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시립합창단 17일 공연
이탈리아의 오페라 작곡가 조아키노 안토니오 로시니(Gioacchino Antonio Rossini, 1792~1868)는 오페라의 새로운 시대를 연 인물이다. 유려하고 경쾌한 선율과 밝고 생동감 있는 인물 묘사로 이야깃거리가 많은 음악을 남겼다. 특히 ‘세비야의 이발사’, ‘빌헬름 텔’ 등에서 볼 수 있듯 멜로디 구성에선 그 누구도 넘볼 수 없는 뛰어난 천재성을 나타냈다.
부천시립합창단이 오는 17일 오후 7시 30분 부천아트센터 콘서트홀 무대에 제176회 정기연주회 ‘로시니, 작은 장엄미사(Petite Messe Solennelle)’를 올린다. 공연은 김선아 상임지휘자의 지휘 아래 피아노 문진호·이수경, 하모니움 양하영, 부천시립합창단이 함께한다. 장엄함과 유머, 성찰이 공존하는 로시니 말년의 걸작을 깊이 있게 만날 수 있다.
‘작은 장엄미사’는 로시니의 말년을 장식하는 걸작으로 은퇴 후인 1863년 프랑스 파리 교외에서 작곡됐다. 두 대의 피아노와 하모니움, 12명의 성악가를 위한 실내악 형식으로 쓰여 ‘작은(Petite)’이라는 제목이 붙었는데 구성과 감정의 밀도는 결코 소박하지 않다.
로시니는 오페라 무대에서 물러난 뒤, 생애 마지막 10년 동안 써온 성악, 실내악, 독주 피아노곡을 ‘노년의 죄(Péchés de vieillesse)’라고 자조적으로 불렀으며 작은 장엄미사는 그 ‘마지막 죄’라고 익살스럽게 표현했다. 자필 악보 마지막 페이지에는 작품 전반에 흐르는 숭고함과 유머, 성찰과 인간적 진솔함을 엿볼 수 있는 문장이 남겨져 있다.
‘오, 주님 (Bon Dieu) 여기 이 가련한 작은 미사가 드디어 완성되었습니다. 제가 지금 쓴 것이 과연 성스러운 음악일까요, 아니면 신성모독에 가까운 음악일까요? 저는 오페라 부파를 위해 태어났다는 걸 주님도 잘 아시잖아요. 기교는 별로 없고, 마음만 조금 담았습니다. 저를 축복하시고, 천국에 들게 해주소서.’
곡은 음악적으로 오페라 특유의 선율미와 라틴 미사의 전통이 조화를 이룬다. 부드러운 아리아와 장엄한 푸가가 교차하는 구조에다 로시니 특유의 멜로디 감각, 대담한 화성, 감성의 진솔함이 어우러져 미사임에도 인간미 넘치는 유머가 깃들었다.
부천시립합창단 관계자는 “로시니의 예술적 완숙기, 유쾌한 감성, 경건한 영적 성찰이 한데 어우러진 말년의 대표작으로, 희소한 편성과 깊이 있는 음악 언어를 지닌 합창 작품으로 음악사적 가치 또한 높게 평가된다”며 “합창단의 이번 공연은 올여름, 특별한 음악적 경험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공연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부천아트센터 누리집 등을 확인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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