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로 열린 한국의 관문 인천국제공항

오는 3월 말 역사적인 개항을 맞게 될 인천국제공항은 항공수요의 증가에 따라 단계적으로 건설, 오는 2020년까지 모든 개발이 완료된다.

국내 제일의 국제공항인 김포공항은 지난 97년 한햇동안 3천649만명의 여객을 처리, 이미 그 적정 처리용량을 넘어서고 있다.

최근 연평균 12% 안팎의 기록적인 항공교통량 증가 추세에 따른 미래 항공수요에 대비, 동북아 허브공항으로 태어날 인천국제공항의 현재와 미래를 짚어 본다. <편집자 주>

“단군 이래 최대 역사인 인천국제공항의 시험운영이 순항하는등 개항 날자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습니다. 동북아의 허브공항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지난 92년 11월 첫삽을 뜬지 8년4개월여만에 개항을 맞게 되는 강동석 인천공항공사 사장(62)을 비롯한 모든 직원들의 새해를 맞는 각오는 남다르다.

국내 단일 공사로써는 최대 규모인 6조9천200억여원의 건설비가 투입, 그동안 하루 평균 최고 1만8천여명의 근로자들이 현장에서 구슬땀을 흘렸다.

“인천공항은 영종도와 용유도 사이에 총길이 17.3㎞의 방조제를 쌓아 조성된 1천700만평의 바다갯벌을 공항부지로 하고 있다”는 강 사장은 “여의도 면적의 18배에 해당하는 이 광활한 부지위에는 4개의 평행활주로와 2동의 여객터미널, 4동의 탑승동 및 각종 공항시설들이 상호기능적 연관성에 따라 단계적으로 설치된다”고 설명했다.

또 국제무역과 정보·레저활동을 위한 국제업무지역과 배후지원단지가 조성되는등 인천공항을 중심으로 한 복합적 기능의 국제공항도시로 탈바꿈 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오는 3월 말 1단계 개항되는 인천공항은 421만평 부지에 연면적 기준으로 국제 규격의 축구장 60배 크기의 여객터미널, 100.4m 높이의 관제탑, 4㎞에 가까운 장대형 활주로 2개 등이 들어선다.

1단계 개항으로 최소한 연간 2천700만명의 여객과 170만t의 화물을 처리하게 되고 항공기 운항은 연간 17만회정도를 수용할 수 있을 것으로 공항측은 내다보고 있다.

24시간 운영될 인천공항은 어떤 비행기도 시계 200m만 확보된면 안전하게 이·착륙이 가능한 최첨단 시설(CAT-3a등급)을 갖추고 있다.

공항공사는 2단계 건설사업을 올해안에 착공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1단계 개항을 앞둔 인천공항에 대한 항공수요 예측결과 공항시설의 적정처리용량 한계시기가 2005년∼2009년으로 분석됐기 때문이다.

공항공사는 이에 따라 ▲활주로 1개(길이 3천750m, 폭 60m규모) ▲탑승동 1동(4만6천평·탑승구 32개) ▲부지조성 287만평(관세자유지역 30만평 포함) 등을 골자로 하는 2단계 건설사업을 2008년까지 완공하는‘인천공항 2단계 사업계획’을 마련하고 있다.

공항공사 관계자는 “오는 3월까지 항공시장 여건변화 등을 고려한 기본계획 마스터플랜 검토 용역 결과가 나오면 2단계 사업범위 및 재원조달 방안 등을 확정지을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일본 ‘간사이’와 홍콩 ‘첵랍콕’, 싱가폴 ‘창이’ 등 경쟁관계에 있는 외국 공항이 지난 99년부터 본격적인 시설확장 공사에 들어가고 있어 이들 공항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선점하기 위해서는 2단계 사업이 시급하다는 분석이다.

이어 공항공사는 오는 2020년까지 나머지 모든 공사를 마무리, 동북 아시아 허브공항으로서 모든 여건을 갖추도록 할 예정이다.

