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어디선가 본 듯한 예쁜 카페들

민현배 디지털뉴스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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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쁘다. 들어가고 싶다. 발길이 절로 움직인다. 커피 주문하고 주위를 둘러보니 아기자기하고 환하다. 예쁜 카페에 들어오니 기분이 좋아진다.

 

그런데 뭔가 비슷하다. 무채색 외관, 하얀 벽과 노출된 천장, 심플한 철제 가구, 창가에 무심하게 놓여 있는 초록 식물. 어디선가 본 듯한 이 기시감을 지우기 어렵다. 수원 행궁동, 서울 성수동, 연남동 어디선가 본 듯하다.

 

왜 그럴까. 일반화시킬 순 없지만 추측해보겠다. 비슷비슷한 카페가 많아지는 이유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카페 인테리어 유행 등이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보인다.

 

‘인스타 안 하면 있어도 없는 것’이란 말이 카페 업계에서 회자된다. 인스타그래머블(Instagrammable)한 공간, 즉 인스타그램에 올릴 만한 공간이어야 사람들이 모인다는 것이다. 카페는 음료를 마시는 공간이라기보다 사진을 찍고 인스타에 올릴 공간이나 마찬가지다. 카페 창업자들에게 사회관계망서비스(SNS)는 절대적인 존재다.

 

인테리어업계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카페 인테리어 전문가들이 최신 트렌드를 반영하고 표준화된 디자인 패키지를 제공하면서 창업자들은 자신의 카페 스타일로 받아들이게 된다. 그런 카페를 소비자들이 찾아와 SNS에 사진을 올리고 커피를 마신다.

 

결국 비슷해지는 카페들은 SNS와 인테리어의 유행, 그리고 그것을 받아들인 소비자들이 만들어낸 합작품 아닐까.

 

지난해 폐업신고를 한 사업자가 처음으로 100만명을 넘었다. 소매업과 음식점업종이 절반 수준이다. SNS도 하고, 뉴욕 스타일 카페에서 성공을 꿈꿨지만 못 버티고 문을 닫은 것이다.

 

길을 걷다 보니 아기자기하고 비슷비슷한 카페들이 보인다. 주인들의 생활도 카페처럼 화사할까. 혹시 손님들 보내고, 알바들 퇴근시키고, 뒤돌아서 혼자 눈물을 흘리고 있는 것은 아닐까.

 

쉽지 않다. 카페 주인들의 삶. 소상공인의 여름. 더워서 더 서러운 여름이 되지 않길 바라며 주인장들 모두 힘내길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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