, 방영한데 이어 2년만에 두번째 선보이는 TV영화로 미국 영화채널 HBO가 'HBO Original'이란 타이틀로 TV영화를 제작하는 것을 본떠 'OCN Original'이란 타이틀을 붙였다. OCN은 "브에나비스타 인터내셔널 텔레비전과 '코마' 판권계약을 체결,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에 배급할 예정이며 현재 유럽과 일본 방송사와도 판권 협상을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새영화> 영국식 블랙 코미디 '키핑 멈'

우선 '키핑 멈(KEEPING MUM)'은 '잠자코 있기', '입 다물고 있기'라는 뜻이다. 제목이 귀에 쏙 들어오지 않는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긴 하지만 이 영국산 블랙 코미디는 다림질이 잘된 깔끔한 웃음으로 단장돼 있다. 또 '미스터 빈' 로완 앳킨슨이 포스터 맨 앞에 등장해 또 하나의 슬랩스틱 코미디일 것이라 오해하기 쉽지만 이 영화에서 앳킨슨은 가장 '정상'적인 인물이다. 단점을 뒤로 하고 장점을 살펴보자. 꽤나 호화 캐스팅이다. 앳킨슨과 함께 매력적인 영국 여배우 크리스틴 스콧 토머스, '해리 포터' 시리즈의 깐깐한 여교수 매기 스미스, 그리고 패트릭 스웨이지가 출연한다. 장르는 코미디인데, 앳킨슨의 전매특허인 '나사 풀린' 코미디가 아니라 상황이 빚어내는 유머로 알차게 꾸며져 있다. 또 살인이 너무도 쉽게 자행되지만 그 표현방식은 비교적 '유순'해 코미디와 각을 세우지 않는다. 게다가 이 모든 것이 행복한 가정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의 파생물이라니 웃음 속에 따뜻한 마음이 담겨 있는 것이다. 영국의 평화로운 작은 시골 마을. 월터(로완 앳킨슨 분)는 부녀자들의 원예회 고민까지 들어주는 답답할 정도로 모범적인 목사다. 하지만 그를 제외한 그의 가족은 문제투성이다. 아내 글로리아(크리스틴 스콧 토마스)는 잠자리를 거부하는 남편에게 실망해 골프 강사 랜스(패트릭 스웨이지)와 바람이 나고, 모델처럼 예쁜 10대 딸은 남자친구를 수시로 바꿔치며 요란한 애정행각을 벌인다. 또 소심한 어린 아들은 학교에서 '왕따' 신세. 아버지는 마을 사람들의 존경을 받지만 그의 가족은 도움의 손길이 절실히 필요하다. 이때 '짜잔~' 하고 구세주처럼 자상한 할머니 가정부 그레이스(매기 스미스)가 등장한다. 그레이스가 이 집에 들어온 후부터 월터 가족의 고민과 문제점은 하나둘씩 사라진다. 가정의 평화가 싹트기 시작한 것. 다만 이상한 것은 그레이스가 온 후로 마을 사람들이 하나둘씩 사라진다는 것이다. '영국식 연못 살인사건'이라 이름 붙일 수 있는 이 영화는 행복한 가정을 향한 인간의 욕망과 그것이 깨졌을 때의 핏빛 배신감을 끈적이지 않게 그려냈다. 대단히 서늘한 소재를 위트 있게 풀어낸 솜씨가 귀엽다. 15세 이상 관람가, 14일 필름포럼 단관 개봉 /연합뉴스

<새영화> 일본 성문화 보고서 '스카우트맨'

