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를 묻고 싶은 국내 ‘좋은 마을 15곳’

산들산들 부는 가을바람과 함께 전국 곳곳에 숨어 있는 아름다운 마을들을 찾아 떠나는 즐거운 여행의 길잡이가 되어 줄 책이 나왔다.사진작가이자 여행가인 홍순응씨는 다년간의 여행 경험을 담아 누구나 1박2일 코스로 여행을 다녀올 수 있는 국내의 좋은 마을 15곳을 소개한 여행안내서 아름다운 가출(刊 프리윌)을 펴냈다.저자는 직접 각 마을을 여행하고 나서 그곳의 서정과 주민들의 인터뷰 내용, 체험 여행 거리에 대한 정보, 특산물 정보, 여행 소감 등을 서정적 기행문 형태로 적고 있다.또 저자는 책에서 마을마다 진정 자연이 살아 숨쉬고 향수가 퍼덕이는 특색 있는 마을이었으며, 몇몇 마을은 아예 그곳에 살고 싶을 정도의, 차라리 그곳에 뼈를 묻고 싶을 정도의 그런 마을이었다고 고백하고 있다.책의 첫 페이지는 의성의 산수유마을을 소개하고 있으며, 이어 강릉 부연동마을, 양평 섬이마을, 괴산 산막이갈론마을, 삼척 여삼마을, 홍성 죽도, 상주 백련마을, 정선 물레방아마을, 예천 회룡포마을, 봉화 승부마을, 남해 가천마을, 장성 금곡마을, 제천 억수마을, 양산 어영마을, 보성 양동마을이 차례대로 실렸다. 값 1만2천원/윤철원기자 ycw@kgib.co.kr

시인의 삶과 문학 그 진솔한 이야기

귀신을 속여 밝은 곳으로 유인한 후 양으로 변신한 귀신을 선술집에 판 사람이 결국 호랑이에게 잡혀 먹혔다. 약삭 빠른 요즘 사람들의 행태를 비꼬며 좀더 어리석어야 한다고 꾸짖는 사람이 있다.바로 고은 시인(76)이다. 산문집 오늘도 걷는다(신원출판사 刊)는 시인의 삶과 문학관, 통일관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시인이 시에 대해서 종종 말하고 시대의 액면도 말하고 가버린 삶의 잔월도 잠시 붙잡아 둔 것이라고 표현한 이번 산문집에는 시인이 지나온 삶과 50년을 넘긴 문학 인생, 통일에 대한 염원 등이 진솔하게 담겼다.시인이 본격적으로 시를 업으로 삼은 것은 1958년 시 폐결핵을 현대시에 발표하면서부터였다. 시에 빠져들게 된 것은 해방 직후 중학교에 입학해 이육사의 시 광야가 계기였다.얼마나 내 가슴이 쿵쾅거렸는지 모른다. 얼마나 나의 마음이 갑작스러운 바람에 일어난 숯불의 크기로 확장되어 걷잡을 수 없었는지 모른다. 시 광야는 시골두메 마을의 소년에게 일약 세계를 안겨주었다.(71쪽)이후 오랜 세월 시와 함께 살아온 시인은 결코 시가 사라지는 일은 없으며 시는 어디에나 있다고 힘줘 말한다.왜냐하면, 시는 인간과 인간 언어가 있는 한, 인간의 삶이 죽음과 함께 진행되는 한 그것들의 어떤 국면과 동행하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이다. 시가 사랑과 자연, 도시의 어떤 풍경을 노래하고 죽음을 노래하는 것과 시가 인간의 실존과 사회를 영영 벗어날 수 없는 것이 이런 사실을 깨우쳐준다. (96~97쪽) 1만원./이형복기자 bok@kgib.co.kr

