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곳 스티로폼 알갱이, 악취 '풀풀'...안산 경기지방정원 사업, '구거정비' 제외 논란 [현장, 그곳&]

30여년전 사용종료된 매립지로 각종 침출수·오염물질 등 ‘방치’
주민들 “생태하천으로 조성을”... 道 “국토부 부지… 추진 어려워”

안산 상록구 본오동 경기지방공원 조성이 추진되는 장화운동장 인근 구거에 스티로폼 알갱이들이 곳곳에 뭉친 채 방치되고 있다. 구재원기자
안산 상록구 본오동 경기지방공원 조성이 추진되는 장화운동장 인근 구거에 스티로폼 알갱이들이 곳곳에 뭉친 채 방치되고 있다. 구재원기자

 

“경기지방정원 조성사업에 악취를 풍기고 있는 구거(溝渠·작은 도랑) 정비사업이 제외됐다니 이해할 수 없습니다.”

 

8일 오전 9시30분께 안산시 상록구 본오동 경기지방정원 조성사업 예정지 옆 장화운동장 입구. 이곳에서 만난 강연주씨(가명·53)는 손사래부터 쳤다. 장화운동장 앞에서 갈대습지공원 관리사무소 옆 주차장에 이르는 길이 260m, 너비 50m 규모의 구거가 정비되지 않은 채 방치되고 있어서다. 구거에는 스티로폼 알갱이들이 곳곳에 뭉친 채 방치돼 있었다.

 

경기도가 1천억여원(국비 82억여원 포함)을 들여 추진 중인 경기지방정원 조성사업이 25일 착공을 앞두고 있지만 구거정비사업이 빠져 주민들이 대책 마련을 호소하고 나섰다.

 

경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곳은 1988년 45만1천여㎡ 규모로 설치된 ‘안산시화쓰레기매립지’로 수원과 안양 등 도내 여덟 곳에서 발생한 쓰레기를 처리해왔으며 1994년 사용이 종료됐다.

 

도는 2016년 환경영향을 평가한 결과 안정화기준에 적합하다고 판단하고 이곳에서 발생한 악취 등으로 인근 주민들이 피해를 겪은 만큼 나무와 꽃 그리고 숲이 어우러진 정원(경기지방정원)으로 꾸미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런 가운데 착공을 앞둔 경기지방정원 조성사업지에선 2020년 9월 침출수로 의심되는 거품이 발견된데다 2013년에도 메탄가스를 비롯해 오염물질이 배출허용 기준치를 초과하는 침출수가 검출된 바 있다.

 

이 때문에 주민들은 “도가 추진 중인 경기지방정원 조성사업에 구거도 포함해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생태하천으로 조성해 주기 바란다”며 “시가 하천을 복개한 뒤 주차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이라면 철회를 촉구한다”고 입을 모았다.

 

최찬규 시의원도 “도가 경기지방정원 조성사업을 추진하면서 구거정비사업을 포함하지 않은 건 안타깝다”며 “주민들이 휴식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사업이 추진되길 주민들과 함께 희망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시와 도는 협의를 통해 구거정비사업에 대한 필요성은 공감했지만 도는 해당 부지가 국토부 소유여서 시업비 투입이 곤란하다는 입장을 밝혔으며 지방하천이 아닌 구거여서 예산 지원 불가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이와 함께 구거 넓이가 예산 지원 범위를 벗어난 규모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돼 정책 건의 등 다양한 방안을 통해 도비를 지원 받아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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