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천년 역사를 만든 천재들의 공부법 <생각하는 인문학>

없는 집 아이들이 학교와 학원에서 국영수를 공부할 때, 있는 집 아이들은 외국 사립학교에서 원전으로 인문고전을 읽고 에세이를 읽고 토론한다 책을 펼치면 제일 먼저 읽히는 들어가며에 적힌 내용부터 뭔가 찜찜하다. 있는 집과 없는 집, 공부 잘하는 아이들과 해도 제자리걸음인 아이들. 공고해지는 계층 사다리를 제대로 건드린 것 같아 불편하다. 하지만, 지은이는 당신의 아이가 그토록 열심히 공부해도 성적이 제자리인 원인은 바로 이런 이유라 한다. 더 정확한 배경은 생각하지 않는 삶에 있다. 생각하는 인문학(차이 作)은 50만 독자가 열광한 리딩으로 리드하라의 저자 이지성이 5년 만에 내놓은 후속작이다. 소위 인문고전 읽기 붐을 일으켰던 저자는 전작의 실천편이자 심화편인 이번 신작을 통해 인문학 본질은 독서나 공부가 아닌 생각에 있음을 밝힌다. 책은 5천 년 역사를 만든 동서양 천재들의 생각법을 구체적으로 정리했다. 세종대왕, 정약용, 레오나르도 다빈치, 아인슈타인 등의 과거 천재들부터 빌 게이츠, 스티브 잡스 등 현시대의 천재들이 소환됐다. 이들이 세계적인 인물이 동력에는 공통점이 있다. 모두 생각하는 인문학이다. 이는 초ㆍ중ㆍ고, 수학ㆍ과학 교과과정의 토대가 돼 학문적 발견으로 이어졌다는 것. 저자는 생각하는 인문학이란 곧 살아 있는 인문학이라고 말한다. 책 속에 박제된 지식이 아니라 삶에 적용할 수 있는 지혜란 뜻이다. 먼저 백성을 부유하게 해주고 나서 인문학을 하게 해야 한다(『논어』)는 공자의 가르침처럼, 거부가 된 사람들은 모두 사물의 이치를 깨달은 자들이다(『사기』)라던 사마천의 주장처럼, 인문학을 통해 어떻게 우리가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는지를 살펴본다. 우리가 인문학을 공부하는 것은 더 똑똑해지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이 뜻한 바를 이루기 위해서, 이를 통해 더 행복해지기 위해서라고 주장한다. 우리가 입시 지옥, 자본 지옥, 취직 지옥에 시달리는 이유, 삶에 적용할 지혜를 찾기보다 책에 박제된 지식만 찾으려 해서가 아닐까. 인문학 공부가 왜 필요한지 의문인 이들, 더 나은 삶을 살고자 하는 이들에게 추천해 볼만하다. 값 1만 8천 원 정자연기자