■■■ 새로나온 책 ■■■

공장에서 낱말을 만들어내고, 사람들은 그 낱말을 사서 삼켜야만 말을 할 수 있는 나라. 낱말은 소수의 특권층만 누릴 수 있는 사치품이다. 이웃집 소녀 시벨을 사랑하는 어린 소년 필레아스는 낱말을 살 돈이 없어 곤충망으로 공중에 날아다니는 낱말 ‘체리, 먼지, 의자’를 붙잡는다. 필레아스는 소중하게 간직했던 세 낱말로 마음 속 사랑을 노래하듯 고백한다. 값 1만2천원 스티븐 킹의 둘째 아들 조 힐의 소설집. 총 15편의 기괴하고, 환상적이며, 묘하게 따뜻한 정서를 가진 작품들로 구성됐다. 카프카의 ‘변신’에 대한 오마주와 1950년대 SF 괴수영화의 클리셰를 결합하고, 핵전쟁의 공포를 밑바탕에 깐 ‘메뚜기 노랫소리를 듣게 되리라’, 사람의 피를 빠는 흡혈귀보다 더 무서운 건 불건전한 정신을 가진 가족이라는 아이러니를 그린 ‘아브라함의 아들들’, ‘새’ 등이 실렸다. 값 1만3천원 프랑스의 정치학자인 토크빌이 1830년에 저술한 책으로, 미국이 이룩한 민주주의의 성공에 대한 예를 제시하면서 동시에 미국과 다른 조건에 있는 유럽, 특히 프랑스에서 어떻게 민주주의가 다른 방식으로 성공할 수 있는가에 대한 해답을 모색하는 책. 저자는 미국을 범례로 하여 민주주의의 생존조건에 대한 합리적이고 이해하기 쉬운 설명을 제공한다. 값 1만2천원 역사적 위인으로 고착된 대통령 링컨이 아닌, 패배와 좌절, 불행한 결혼 생활 속에서 인생의 비애와 심각한 우울증에 시달렸던 인간 링컨의 이야기를 담아낸 책. 저자는 지속적으로 연구해온 인간관계에 대한 문제들을 링컨의 삶을 바탕으로 풀어내며 이를 통해 그가 전해주는 감동의 근원과 ‘링컨 리더십’의 힘을 짐작할 수 있게 한다. 값 1만3천원

■■■ 새로나온 책 ■■■

2003년부터 2008년까지 열반에 들었던 큰스님 17인의 다비식 현장 취재기. 석주 스님, 서옹 스님, 숭산 스님 등 이 시대의 내로라하는 선승들의 다비식장을 직접 찾아보고 취재한 내용 그리고 큰스님들의 평소 수행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150여 장의 사진과 함께 담았다. 값 1만2천원. 노자의 도덕경에서 가르침에 대한 지혜를 듣는다. 가르치는 입장에 있는 사람들이 현대의 교육 환경에 맞춰 적용할 수 있는 도가사상의 요체를 간단히 정리하고, 미국의 초·중·고 등 학교 현장에서 이를 실천하는 교사들의 사례를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도가 사상을 통해 듣는 가르침의 지혜는 바르게 가르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해답을 제시한다. 값 1만2천원. 고전 요괴 설화에 미스터리와 호러를 접목시킨 독특한 작품으로 독자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한 몸에 받으며 문학적 공로까지 인정받은 일본 대표 작가 교고쿠 나쓰히코의 책. 나오키상 수상작 시리즈이기도 한 ‘항설백물어’는 일본 에도시대 괴담집 ‘회본백물어(繪本百物語)’에 등장하는 하나하나의 설화를 모티브로 인간의 슬프고도 추한 본성을 다채롭게 해석해낸 걸작 시리즈다. 값 1만4천원. 110㎏ 복부 비만에서 4개월 만에 78㎏ 몸짱으로 다시 태어난, 탤런트 이훈의 리얼 몸만들기 보고서. 방송활동과 함께 ‘이훈의 에너지짐’이라는 헬스 클럽을 운영하는 저자는 평소 자신이 경험했던 다양한 몸만들기 프로그램으로부터 얻은 결론을 책에 담았다. 비만 상태의 이훈 모습부터 120일 후 초콜릿 복근을 완성한 모습까지, 총 4개월에 걸쳐 몸이 변하는 과정을 생생한 사진과 함께 기록하고 있다. 저자가 직접 경험한 120일간의 운동 및 관리 노하우를 바탕으로 한 몸짱 만들기의 실질적인 지침서. 값 1만5천원.

