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엄은 인간 세계 속 또 다른 세계”…오독 개인전, 예술공간 아름서

카메라를 통해 읽어낸 세상은 ‘오독’ 투성이라는 점에서, 그가 세상을 해석하는 방식에 정답은 없다. 그의 사진을 만나는 관람객들 역시 각자만의 오독이 넘실대는 감상을 통해 작가와 소통하는 기회를 맛본다. 오독 개인전 ‘뮤: 지엄’ 전이 4일까지 수원 예술공간 아름에서 열린다. 사진도 제법 오래 찍었고, 세 차례의 개인전 등 활동도 꾸준히 이어온 그는 십 여 년 전부터 ‘뮤지엄’ 프로젝트를 구상하고 있었다. 지난날의 궤적 속에서 6~7년 전 러시아에 갔던 기억을 떠올리면서 사진을 골라내고, 10년 전 방문했던 인도에서의 기억 역시 길어 올리면서 박물관의 장소성에서 착안한 테마를 만들기 위해 고민했다. 특히 작가는 ‘뮤지엄’ 프로젝트를 본격적으로 내세운 이번 시점부터 본명 대신 ‘오독’이라는 정체성을 통해 작품 세계를 이어가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번 전시에선 작가가 러시아와 인도 등지를 여행 도중 찍었던 사진들을 만날 수 있다. 작가는 박물관의 소장품이나 내부 공간에 시선을 뺏기기도 했고, 어떤 곳이 뮤지엄이 될지 가늠해보면서 박물관 바깥에도 렌즈를 갖다 댔다. 그렇기 때문인지 전시장을 거닐다 보면 벽에 걸린 각각의 개별 작품에 몰두하기보다는 작품과 작품들이 어떤 사연으로 엮여있을지 상상하는 묘미가 있다. 오늘날 뮤지엄(museum)의 유래는 고대 그리스 신화 속 여신 ‘뮤즈’에게 헌납된 사원인 ‘뮤제이옹(museion)’에서 출발한다. 신성한 보관소였던 뮤지엄은 소수의 재력을 과시하던 공간을 거쳐, 이제는 대중에게 개방된 소통의 공간으로서 우리 곁에 존재한다. 뮤지엄에서 작가는 어떤 생각으로 카메라를 들었을까. 작가에게 뮤지엄은 흥미로운 탐구 대상이다. “생각해보면 뮤지엄은 정말 재밌는 곳 아닌가요. 그저 문화나 예술, 역사와 과학 등의 소장품을 볼 수 있는 공간일 뿐 아니라 또 다른 인간 세계처럼 느껴져요. 다양한 인간 군상을 확인할 수도 있고요.” 그는 그림이 주변 유리에 반사된 형상을 촬영하기도 하고, 그늘에 머물러 형상을 분간하기 어려워진 석고상을 카메라에 담기도 했다. 벽에 걸린 카를 브률로프의 ‘폼페이 최후의 날’을 찍을 때는 그림 전체를 찍는 대신 캡션이 달린 액자 프레임 근처만 찍기도 했다. 하지만 결과물 만을 봤을 때는 박물관 속 소장품들이 왜 이런 모습으로 카메라에 담겼는지 쉽사리 파악하기 힘들다. 그렇기 때문에 오독 작가의 사진들은 관람객들이 뮤지엄이라는 공간이 주는 의미와 뮤지엄 속을 맴도는 존재들이 어떻게 공간에 스며들어 있는지 능동적으로 사고하는 계기를 열어준다. 그는 이번 전시에 단순히 박물관에서 찍은 작품들만 배치하지 않았다. 박물관을 벗어난 사진들 역시 전시장 곳곳에서 찾을 수 있다. 달리는 열차의 창문에 비친 남자의 모습은 마치 박물관에 걸린 초상화 같다. 박물관을 수놓는 초상화들엔 주로 권력자들의 얼굴만 있지만 작가가 찍어낸 사진을 보고 있노라면 누구나 탈 수 있는 기차의 객실 역시 일종의 뮤지엄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상상도 해볼 수 있다.  박물관을 벗어난 사진을 통해서 뮤지엄이라는 공간에 의미를 덧입히는 데 매달리지 않고, 과연 어떤 곳이 뮤지엄이 될 수 있는지 생각할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오독 작가는 “물론 감정적으로 강한 끌림을 부여하는 사진들도 있다. 그런 작품들은 독립적으로 존재할 때 힘을 얻는다”며 “하지만 내 사진들은 전체적으로 조망하고, 사진들간의 관계를 음미할 때 사연과 스토리가 자연스레 묻어나온다. 관람객들이 각자 느낀 것들을 내 사진을 매개로 자유롭게 공유하는 시간이 됐으면 했다”고 강조했다.

