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로한 경희대 테크노경영대학원 객원교수
2025년 현재 대한민국의 65세 이상 인구는 전체의 20%를 넘어섰고 2035년에는 고령 인구가 전체 인구의 30%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빠르게 고령화돼 가는 대한민국에서 시니어 스포츠는 복지 차원이 아닌 국가적 대응 전략으로 접근해야 한다.
정부는 ‘국민체육진흥법’과 ‘제1차 스포츠진흥기본계획(2024~2028년)’을 통해 2028년까지 어르신 생활체육교실과 생활체조교실 지원 확대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대한체육회는 19개 종목 620개소 규모로 어르신체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시니어 대상 정책은 보조적 수준에 머물러 있거나 여러 주무 부처가 연관돼 예산 편성에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다. 이는 현장에서는 프로그램 부족, 지도자 전문성, 공간 확보의 어려움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 가운데 눈에 띄는 변화도 있다. 최근 몇 년간 파크골프가 시니어 스포츠의 대표 종목으로 자리매김했다. 일본에서 시작된 이 스포츠는 적은 신체 부담으로도 골프의 재미를 느낄 수 있어 60, 70대의 폭발적인 호응을 얻고 있다. 대한파크골프협회 회원 수를 기준으로 2024년에는 약 20만명이 이용하고 있으며 지속적인 증가 추세와 함께 전국에 400여개의 파크골프장이 운영 중이다. 특히 강원 원주, 전남 순천, 대구 수성구 등은 지자체 차원에서 공공 파크골프장을 확충하며 고령층 건강 증진과 지역 커뮤니티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최근에는 가상현실(VR) 스포츠, 시니어 e스포츠, 스마트워치 기반 운동 프로그램 등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스포츠 활동도 시니어 세대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이러한 트렌드는 단순히 건강을 유지하는 것을 넘어 새로운 기술에 대한 학습, 자기 효능감 회복, 세대 간 디지털 격차 해소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시니어 스포츠는 건강을 넘어 사회적 고립 해소, 의료비 절감, 세대 간 통합과 소통에도 효과가 있다. 특히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고령층의 연간 1인당 의료비는 전체 평균보다 2배 이상 높아 시니어 스포츠를 통한 예방 중심의 건강관리는 필연적이다.
미래 지향적인 시니어스포츠 발전을 위해서는 단기 행사가 아니라 체육 전문 기관을 중심으로 중장기 로드맵을 통한 종목 개발, 지도자 양성, 스마트 기술 기반 콘텐츠 보급이 병행돼야 한다. 동시에 민간기업, 스포츠 스타트업 등과 협업해 시니어 스포츠 산업화 전략도 모색해야 한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고령화 속도를 지닌 대한민국, 이제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시니어 스포츠 체계를 구축한 나라로 변화를 모색할 때다. 시니어 스포츠는 사회적 부담이 아니라 새로운 기회다. 수요자인 시니어 눈높이에 맞춘 실효성 높은 스포츠를 중심으로 체계적인 국가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초고령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는 답이 스포츠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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