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기 위해, 펜 잡았다”…이경선 제43회 한국수필문학상 수상자 [인터뷰]

“생신을 며칠 앞둔 새벽에 구슬프게 울리는 전화 벨소리는 무엇을 말할 건지 직감하게 했다. 강물에 맥없이 떠다니는 빈병처럼 헛헛한 가슴으로 멈춰버린 시계.(중략) 엄마의 삶은 굳게 닫혔다.” (‘시선 끝에 마주친 곡선’ 中) 다양한 문학 장르 중 특히 수필은 글쓴이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인생을 살아왔고 어떠한 가치관을 가진 사람인지가 투명하게 드러난다. 화려한 수식어구나 꾸며낸 이야기로 가릴 수 없는 적나라하면서도 오롯한 자기만의 이야기를 담아내야 하기 때문이다. 좋은 수필 한 편에는 한 사람의 인생이 담겨있으면서도 평범한 독자들이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가장 개인적이면서도 객관적인 글, 얼핏 가장 쉬워 보이는 장르인 듯하면서도 사실을 가장 까다로울 수 있는 분야가 수필이라고 한다. 지난달 열린 제43회 한국수필문학상에서 이경선 수필가가 그의 세번째 수필집 ‘시선 끝에 마주친 곡선’으로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국내 수필계 가장 권위 있는 상을 그가 수상했다는 소식에 수원을 비롯한 경기지역 문단계 거장들도 한달음에 모여 축하를 아끼지 않았다. “수필 한편 한편이 저마다의 깊이를 보이며 아프게 사고와 사유를 불러낸다. 간파하기 쉬운 것들을 다시 돌아보게 하며 무엇이 참인지를 생각하게 만든다.” 최원현 한국수필가협회 이사장은 그의 글에 관해 이러한 심사평을 남겼다. 이경선 수필가에게 영광을 가져다준 ‘시선 끝에 마주친 곡선’ 그중에서도 특히 주목받은 ‘저물어 가는 그곳’은 몇 해 전 돌아가신 어머니에 관한 그리움과 죄책감을 담아냈다. ‘내게도 다가올 깊은 응달의 시간’으로 마무리되는 그 글은 어머니의 임종을 지키지 못하며 이 시대 대부분이 경험하는 죄스러움이 하소연하듯 이어진다. 그는 “살기 위해 글을 쓰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학창시절 결핵을 앓았던 그는 고등학교 시절 매일 스프링 노트 한 권을 다 채울 정도로 글을 썼다. 그렇게 써내려가면 마음 속 응어리가 풀어지고 삶이 정화되는 것 같았다. 수십 년이 흘러 결혼을 하고, 아이를 키우던 그는 자녀들이 초등학생이 되던 1990년대 후반 다시 문학의 길에 발을 디뎠다. 천리안 PC통신 시절,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문학카페에 글을 올리기 시작했다. 2006년 ‘한국문인’ 등단 후 그는 수원문인협회 등에서 20여 년간 활동을 이어가며 한국수필 올해의 작가상, 경기도문학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글이 범람하는 시대, 좋은 수필의 비결을 묻자 그는 ‘객관성’의 중요함을 강조했다. 일기와 다른 점은 자신의 경험과 제3의 이야기 혹은 사회적 메시지를 연결시켜 기승전결이 담긴 글을 써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수상 이후 이경선 수필가는 “책임감을 갖고 초심으로 돌아가 최선을 다하면서 살겠다”고 다짐했다고 한다. 그는 “수필에는 온전히 작가의 삶이 녹아나기에 좋은 수필의 선행에는 좋은 삶을 살아내는 것이 필요할 것 같다. 좋은 삶을 통해 좋은 글을 계속 써내려 가고 싶다”고 전했다.