'사물의 풍경이 기호로'…김귤이 작가 개인전

‘사물의 풍경이 기호로 거듭나다.’ 김귤이 작가의 개인전 ‘펼침의 기호들’이 10일부터 21일까지 안양시 평촌동에 위치한 아트 포 랩(Art For Lab)에서 열린다. 아 트 포랩은 안양지역 독립 예술 공간이자 작가들의 공유 작업실이다. 이번 전시는 안양문화예술인 지원사업 신진예술가 지원에 선정돼 마련됐다. 아 트 포랩은 매달 신진 작가들의 개인전을 릴레이로 열고 있다. 김 작가는 일상 속에서 일어나는 우연에 집중해 인과관계에 뚜렷하게 종속되지 않는 형태를 캔버스와 설치작업을 통해 표출한다. 작가는 생동하는 물질의 시대를 맞아 눈길을 주지 않았던 관점에서 영감을 받아 사물의 풍경이 기호로 거듭나는 연관성을 탐색했다. 전시 제목 펼침의 기호들은 회화와 설치작업을 통해 그가 우연성을 바탕으로 결합해 온 추상적인 기호의 형태가 욕망으로 상승하는 모양새로 번져나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작가는 일상에서 포착한 익숙한 사물들의 낯선 움직임을 자연과 분리된 문화적 산물보다, 그 자체로 아름다움을 지닌 또 하나의 연속적인 자연 현상으로 주체성을 담아냈다.

경기도무용단, 장애 무용수들과 만드는 화합의 무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무용으로 하나되는 교류의 장이 무대 위를 수놓는다. 제8회 ‘대한민국장애인국제무용제 KIADA 2023’에 초청된 경기도무용단이 오는 16일 오후 7시30분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무대에 오른다. 2016년부터 시작된 장애인국제무용제는 동시대 장애인 무용 예술인과 공연예술가들이 서로 구분과 차별을 딛고 협업으로 이해도를 높이는 축제가 될 수 있게 힘써왔다. 올해로 8회째인 이번 무용제는 16일부터 23일까지 아르코 예술극장 대극장 및 소극장, 이음센터에서 관객들과 만난다. 개막 무대에서 경기도무용단 단원들과 장애 무용수들은 무용단 소속 최은아 수석 단원의 안무로 짜인 작품 ‘메타프리즘’을 선보인다. 내면의 경계를 뚫고 한계를 넘어 새로운 세계를 마주한다는 메시지를 극 전반에 녹여낸 협업 작품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지체장애, 시각장애, 뇌병변장애 등을 지닌 무용수들이 비장애인 무용수들과 합을 맞추고 몸짓을 맞대는 과정이 펼쳐질 예정이다. 이날 이어지는 무대로는 스코틀랜드 ‘인디펜-댄스’의 ‘레인부츠를 신고 자연을 만끽하는 네 사람’, 인도네시아 ‘나리타리’의 ‘나무’가 준비돼 있다. 경기도무용단 관계자는 “장애인 무용 예술의 생태계를 공유하고 화합을 도모하는 무대가 만들어질 것”이라며 “살아온 배경과 소통법이 다른 무용수들이 연습 때부터 서로 마음을 터놓고 진심을 공유하는 방식을 익히고 있는 만큼, 무대 위에서 하나되는 모습으로 관객들과 만나겠다”고 밝혔다.