용인 이씨 가문의 역사와 삶… <선조들의 삶 우리들의 삶>

소설 광해군, 선덕여왕 등을 펴낸 작가 이기담이 신작을 냈다. 숨겨진 역사와 역사를 이룬 다양한 인간상에 주목해 온 작가답게 역사 속 선조의 삶을 자세히 들여다봤다. 기록집 선조들의 삶 우리들의 삶(바이북스 刊)이다. 이번엔 우리 역사의 한 축을 이룬 용인 이씨 선조들의 역사와 해방 전후 현대사를 살아온 그 후손들의 살아있는 이야기를 담았다. 책은 용인 이씨 14세 중시조 구성부원군 이중인(1313-미상)의 이야기에서 시작된다. 1392년 여름, 고려에 대한 충심과 명예로 죽음을 선택하려는 이중인과 아버지의 죽음을 말리는 효심 지극한 사영, 사위, 사이 세 아들의 절박함이 담겼다. 이후 그의 아들 이사영과 손자 이백찬까지 시대에 맞서 충절의 삶을 지낸다. 이백찬이 세상을 뜨고 6년이 지나 그의 아들 이승충은 세조 거세에 참여해 조선에서 벼슬에 오른다. 이후 고려 말과 조선의 역사를 지나 구한말 혼미한 나라의 정세를 보며 큰 고통을 느꼈을 이응현의 세 아들 이원렴, 이원영, 이원달까지. 용인 이씨들의 삶을 다루며 굴곡과 기개, 나라에 대한 충정 등을 고스란히 들여다본다. 한 사람 한 사람 삶의 기록은 문중의 역사가 되고, 곧 나라의 역사를 이루기 때문일까. 책은 용인이 씨의 변천사를 충실히 기록하면서도 집안 이야기를 넘어 각기 다른 시대를 관통하는 저마다 삶을 생생하게 되살려냈다. 40세(世)라는 긴 세월을 이어오는 동안 한민족이 일궈낸 고려와 조선, 구한말과 대한민국의 변화도 엿볼 수 있다. 걸출한 선조들의 일대기와 해방 이후 1980년대까지 나무를 해다 팔고, 나물을 뜯어 삶아 먹으며 빈한했던 시기를 가까스로 이겨낸 후손들의 삶의 이력도 고스란히 옮겨졌다. 시조 이길권이 880년에 태어나면서 시작한 용인이 씨의 시간은 1천130여 년에 이른다. 이 책은 사라져버린 옛 모습에 대한 기록이기도 하다. 이종목 용인 이씨 신봉리 참의공파 종회 회장은 드러나지 않은 선조들의 삶을 찾아내 선양하고, 기록되지 않은 삶을 찾아 기록하는 일 또한 매우 중요한데 이 책은 이런 노력의 하나라며 조상 대대로 살아온 신봉의 터전이 도시개발로 옛 모습을 잃어버리면서 그리움과 아쉬움이 컸다. 이에 전해 들은 조상의 이야기를 기록하고 신봉에서 살아온 삶을 기록해 남기기로 했다고 밝혔다. 책에는 묘비와 사관의 기록, 그 시대상을 알 수 있는 역사적 기록은 물론 근현대사를 살아온 이씨 선조들의 부장품, 시대 변화상을 알 수 있는 사진 등도 실려 있어 이해를 높이고 보는 재미를 더한다. 역사의 변혁을 이끌며 살아온 선조들의 삶은 물론, 한 성씨의 변화과정을 읽을 수 있는 자료로도 유용하다. 정자연기자

역사를 통해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한다…&lt;4차 산업혁명과 한국사 연구>

4차 산업혁명이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떠오른 지 어느덧 3~4년이 흐른 가운데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비한 한국사 연구를 담은 책이 출간돼 눈길을 끈다. 고려대 한국사연구소는 4차 산업혁명과 한국사 연구를 출간했다. 이번 신간은 이진한 고려대 한국사학과 교수를 중심으로 임동민 안양시청 학예사, 김태현 역사문제연구소 연구원, 곽금선 일본 게이오대 방문연구원 등 역사 전문가 8명이 모여 시대적 흐름 속에서 4차 산업혁명을 탐색하고 인류의 행복한 삶을 위해 기여할 것이 무엇인지를 찾으려고 노력한다. 저자들은 지난해 2월 출범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비한 한국사 연구팀을 구성해 자율적으로 4차 산업혁명에 관한 각종 서적을 읽고 토론을 통해 이해는 시간을 가졌다. 이에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중요한 변화를 중심으로 한국사와 연계시켜 연구해 그 성과를 신간에 담았다. 신간의 구성은 저자들이 작성한 7개의 글을 주제에 따라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대표적인 특징과 연계시켜 ▲한국사 연구의 원천 자료와 ICTㆍAI ▲문화유산 정보의 초연결성과 역사 지식 플랫폼 ▲역사학의 대중화와 빅데이터 기술 등 3편으로 나눴다. 한국사 연구의 원천 자료와 ICTㆍAI에서는 고려시대 사료 서비스의 현황과 새로운 방향성 -외국 사례의 분석과 활용- 등과 같은 글을 통해 고전 문헌 사료가 가진 데이터로서의 가치와 보존 방법 등을 조명하며 미래 사회의 데이터 관리 방향을 알려준다. 이어 문화유산 정보의 초연결성과 역사 지식 플랫폼 파트에서는 초연결 사회의 도래로 현대사회는 수많은 연결들이 이뤄져 대중들이 문화유산에 대한 정보를 얻는 통로도 각종 연결을 바탕으로 다양화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에 문화유산의 가치를 나누고 공유하는 과정에 역사가가 참여하여 대중들과의 연결에 기여해야 한다는 점을 얘기한다. 마지막으로 역사학의 대중화와 빅데이터 기술에서는 팟캐스트 역사공작단의 이용자 데이터를 분석해 앞으로 빅데이터로 구조화시킬 필요성이 있음을 지적했다. 값 2만 원 권오탁기자