경기문화재단, 창립27주년 기념식 개최…‘변화’, ‘도전’ 결의

3일 창립 27주년을 맞는 경기문화재단이 지난 1일 재단 아트홀에서 창립기념식을 열었다. 이날 기념식엔 100여 명의 재단 직원이 참석한 가운데 허남진 이사장, 유인택 대표이사 등 경영진과 소속기관장, 이경호·김일용 노조위원장 등이 자리해 창립 27주년 기념 케이크 커팅식을 했다. 특히 문화예술 진흥과 재단의 발전을 위해 헌신한 우수직원 유공 표창과 20년 장기근속 직원에 대한 감사패 전달식, 신입직원들의 임명식이 진행됐다. 유인택 대표이사는 창립 기념사를 통해 “27살이라는 나이는 성숙한 청년의 나이로 나아갈 길을 알게 되는 동시에 새로운 변화에 대한 적극적인 도전이 필요한 나이기도 하다”며 “그간 함께 한 경기문화재단은 변화에 대한 담대한 용기를 갖고 있는 조직이었다. 모든 임직원분의 땀과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이어 “도민이 재단을 찾을 수 있는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개발해야 한다. 이 같은 시도가 재단 소속기관들을 명소화하고, 나아가 지역의 거점으로 만들 것”이라며 “복합문화예술기관으로서 재단의 새로운 변화와 도전에 함께 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경기문화재단은 지난 1997년 국내 최초로 설립된 공공 문화재단으로, 경기도 문화예술인의 활동 지원과 창작 기반 조성, 예술교육 및 생활문화, 역사문화유산 발굴·보존·활용 등 도민의 문화예술 향유를 위한 다양한 문화예술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인형극에 펼쳐진 동심의 세계…미리보는 ‘2024 경기인형극제 in Suwon’

손가락 마디에 매달린 인형들이 마치 사람처럼 말하고, 웃고, 움직인다. 조그마한 무대는 반짝이는 동심의 눈과 귀를 통해 무궁무진한 세계로 펼쳐진다. 국내와 해외 대표 인형극단들이 그림자 인형극, 마리오네트, 블랙라이트(조명) 공연 등 다양한 형태의 공연예술 축제를 선보인다. ㈔경기인형극진흥회는 오는 20일부터 28일까지 경기상상캠퍼스 내 공간1986 멀티벙커와 코워킹스페이스에서 ‘2024 경기인형극제 in Suwon’을 개최한다. 올해로 22회에 접어든 경기인형극제는 만 3~7세 어린이 관객을 중심으로 가족 구성원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인형극 무대와 축제를 선보인다. 특히 올해에는 코로나 이후 약 5년 만에 해외극단을 초청해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전문극단이 더욱 풍성해진 무대를 선보인다. 관객들은 지난 5월 공모전에 응모한 열다섯 작품 중 최종 선정된 국내 세 팀의 작품 및 그리스, 태국의 해외 극단 등 테이블 인형극·오브제 이미지극· 복합그림자 인형극 총 5개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국내 공식초청작으로는 2006년 창단, 환경이란 대 주제와 ‘세계의 중심에 어린이가 있다’라는 모티브로 운영되는 창작연극 전문 ‘극단 나무’가 작품 ‘늙은 개’를 선보인다. 작품은 할머니와 늙은 개 누렁이가 살고 있는 어느 시골 집을 배경으로 한다. 또 다른 국내 공식 초청작으로는 공연 창작자이자 거리예술 퍼포머인 이대열의 1인극단인 ‘일장일딴 컴퍼니’의 작품 ‘일장일딴 컬렉션’이 진행된다. 프랑스에서 연극과 클라운(광대극)을 공부한 이대열 대표는 이번 무대에서 아주 다르지만 어딘가 닮아있는 두가지 인형극 ‘줄로 하는 공연’과 ‘돌연한 출발’을 동시 상연하는 옴니버스 형식의 작품을 선보인다. 국내 공식기획초청작으로는 가족극 시리즈, 인간 성장을 위한 힐링 뮤지컬 등을 선보이는 전문예술단체 ‘아트컴퍼니 행복자’의 화려한 블랙라이트를 만나볼 수 있다. 극단은 모두에게 미움 받던 못난이 새끼 오리의 좌충우돌 모험과 희망의 메시지를 이야기로 풀어냈다. 해외 공식초청작으로는 인간의 동작을 자연스럽게 모방하는 특별한 인형 기술을 개발한 그리스의 ‘Baruti 극단’이 선보이는 마리오네트 뮤지컬 쇼가 펼쳐진다. 태국의 유명한 무언극 예술가 낫타폴 쿰마타가 설립한 ‘타 렌트 쇼 씨어터’는 장갑, 컵, 슬리퍼, 선글라스 등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생활용품을 소재로 한 5가지 이야기의 복합 공연을 꾸린다. 경기인형극진흥회 관계자는 “올해로 22살이 된 경기인형극제는 언제나 도민의 예술성 고취와 문화예술 함양을 위해 노력하겠다”며 “특히 올해는 코로나 이후 처음으로 다시 해외팀과 함께하며 더욱 풍성해진 경기 인형극제로 동심에 감동을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왕이 만든 시장길부터 ‘선재’네 집까지”…수원 ‘행궁동 왕의 골목여행’