경기도내 전시장과 공연장 곳곳서 “가족과 함께 여름방학 즐겨요”

녹아내릴 듯한 폭염 탓에 부쩍 여름을 실감하는 요즘, 경기도내 전시장·공연장 등 곳곳에선 여름방학을 맞아 가족들과 함께 만끽하기 좋은 다채로운 문화 행사와 체험들을 선보이고 있다. 먼저 경기문화재단 경기북부어린이박물관은 ‘체험으로 만나는 생태 이야기’ 교육 프로그램을 오는 5일부터 27일까지 운영한다. 어린이와 가족을 위한 여름 방학을 맞아 기획된 이번 행사에선 멸종위기종 보호의 필요성과 생태 환경의 중요성을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보다 쉽게 교육하는 데 의미를 두는 3종의 생태 프로그램을 접할 수 있다. ‘소중한 약속’ 프로그램은 ‘오감이 환경동화 작가전2’와 연계되는 전시를 관람한 뒤 그림을 그리면서 사라져가는 멸종위기 동물에 대해 생각해 보는 기회를 준다. 이어 친환경 재료를 활용한 ‘오감이 캐릭터 비누 만들기’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으며, 환경+예술 프로젝트 전시 ‘ANTI-FREEZE : 얼어붙지 않을 거야!’를 관람한 뒤 클레이 체험도 예정돼 있다. 그림책을 읽어보면서 새에 대한 친근감을 형성하는 프로그램 ‘우리 엄마 못 보았어요?’도 준비돼 있다. 백남준아트센터도 8월 한 달간 청소년과 가족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NJP 크리에이티브’를 운영한다. 올해는 사운드·미디어 아티스트인 해미 클레멘세비츠와 함께 청각적인 요소인 소리를 시각화하는 감각 전환 활동과 흥미로운 소리 실험의 장을 마련했다. 초등학생 동반 가족이 참여할 수 있는 ‘소리로 보는 우리 가족’에서는 우리 가족을 소리와 시각적으로 표현해 보는 창작 활동이 마련된다. 청소년 대상의 ‘소리로 보는 너와 나’는 작품 구상부터 전시에 이르는 창작 전 과정을 체험하는 자리다. 특히 학생들이 창작한 결과물은 센터에 전시될 예정이다. 수원시립미술관과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 역시 방학 맞이 복합 문화 공연을 선보인다. 오는 3일부터 6일까지 ‘사단법인 아리수’의 퓨전국악 창작극 ‘엄마를 찾아 떠나는 아리의 모험’이 수원시립아트스페이스광교에서 방문객을 맞이한다. 미술관에서 열리는 ‘디 아트 스팟 시리즈-문화공간 음악회’는 전통공연예술에 타 장르를 접목해 관객들과 새로운 감각을 공유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다. 관람객들은 판소리와 우화로 빚어낸 인물의 서사를 음미하면서 전시장 동선에 따라 현대미술 작품들을 감상하게 된다는 점에서 다채로운 문화 향유의 장을 경험할 수 있다. 남녀노소 공감대를 형성하는 공연도 이어진다. 수원시립교향악단은 오는 8일 오후 7시30분 수원SK아트리움 대공연장에서 청소년을 위한 여름방학 특별 음악회 ‘대한민국 역사 콘서트’를 개최한다. 신은혜 수원시향 부지휘자가 지휘봉을 잡는 이번 공연은 다가오는 광복절을 기념해 클래식을 매개로 대한민국의 역사를 음미할 수 있게 구성됐다. 특히 KBS클래식FM ‘KBS 음악실’에서 청취자들과 만나고 있는 계희승 음악학자가 음악 작품 속에 깃든 이야기와 한국사를 엮어낸 친근한 스토리텔링으로 관객들과 소통한다. 수원시향은 이번 공연에서 드보르자크의 교향곡 9번 ‘신세계로부터’ 2악장, 시벨리우스의 교향시 ‘핀란디아’ 등 교과서에서 만났던 친숙한 명곡들을 관객과 함께 나눌 예정이다.