이게 나라냐… 독립지사 입 빌려 정치현실 꾸짖다

꽃 구름 탔더니 먹구름, 나룻배 탔더니 조각배를 발간해 정치인은 물론 전 국민의 가슴을 뜨겁게 달궜던 이오장 시인(67)의 정치 연작시집 이게 나라냐(스타북스 출간)가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 시인은 시집을 통해 작금의 정치 현실을 나무라고 나라가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를 제시한다. 특히 그는 안창호 선생을 비롯해 김구, 김좌진, 한용운, 유관순, 홍범도, 이봉창 의사 등 101위의 독립지사 영령들은 작금의 사태를 두고 지하에서 뭐라고 하실까라고 반문하며 역사는 되돌릴 수 없다. 다만, 우리는 지난 역사를 통해 배우고 익혀 새 나라의 부강함이 영원히 유지되도록 단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이오장 시인은 목숨 바쳐 찾은 강산에 침 뱉게 하지 마라. 태평양은 못 넘어도 왜놈은 짓밟아라는 안창호ㆍ김구 선생 등 독립운동가들의 생전 명언을 인용해 우리가 가슴에 새겨야 할 깊은 울림을 전하고 있다. 시집을 통해 전해지는 독립운동가들의 애국심은 작금의 정치인들에게 큰 경종을 울릴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여기에 시와 문장으로 우리에게 친숙한 이육사, 윤동주, 한용운, 이상화 등 선대 문인들의 목소리도 생생하게 전달해 더욱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 이오장 시인은 앞서 발표한 정치인 풍자 시집은 일침을 가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후속으로 독립지사를 동원해 큰 목소리를 내게 됐다며 정치인들이 빠짐없이 읽어보고 과연 국가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깨닫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이 책은 이 시인이 독립운동가 101명의 입을 빌려 시로 정리해 작금의 정치 현실을 꾸짖고 분발을 촉구하는 정치 시집이다. 이들 각자의 저항 의지와 성격이 그대로 투영돼 독립운동가의 참모습과 독립운동 발자취, 뼛속 깊이 새겨진 사상까지도 엿볼 수 있다. 부천=오세광기자

