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들, 수수료 인하 시 수익성 악화…“역마진 방지대책 시급” [한양경제]

카드업계 “역마진 발생…카드사 손실 더 커질 것”
한투증권 “삼성카드 2분기 순이익 컨센서스 하회 전망”
1위 뺏긴 신한카드, 또 100명 이상 희망 퇴직

 이 기사는 종합경제매체 한양경제 기사입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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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론을 확대하며 수익성을 방어했던 카드사들에게 정부가 민생회복 소비쿠폰 결제 시 가맹점 수수료를 낮추라고 요구해 역마진이 우려된다. 10년만에 업계 1위 자리를 뺏긴 신한카드는 6월, 100명 넘게 희망퇴직을 받으면서 사실상 카드업계가 장기 실적 부진의 늪에 빠졌다.

 

정부는 9일 카드사들에게 민생회복 소비쿠폰 결제 시 가맹점 수수료를 낮추라고 요구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이번 소비쿠폰 사용처가 연매출 30억 이하 영세 중소 가맹점으로 한정돼 기존 가맹점수수료를 수취하더라도 역마진이 나는 상황”이라며 “가맹점수수료를 더 낮출 경우 카드사 손실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신용카드 수수료율은 지난 2월 연 매출 10억원 이하 영세·중소가맹점에 0.1%포인트(p), 연 매출 10억~30억원 이하 중소가맹점에 0.05%p 각각 인하됐다. 체크카드 수수료율은 모든 연 매출 30억원 이하 영세·중소가맹점에 대해 0.1%p씩 내렸다.

 

실제로 국내 8개 카드사(우리·KB·롯데·BC·삼성·신한·하나·현대)의 가맹점수수료 수익은 지난해 12월 말 2조1천182억원에서 지난 3월 말 1조8천437억원으로 줄었다.

 

이에 따라 카드사들은 카드론을 확대하며 수익성을 지켜왔다. 카드사 8곳의 카드론 수익은 지난해 3월 말 1조1천869억원, 지난해 6월 말 1조2천139억원, 지난해 9월 말 1조2천757억원, 지난해 12월말 1조3천244억원, 지난 3월 말 1조3천243억원으로 증가 추세다.

 

정부는 앞서 6.27 부동산 대책에 따라 카드론 대출 규제도 강화했다. 신용대출 한도를 차주 연 소득 이내로 제한하는 것이 골자다. 카드론은 그동안 기타대출로 분류돼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적용 등 대출 규제에서 제외됐다.

 

복수의 카드사들은 “이미 적자 구조다” 라고 말한뒤 “추가적인 수수료 인하는 역마진 우려를 더욱 키운다”고 불만의 목소리를 나타냈다.

 

이어 카드사들은 “2020년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당시에도 카드사들이 인프라 구축과 관리비용 부담으로 약 80억 원의 손실을 본 전례가 있다“며,“소비 진작은 공감하지만, 현실적 대안 즉 ▲영세 가맹점 수수료 일부 직접 지원 ▲소상공인 기금 조성이 필요하다”는 시각이다.

 

삼성카드 CI. 삼성카드
삼성카드 CI. 삼성카드

 

■ 한국투자증권 “삼성카드 2분기 순이익 컨센서스 하회 전망”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카드의 2분기 순이익은 1천589억원으로 컨센서스를 7% 하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4% 감소인데 가맹점수수료율이 지난 2월부터 인하된 부분 등이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어 “투자의견 중립을 유지한다”며 “주가는 2분기 들어 코스피만큼 상승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난 4월 1일 종가 기준 4만150원이었던 삼성카드 주가는 9일 31.8% 상승한 5만2천9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신한카드
신한카드

 

■ 1위 뺏긴 신한카드, 반년 만에 또 100명 넘는 희망퇴직

 

신한카드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6.7% 감소한 1천357억원으로 집계됐다. 1천844억원을 기록한 삼성카드가 1위에 올랐고, 신한카드는 2위로 내려앉았다.

 

신한카드는 지난해에도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7.8% 감소한 5천721억원으로 6천646억원을 기록한 삼성카드에게 1위 지위를 내줬다. 이는 10년 만의 순위 변동이다.

 

신한금융 측은 지난해 4분기 희망퇴직 등 일회성 비용의 인식 영향이라고 설명했지만 신한카드의 순이익은 2021년 6천750억원, 2022년 6천414억원, 2023년 6천206억원으로 3년 연속 악화 중이다.

 

신한카드는 6개월 만에 희망퇴직을 또 100명 이상 확정해 실적 부진이 장기화 될 것임을 예고했다. 지난해 말 희망퇴직 당시 62명보다 60% 이상 증가한 규모고 대상은 1968~1979년생 직원으로 30개월 치에 해당하는 특별퇴직금을 받고 퇴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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