'스카우트맨'이라 하면 '보이(혹은 걸) 스카우트'가 먼저 떠오르는 사람이 대부분일 것 같다. 그런데 이 말은 일본에서 통용되는 말이다. 일본 섹스 산업에만 있는 특이한 직종이다. 성인용 비디오를 말하는 AV와 성인용 잡지 화보에 출연할 여배우와 유흥업소에서 아르바이트를 할 젊은 여성을 스카우트하러 다니는 남자를 뜻한다. 일본 제목은 '고통(PAIN)'인 이 영화는 도쿄의 섹스 산업으로 흘러들어간 10대들의 방황과 고통을 그리고 있다. 실제 AV 감독 출신인 이시오카 마사토 감독이 현장에서 경험한 일들이 영화적 현실과 함께 호흡하고 있다. 현장 취재를 바탕으로 10대들의 일탈을 다룬 점에서는 임상수 감독의 '눈물'이나 장선우 감독의 '나쁜 영화'와 비교할 수도 있겠다. 2000년 작품이라 이번 국내 개봉은 상당히 늦은 편. 그러나 영화가 담고 있는, 방황하는 일본 10대들의 모습은 그때나 지금이나 별반 차이가 없을 듯하다. 2001년 부천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됐다. 17세인 마리와 아쓰시는 연인 사이로 함께 살기 위해 가출해 도쿄로 온다. 그러나 집도 돈도 없다. 마리는 다리까지 약간 저는 상태. 일자리를 구하기란 쉽지 않다. 결국 둘은 길거리를 전전하다 자신들에게 '유일하게' 손을 내미는 섹스산업의 유혹에 넘어가버린다. 마리는 원조교제를 알선하는 파티 티켓 판매에 뛰어들고, 아쓰시는 스카우트맨이 된다. 그것이 끝이 아니다. 자기 자신의 몸뚱아리마저도 내던지게 된다. 영화 속 세상은 암울하다. 세상의 관심사는 온통 섹스뿐이고, 변태 성욕자는 흔하다. 소녀가 씹던 껌을 돈 주고 사서 씹는 중년 남성의 모습은 그중에서도 가관. 가정과 사회라는 울타리 속에서 보호받아야 하는 10대들은 무방비 상태로 거리로 내몰려 대단히 빠른 속도로 타락해간다. 문제는 그것이 타락인지조차 어느 순간 판단이 서지 않는다는 것. 그저 돈이 필요해서 한 행동일 뿐이고 몸을 팔고 섹스 산업에 관여하는 것이 그 순간 돈을 벌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이기 때문이다. 영화 속 도쿄에서 윤리는 실종됐다. 얌전하고 예절 바르게만 보이는 일본인들이 이 영화 속에서는 '뒤로 별짓 다하는' 광경을 보자면 기막히기도 하다. 하지만 과연 영화 속 모습이 일본에만 해당되는 것일까. 반면교사로서 반성을 하게 만드는 작품이기도 하다. 14일 개봉. 18세 이상 관람가. /연합뉴스

김영남 감독 ‘내 청춘에게 고함’ 로카르노 국제영화제 본선 진출

김영남 감독의 ‘내 청춘에게 고함’이 제59회 로카르노 국제영화제 국제경쟁부문에 진출했다. 제작사 이모션픽처스는 “8월2일 스위스에서 열릴 제59회 로카르노 국제영화제측에서 이 영화를 초청하겠다는 의사를 밝혀왔다”고 3일 말했다. 로카르노 국제영화제는 칸·베를린·베니스와 함께 세계영화제작자연맹(FIAPE)이 공인한 A급 국제영화제로 우리나라는 3년만의 국제경쟁부문 진출이다. 1989년 배용균 감독의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이 황금표범상을, 2001년 ‘나비(문승욱 감독)’의 김호정이 여우주연상을 수상했었고 2003년엔 김기덕 감독이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으로 4개의 상을 받았다. ‘내 청춘에게 고함’은 평범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위기에 처한 젊은이들의 일상을 세 편의 에피소드로 담담히 보여주는 영화다. 불확실성 속에 내던져진 청춘남녀가 자신의 위치를 찾아가는 과정을 섬세하게 그려냈다는 평을 듣는다. 김태우 김혜나 이상우가 주연을 맡았다. 김영남 감독은 단편 ‘나는 날아가고… 너는 마법에 걸려 있으니까’로 칸 국제영화제 ‘시네파운데이션’ 부문에 초청됐었고 지난해에는 부산국제영화제 와이드앵글 부문에서 ‘뜨거운 차 한잔’으로 단편영화 대상(선재상)을 받는 등 주목받는 신예 감독이다. 이번 작품은 김영남 감독의 장편영화 데뷔작으로 올해 전주국제영화제 폐막작으로 상영돼 호평을 받았다. 이창동 감독의 ‘박하사탕’ 이후 국내작품으로는 처음으로 일본 NHK 아시안 필름페스티벌의 제작지원 작품으로 선정돼 화제를 모은 바 있다. 김영남 감독의 ‘내 청춘에게 고함’은 오는 13일 개봉돼 관객을 만날 예정이다.