정조대왕이 살았던 조선의 거리를 지나 21세기 인기 드라마의 주인공이 돼 마을해설사와 함께 역사와 문화의 골목을 여행하는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수원문화재단은 새롭게 개편한 ‘행궁동 왕의 골목여행’ 해설코스를 1일부터 선보인다. 행궁동은 과거와 현재, 미래가 공존하는 특색 있는 동네로 1796년 세계문화유산 수원화성 완공 후 오랜 세월 수원의 중심지로 자리했다. 2013년 9월 ‘생태교통 수원’을 통해 도시가 재생된 후 현재는 인기 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 등 촬영지 및 SNS에서 유행인 카페골목으로 젊은 세대에게 사랑받는 장소다. 2016년 시작한 ‘행궁동 왕의 골목여행’은 타임머신을 타고 왕이 돼 행궁동 곳곳을 마을해설사와 돌아보는 프로그램이다. 마을해설사가 정조대왕이 걸었던 길과 오늘날 행궁동 마을 이야기를 풀어내며 관람객들에게 생동감 이야기를 선물한다. 특히 올해부터는 새롭게 생긴 명소 등 동네의 변화에 발맞춰 기존의 코스와 운영 방식을 탈피, 새로운 ‘행궁동 왕의 골목 여행’을 선보인다. 프로그램은 ▲(1코스)행궁동 사람길 ▲(2코스)순례길 한바퀴 ▲(3코스)사통팔달의 길 ▲(4코스)K-드라마 길 등 총 네 가지 코스로 운영한다. 기존 1~3코스의 명칭과 방문 장소 등을 변경했으며 4코스를 신설했다. 기존 최소 5인의 투어 인원을 2인으로 조정해 더욱 집중화된 관람이 가능하도록 했다. 1코스는 행궁동행정복지센터에서 시작해 생태교통마을 곳곳을 거쳐 나혜석 생가터를 지나는 사람 내음이 가득하다. 2코스는 종로교회에서 출발해 북수동성당, 팔부자 문구거리 등 인생의 순례길을 걸어본다. 3코스는 정조테마공연장과 수원화성박물관, 수원사, 왕이 만든 시장(남문시장) 등을 지나며 사람과 사람이 사통팔달로 통하는 곳곳을 느낄 수 있다. 새로 도입된 마지막 4코스는 ‘K-드라마 길’로 인기리에 종영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속 김밥집과 ‘선재 업고 튀어’의 주인공 선재의 집 등 드라마 배경지에서 인증샷을 촬영할 수 있다. 관람객들은 원하는 방문일 기준 7일 전까지 수원문화재단 누리집을 통해 접수 가능하다. 재단 관계자는 “마을해설사와 함께 ‘행궁동 왕의 골목여행’을 통해 수많은 명 드라마의 촬영지가 된 행궁동 길을 따라 걷고, 드라마 속 주인공이 돼보며 한류를 이끄는 K-드라마의 중심인 행궁동의 색다른 매력을 느껴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경기문화재단, 상상캠퍼스 ‘상상실험실’·‘디자인스튜디오’ 협력단체 모집

경기문화재단이 오는 15일까지 경기상상캠퍼스에 있는 상상실험실·디자인스튜디오의 교육 협력단체를 모집한다. 이번 공모에선 도민들이 다채로운 문화예술을 경험할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단체가 대상이다. 공모는 상상실험실과 디자인스튜디오의 교육 협력단체 모집으로 구분돼 진행하며, 2개 분야에 대한 동시 지원은 할 수 없다. 상상실험실 3개 단체, 디자인스튜디오 2개 단체를 선발하며 최대 1천200만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상상실험실은 생생1990 1층 별관에 있는 공간이다. ▲흙을 주재료로 사용하는 ‘도자랩’ ▲다양한 유리 기법을 활용하는 ‘유리랩’ ▲나무를 활용한 교육을 진행하는 ‘목공랩’ ▲3D프린터 및 레이저커팅기를 활용하는 ‘제작랩’ 등 4가지로 구성된 공예 특화 공간이다. 디자인스튜디오는 디자인1978 2층에 있다. ▲VR 및 PC 장비로 디지털 작업이 가능한 ‘디지털스튜디오’ ▲3D프린터, 디지털 스크린 제판기, 텍스타일 전사지 프린터 등 디자인 작업이 가능한 ‘그래픽스튜디오’로 구성돼 있는 디자인 특화 공간이다. 공모는 국가문화예술지원시스템(NCAS)을 통한 온라인 접수로 진행되며, 서류 및 인터뷰 심의를 거쳐 최종 선발된다. 문화예술 콘텐츠·교육 분야의 사업자등록증 및 고유번호증을 가지고 있는 경기도 소재의 단체(기관), 최근 3년 이내의 활동 실적 및 경력을 증명할 수 있는 단체(기관) 등이 참가할 수 있다. 선발된 단체는 오는 9월부터 11월까지 각 공간에서 도민을 대상으로 한 단체 교육과 개인 교육을 운영할 예정이다.