■ 새로 나온 책

막다른 골목에서 솟아오르다(이청해 저, 문학의 문학 刊) 현대인들의 가족 트라우마를 치유하는 새로운 형태의 가족 소설. 대학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한 후, 현재는 웹디자인 일을 하고 있는 31세 골드미스 남송희. 그에게 어느날 아버지의 죽음이 전해진 쪽지가 날아들고…. 용의선상에 오른 가족을 대상으로 매일같이 취조가 이루지면서 밝혀지는 깨어진 가족의 일그러진 자화상이 적나라하게 발가벗겨진다. 값 1만1천원. 콜라 마시는 북극곰(신형건 저·이영림 그림, 푸른책들 刊) 등단 25주년을 맞이하며 엮은 신형건 시인의 여섯 번째 동시집. 46편의 동시를 담고 있는 책은 TV ‘콜라 CF 광고에 나온 북극곰은 모델료로 과연 무엇을 받았을까?’라는 엉뚱한 질문에서 출발, 다큐멘터리 ‘북극의 눈물’에서 얻은 뼈아픈 성찰과 맞물려 콜라 거품처럼 부글부글 끓어 넘치는 인간의 욕망을 아이다운 시선으로 비판한 동시집. 값 8천800원. 설득 심리학에서 답을 구하다(나이토 요시히토 저, 지식여행 刊) 과학적인 데이터와 근거를 통해 설득학을 설명하는 책. 어떻게 하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상대방이 내가 원하는 대로 요구를 들어줄 수 있을까. 그날의 기후나 온도, 시간대에 따라 설득의 효과도 차이가 날까 등 다양한 테마에 대해 수많은 학자들이 실험을 통해 얻은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데이터를 제시한다. 값 1만1천원. 숙제 이번 생에 해내리(정과 저, 클리어마인드 刊) ‘눈푸른 남자’ 정과 스님. 책은 스님이 ‘견성’의 순간을 경험한 체험을, 지금도 뼈를 깎는 고통으로 수행하고 있는 수행자들과 이미 성불을 이룬 선지식들과, 나아가 출가 하지 않은 재가 수행자들과 공유하고자 수행일지와도 같은 진솔한 마음으로 담담히 적었다. 깨달음이라는 숙제에 대해 수행 경험을 통해 너무나도 쉽고 명료하게 그리고 친근하게 우리들 앞에 풀어내고 있다. 값 1만원.