거장 피아니스트 안드라스 쉬프 10월 내한, 경기아트센터서 만나요

전세계를 대표하는 해외 피아니스트 거장이 가을의 정취를 클래식으로 물들일 채비를 마쳤다. 경기아트센터가 오는 10월6일 오후 7시30분 경기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안드라스 쉬프 피아노 리사이틀’을 개최한다. 피아니스트들의 피아니스트로 불리는 안드라스 쉬프는 지난해에 이어 약 1년 만에 한국을 다시 찾는다. 오는 10월3일 서울 예술의 전당, 4일 부산문화회관에 이어 6일 경기아트센터에서 연이어 관객들과 만난다. 특별히 이번 공연은 안드라스 쉬프의 경기아트센터 첫 공연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안드라스 쉬프의 공연 셋리스트는 통상 사전 고지 없이 당일의 컨디션 등을 고려해 결정된다고 알려져 있다. 그간 그가 2008년 첫 내한 이후 한국을 찾을 때마다 선보였던 프로그램은 바흐, 슈만, 베토벤, 브람스 등 바로크 음악과 낭만주의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헝가리 출생의 안드라스 쉬프는 모든 피아니스트들이 선망하는 대상이다. 음악 애호가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는 그는 고전에서 현대에 이르는 방대한 레퍼토리를 어떤 상황에서도 완벽하게 연주해 찬사를 받고 있다. 차이콥스키 국제 음악 콩쿠르, 리즈 국제 피아노 콩쿠르 등 다양한 콩쿠르에서 수상하며 이름을 알린 그는 베토벤, 쇼팽, 슈만 등 수많은 명반들을 발매했으며 특히 바흐 해석에 일가견이 있는 그의 ‘바흐 : 영국모음곡’ 음반은 클래식 기악 독주 부문에서 그래미상을 수상하는 저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경기아트센터 관계자는 “이번에도 안드라스 쉬프가 어떤 프로그램을 연주할 것인지 공개하지 않았다. 연주 당일 자신이 가장 잘 연주할 수 있는 음악을 선보일 계획으로 알려졌다”며 “어떤 레퍼토리로 최상의 음악을 보여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객석을 찾는 관객뿐 아니라 국내 음악계의 관심을 한몸에 받는 공연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전 70년…‘두 얼굴의 평화, DMZ’ 특별전

“전쟁은 인간의 마음속에서 생기는 것이므로 평화의 방벽을 세워야 할 곳도 인간의 마음속이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유네스코 헌장에 새겨진 이 문장은 전쟁의 상처를 극복하기 위해선 ‘사람의 마음 속에 평화를 심어야 한다’고 여기며 진정한 평화와 인류애를 강조했다. 1953년 7월27일 6·25전쟁 정전협정이 체결된 지 어느덧 70년이 흘렀다. 군사분계선으로부터 남쪽과 북쪽에 각각 2km씩 후퇴한 지점에는 비무장지대(DMZ)가 설정됐다. DMZ는 여전히 슬픔의 역사로 인식되지만, 인간의 발길이 닿지 않아 역설적으로 ‘생태계의 낙원’으로 남아있다. 이 같은 DMZ를 조명해 전쟁과 평화의 의미를 되새기는 전시가 열리고 있다. 경기도박물관은 정전 70주년을 맞아 오는 10월15일까지 ‘두 얼굴의 평화, DMZ’ 특별전을 선보인다. 전시에서는 지난 2020~2021년 문화재청·경기도·강원도가 합동으로 진행한 ‘한반도 비무장지대 실태조사’ 성과와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이 DMZ에서 발굴, 수습한 전사자의 유품 600여점을 공개한다. 전시는 제1부 ‘끝나지 않은 전쟁’, 제2부 ‘두 얼굴의 DMZ’, 제3부 ‘내일을 위한 기억’, 제4부 ‘DMZ 실태조사 성과 순회사진전’으로 구성된다. 전시장 입구에는 정전 이후 최초로 DMZ를 기록한 박종우 작가의 사진들이 걸려 있다. 