시 전문 큐레이팅... 수원 행궁동 '책방 시요' [우리동네 독립서점]

수원시 행궁동에 위치한 ‘책방 시요’는 시 전문 소규모 큐레이팅 서점이다. 쌓여 가는 시집을 나누고 싶어 서점을 차린 주인장은 독립출판 문예지 A;lone을 발행하며 시집 ‘나의 외로움을 궁금해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를 출간한 김고요 시인이다. 시요는 시인의 취향이 묻어 있는 책을 만날 수 있는 공간이다. ‘시가 있다, 시입니다’ 2023년 8월에 문을 연 ‘책방 시요’는 시 전문 독립서점이다. ‘시가 있다’, ‘시입니다’라는 뜻의 시요는 ‘나의 외로움을 궁금해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를 쓴 김고요 시인이 운영하는 서점이다. “시 전문 서점으로 다양한 시집을 구비하고 있습니다. 서점에 입고된 시집도 그렇고 시집 외 도서들도 전부 저의 개인적인 취향으로 고릅니다. 항상 다른 사람에게 선물하는 마음으로 큐레이팅하고 있어요.” 수원은 김씨가 유년시절부터 쭉 자란 곳으로 익숙한 지역이다. 가게를 차린다면 당연히 수원에서 열 계획이었고 그중 유동 인구가 많은 행궁동 장안문 근처에 자리 잡았다. “갖고 있는 시집은 자꾸 쌓여 가는데 이 좋은 책들을 공유하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서점을 열었습니다. 철저히 제가 좋아하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고, 그런 로망으로 시작했다는 말이 맞을 것 같아요.” 시요는 분야별로 책장을 꾸리고 있다. 시집을 필두로 에세이, 매거진을 주로 다루고 있으며 시요에서 판매하고 있는 시집들은 주인장이 한 권씩 소유하고 있어 천천히 들여다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 인상 깊은 페이지마다 표시가 돼 있어 한번 더 눈여겨볼 수 있고 때때로 시 추천을 원하는 손님에겐 그에 걸맞은 시를 소개한다. 책, 커피, 사람이 있는 곳 시요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들여다보면 재미있는 게시물이 많다. 가게 오픈 일정만 고지하는 것이 아니라 때때로 관리자의 마음 상태, 좋은 글귀 등을 공유하며 친한 친구의 근황을 엿보는 것 같은 기분을 들게 한다. “저는 제 할 일을 할 테니 편히 들러 주세요” 같은 문구는 한 번쯤 서점에 들르고 싶게 만든다. “저희는 카페도 겸하고 있어 혼자서 조용히 차만 즐기다 가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시가 좋아서, 책에 집중하고 싶어서,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해서 등 오시는 분들의 이유는 제각각이지만 시요에 들른 손님들이 뭔가 자신의 취향을 찾아가실 수 있길 바랍니다.” 책 수요가 한정적이고 책 읽는 사람들이 줄고 있음을 느낀다는 김씨는 현실적으로 책방을 운영할 수 있을 정도의 수익을 내는 것에 신경을 쓰고 있다. “많이 벌지는 못하더라도 가게를 운영할 정도의 수익을 유지하려고 노력합니다. 그래야 책방을 지속할 수 있고 손님들이 오래도록 시를, 책을 향유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좋은 공간을 오래 유지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홍예는 왜 모두 바깥쪽이 작을까? [이강웅의 수원화성이야기]

화성에는 대문이 네 곳이 있다. 장안문(북문), 팔달문(남문), 창룡문(동문), 화서문(서문)이다. 문의 함락은 곧 성의 함락이기 때문에 문은 매우 중요하다. 성을 공략할 때 문을 최우선 공격 목표로 삼는 이유다. 이처럼 안과 밖이 개방된 문은 특별한 방어 대책을 세워야 한다. 화성에는 앞쪽에 옹성을, 좌우에 적대를, 위에는 문루를 배치해 시스템 방어를 구축했다. 이외에도 철판을 입힌 두꺼운 문짝을 설치했다. 의궤에도 “두 선문은 철엽으로 싸고 횡경을 갖췄다”고 기록하고 있다. 선문은 문짝을, 철엽은 나무 문짝에 붙여 놓은 철판을, 횡경은 문을 잠그는 나무 빗장을 말한다. 원산석은 문을 닫았을 때 문짝이 밖으로 밀려 나가지 못하게 막는 돌로 문 밖 바닥 중앙에 박는다. 문짝은 회전축을 중심으로 90도로 여닫는다. 나무 축을 ‘지도리’라 부르는데 아래는 돌구멍에, 위는 나무 구멍에 꽂혀 있다. 