서민검사 꿈꾸던 이건태 변호사 자전적 에세이 &lt;우리동네 변호사 이건태> 출간

▲ 우리동네변호사 이건태 이건태 변호사가 자전적 에세이지 우리동네변호사 이건태를 출간하고 내달 2일 부천 소재 서울신학대학교 존토마스홀에서 출판기념회를 연다. 우리동네변호사 이건태는 정치검사가 아니라 서민의 검사가 되고 싶었던 한 검사가 동네변호사로 되기까지를 담아 낸 이건태 변호사의 자전적 에세이이다. 최근 이 변호사가 검찰개혁전문가로 방송토론에 출연하며 널리 알려져 일반 독자들에게도 큰 관심을 모을 전망이다. 책에는 시민이 법과 제도에 의해 보호받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던 검사 이건태의 생생한 경험과 최진실법 등 민생관련 법률 제정과 관련된 에피소드도 담겨 있다. 왜 우리동네변호사가 되고 싶었는지에 대한 이 변호사의 생각도 확인할 수 있다. 출판기념회는 서초동 검찰개혁촛불문화제를 진행한 개그맨 노정렬 씨와의 토크콘서트가 본 행사로 진행된다. 이 변호사는 단단한 입담을 가진 노정렬 씨와 자신의 학창시절, 사법연수원ㆍ검사 시절의 에피소드, 문재인 정부의 검찰개혁, 정치인으로서의 소명 등 다양하고 진솔한 대화를 나눌 예정이다. 이날 행사에는 정ㆍ관계의 주요 인사 등 1천여 명 이상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변호사는 웃을 때 함께 웃고 눈물 흘릴 때 함께 슬퍼할 줄 아는 우리동네 변호사, 작은 소리에 귀 기울이고 시민의 불편함을 먼저 챙기는 우리동네 정치인이 되고 싶었다며 민생이란 두 글자를 항상 중심에 두고 민생변호사, 민생정치인이 되겠다고 저서 출간 소회를 밝혔다. 이건태 변호사는 고려대 법대를 졸업하고 사법연수원 19기로 정보통신부 1대 법률자문관, 법무부 법무심의관, 서울중앙지검 형사 제2부장검사, 제주지검ㆍ울산지검 차장검사, 인천지검 제1차장검사, 의정부지검 고양지청장 등 검찰 요직을 두루 역임했다. 더불어민주당 법률위원회 부위원장을 거쳐 최근 검찰개혁 방송토론에 10여 차례 이상 출연하는 등 여권 내에서 사법개혁 정책전문가로 인정받고 있다. 현재 부천 소사에 변호사 사무소를 열고 우리동네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부천=오세광기자