박 작가는 DMZ 내 멧돼지 등 다양한 동식물을 사진으로 담았는데 산불, 지뢰, 4km의 이동제한이 있는 동물들의 모습을 통해 전쟁의 아픔을 되새기게 만든다. 이번 전시에선 6·25전쟁에서 사용한 대표적인 무기인 M1 소총과 ‘따발총’으로 불리는 소련제 슈파긴 기관 단총, 중국인민지원군의 컵과 주전자, 유엔군이 기념으로 가져간 아리랑스카프 등을 살펴볼 수 있다. 또 전쟁 때 뿌려진 각종 삐라들, 일반에 알려지지 않았던 정전협정의 복제본이 공개됐고 당시 시카고 데일리 트리뷴의 기사 등을 통해 6·25전쟁이 세계적으로 중요한 이슈였던 점도 알 수 있다. 특히 이번 전시에선 철원의 화살머리고지와 백마고지 전투에서 전사한 6명의 유품을 볼 수 있는데, 고(故) 편귀만 하사의 만년필과 전사자신원확인통지서, 호국영웅패, 유해를 감쌌던 태극기가 든 상자 등을 통해 전쟁의 참혹함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다.  이 밖에 DMZ가 생기면서 사라진 401개의 마을을 조명하고,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이 된 KBS 특별생방송 ‘이산가족을 찾습니다’ 기록물, 전쟁·분단·이산의 아픔을 노래한 대중가요와 영화 등도 살펴볼 수 있다. 박본수 경기도박물관 학예연구사는 “비무장지대 땅 밑에 지뢰와 폭탄이 숨어있고 전사자의 유해와 유품, 문화유적과 사라진 마을들이 여전히 남아있다”며 “이들을 무심히 덮고 회복해가는 자연생태계의 모습을 통해 DMZ의 내일, 한반도의 평화를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화무용단·수원시티발레단 춤사위로 ‘들썩들썩’ 해볼까

무대 위를 오가는 섬세한 몸짓의 향연이 객석의 수원 시민들과 함께 호흡할 채비를 마쳤다. 수원 지역의 문화예술 활성화를 위해 조직된 예술단체인 연화무용단과 수원시티발레단이 수원시민과 함께하는 재능기부 자선공연을 준비했다. 먼저 연화무용단(단장 임은주)은 30일 오후 3시 경기아트센터 소극장에서 ‘연(緣) - différance’을 진행한다. 연화무용단은 2002년 창단해 수원 지역과 인연을 맺은 후 20년 넘게 전통무용예술을 계승해오고 있다. 이번 무대는 공연예술에서 소외된 문화취약계층이 전통무용을 일상생활 속에서 쉽게 만나도록 유도해 친밀감을 높일이고자 마련했다. 공연은 ‘인연(因緣)’을 전통무용으로 풀어내는 데 있어 첫 만남인 탄생부터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삶을 극복하며 살아간다는 내용을 춤과 연결했다. 관객들은 승무와 살풀이춤을 비롯해 각종 창작무용과 어우러지는 소리로 가득 채운 무대를 통해 철학적인 주제를 예술로 승화시킨 시도를 엿볼 수 있다. 제1장 ‘탄연(誕緣)’에선 세상 만물과의 연(緣)이 시작되는 탄생의 몸부림과 기쁨을 현대적인 몸짓으로 만난다. 바흐의 무반주 첼로곡과 반야심경이 어우러지는 과정에서 탄생의 인연을 몸의 언어로 실어 보내는 무대다. 이어지는 제2장 ‘차연(差緣)’은 삶에서 얽혀가는 모든 존재와의 다름과 같음을 확인하는 자리로, 인과 연의 관계 속에서 음악이 무용으로, 또 노래가 무용이 되는 모습을 온몸으로 감각할 수 있다. 제3장 ‘결연(結緣)’에선 희노애락애오욕(喜怒哀樂愛惡慾) 등 다채로운 감정의 교차와 충돌을 표현하는 데 있어 무속 요소가 담긴 대감놀이와 살풀이춤이 마련돼 있다. 임은주 연화무용단 단장은 “이번 공연은 춤추는 이들의 열정을 마음껏 표출하는 이들과 객석이 하나되는 자리로 기획했다. 우리 춤의 한과 멋과 흥을 오롯이 담아낸 자리가 될 수 있도록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며 무용단의 역량과 재능을 수원시민들과 함께 나눈다는 점에서 뜻깊은 자리가 된다. 이번 공연을 통해 만나는 모든 분들과 소중한 인연을 만들어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수원시티발레단(단장 김문신)은 다음 달 23일 오후 3시 경기아트센터 소극장에서  ‘해설이 있는 발레역사 공연 2탄’을 선보인다.   