스크린쿼터 축소 앞두고 영화인들 뜨겁다

다음달 1일부터 스크린쿼터(한국영화 의무상영일수)가 축소되는 가운데 영화인들이 스크린쿼터 축소 반대 총력전에 나선다. 지난 1월26일 정부는 스크린쿼터를 현행 146일의 절반인 73일로 축소하겠다고 발표했고,영화진흥법 시행령 개정안은 3월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다음달 1일 발효된다. ‘문화침략 저지 및 스크린쿼터 사수 영화인대책위’는 이에 반발해 2월4일 영화배우 안성기씨를 필두로 1인 시위를 시작해 27일로 140일째를 맞고 있다. 지금까지 장동건 이준기 최민식 유지태 등 영화배우와 싸이더스 FNH 차승재 대표, 마술피리 오기민 대표, MK 픽쳐스 심재명 대표 등 영화 제작자, 류승완 김지운 감독 등의 영화인들이 연달아 피켓을 들고 광화문에 섰다. 1인시위는 146일째를 맞는 다음달 3일 임권택 감독을 마지막으로 마무리될 예정이다. 영화인들은 3월6일부터 광화문 시민열린광장에서 ‘영화인 광화문 146일 릴레이 장외철야농성’도 벌이고 있다. 스크린쿼터 일수를 상징하는 146일 동안 감독, 배우, 제작자, 교수, 학생 등 관련 영화인들이 21개 조로 나뉘어 농성을 계속해 왔다. 지금까지 한국영화산업노조 영화진흥위원회노조 한국영화제작가협회 한국영화감독조합 한국영화촬영감독협회 한국시나리오작가협회 한국영화감독협회 등이 참여했고 26일부터는 영화제작사 MK픽쳐스가 농성주자로 나섰다. ‘개같은 날의 오후’ ‘인샬라’의 이민용 감독은 4월1일부터 19일간 아들 이삭(13)군과 함께 스크린쿼터 사수를 위한 국토종단 투쟁도 벌였다. 전남 해남 땅끝마을에서 시작해 광주 전주 대전 수원을 거쳐 서울에 도착하는 여정이었다. 스크린쿼터가 축소되는 다음달 1일에는 영화인들이 총출동하는 ‘한국영화인 총궐기 - 스크린쿼터 원상회복 및 한미 FTA 저지를 위한 문화제’도 열린다. 장동건 이준기 전도영 박중훈 문소리 안성기 최민식 등 영화배우와 가수 비 전인권 꽃다지, 도종환 시인 박재동 화백 등이 참여한다. 영화인 1만인 참석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오후 5시부터 한 시간동안 대학로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6시부터는 광화문까지 거리행진을 벌인다. 오후 8시부터는 광화문 열린광장에서 문화행사를 열 방침이다. 영화인들은 또 스크린쿼터 축소에 항의하는 의미로 1일부터 3일까지 모든 영화제작을 중단한다. 영화인대책위는 19일 성명을 통해 “지난 140여일동안 영화인들은 수차에 걸친 집회, 천막농성, 1인시위와 촛불집회, 칸 영화제 원정투쟁, 국토종단투쟁, 단식농성 등을 진행해 왔다”며 “이로써 국내 여론을 진전시키고 세계적 귄위의 칸 영화제 이사회의 만장일치 지지선언이라는 쾌거를 이뤘다”고 평가했다. 이어 “스크린쿼터 146일이 없었다면 한국영화가 관객 1000만명을 동원할 때까지 극장에 걸려 있을 수도 없었을 것”이라며 “스크린쿼터는 한국영화를 살아 움직이게 하는 생명의 원천”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