한국 대표 아동문학가 윤수천, 등단 45주년 기념 &lt;윤수천 동화선집>

지금까지 살아오는 동안 가장 잘한 일을 꼽으라면, 아마도 문학을 한 일이 아닌가 싶다. 외롭고 쓸쓸할 때 손을 잡아준 것, 삶에 회의를 느꼈을 때 힘이 되어 준 데 있다. 문학은 참으로 고마운 친구였고 연인이었고 존경하는 스승이었다. 한국 대표 아동문학가 윤수천(77) 작가의 등단 45주년을 기념하는 윤수천 동화선집(지식을만드는지식作)이 나왔다. 기 출판된 선집에 사진과 연보를 추가했다. 우리 나이로 여든을 바라보는 동화작가가 지나온 삶과 그가 사랑한 문학, 동화를 생생하게 만날 수 있다. 책에는 현실적 소재를 바탕으로 희망과 용기를 노래하는 작가 특유의 시선이 담긴 동화 16편이 실렸다. 허전한 마음을 따뜻하게 데워주고,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 자연과 친구가 되는 길을 알려주는 이야기들이다. 그림 없이 텍스트로 실려 글을 오롯이 느낄 수 있다. 아이들만을 위한 이야기에 그치지 않고, 어른들에게도 좋은 삶이 표본이 되어준다. 전 연령층이 즐기는 동심의 문학이라는 동화의 본질과 맞닿았다. 작가의 동화는 주제가 뚜렷하고 희망의 노래가 가득하다. 고난과 역경을 보여주되 그것을 뛰어넘을 용기와 의지를 제시한다. 동심과 함께 예리한 문제의식을 드러낸 윤수천만의 풍자도 담겨 있다. 도깨비 마을의 황금산 공룡 크니 소는 왜 풀을 먹고 사나에서는 희극적으로 물질만능주의의 현실을 풍자하면서도 반성적 의식이 담겼다. 작품과 함께 선집에 포함된 사진은 마흔다섯 해 동안 문학과 함께한 작가의 생애와 문학도를 꿈꾼 어린 시절이 고스란히 담겨 감동을 더한다. 아내와 함께하는 여행, 가족과 함께한 일상 등의 사진에 큰 여운이 남는 것은 그의 동화 주요 소재 가운데 하나가 가족이기 때문일 테다. 몇 편이라도 제대로 된 작품을 쓴다면 이 또한 삶의 기쁨이 아닐까 싶다는 겸손함으로 출판 소회를 밝힌 작가는 1974년 동화 산마을 아이로 소년중앙문학상에 입상, 1976년 동시로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돼 활동하며 한국 아동문학계에 큰 영향을 미쳤다. 그의 작품 중 할아버지와 보청기 꺼벙이 악수 인사 잘하고 웃기 잘하는 집-누나의 생일 쫑쫑이와 넓죽이 바람 부는 날의 풀 등 동화와 동시, 시 등이 교과서에 다수 실렸고 한국아동문학상, 방정환문학상을 받았다. 현재 한국아동문학인협회 자문위원과 수원문인협회 고문을 맡는 등 창작ㆍ문단 활동 외에도 15년째 지역 도서관에서 글쓰기 강의를 하고 있다. 평론가 박연옥 해설집에서 아직 등불을 발견하지 못해 어둠 속에서 서성이는 사람이 있다면 윤수천의 동화책을 건네주자며 윤수천 동화, 그 마음의 가게에는 매일같이 등불을 켜는 할아버지가 한 사람 있다고 평했다. 값 1만5천원 정자연기자

[이 주의 신간소개] 갈등 도시 外

갈등 도시 / 김시덕 著 /열린책들 刊 김시덕 규장각 한국학 연구소 교수가 서울에 인접한 경기도까지 답사 범위를 넓혀 재개발이 예정된 불량 가옥과 성매매 집결지, 이름 없는 마을 비석과 어디에 놓여 있는지 찾기도 힘든 머릿돌들까지 살펴보며 시민들이 갈등하며 살아가고 또 죽어 간 이야기들을 수집해 들려주는 신간이 출간됐다. 저자는 재개발 동네의 벽보, 이재민과 실향민의 마을 비석, 부군당과 미군 위안부 수용 시설에도 시민의 역사와 스토리가 담겨 있다고 이야기하며 이런 답사기야말로 표백된 서울이 아니라 진짜 서울의 역사를 만나는 시간임을 일깨워준다. 값 2만원 달러 없는 세계 / 이하경 著 / 바른북스 刊 지난 20년간 글로벌 시장을 대상으로 IPO, 주식, 채권, 파생상품, 대체투자 등을 두루 경험한 저자가 방대한 자료 조사와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글로벌 유동성의 흐름이 만들어낸 지금 세계의 모습을 굵직굵직한 지정학적 이벤트와 함께 보여준다. 책을 읽다 보면 독자들은 부동산, 주식, 채권, 금 등의 시세가 언제 왜 그렇게 변해야만 했는지 너무 쉽게 이해되어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값 1만8천원 잔혹한 어머니의 날/ 넬레 노이하우스 著 /북로드 刊 맘몰스하인의 오래된 저택에서 시신 한 구가 발견된다. 팔순이 넘어 개 한 마리와 함께 홀로 살아가던 노인 테오 라이펜라트였다. 사건 현장에 파견된 보덴스타인 수사반장과 피아 형사는 저택 뒤편의 견사에서 이보다 더 소름 끼치는 것을 목격한다. 뼈만 앙상한 채 아사 직전인 개 앞에 뼈들이 흩어져 있었는데, 바로 사람의 뼈였던 것이다. 수사 결과, 노인의 저택에서 점점 더 많은 희생자의 뼈가 발견되고, 모두 여성인 데다 어머니의 날 전후에 실종된 것으로 밝혀진다. 모든 정황으로 보건대, 망자인 테오 라이펜라트가 여성들을 살해하고 견사 밑에 유기한 것이 분명해 보인다. 두 수사관의 마음은 바빠지기 시작하는데...값 1만2천800원