수원시티발레단은 2007년 창단한 수원시티발레단은 수원 최초의 민간 발레단으로 16년간 시민들과 만나오면서 지역 사회에서의 영향력을 키워왔다. 지난해 진행했던 ‘해설이 있는 발레 1탄’ 공연에 이어 올해 두 번째 기획 공연을 통해 더 많은 시민들의 문화 향유 기회를 늘려가고 있다. 이번 공연은 발레 문화의 확산과 대중화에 중점을 뒀다. 각 시대를 대표하는 발레 작품을 시민들에게 소개하는 데 있어 해설 및 영상 자료를 곁들여 진입 장벽을 크게 낮췄다는 점이 공연의 감상을 돕는다. 1장 무대는 프랑스 루이 14세 시기의 귀족들의 발레 문화를 접하는 시간이다. 무대에 오르기 전의 연습 과정을 표현해낸 무용수들의 움직임을 음미할 수 있다. 이어지는 2장에서는 낭만주의의 각 시대별 작품 ‘에스메랄다’, ‘지젤’ 등을 만끽할 수 있으며, 3장에서는 고전주의 발레 작품 중 ‘인형요정’, ‘파키타’ 등이 무대를 수놓는다. 이어 4장은 신고전주의 발레 작품으로 객석과 소통하며, 마지막으로 5장에서는 안무가의 흔적과 숨결이 담긴 현대 창작 발레가 무대를 채울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독일 슈투트가르트 발레단 소속 정단원인 남민지 발레리나도 함께 해 무대를 화려하게 장식할 전망이다. 김문신 수원시티발레단 단장은 “수원시티발레단은 수원 지역의 장애인 및 취약계층을 포함한 시민들에게 더욱 폭넓은 공연 관람의 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며 “매 공연도 그렇지만 특히 이번 공연에서는 주위의 많은 도움으로 의미 있는 자리를 만들었으니 많은 분들이 이 같은 취지에 공감해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자개로 보는 삶의 흔적, 이야기가 있는 ‘반짝반짝 빛나는’ 특별전

어린 시절, 할머니의 방을 떠올리면 기억나는 몇 가지가 있다. ‘자개’는 이런 상징물 중 하나일테다.  우리의 추억 속에 있는 자개장은 1970년~1980년까지 혼수품으로 유행하며 안방의 어느 한쪽 자리 잡았다. 하지만 점차 생활 공간이 바뀌고 가구의 유행이 변화하면서 자개장은 우리 곁에서 점차 사라졌다. ‘그 많던 자개장은 어디로 갔을까’. 국립민속박물관이 8월 27일까지 개방형 수장고 시설인 파주관 열린 수장고에서 선보이는 '반짝반짝 빛나는' 특별전은 이 물음에서 출발해 자개의 아름다움과 이에 깃든 추억을 함께 공유한다.  손대현(서울특별시 무형문화재 제1호 옻칠장) 명장, 류지안 작가 등 자개를 다루는 공예작가 8명의 작품과 국립민속박물관 소장 나전칠기 등 170여 점이 열린 수장고에서 만날 수 있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칠흙같은 어둠 속에서 반짝반짝 영롱하게 빛나는 별과 달이 느껴진다.  김덕용 작가의 작품 ‘결-심현’은 나뭇결을 따라 자개 조각을 이어 붙여 별을 표현했다. 어두운 푸른빛 배경에 반짝이는 자개 선을 동심원으로 표현한 작품으로, 생명의 순환과 영속성의 의미를 담았다. 숲의 근원인 나무와 바다에서 온 자개의 조화로움으로 한국의 미를 표현했다.  맞은편에 놓인 손대현 장인의 ‘나전 건칠 달항아리’는 유려한 곡선에 나전 특유의 빛이 더해진 작품이다. 달항아리 형태의 칠기에 실처럼 길고 가늘게 자른 자개상사를 다듬어 붙이는 끊음질로 장식했다. 밤하늘의 보름달처럼 둥근 면까지 정교하게 표현된 자개가 달빛을 머금은 듯 반짝인다. 전통이 깃든 자개 작품도 살펴볼 수 있다. 국립민속박물관 소장품으로 조선시대 사용됐던 자개장과 전통을 잇는 명장들의 작품이 보이는 수장고에 놓여있다. 