모든 문짝은 바깥 홍예에 설치했고 안 여닫이로 여닫는다. 홍예에서 아래쪽 수직 부분에 쌓은 돌을 선단석이라 한다. 선단석 위 무지개 모양을 한 돌을 홍예석이라 한다. 모든 문에는 이런 홍예가 안쪽에 하나, 바깥쪽에 하나로 구성돼 있다. 안쪽 홍예와 바깥쪽 홍예 사이는 그냥 수직 벽이다. 이 벽을 쌓은 돌을 무사석이라 한다. 홍예 크기를 보자. 홍예 넓이는 장안문 경우 안쪽 홍예가 18척2촌, 바깥쪽 홍예가 16척2촌이고, 팔달문은 안쪽이 18척, 바깥쪽이 16척이다. 창룡문과 화서문은 안쪽이 14척, 바깥쪽이 12척이다. 모든 문에서 바깥 홍예가 안쪽 홍예보다 2척이 작다. 지금까지 문짝과 홍예의 제도를 보며 누구나 이런 의문이 떠올랐을 것이다. 왜 문짝을 모두 바깥쪽 홍예에 설치했을까, 왜 모두 안 여닫이로 했을까, 왜 바깥쪽 홍예가 안쪽보다 2척이 작을까이다. 그 이유를 찾아보자. 앞서 말했듯 문은 방어에 가장 취약한 시설이므로 방어전략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 안쪽 홍예와 바깥쪽 홍예 중 어디가 유리할까? 안쪽에 문짝을 설치하면 안 된다. 안쪽에 설치할 경우 적군이 안쪽 홍예와 바깥쪽 홍예 사이로 들어가 버리면 문루나 옹성 위에서 전혀 볼 수 없다. 홍예 사이에 들어간 적은 마음껏 문짝을 부술 것이다. 반면 바깥쪽에 설치하면 적은 옹성 안에 갇히고 아군에게 완전히 노출된다. 문짝 앞에 도달해도 문루와 옹성 위의 아군에 의해 몰살당한다. 그야말로 독(옹성) 안에 든 쥐가 된다. 이것이 문짝을 바깥쪽 홍예에 설치한 이유다. 안 여닫이와 바깥 여닫이 중 무엇이 유리할까? 바깥 여닫이로 설치하면 안 된다. 바깥 여닫이로 하려면 문짝은 홍예 바깥에 설치해야 한다. 이 경우 문짝과 가장 취약한 부분인 문의 회전축은 외부에 노출된다. 즉, 옹성으로 들어온 적에게 문짝을 내주는 꼴이 된다. 반면 안 여닫이로 설치하면 첫째, 문짝에서 가장 취약한 축을 선단석과 홍예석 뒤에 완벽하게 숨길 수 있고 둘째, 문을 닫으면 적군이 옹성 안에 갇히게 돼 몰살당한다. 이것이 안 여닫이로 설치한 이유다. 지금까지 바깥 홍예 안쪽에 설치하고 안 여닫이로 한 이유를 알았다. 가장 취약한 회전축을 선단석과 홍예석 뒤에 완벽히 은폐시키기 위해서였다. 그러면 문짝을 감추기 위한 폭은 얼마나 필요할까? 완전히 열었을 때 문짝을 구성하는 나무 널판, 띠장, 빗장이 감춰져야 한다. 전체 두께가 최소 1척이다. 문짝이 2개이므로 합하면 2척이다. 이 2척이 바로 안팎 홍예의 크기 차이가 되는 것이다. 차이를 확인해 보자. 장안문 경우 18척2촌과 16척2촌으로 2척 차이가 난다. 팔달문, 북옹성, 남옹성 경우 18척과 16척으로 2척이고 창룡문과 화서문도 14척과 12척으로 차이가 2척이다. 모두 바깥쪽이 안쪽보다 2척이 좁다. 정확히 맞아떨어진다. 지금도 문을 활짝 연 상태를 보면 문짝 전체가 선단석을 벗어나지 않는다. 이로써 문짝을 안쪽이 아닌 바깥쪽 홍예에 설치한 이유, 문의 개폐 방향이 바깥 여닫이가 아닌 안 여닫이로 한 이유, 안쪽 홍예와 바깥쪽 홍예 넓이가 2척 차이가 나는 이유를 알게 됐다. 그러면 암문도 마찬가지일까? 답은 ‘마찬가지’다. 다만 차이의 크기는 다르다. 암문 다섯 곳도 바깥쪽 홍예가 안쪽보다 작다. 안쪽 홍예와 바깥쪽 홍예 넓이 차이는 북암문이 5촌, 서남암문과 동암문이 1척, 남암문 1척3촌, 서암문이 1척5촌이다. 차이가 서로 다른 이유는 암문의 통로 폭과 길이가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통로 크기에 따라 문 두께도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북암문은 경사지에 세워 문짝도 작고, 안팎 홍예 크기의 차이도 작다. 그러나 암문은 적으로부터 문을 보호하려는 의도와 관련은 없다. 원래 암문은 비상시 흙을 쏟아부어 폐쇄하는 것이 원칙이기 때문이다. 정리하면 화성의 모든 문에서 바깥쪽 홍예가 안쪽 홍예보다 작다. 문의 취약부인 회전축을 선단석 뒤에 숨겨 보호하도록 설계했다. 모두 문은 안 여닫이로 했다. 문을 닫았을 때 적을 옹성 안에 묶어 놓을 수 있게 설계한 것이다. 성에서 문과 문짝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 설치 위치, 여닫는 방식, 안팎 홍예의 크기 차이 이유를 살펴보며 정조의 전략적 사고를 엿봤다. 글·사진=이강웅 고건축전문가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을 받았습니다.