조선 왕들의 새로운 모습을 만나보자…역사 속 왕들의 사랑 이야기 담은 &lt;조선 왕실 로맨스>

잊어달라 하였느냐? 잊어주길 바라느냐? 미안하구나. 잊으려 하였으니 잊지 못하였다. 감히 내 옆에서 멀어지지 마라! 어명이다! 지난 2012년 한가인, 김수현, 정일우 등이 주연으로 등장한 드라마 해를 품은 달은 그해 백상예술대상 등에서 입상하며 아직도 사극 마니아들의 입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주옥같은 대화, 주연 배우들의 연기력과 외모도 흥행에 한몫했지만 무엇보다도 왕의 로맨스를 그려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고서와 사료에 묘사된 왕의 모습은 정치, 사회적인 행보만 남아있고 그 안에 담긴 사생활과 사랑은 역사 속에 파묻혀갔기 때문이다. 대중역사 전문가 박영규 작가가 각종 사료에서 발견한 조선 왕들의 로맨스를 그려낸 신간 조선 왕실 로맨스(옥당북스 刊)가 출간됐다. 신간에서 저자는 조선 왕들을 직진형 순정남, 읍소형 비운남, 전투형 뒤끝남, 결벽형 도도남 등 로맨스 스타일로 구분해 색다른 모습을 제시한다 조선 왕들은 우리에게 아주 친근하고 익숙하다. 역사책에서뿐만 아니라 드라마나 영화를 통해서도 이들의 삶과 업적을 자주 접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왕이 아닌 한 남자로서 이들이 해 온 가슴 절절한 사랑 이야기는 낯설면서 새롭다. 왕실 로맨스에만 초점을 맞춘 경우는 드물었던 탓이다. 아울러 왕뿐만 아니라 왕위를 물려받지 못한 대군들의 이야기도 그려내 눈길을 모은다. 21살 어린 처자와 두 집 살림을 한 태조 이성계, 한 여자와 두 번 결혼한 제안대군 이현, 조선판 로미오와 줄리엣을 그려낸 세조의 딸과 김종서의 손자가 펼친 이야기 등이 독자들을 기다린다. 한편, 저자인 박영규 작가는 역사 대중화의 기수, 실록사가라는 찬사를 받은 대중 역사 저술가다. 200만 베스트셀러 한 권으로 읽는 조선왕조실록을 출간한 이후 20여 년간 9권의 「한 권으로 읽는 실록」 시리즈를 펴냈다. 값 1만7천500원 권오탁기자