공항공사는 2020년 단계적 공사를 모두 마치면 연간 53만회의 항공기 운항과 1억명의 여객, 그리고 700만t의 화물을 처리하는 세계정상급 공항으로 우뚝서게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래의 상상이 현실로....>

시간과 정보가 모든 활동의 새로운 자원으로 평가되는 미래사회에서 인천공항은 최첨단 시설과 복합적인 지원 기능으로 세계 인류의 시간가치를 높이는데 한몫을 하게될 전망이다.

몇년 뒤 초음속 비행기가 취항하면 인천국제공항을 출발해 뉴욕까지의 이동은 불과 3∼ 4시간이면 가능해지는 등 지구촌이 본격적인 1일 생활권에 들어가게 된다.

가상인물 한근우씨의 2019년 뉴욕 출장길을 통해 미래로 날아가 본다.

로보트 핵심부품 제조회사인 Z정밀공학 사장 한근우씨는 신제품 수출을 위해 2019년 12월31일 오후 6시발 초음속 항공기편으로 뉴욕에 가야한다.

송도신도시 미디어밸리에 위치한 회사를 떠난 것은 오후 3시. 주차장에 세워진 검은색 스포츠카의 시동을 걸었다.

해안도로를 지나 연안부두에서 최근 개통된 해저터널로 방향을 틀었다. 10분여를 달렸을까. 차량은 해저터널을 빠져 영종도에 들어서고 있었다.

한참을 달리자 관제탑이 시야에 들어온다. 회사를 출발한지 30분이 조금 지난 시각이다.

공항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한씨가 집어든 여행용 가방에는 제품 매매 계약서와 관련서류, 노트북만이 들어있다. 초음속 비행기를 이용하면 출발 다음날 아침이면 집에 도착할 수 있기 때문에 잡다한 여행용품이 필요없는 것이다.

여객터미널 출발층에 들어서 예매 항공권을 찾아든 한씨의 손목시계는 오후 3시50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시간적 여유가 있다는 것을 확인한 한씨는 안내센터를 지나 지하1층 헬스센터에서 가볍게 운동을 한 뒤 샤워를 마쳤다.

이어 1층(Great Hall)에서 누드 엘리베이터를 타고 4층으로 올라선 한씨는 전문식당가내의 한식당에서 설렁탕 한그릇으로 이른 저녁을 해결했다.

비지니스룸으로 자리를 옮긴 한씨는 노트북 컴퓨터를 열어 오늘 뉴욕에서 있을 미국 바이어와의 계약을 위한 참고사항을 다시 한번 챙겨봤다.

출국층으로 내려오는 에스컬레이터 중간쯤에서 뉴욕행 초음속 비행기의 출국수속을 알리는 안내방송이 들려온다.

보안검색과 여권, 세관신고 등 출국수속을 30여분만에 마친 한씨는 탑승라운지로 발길을 재촉했다.

자동보도를 타고 300여m를 지나자 탑승라운지로 이어진다. 계류장을 내려다 보니 거대한 초음속 비행기가 손에 잡힐듯 터미널에 접안해 있다.

오후 5시40분. 게이트가 열리자 한씨는 스튜어디스의 안내를 받으며 초음속 비행기에 자리를 잡았다.

뉴욕에 도착하면 오늘 현지 시간으로 12월31일 오전 8시. 뉴욕 엠파이어스테일드 빌딩에서 도보로 10분 거리인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의 영화속 거리를 돌아본 뒤 바이어를 만나 수출 계약을 맺을 생각이다.

뉴욕에서 계약을 마치고 현지 시간 오후 1시편 초음속기로 출발하면 한국시간으로 새해 첫날인 2020년 1월1일 오전 8시면 집에 도착할 수 있다.

‘새해 첫날 아침식탁에 식구들과 마주않아 함께 떡국을 먹을 수 있겠군.’

초음속 시대에 사는 것이 행운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 사이 여객기는 굉음을 뿜으며 활주로를 미끄러지고 있었다.

/한경일기자 gihan@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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