국대급 갤러리·작품 만나는…‘2024 화랑미술제 in 수원’ [주말, 여기어때]

“아트페어는 처음이에요. 평소에 전시회나 미술관에 가면 한 작가의 작품이나 특정 콘셉트에 따른 작품들만 보게 되는데, 이렇게 다양한 분야의 여러 작품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겠어요.” ‘2024 화랑미술제 in 수원’ 개막 둘째날 전시장을 찾은 강 양(14·수원시 영통구)은 눈을 반짝 거리며 전시장 곳곳을 둘러보고 있었다. 평소 미술분야에 관심이 많은 그는 “디자인쪽으로만 길(진로)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곳에 와서 순수미술의 세계를 처음 접해보고 다양한 미술 분야를 알게 돼 신기하고 재미있다”고 말했다. 경기 남부권 최초의 대규모 아트페어 ‘2024 화랑미술제 in 수원’이 지난 27일 VIP 프리뷰를 시작한 데 이어 30일까지 4일간의 축제를 이어간다. 화랑미술제는 40여년 전통의 국내 최대 미술품 장터이자 설립 10년 이상의 한국화랑협회 소속 갤러리(화랑)들이 시민과 콜렉터(수집가), 바이어(구매자)에게 작품을 선보이고 이를 바탕으로 한 다양한 예술 프로그램이 펼쳐지는 문화교류의 장이다. 특히 올 4월 코엑스에서 열린 ‘2024 화랑미술제’를 이어받아 광교 호수공원에 위치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이번 행사는 경기지역의 인프라를 활용해 지역의 미술시장 불균형을 해소한다는 의미를 갖는다. 비서울권에선 부산을 제외하고 처음 열리는 화랑미술제는 화랑협회에도 갤러리와 작가들에게도, 시민에게도 실험적인 도전이다. ■ MZ 눈길 사로잡는 트렌디함부터 품격까지…어떤 작품, 갤러리 둘러볼까? 이번 미술제에는 한국화랑협회 소속의 서울, 경기, 대구, 부산, 울산 등 국내 대표 갤러리 95곳, 특별전 포함 600여 명의 작가들이 참여해 2천500여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사랑 받는 블루칩 중진, 원로 작가들의 유명 작품부터 한국국제아트페어(Kiaf·키아프)의 하이라이트(우수) 섹션 선정 작가, 독특하고 감각적인 색채로 선풍적인 인기를 끄는 젊은 작가들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의 작품들이 한자리에 모여 눈길을 끌었다. 전시 현장에는 미술계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한 20~30대 MZ 콜렉터부터 외국인 관람객, 유모차를 끌고 작품을 둘러보는 가족 단위 시민 등 다양한 이들이 모여 들었다. 유명 스포츠카 페라리가 눈길을 끄는 김명진 작가(갤러리가이아)의 작품은 전시 첫날 개시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판매 신호탄을 쐈다. 김 작가는 큰 고래를 중심으로 젤리맨, 캔디걸, 마법사 등 다양한 캐릭터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독특하고 재기발랄한 세계관으로 유명한 팝아티스트이다. 2023 키아프의 우수 작가 중 한 명인 그의 작품 속에는 무한대를 나타내는 ‘1/9999…9’라는 숫자가 눈에 띈다. 무수히 많은 존재 중 하나인 ‘우리’가 특별한 존재가 돼 희망과 행복을 찾아 여행을 떠나보자는 의미가 담겨있다. 보다 젊고, 신선한 축제를 목표로 삼은 이번 화랑미술제에는 1985년생 전후 작가들의 작품을 대거 포진했다. ‘대왕 오징어’를 소재로 자신만의 세계를 표현하며 두터운 매니아 층을 형성하고 있는 남진우 작가(스페이스 윌링앤딜링)가 대표적이다. 갤러리가이아의 김명진 작가와 마찬가지로 2023 키아프의 우수 작가 중 한 명인 남 작가의 작품에는 괴물처럼 보이는 대왕 오징어와 이를 물리치며 정의를 구현하는 듯한 히어로 캐릭터가 자주 등장한다. 청작화랑의 젊은 작가들이 선보이는 바다를 주제로 한 상반된 작품들 역시 보는 이의 시선을 사로 잡았다. 