■■■ 새로 나온 책 ■■■

▲불량한 자전거 여행(김남중 저, 창비 刊) 뜨거운 여름 11박 12일 1천100㎞ 자전거 여행을 떠난 사람들과 한 소년의 이야기를 담은 책. 뜨거운 8월의 자전거 여행은 한 편의 로드무비를 선물한다. 왕따였던 청소년, 알코올 중독 실업자, 자전거 세계일주 중인 외국인 커플, 초등 예비교사, 말기 암 환자 등 가지각색의 여행자가 저마다의 문제와 아픔에 부딪쳐가며 페달을 밟는 여정은 다양한 삶의 체취를 진하게 담아낸다. 값 9천원. ▲내 안의 여행유전자:여행유전자 따라 지구 한 바퀴 2009 (이진주 저, 가치창조 刊) 일이든, 휴식이든 갑작스런 모험이든 여행을 떠나지 않고는 견딜 수 없다고 말하는 방송작가 이진주의 세계여행기. 자신의 여행 유전자를 인정하며 저자가 그 동안 경험한 세계 각지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책은 여러 대륙, 다양한 나라의 각기 다른 문화권에서 생활하는 이들의 삶과 여행지에 만난 여행자들과의 만남과 생생한 사진으로 관객들에게 여행 바이러스를 퍼트린다. 값 1만5천원. ▲엄마 아파? 내가 “호”해 줄게!(산이아빠 저, 장수하늘소 刊) 초보 엄마가 아이를 키우면서 겪는 돌발 상황을 소재로 한 생활 그림 동화책. 엄마의 아픔에 동참하고 위로하는 아이를 통해 아이들도 관심과 배려, 이해를 아는 인격적인 존재임을 정감 넘치는 따뜻한 그림과 함께 보여준다. 엄마의 아픔에 동참하고 위로하는 아이를 통해 유아기의 아이들이 그저 보살핌과 교육의 대상만이 아닌, 이타적인 관심과 배려, 이해로써 참여할 줄 아는 사회적이고 인격적인 존재임을 정감 넘치는 따뜻한 그림으로 설명한다. 값 1만원. ▲네가 없는 그곳에서(테라 저, 문학의 문학 刊) 일본 인기 휴대폰 소설 사이트 ‘모바게(モバ) 타운’에서 ‘제1회 모바게소설 대상’에 응모한 7천500편의 작품 중 ‘특별상’을 수상한 ‘네가 없는 그곳에서 君がいない場所で’가 단행본으로 출간됐다. 불치병을 앓으며 기억상실증에 걸린 19세 소녀의 아름답고 순수한 서정적 사랑이 독자들의 심금을 울린다. 서로의 사랑을 확인한 유우키와 가토리의 운명적 사랑에 다가오는 불행의 씨앗이 드리우는데…. 1년간의 마법같은 사랑과 기다림의 아련함이 독자들의 감성을 자극한다. 값 1만1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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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바람 드는 집 흥선 글·아름다운인연 刊 자연을 부르는 정갈한 한시에세이. 직지사 성보박물관장 흥선 스님의 첫 수필집. 7년 반 동안 박물관 홈페이지에 꾸준히 옛시를 올리고, 번역을 하고, 거기에 덤덤히 일상을 얹은 글들을 추려 모은 책. 탁본의 대가인 저자가 한지에 직접 쓴 청아하고 반듯한 손글씨는 그 자체만으로도 운치가 넘치며 독자들에게 색다른 책읽기의 즐거움을 선사한다. 1만3천500원. 농업으로 1억원 버는 법: 일주일에 이틀만 일하고 호리구치 히로유키 글·아지랑이 刊 27세의 젊은이가 과감히 들판으로 달려가 직장생활을 하면서 농사를 지어 연 수익 1억원 이상을 올린 이야기를 전하고 있는 책. 주식으로 2천만원을 날려 낙담을 하고 있던 중 설상가상으로 고향에 계신 아버지의 입원 소식을 접하고 고민 끝에 아버지의 병간호와 농사를 돕기 위해 고향 근처로 전근해 달라고 회사에 요청한 후 농사를 짓기 시작하게 된 저자의 부(富)를 향한 극복기. 값 1만원. 왕초보 禪박사 되다 윤창화 글·민족사 刊 우리나라 선불교에서 가장 많이 쓰는 선어(禪語)를 해설한 책이다. 선방과 선승, 그리고 선어록에 많이 나오는 선어(禪語), 선구(禪句), 대표적인 화두를 뽑아서 그 의미와 뜻을 해석했다. 선어를 즉흥적으로 또는 즉석에서 내뱉은 말 정도로 이해하는 이들이 많다. 그러나 선승들이 읊은 선시나 선문답, 화두(話頭), 공안(公案), 법거량(法去量), 오도송(悟道頌) 등 선어나 선구(禪句)는 모두 일정한 기준을 갖고 있다. 즉 ‘공’ 중도, 불이, 무집착, 무분별, 일체유심조, 무심 등에 바탕을 두고 있다는 것을 친절히 풀어낸다. 값 1만1천500원. 돌 맞은 하마궁뎅이 정진 글·유명희 그림·가문비어린이 刊 친구를 통해 아이들은 '내가 누구인가' 알게 되고, 자신의 존재감을 갖게 된다고 기술하는 책. 하지만 지나치게 공부만을 강요당하거나, 상대적 빈곤에 시달리는 곳 또한 학교, 책은 학교에서 아픔을 겪은 아이들에 대해 담고 있다. 일곱 편의 생활 동화 속에 요즘의 학교생활을 현장감 있게 담아냄으로써 아이들에게 친근하게 다가서고 나아가 갈등과 상처를 어떻게 풀어야 할지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해 아이들의 마음을 후련하게 만들어 준다. 친구들과 어떻게 하면 잘 지낼 수 있을지 생각해보는 시간이 될 수 있는 책. 값 8천9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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