깊어가는 가을, '진짜 나'와 마주하고 싶을 때 &lt;혼자일 때도 괜찮아>

힘들 때 누군가 옆에 있는 건 고마운 일이다. 위로가 되고 큰 힘이 된다. 하지만 거기까지. 온전히 혼자서 견뎌야 하는 시간은 남는다. 누구에게나 혼자서 해결하고 결정해야 하는 많은 순간, 가까운 이들에게도 털어놓기 어려운 많은 감정이 있다. 우리라는 안정적이고 익숙한 단어로 묶여 있지만, 우리는 모두 결국 혼자들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나약한 우리는 나를 위로해 줄 그 누군가를 하염없이 기다린다. 2017년 잔잔한 감성의 글 아주, 조금 울었다로 호평받은 권미선이 신간 혼자일 때도 괜찮아(허밍버드 作)를 냈다. 책은 저자의 절절한 고백이기도 하다. 할 수만 있다면 반짝이는 포장지에 화려한 리본을 묶어 생을 새로 만들어 주고 싶었다던 저자는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시간과 장소로 가서 잊고 싶지 않은 추억을 만난다. 치유되지 않은 채, 아직 남아 있는 상처와 슬픔을 만나며 그 이야기들을 글로 써내려갔다. 애써 밝은 척하거나 힘을 주지 않고 누구나 가지고 있지만 감춘 채 피하고 싶어 하는 상처와 아픔을 풀어낸다. 직접 겪었던 과거 경험을 털어놓으면서 저자가 느꼈던, 어쩌면 우리 대부분이 느꼈던 감정을 담아냈다. 작가는 자신에게 말을 건네고 손을 내밀어 주면서 비로소 자신과 화해하는 법을 찾았다. 저자의 이야기는 얘기는 어느 순간 비슷한 경험을 가진 나와 우리 모두의 이야기가 되어 깊은 속마음을 들여다보게 한다. 책은 지금도 어딘가에서 홀로 웅크린 채 아파하고 숨죽여 울고 있을 사람들에게 위로를 전한다. 깊어지는 가을, 마음을 울리는 수필이 끌리는 계절이다. 어디에든 넣고 언제든 꺼내어 자신을 돌아보고, 혼자일 때도 괜찮을 용기를 얻을 수 있는 책이다. 값 1만3천800원 정자연기자

폭력적 지배욕에 맞서는 민중의 정치학 &lt;콜트스트링의 겨울>

국가의 폭력과 연대, 민중, 2019년을 사는 누군가에게는 철 지난 구호로 들릴 수 있다. 작가 이상실은 그 철 지난 듯한 단어들이 사실 현시대에도 유효하다며 우리 사회의 묵직하고 민감한 문제를 꺼냈다. 콜스트링의 겨울(도서풀판 바람꽃 作)은 2007년 악기 제조회사인 콜트 악기 부당 해고에 맞선 복직 투쟁(2019년 4월 복직 합의)이 배경이다. 권력자의 폭력적 지배욕에 맞서는 민중의 정치학을 담았다. 십 년째 부당한 공장폐쇄와 해고에 맞서 복직 투쟁을 벌이는 금속 노조 콜트스트링의 노동자들은 우울증에 걸리고, 노숙자로 지내다 생을 마감하고, 복직 투쟁을 하다가 옥상에서 투신자살한다. 또 세월호 참사, 수구와 진보가 대립하는 정치 상황, 납북 가족의 누명 등 우리 사회의 그늘을 다룬다. 작가는 각박한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애환과 고통뿐만 아니라 희망과 위안을 담았다. 결국, 이 작품집을 관통하는 분위기는 따스함이다. 주동 인물들이 결국 생을 긍정하고 사랑에 이르기 때문이다. 삶이 아무리 고통스러울지라도 오히려 그 고통이 타자를 이해하고 사랑할 수 있게 한다는 일관된 믿음이 작품을 관통한다. 저자는 작품마다 우리 사회가 흘린 단면들을 담았다며 단면과 단면을 둘러싼 이편과 그편과 저편, 그리고 그 너머에 내포된 의미를 서사에 스며들게 했다. 판단은 독자의 몫이라고 밝혔다. 이상실 작가는 2005년 계간 문학과 의식신인상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으로 월운리 사람들과 장편소설미행의 그늘이 있다. 인천작가회의 사무국장으로 활동 중이다. 소설가 정이현은 이상실 작가는 시대와 광장의 아픔을 정면으로 바라보는 동시에, 여기 광장에 모인 사람들이 실은 각각의 삶과 소우주를 품은 존재라는 것을 잊지 않는다라며 그들 각각의 고통과 슬픔, 진심에 대해 눈길을 준다. 소설을 읽다 울컥하는 순간을 만난다면 그 진심의 담담하고 강인한 힘 덕분일 것이라고 평했다. 값 1만3천 원. 정자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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