강렬한 색감으로 위압감을 드러내는 양민희 작가의 작품 ‘홍연’ 시리즈는 거친 비바람이 불어치는 제주도 바다를 배경으로 한다. 양 작가는 “바다에 돌을 들여다보면 어떠한 시련과 고난을 이겨내는 인간의 모습을 보는 것 같다”며 “삶을 굳건하게 살아가는 인간의 굳센 의지와 열정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용암의 불타오르는 붉은 색깔은 삶과 죽음의 순환 속에서 다시 새롭게 무언가 시작될 수 있다는 작가 스스로의 깨달음이자 희망의 메시지를 담았다. 이기라 작가(청작화랑)의 ‘윤슬’ 시리즈는 마치 바다 깊은 곳에서 하늘 위를 올려다 보는 듯한 느낌을 풍겼다. 와이어에 전기를 가해서 색을 입혀 햇빛이나 달빛에 비치는 반짝이는 잔물결을 표현한 작가는 밤과 낮 두 가지 시간대의 윤슬을 작품화했다. 작가는 바다를 바라보면 유유하게 흘러가는 모습이 우리네 평탄한 일상과 닮아있음을 표현했다. ■ 중진 작가들의 작품이 건네는 품격 젊음으로 무장한 작가들이 감각적이며 화려한 색채를 뽐냈다면 이미 다수의 팬층을 보유하고 있는 유명 중진, 원로 작가들의 작품은 미술제의 품격을 더했다. 솔로 부스 중 하나인 갤러리 미루나무의 최성환 작가의 작품은 보는 이로 하여금 입가에 미소를 짓게 만드는 어린 시절 풍경을 떠올리게 만들었다. 수박밭에 자리한 원두막에 벌러덩 누워있는 누군가, 분홍빛 꽃이 만개한 들판 속 평상에 오손도손 둘러앉은 가족의 모습 등 가장 한국적인 평화로움을 느낄 수 있었다. 최 작가의 작품 ‘산들바람’과 ‘여름방학’ 등을 살펴보면 우리가 흔히 아는 원근법과 조금은 다른 점을 살펴볼 수 있다. 새, 사람, 민들레 홀씨가 모두 같은 크기로 표현된 것이다. 최 작가는 “서양 중심의 원근법과 달리 우리의 시각에서 보면 새든 사람이든 꽃이든 모두가 똑같이 가치가 있음을 나타내고 싶었다”고 말했다. 박여숙화랑 부스에서는 한국 모노크롬의 대가이자 단색화로 유명한 김태호 작가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었다. 이제는 고인이 된 김 작가는 대표작 ‘인터널 리듬(Internal Rhythm)’ 시리즈는 아크릴을 20층 이상의 레이어(층)로 쌓아올리고 이를 깎아내며 탄탄한 격자무늬의 구조를 만들어냈다. 박 대표는 “단색화는 구조 자체가 그림이 된다”며 “이는 한국 작가만이 할 수 있는 특징”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부스의 한쪽 벽면을 차지한 박종필 작가의 작품은 꽃이 전하는 생기로움을 더했다. 그의 작품에는 생화와 조화가 섞여 있다. 생화와 조화가 한 공간에 있으면 차이가 없음을 통해 실제와 가상의 믹싱(혼합)을 나타낸 것이다. 토포하우스에선 유니크하고 개성 넘치는 작가들의 회화와 조각품이 설치돼 있다. 빛을 머금은 선명하고 페인팅과 명쾌한 형태가 자유롭고 천진한 아름다움, 행복을 발산하는 유준희 작가의 작품부터 19세기 남종화의 대가이자 서예가로 한국화 창시 집안 소치(小癡) 허련(許鍊)의 5대 손인 허준 작가의 현대적 산수화, 시각디자이너 출신의 도예가로 팝아트의 제작 과정과 순수 미술의 정신을 아우르는 박선애 작가의 유니크한 작품 등을 만날 수 있다. ■ 수원지역에서만 만날 수 있는 영(young)한 미술제 수원컨벤션센터 1층에서 대표 화랑들의 작품을 살펴볼 수 있었다면 유리창 너머 호수공원 풍경을 배경으로 삼아 올라간 3층은 보다 다채롭고, 수원과 경기도를 기반으로 한 지역적이며 흥미로운 프로그램들이 자리 잡고 있다. 3층 컨벤션홀에는 토크라운지, F&B 라운지, 미디어 라운지, 어린이 미술 프로그램과 더불어 각종 특별전이 마련됐다. 화랑미술제 신진작가 특별전 ‘줌인(ZOOM-IN) 파노라마’에서는 강민기, 김종규, 손모아 등 화랑미술제의 신진 작가 발굴 프로그램의 역대 선발 작가 12인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이 가운데 이혜진 작가는 수원시 권선구에 위치한 예술인들의 창작공간인 수원아트스튜디오 푸른지대창작샘터 4기 작가이기도 하다. 