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의 화성 성곽 주변은 개발이 어렵다. 이격 거리, 고도 제한 등으로 규제된다. 남수동 11-453번지도 그런 곳이다. 정비와 개발이 주민의 숙원이다. 거기 기대 충만한 사업이 추진 중이다. 멋진 한옥마을 조성이다. 한옥 12개실, 수변 공간, 카페 등이다. 부지 면적 2천326㎡다. 숙박이 가능한 한옥 체험 마을이다. 수려한 한옥 전경은 실체를 드러낸 지 꽤 됐다. 지역민과 시민들이 개장을 고대하고 있다. 그런데 몇 년 째 공사를 하다 만다.
사업이 시작된 건 2021년 1월이다. 당초 개장 예정일은 2022년 10월이었다. 계산된 공사 기간이 1년9개월이다. 그걸 아직도 짓고 있다. 지금까지 4년6개월 째다. 현 상태 공정은 85% 안팎이다. 개장은 여전히 불확실하다. 시 관계자가 일정을 설명했다. “연말 완공을 달성해 조속히 개장할 방침이다.” 일단 2025년 연말까지 또 밀린 것 같다. 아파트 사업이 이랬다면 사달이 나지 않았겠나. 입주민이 단체 소송으로 끌고 갔을 일이다.
취재로 확인된 지체 사유를 좀 보자. 2021년 1월 사업 추진이 공개됐다. 사업비는 시비 202억원 포함해 238억원이다. 그런데 시작과 동시에 걸림돌이 생겼다. 문화재 조사가 지연됐고, 감리 용역이 두 차례 유찰됐고, 동절기 공사 중지 기간이 겹쳤다. 2023년 4월에야 착공에 들어갔다. 개장 목표 2022년 10월을 넘겨 착공한 것이다. 화성 성곽과 지척에 있는 부지다. 문화재 조사가 엄격해질 가능성은 충분했다. 동절기 공사 중지도 뻔했다.
개장 목표 자체가 안이했다. 그런데 여기서 끝난 게 아니다. 2023년 말 한옥마을 운영 방식을 바꿨다. 직영에서 민간 위탁으로 변경했다. 여기서 사업자 선정, 설계 변경 등의 절차가 또 늘어났다. 새 민간사업자는 회랑, 갤러리형 카페, 객실 구성 변경 등을 요청했다. 개장 시기는 다시 2025년 4월로 미뤄졌다. 이 과정에서 3억여원의 예산도 새로 추가됐다. 민간 위탁으로 바꿨어야 할 큰 이유가 있었나. 직영에 심각한 문제라도 있었던 것인가.
일부러 질질 끌었을 리야 있겠나. 잘 해보려다 이렇게 된 것일 게다. 그렇더라도 지체가 과하다. 행정 신뢰를 중히 본다면 더욱 그렇다. 수원시가 먼저 수원시민에게 내민 약속이다. ‘체류형 관광지로 조성해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겠다’고 장담했다. 개장일을 ‘2022년 10월’이라고 못 박은 것도 수원시다. 그래 놓고 3년을 끌고 있다. 설명도 잘 하지 않는다. 이해한 시민이 거의 없다. 그 사이 ‘수원 한옥마을’은 지체된 행정의 나쁜 예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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