조선미술품제작소 나전부 소속 장인 김영주(1906년~1987년)가 본인의 혼례용으로 만든 ‘자개 장생무늬 혼수함’, 나전칠기의 본고장인 통영에서 활동한 국가무형문화재 나전장 명예보유자 송방웅(1940년~2020년) 장인이 제작한 ‘자개 원앙무늬 보석함’, 조선시대 대표적인 나전칠기인 소나무‧사슴‧불로초‧학과 같이 장수를 기원하는 무늬가 장식된‘자개 장생무늬 함'과 ‘자개 이층농’, 1970~80년대에 혼수품의 하나로 유행한 ‘자개 쌍문갑’ 등이다. 자개가 현재 다양한 쓰임으로 변모한 모습도 눈에 띈다. 현대적 감성으로 가구부터 회화와 오브제에 자개로 빛을 새기는 류지안 작가의 ‘OBLIQUE_H01’, 2022 KCDF 공예·디자인 공모 전시 개인 작가 부분에 선정된 석문진 작가가 전통 함의 형태를 따르며 자개 본연의 모습인 색패의 형태를 그대로 살려 제작한 ‘나전의 시작’ 등 48점의 작품은 과거와 전통을 기반으로 다양한 재료와 방식으로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공예 작품들이다. 전시의 끝에 다다르면 나전칠기의 오랜 전통과 가치를 이으면서도 현대적인 감각을 더한 독창적인 작품 세계를 보다 보면 자개의 문양, 시대적 흐름이 한 눈에 들어온다. 반짝이는 자개의 아름다움은 시대가 흘러도 여전하다.   사람들의 기억 속에 어렴풋이 남아 있는 자개장에 얽힌 에피소드와 자개장 앞 추억의 사진을 연출한 아카이브 공간도 마련됐다.  국립민속박물관 관계자는 “주거환경이 달라져 자개장이 사라졌지만 어릴 때의 추억이 있으니 그 기억을 공유하고자 찾아오시는 분들도 많다”면서 “많은 분들이 서로의 추억을 함께 나누고, 자개의 아름다움과 공예의 현대화를 경험하는 전시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수원 물들이는 발레의 향연…8월 ‘발레축제’ 개막

한여름 밤, 수원지역을 물들이는 발레의 향연이 펼쳐진다. 올해 9회를 맞이한 수원의 대표 축제인 ‘2023 제9회 수원발레축제’가 다음 달 17일부터 20일까지 수원제1야외음악당에서 열린다. 이번 축제엔 유니버설발레단, 서울발레시어터 등 국내 대표적인 민간발레단이 함께하는 ‘발레에스티피협동조합’이 아름다운 발레 무대를 선보인다. 또 광주시립발레단, K-ARTS발레단의 초청무대, 발레 꿈나무들과 아마추어 발레단의 전야제 무대도 함께 진행될 예정이다. 축제는 사전행사, 메인공연, 부대행사 등으로 진행된다. 오는 25일부터 27일까지 진행되는 사전행사는 수원KT위즈파크에서 일상 속의 발레 ‘발레IN버스킹’을, 다음달 4일부터 6일까지 수원특례시 일대 횡단보도에서 ‘발레IN횡단보도’ 공연이 열린다. 메인공연은 다음달 18일 ‘클래식&모던’을 주제로 유니버설발레단 주니어 컴퍼니의 ‘백조의호수 중 백조 파드되’ 등 6개 공연이, 19일 ‘발레 마스터피스’를 주제로 한국발레학원협회 ‘Color of wind’ 등 7개 공연이, 20일엔 ‘발레 갈라 스페셜’을 주제로 유니버설발레아카데미의 ‘에스파냐 카니발’ 등 6개 공연이 무대에 오른다. 이 밖에 우리나라 대표 민간발레단이 진행하는 단계별 발레 맞춤 수업인 ‘발레체험교실’, 발레마스터에게 가르침을 받는 교육프로그램인 ‘마스터클래스’, 우리나라 대표 발레리나들의 토슈즈를 볼 수 있는 ‘사인 토슈즈 전시’, 발레의 기본 움직임을 토대로 체조를 만들어 즐기는 ‘발롱 Ballon’ 등의 부대행사가 진행된다.  특히 발레의상을 입은 어린 발레리나, 발레리노들과 인증샷을 찍을 수 있는 ‘발레요정’, 각 시대의 대표작을 무용수들이 간단한 동작들로 표현하며 발레의 역사를 배워볼 수 있는 ‘움직이는 발레조각전’, ‘발레의상 입어보기 & 토슈즈 신기 체험’ 등 오감을 만족시킬 수 있는 다채로운 행사도 열릴 예정이다. 이번 축제를 주관하는 발레에스티피 협동조합 관계자는 “이번 발레축제를 통해 많은 시민들이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발레를 경험하고 문화를 즐기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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