로컬문화 콘텐츠 직거래 장터인 ‘수문장 아트페어’의 청년 작가들의 작품으로 구성된 ‘수문장 0! 아티스트’에도 관람객들의 관심이 이어졌다. 감탄사 ‘oh!’와 ‘young(젊다)’라는 중의적 의미를 담아낸 해당 부스는 10월 있을 본 전시의 프리뷰 형태로 총 4가지 섹션으로 구분됐다. 단색과 추상성을 나타내는 ‘모노미니’ 섹션부터 ‘모노맥스’, ‘칼라미니’를 지나 화려한 컬러감과 독특한 질감의 풍성함으로 무장한 ‘컬러맥스’까지 단계별, 주제별로 시민들이 취향에 맞춰 전시를 즐길 수 있게 구분해놨다. 인정전과 해태를 표현한 이미연 작가의 ‘메멘토’ 시리즈는 시간의 흐름에 따른 정체성을 담아냈다. 이 작가는 “변하지 않는 영원성의 금과 변화를 경험하는 은이라는 두가지 정체성의 대비를 통해 흐르는 시간 속 나의 정체성을 어떻게 지킬 것인가를 표현했다”고 말했다. ‘그 무언가를 시끌벅적 사고파는 재래시장’도 한 편에 자리 잡았다. “‘화이트 월’이 주는 위계감보다 더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예술유통 방식을 고민했다. 그게 바로 사고 파는 걸 넘어선 행위가 이뤄지는 시장”이라는 김월식 무늬만뮤지엄 관장이 기획한 ‘2024 아트경기 미술장트-오타쿠 바자르’다. 이 곳은 예술작품이 단순히 거래 되지 않는다. 한쪽에선 ‘오타쿠 극장’이 열리고, 전시장 안에선 방석을 깔고 앉은 도사가 명리학을 토대로 작품 구입 컨설팅을 해준다. 미술 애호가들이 저렴한 가격에 작품을 팔 통로가 필요하다는 생각에 기획됐다. 경기도 예술과 지역예술인이 어떻게 지속성을 갖고 활동할 수 있을까란 유통방식의 고민을 담은 실험 그 자체를 만날 수 있다. ■ 어린이 위한 도슨트 프로그램에 다채로운 강연까지 전시 마지막날까지 회차별 10명 이내의 만 5세~초등학교 3학년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나만의 시계를 만드는 ‘키즈 아트살롱’과 어려운 현대 미술을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흥미롭게 설명하는 ‘어린이/가족 도슨트’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다. 3층 컨벤션홀 토크 라운지에서는 미술 전문 기자와 변호사, 컬렉터, 교수 등 다채로운 연사들이 미술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는 강연 프로그램도 예정돼 있다. 이번 미술제는 그야말로 실험과 도전이다. 경기 남부지역에서 처음 열린 이번 대형 아트페어가 미술시장의 불균형을 깨는 단비가 될지 지역 미술인들과 관계자들의 관심이 쏠린다. 1980년대부터 한국 미술시장에서 컬렉션의 대중화를 위해 노력해 온 박여숙 화랑 대표는 “이건희 컬렉션 등으로 현재 미술에 관한 국민 전체의 관심도가 올라갔다. 지방은 이러한 구조가 너무 약한데, (‘화랑미술제 in 수원’을 통해) 미술시장의 저변이 확대된다는 점에서는 굉장히 바람직하다”며 “미술관계 기관과의 밀접한 연결이 이어지면 앞으로도 활발하게 수원에서의 미술제가 이어지는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박경임 한국화랑협회 총무이사(갤러리 위 대표)는 “처음 이 도시를 접했을 때 특히 광교 호수공원의 매력에 푹 빠졌다”며 “이곳은 경기지역의 풍부한 인프라를 통해 무궁무진한 미술시장의 발전 가능성을 가지고 있으며 무엇보다 미술제와 자연의 감동을 함께 느낄 수 있는 곳이라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박 이사는 “앞으로 최소 3년간은 꾸준하게 수원에서 화랑미술제를 열 계획으로 미술시장의 저변 확대의 좋은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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